경인일보 뉴스홈

사설

[사설]닥터헬기 학교운동장 이·착륙 허용 환영한다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 아주대학교병원은 18일 '응급의료전용헬기 이·착륙장 구축협약'을 체결했다. 경기도 내 학교운동장과 공공청사를 응급의료전용헬기 이·착륙장으로 개방하는 것이 협약의 핵심이다. 이에 따라 일명 닥터헬기로 불리는 응급의료전용헬기의 도내 이·착륙장이 588곳에서 2천420곳으로 획기적으로 확대됐다. 중증외상환자 이송을 위한 항공망이 훨씬 촘촘해졌다. 목숨이 경각에 달린 중증외상환자들을 골든타임내에 수술대에 올릴 수 있는 확률이 높아졌다. 그만큼 살릴 수 있는 생명이 늘어날 것이다. 단 한 명을 살릴 수만 있어도 가치있는 일이니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의 결단을 진심으로 환영한다.중증외상환자 구급시스템이 권역별외상센터로 구체화된 건 2012년 석해균 선장 사건이 계기가 됐다. 10년이 안됐다. 하지만 전문병원의 설립에도 불구하고 병원 운영은 현재도 많은 난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외상센터에서 운영하는 닥터헬기에 대한 소음 민원만큼 우리 사회의 생명경시 풍조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례도 없다.중증외상환자 응급의료체계 구축에 앞장 서 온 이국종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은 전문의 부족, 병원 경영진의 압박보다 주민들의 닥터헬기 소음민원과 이에 대처하는 행정당국의 태도에 더욱 분노하는 모습을 보였다. 소음 민원을 제기하는 민원인에게 헬기 기장 전화번호를 알려주며 직접 해결하라는 공무원이나, 경기북부권역외상센터 닥터헬기 민원소음에 대해 시설 폐지 운운한 정부기관도 있었다.국민의 생명보다 민원 해결이 먼저인 영혼 없는 공무원들의 행태는 정부의 생명경시 행정이 초래한 참사다. 교통사고와 화재사고 등 인명피해 현장에서 중증환자를 전문병원에 신속하게 이송하는 일은 국가와 사회의 의무다. 민원이 발생하면 국민을 설득할 일이고, 생명을 살리기 위한 행정은 법제화해야 한다.이번에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이 아주대병원과 맺은 협약은 생명을 살리는 일에 불편을 감수하는 민주사회 시민의 상식을 다시금 생각해 볼 기회가 될 것이다. 학생들은 학교운동장에 이착륙하는 닥터헬기를 목격하면서 생명존중의 의미를 자각할 것이다. 그래도 민원은 발생할 수 있다. 뜻 밖의 사고로 헬기 조종사나 운영기관이 곤경에 처할 수도 있다. 응급의료헬기의 이·착륙장을 법정 공간으로 지정하고 이에따른 피해를 정부가 부담하는 법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사설]인천시, 버스업계 주 52시간제 잘 살펴야

300인 이상 버스업체의 주 52시간 근무제가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인천에서는 9개 노선을 운영하는 삼환교통 1곳이 포함되며, 300인 미만이지만 공공기관 전면 시행에 따라 3개 노선에 버스를 투입하는 인천교통공사도 포함된다. 내년부터는 50인 이상이면 적용받는다. 인천의 모든 버스업체들이 해당한다. 버스 업계에서는 운전기사 추가 고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인천의 경우 버스준공영제를 도입하고 있어 추가 고용은 인천시의 예산 추가 투입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예산 투입이 달려 있다 보니, 당장 2주 앞으로 닥쳤지만 인천시와 업계는 새로운 개편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현행 제도에서는 주 68시간까지 근무 가능하다. 대부분의 버스 기사들이 52시간을 초과해 일하고 있다. 7월 1일부터 330명의 기사들이 일하는 삼환교통은 50명은 더 필요하고, 인천교통공사도 최소 6명은 추가로 뽑아야 한다는 자체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버스회사에 운영비를 지원해 주는 인천시는 추가 인력 확보는 안 된다는 입장을 이미 정해 놓았다. 배차 간격을 조정하고, 탄력 근무제를 활용하면 현행 인력으로 충분히 가능하다는 주장이다.인천시의 이런 판단을 업계와 운전자들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배차 간격 조정은 감차를 의미한다. 이는 곧바로 시민 불편으로 이어진다. 여러 업체들은 현재도 수익성 확보 차원에서 감차를 하고 있다.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말에만 15% 정도 줄이고 있다. 인천시 요구는 추가적인 감차를 압박하는 셈이다. 평일에도 배차 간격을 줄이라는 얘기다. 탄력 근무제 활용이라는 부분도 버스 노동자들에게는 쉽지 않다. 버스 운행은 그때그때의 여러 요인에 따라 운행 시간이 길어질 수도 있고, 단축될 수도 있다. 자칫하다가는 주 52시간이 다 된 어떤 막차 운전자는 운행 중 버스를 세워 놓고 승객을 버려두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버스 운수 노동자들이 우려하는 대목이다.버스는 '서민의 발'이다. 승용차 없는 서민들, 학생이나 노인들이 이용한다. 인천시가 버스준공영제를 도입해 버스 회사들의 운영비를 보조해 주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서민들의 불편을 덜어주는 데 예산을 쓰겠다는 차원이다. 그런데 인천시는 운전 기사들의 인건비를 줄여야 한다면서 서민들의 발목을 잡겠다는 발상을 하고 있다. 인천시는 지금이라도 버스 운수 노동자들과 더 많은 대화를 거쳐 적절한 대안을 찾기를 바란다.

[사설]'붉은 수돗물'사태 인천시는 어디에 있었는가

이쯤 되면 국가적 재난이다. 지난 달 30일부터 발생한 인천의 '붉은 수돗물' 사태가 갈피를 잡지 못하자 급기야 국무총리가 국무회의에서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에 사태 해결을 지시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행정안전부장관은 피해 수습을 위해 재난안전 특별교부금 15억원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6일 인천시교육청에서 열린 대책회의에 직접 참석해 피해 학교들의 원활한 급식 운영을 위해 인천시교육청에 특별교부금을 긴급 지원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자체 생산하는 수돗물 '아리수' 12만병을 인천시민의 식수용으로 긴급 지원했고 사태해결 시까지 계속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 이게 국가적 재난이 아니고 무엇인가.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총리가 나서고, 부총리가 나서고, 장관이 나서고, 정부합동조사반이 편성돼 원인분석에 나섰지만 정작 인천시에서는 행정부시장이 퇴직을 앞둔 상수도사업본부장을 대동하고 기자회견을 가진 게 전부 다였다. 대응의 '격' 뿐만 아니라 '내용' 또한 엉망이었다. 사태 발생 나흘이나 지난 날 늦은 밤에 시민들에게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해 상황을 알렸다. 그런데 메시지 끝에 "긴급재난문자 아님"이라는 문구를 추가해 더 큰 혼란을 일으키고 시민들을 격분시켰다. 피해 대상지역 판단도 갈팡질팡했다. 영종지역은 사태와 관련이 없다고 했다가 뒤늦게 포함시켰고, 이젠 강화지역까지 피해범위에 들어가는 상황이다. 피해가 심한 서구 주민들은 휴일인 지난 16일 오후 거리에서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고 인천시를 강하게 규탄하는 집단시위를 벌였다.300만 인천시민 모두가 '수돗물 공포증'에 떠는 동안 인천광역시장은 어디에 있었는가. 인천시교육감과 함께 수돗물을 마시고, 직원들을 대동한 채 상수도 배관시설 현장을 둘러보고, 대책회의를 주재하는 부총리 옆에 앉아 있는 장면을 보도사진을 통해서만 보여주던 박남춘 시장이 사태 발생 19일 만에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리고 시민들에게 사과했다. 시의 대응이 부실하고 안이했다는 점도 시인했다. '확실시'되는 원인과 앞으로의 대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러나 너무 늦었다. 늦어도 너무 늦었다. 20여 일 동안 집행부를 비롯한 인천광역시 행정의 무능함을 남김없이 보여주고 난 뒤다. 시민들의 실망과 불신을 어떻게 씻어내고 어떻게 회복할는지, 과연 그게 가능키나 한 것인지 모든 게 의문이 됐다.

[사설]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를 향한 기대와 우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문무일 검찰총장의 후임으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명했다. 1~2기수 후배를 후임 검찰총장으로 임명해왔던 관례를 깨고 5기수 아래의 후보로 내정한 파격인사다. 윤 후보자의 발탁은 검찰의 서열 중심의 관행에 비추어볼 때 인사태풍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검찰 개혁 의지가 강한 문 대통령의 윤 후보자 지명은 적폐청산 수사에 대한 공로와 함께 검경 수사권 조정을 핵심으로 하는 검찰개혁을 밀어붙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윤 후보자는 검사로 재직하는 동안 부정부패를 척결했고, 권력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 강직함을 보였다"며 "특히 서울중앙지검장으로 탁월한 지도력과 개혁 의지로 국정농단과 적폐청산 수사를 성공으로 이끌어 검찰 내부 뿐 아니라 국민의 신망을 받았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검찰총장 임기제가 도입된 1988년 이후 고검장을 거치지 않은 인물을 총장으로 발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2년이 지난 상황에서, 자칫 느슨해질 수 있는 적폐청산 기조를 다지기 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이유다. 그만큼 대통령의 검찰개혁과 적폐청산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장 야당은 사정 정국을 이어가기 위한 '코드 인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나, 더불어민주당은 "검찰개혁을 완수할 적임자"라는 평을 내놨다.윤 후보자 인사청문에서 처가의 사기 사건 연루 의혹, 65억 재산 형성 과정,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등 숱한 쟁점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윤 후보자가 조직 내부의 반발을 무릅쓰고 정부의 검찰 개혁에 동조하고 힘을 실을지, 조직의 입장을 대변할 지도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무엇보다도 자유한국당이 윤 후보자 지명을 '검찰 장악과 야권에 대한 강압 수사를 위한 인사'라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 청문회가 녹록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윤 후보자는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특별수사팀장으로 수사를 지휘하던 2013년, 상부와 갈등을 겪고 좌천된 이후 최순실 게이트 수사 때 박영수 특검팀의 수사팀장으로 참여하고 많은 수사 성과를 냈다. 이러한 뚝심과 역량으로 검찰개혁과 적폐수사에 대한 동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정권 코드에 맞는 수사 등에 대한 우려가 병존한다. 윤 후보자가 이를 균형적으로 인식하고 청문회에 임해주기 바란다.

[사설]전국 유일의 인천 지하도상가 불법 바로잡아야

논란의 인천 지하도상가 관리운영조례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인천시가 지난 13일 지하도상가 점포의 양도·양수전대(재임대)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의 인천지하도상가관리운영조례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것이다. 오는 8월 인천시의회 임시회에서 처리할 예정이나 낙관은 금물이다.감사원의 최근 조례개정 요구가 배경이다. 감사원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인천시 소유의 지하도상가에 대한 관리실태를 조사한 결과, 상당한 불법을 확인한 것이다. 부평역, 동인천역, 주안역 등 14개 지하도상가 3천600여개 점포 임차인들이 인천시에 납부하는 대부료는 연 40억원에 불과하나, 임차권의 양수도와 재임대 등으로 매년 459억여원의 소득을 얻은 것은 물론 탈세도 심하단다. 감사원은 인천시 지하도상가 3천679곳의 74%가 불법전대 중인 것으로 추정했다.현행 인천시 조례에서도 불법으로 규정한 권리금 징수도 만연하고 있다. 인천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부평역 일대 지하도상가 421개 점포의 95%인 398곳이 재임차 점포인데 평균 권리금이 4억원을 훨씬 능가한다. 자치단체 소유의 지하도상가가 소상인의 생업 터전이 아니라 불법전대를 통해 불로소득을 올리는 부동산시장으로 변질된 것이다.2002년에 제정된 인천시의 '지하도상가 관리운영조례' 방치가 화근이다. 현재 인천시의 지하도상가 점포 양수도 및 전매 등은 시의 조례상으론 적법하다. 그러나 상위법인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에서는 행정재산을 임대받은 자의 전대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2007년에 전대를 허용하는 인천시 조례가 공유재산관리법 위반이라며 조례개정을 명령했다. 인천시와 시의회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조례개정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좌절되었다. 이번 8대 시의회와 민선7기 시정부에서도 지하도상가 운영조례를 고치려다가 재산권 훼손을 우려하는 상인들의 반발로 체면만 구겼다.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지하도상가의 불법전대 허용은 인천시가 유일해 만시지탄이었다. 법을 집행하는 행정기관 스스로 법을 어기는 블랙 코미디가 더 이상 용납되어서는 안된다. 300만 인천광역시민의 체면도 말이 아니다. 지하도상가 임대료 이중가격 해소는 상가 경쟁력 제고 및 인천시 재정에도 플러스알파다. 결자해지의 민관 대타협을 주문한다.

[사설]빈발하는 경찰 독직사건, 좌시할 수준 넘었다

현재 경찰 공무원수는 11만7천여명에 이른다. 조직의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각종 독직, 비리사건을 일으키는 경찰이 심심치 않게 적발된다. 하지만 소수 경찰의 비리를 근거로 전체 경찰을 비리집단으로 매도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반화의 오류이다. 대다수 경찰 공무원은 박봉과 열악한 근무환경을 무릅쓰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있다는 믿음과 신뢰는 유지돼야 한다.하지만 최근 잇따르는 경찰관들의 독직사건을 지켜보노라면 경찰을 계속 신뢰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통영경찰서의 한 여경은 순찰차로 주차해 놓은 차를 들이받고도 아무런 조치 없이 현장을 벗어나 '뺑소니 여경'이라는 오명을 사더니, 울산에서는 한 여경이 겸직 금지의무를 위반하고 주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중징계를 받았다. 두 여경의 독직 사례는 경찰의 사회적 책무에 대한 기본적 인식이 백지상태임을 보여준다.경인일보 보도에 따르면 수원에서는 현직 경찰관이 광교의 대형 아파트단지 입주예정자협의회장을 맡아, 자신이 투자한 부동산중개업소를 포함한 6개 업소를 클린부동산으로 선정해 매매를 몰아주었다는 의혹이 보도됐다. 이런저런 이익관계에 연루될 수 있는 입주예정자협의회장을 맡을 정도로 직무가 한가했는지 의문이거니와, 무슨 생각으로 부동산중개업소에 투자했으며, 특혜 시비가 뻔한 매매 몰아주기를 시도했는지 이해할 도리가 없다. 올해 초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소속 2명의 경찰관이 성매매업소를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수사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거나 구속됐다. 경찰의 노골적이고 교묘한 불법 겸직행위가 만연해 있다는 의심은 합리적이다.독직과 비리에 연루된 경찰이 속출하면서 경찰을 향한 국민적 불신과 경멸이 고조되고 있다. 드루킹, 버닝썬, 연예인 마약 등 중요한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능력이 여론의 도마에 오른 상태에서 기본적인 직무에 대한 능력과 자질을 의심케 하는 독직, 비리사건이 겹친 탓이다. 경찰조직 상하가 모두 신뢰를 잃은 바람에 스스로 자정이 가능한 조직인지 의심받기에 이른 것이다.경찰은 이제라도 자체 감찰조직의 역량을 총동원해 대대적인 직무 감찰을 실시하는 한편, 전체 경찰에 대해 철저한 직무교육을 실시해 무너진 기강을 세워야 한다. 경찰 조직의 기강해이는 치안붕괴로 이어져 국민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사설]체납차량에도 보조금 주는 노후경유폐차제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시행한 '노후 경유차 조기폐차 보조사업'이 지방세를 체납한 차주에게도 보조금을 지원할 수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환경부는 지난 2005년부터 '수도권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의 목적으로 서울을 비롯 경기도 내 28개 시·군, 인천 일부 등 수도권을 '대기관리권역'으로 지정, 노후 경유차 조기폐차 보조사업을 추진해 왔다. 지원대상은 배출가스 5등급 경유 자동차와 2년 이상 대기관리권역에 등록된 동시에 2005년 12월 31일 이전 제작된 도로용 건설기계 등으로, 보험개발원이 차종·연식을 고려한 산정 차량 기준가액에 따라 차등 지급했다.하지만 문제는 자동차세 등 지방세 체납액이 남아 있는 차주에 대해서도 보조금을 지급했다는 점이다. 일반 폐차의 경우 압류나 저당이 있으면 폐차를 할 수 없지만, 차량 연식 초과 폐차 방식은 '압류·저당권자'의 권리행사가 없고 차령이 11년 이상일 경우 체납액과 관계없이 폐차 진행이 가능하도록 했다. 즉 노후 경유차로 차량 연식 초과 절차를 거칠 경우 체납액 청산 없이 오히려 보조금을 지원받으면서 폐차를 할 수 있다는 제도적 허점이 만들어진 것이다.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경기도는 지난 2015년 219억2천500만원이었던 조기폐차 보조금을 지난해에는 652억9천246만원으로 3배 가량 늘렸다. 또 올해에는 추경 예정 금액까지 총 2천59억여원의 예산을 편성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4년 전에 비해 무려 10배 가까운 금액이 증가하게 된다.환경부는 뒤늦은 감은 있지만 올해부터 관련 업무지침에 체납 차량에 대해 보조금을 제한할 수 있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그러나 의무사항이 아니다 보니 여전히 도내 시·군마다 지급대상은 제각각인 실정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체납 차량에 보조금을 제한할 수 있다는 내용을 업무 지침에 추가했으나 지자체 간 이견으로 의무사항으로 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지자체에선 아직도 혼선을 빚고 있다.정부가 미세먼지의 주범인 노후 경유차를 조기 폐차하려는 것은 좋은 취지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국민들이 낸 세금을 의무도 지키지 않은 체납자에게 확인도 하지 않고 보조금을 지급한 것은 잘못됐다. 정부는 현재 조기폐차 보조제도와 차령초과 폐차제도가 개별 운영되고 있는 것을 바로잡아 일부 체납 차량이 국비 보조금으로 지급되지 않도록 보다 명확한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

[사설]비핵화 협상, 정상회담 외양 보다 실질이 중요하다

2019년 2·27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사실상 결렬된 이후 소강상태였던 한반도 비핵화협상이 최근 들어 재개될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받은 사실을 공개하고, 자신과 김 위원장이 좋은 관계를 유지중이며 긍정적인 뭔가가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북유럽 순방중인 문재인 대통령도 남·북과 북·미간에 정상회담 재개를 위한 물밑 대화가 진행중임을 시사했다.한반도 비핵화, 정확하게 말해 북한 비핵화를 위한 남·북·미 당사국의 협상은 계속되어야 한다. 하지만 앞으로 전개될 남·북·미 비핵화협상은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과 올해 초 하노이 북미정상회담까지의 세차례 남북정상회담과 두차례 북미정상회담의 양상과는 크게 다를 것이고 달라야 한다고 본다. 앞선 회담들은 남북정상간의 대화재개와 북미정상간의 역사적 만남 자체만으로도 한반도 평화체제의 가능성을 보여준 사건으로 평가할 수 있었다.하지만 앞으로 이어질 남·북·미 정상간의 대화는 정상회담 자체의 이벤트성 보다는 실질적인 대화 주제에 집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선 한국이나 미국내 여론은 김 위원장과의 만남보다는 실질적인 회담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즉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를 어느 수준으로 실현해 낼 것인가에 따라 정상회담의 성패를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은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고 경제제재를 풀어내야 할 북한 김 위원장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즉 실무적 차원에서 북한 비핵화 수준에 대한 합의가 선행되지 않고는 정상회담, 특히 북·미 정상회담이 쉽게 이루어질 상황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친서를 호평하면서도 회담 자체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점을 주목해야 한다.결국 북·미회담을 중간에서 견인하고 있는 문 대통령의 입장 정리가 중요하다. 대통령을 향한 거친 비판과 탄도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도발을 애써 참으며 대화국면 관리에 애써 왔다면, 이제 그 대화를 통해 무엇을 얻어낼 것인가를 분명히 할 때가 됐다. 미국의 북핵 일괄폐기 요구와 북한의 단계적 폐기 주장 사이에서 접점을 찾는 외교가 과연 가능한지 잘 판단해야 한다. 북한이 핵보유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 분명해질수록,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대한민국의 외교 목표임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사설]'붉은 수돗물'보다 더 황당한 인천시의 무능행정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가 2주일째를 맞고 있지만 피해와 민원은 오히려 늘어나는 등 시민 불안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인천시 서구의 '붉은 수돗물'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환경부는 "수돗물이 사고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현장조사에서 실시한 간이 수질검사에서도 탁도·철·망간·잔류염소 농도가 기준치를 만족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천 서구와 중구 주민들은 여전히 적수가 나온다고 주장하고 있고 적수 피해학교들도 수돗물을 이용한 급식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총 1만건을 넘어선 인천 붉은 수돗물 관련 민원이 8일에는 하루 552건, 9일 199건으로 일시 감소세를 보였으나 10일 1천664건, 11일에도 1천586건으로 다시 늘어나고 있다. 검단지역의 수질도 개선되는 듯하다가 10일부터 검암 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나빠졌다는 민원이 들어오고 있다. 2차 피해도 늘고 있다. 12일에는 수돗물 피해로 대체급식을 하던 서구의 한 중학교에서 집단 식중독 증세가 나타나 역학조사에 들어가고, 서구지역의 물놀이장 8곳의 개장도 무기 연기했다.피해가 확산되고 주민불안이 가중되고 있는데도 원인도 모른단다. 환경부는 공사로 송수관을 변경하면서 수압을 높였고, 수압상승으로 송수관에 침착되어 있던 산화물질들이 비늘처럼 떨어져 발생한 것으로 추정만 내놓고 있다. 정수장에서 배수지를 거치지 않고 바로 수돗물이 공급되는 서구 당하지역, 검암동 일대 빌라에 피해가 큰 사실을 보면 송수관의 문제일 공산이 크다. 정부합동조사반의 원인규명조사도 언제 끝날지 모르니 사태는 해결도 난망한 실정이라 주민들만 고통스럽다.이번 사태는 인천시의 무책임한 행정이 초래한 것이며, 안이한 대처방식 때문에 주민들의 불신을 키운 것이다. 송수관을 바꾸고 배수지를 거치지 않고 수돗물을 공급할 경우 낡은 송수관 때문에 녹물이 섞여 나올 것은 충분히 예측 가능한 사태였다. 당연히 실험통수를 마친 뒤에 수돗물을 공급했어야 했으며 예고도 했어야 했다. 곳곳에서 붉은 물이 쏟아지는데도 적합판정이 나왔다며 참고 기다리라는 식이다. 조사결과가 나오면 또 노후수도관만 탓할 것인가. 시민들의 생명과 건강이 걸려 있는 수도관 관리는 평소에 뒷전에 미뤄놓고 있으면서 안전도시를 내세우는 건 낯뜨거운 일이다. 물관리 행정에 일대 혁신이 요구된다.

[사설]금리 인하 효과 타이밍에 달렸다

금리 인하 요구에 부정적이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달라졌다.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쳐서다. 12일 한국은행 창립 69주년 기념사에서 앞으로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경제 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야 하겠다"고 밝혔다. 당장 단기간 내 금리 인하를 고려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상황 변화에 따라 추후 금리 인하를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이 총재의 변화는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줄곧 기준금리(연 1.75%)를 밑돌고 있고, 만기 10년 이상 장기 국채 금리도 이달 들어 기준금리 밑으로 떨어지는 등 금리 인하를 주문하는 금융시장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보다 빨리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이 총재의 마음을 변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KDI(한국개발연구원)가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에 통화 당국도 보조를 맞출 것을 권고하는가 하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와 IMF(국제통화기금)도 한국에 완화적 통화정책을 주문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무엇보다 예상보다 길어진 경기침체가 가장 크다.지금 대외환경은 매우 나쁘다.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하면서 세계교역이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고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 경기도 심상찮다. 4월 경상수지도 7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이달 들어 10일까지의 수출도 지난해보다 16.6% 줄어 7개월 마이너스 행진이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금리를 마지막으로 인하한 시점은 2016년 6월(연 1.25%)이다. 그 후 2017년 11월과 지난해 11월 한 차례씩 금리를 올리기만 했다. 이런 와중에 이 총리의 정책 기조 전환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이 나왔다.세계 각국은 경쟁적으로 기준 금리를 인하하고 있다. 최근 호주 중앙은행과 뉴질랜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다. 말레이시아와 아이슬란드 중앙은행도 지난달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0.5%포인트 인하했다. 모두 경기침체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세계 경제가 유기적인 관계를 맺으면서 내용은 복잡해지고 변화는 빨라졌다. 시장은 급변하는데 한은만 금리 정책에 너무 신중한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물론 금리 인하는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 불안정을 부를 수 있다. 하지만 금리 인하 효과의 극대화는 타이밍에 달렸다. 그런 면에서 이 총재의 이번 발언은 시의적절하다.

더보기
나도기자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