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 뉴스홈

사설

[사설]독과점횡포 논란 부른 배달의민족

수수료 체계를 바꾼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 국민에게 사과하고 업주들에게 수수료 일부를 돌려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정치권이 공공 앱 개발을 공약하고 소비자들이 배달 앱을 사용하지 않겠다며 착한 소비자 운동에 나서는 등 파문이 커지는 양상이다. 관련 업계는 국내 배달시장을 완전히 장악한 외국자본이 독과점의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한다. 총선을 앞둔 정치권은 배민이 수익을 극대화하려 욕심을 내다 화를 자초했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배민은 지난 1일 수수료 체계를 정액제(월 8만8천원)에서 정률제(수수료율 5.8%)로 변경했다. 배민은 연매출 3억원 이하 영세업주 약 58%가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밝혔다. 수수료율 5.8%가 국내외 전자상거래 업계 평균(13.1%)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즉각 반발했다. 정액제가 폐지되면서 수수료를 사상 유례없이 폭등시켰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월매출 1천만원인 업소는 58만원, 3천만원이면 174만원의 수수료를 부담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여기에 정치권이 비판 대열에 가세하자 배민은 대국민 사과를 하고 수수료 절반을 돌려주겠다고 밝혔다.하지만 배민에 대한 비판은 여전하다. 배민 인수에 따라 요기요와 배달통까지 국내 배달 앱의 99%를 장악하게 된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의 독과점 횡포가 현실이 됐다는 것이다. 정치권은 이참에 공공 배달 앱을 개발해 무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명백한 독과점 횡포라며 군산시가 운영하는 '배달의 명수'와 같은 공공 배달 앱 개발을 제안했다. 수원지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후보자 5명도 '공공배달 플랫폼'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배달 앱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주장이 소셜미디어에 퍼지면서 소상공인을 보호하자는 '착한 소비자 운동'으로 번지고 있다.배민은 수수료 절반을 돌려주겠다면서도 근본적인 개선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입장과 대안을 내놔야 한다. 그래야 자영업자를 죽이는 독과점 횡포라는 비난을 면할 수 있다. 반면 정치권이 주장하는 공공 앱 개발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공공 앱도 개발 및 운영비는 시민이 공동 부담해야 하는 시스템이다. 결코 공짜가 아니라는 거다. 특히 시장 질서에 정부와 지자체가 개입하는 게 적절하냐는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사설]자가격리 국민, 손목밴드 관리는 답이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자가격리 중인 국민의 권리와 관련해 정부의 입장이 속속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정부는 4·15 총선 투표일까지 최대 10만명에 이를 자가격리 국민들의 투표권 보장 방안에 대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반면에 정부는 어제 자가격리 국민 일부의 격리지 이탈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손목밴드를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말이 손목밴드지, 착용자의 위치 이동을 파악할 수 있는 전자팔찌다.정부가 자가격리 국민의 전자팔찌 착용을 고민 중인 이유는 일부 자가격리자의 무책임한 일탈행위에 대한 여론의 악화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군포의 한 부부, 베트남 출신 유학생 등이 자가격리 앱이 탑재된 스마트폰을 집에 두고 무단외출을 감행해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킨 건 사실이다. 특히 해외입국 코로나19 확진자의 대부분이 거주하는 수도권에 병원 감염, 대형유흥업소 감염 등 집단감염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자가격리자의 격리지 이탈은 코로나 방역 전선을 허물 수 있는 결정적 구멍이 될 수 있는 점도 부인하기 힘들다.하지만 자가격리 국민의 폭증은 이미 예견됐었다. 6일 오후 6시 현재 전국의 자가격리 국민은 총 4만6천566명이고, 이중 해외입국자는 3만6천424명이다. 자동적으로 자가격리되는 해외입국자를 감안하면 자가격리 국민이 8만~9만명에 이른다는 것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의 추정치다. 이 정도 인원이면 극소수의 일탈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조건이다. 이를 막기 위해 수 만명의 공무원을 전담관리 요원으로 지정해 놓은 것 아닌가.자가격리 국민들도 이번 코로나 사태의 피해자이고 당연히 국가의 보호를 받아야 할 권리가 있다. 이들은 전체 국민의 안전과 정부의 방역에 협조하기 위해 사회로부터 격리당하는 희생을 감수하고 있다. 극소수의 격리지침 위반사례를 빌미로 자가격리 국민 전체의 희생을 폄하하고,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손목밴드든 전자팔찌든 자유를 속박하고, 낙인효과로 인한 반인권적 후유증을 피할 수 없다.집권 이후 고도의 인권 감수성을 보여 준 정부와 여당이 이 문제와 관련해 치열한 내부토론 한번 없이,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을 통해 "고민 중"이라는 식으로 전자팔찌 도입 가능성을 흘린 것도 사안의 중대성에 비추어 너무 가볍다. 고민 중이라면 재고해야 한다.

[사설]반드시 보장해야 할 자가격리자 투표권

4·15총선이 8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자가격리자의 투표 참여를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지 않아 안타까움을 더해 주고 있다. 헌법이 보장하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 '참정권'이 질병에 의해 박탈당하는,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상 오점으로 기록될 초유의 일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정부의 코로나19 대응 방침에 따라 자가격리자들은 2주간 외출이 제한된다. 투표일이 15일이니 1일부터 격리에 들어간 자가격리 유권자는 투표를 하고 싶어도 사실상 투표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된다. 투표소에 직접 가지 않고 우편으로 투표하는 '거소 투표'가 있지만 이를 위한 신고기간이 지난달 28일 종료돼 이미 물 건너간 상태다. 이들 자가격리자의 수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지만 현재 매일 수백명이 자가격리에 들어가고, 의무적으로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가야 하는 입국 내국인이 하루에 5천여명인 점으로 미뤄 대략 10만명 안팎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모두가 유권자는 아니겠지만 웬만한 지방 군 인구를 웃도는 어마어마한 수의 유권자가 민주주의의 축제에서 소외되는 셈이다.정부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 해법을 찾고 있지만 여전히 '국민들의 안전'과 '자가격리자의 참정권'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양새다. 그렇다고 자가격리자의 참정권 보장을 아예 포기하는 것은 금물이다. 자가격리자들의 투표 참여 방안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여러 방법을 시도하는 그 자체가 민주주의의 가치를 높이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정부 차원에서 해법 찾기에 한계를 느낀다면 민간부문에서 아이디어를 구할 필요도 있다. 마스크 대란이 한창일 때 지방의 한 약사가 제안한 마스크 배분방식이 정책에 반영돼 큰 효과를 보았듯이 어디에서 '솔로몬의 지혜'가 번뜩일지 모를 일이다.물론 많은 노력에도 불구 자가격리자의 참정권 보장은 실현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우리 사회가 현재의 투표 시스템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공유한다면 그 또한 소득이 될 것이다. 이번 선거가 끝나고 나면 유권자가 투표소에 가지 않고도 의결권을 행사하는 방안이 화두로 제시되지 않을까 싶다. 보안성과 투명성을 강화해 공직 선거에 온라인 투표를 도입하는 방안 등도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 이때 심도 있는 논의를 위한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하기 위해서라도, 자가격리자의 참정권 보장을 포기해선 안된다.

[사설]쌍용차 처절한 자구계획으로 회생 가능성 증명해야

평택 쌍용자동차가 또 한 번 위기에 봉착했다.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그룹이 회사 정상화를 위해 약속했던 2천300억원 투자계획을 철회했기 때문이다. 그룹의 코로나19 피해가 심각해 투자여력을 상실했다고 고백한 것이다. 따라서 마힌드라의 직접 투자를 전제로 한 산업은행의 추가 대출이 좌절될 경우 쌍용차는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것이 확실하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제위기가 초래할 국내 산업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아닐까 우려된다.쌍용차 경영진은 이와 관련 지난해부터 단행한 경영쇄신 작업을 마무리짓고, 부산물류센터 등 비핵심 자산매각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는 등, 고강도 자구노력을 통한 경영정상화 의지를 밝혔다. 이와 함께 마힌드라가 400억원의 경영자금 투입을 고려하는 등 쌍용차와 관계를 지속할 뜻을 갖고 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하지만 이는 단기유동성 위기를 모면하는 정도의 처방에 불과하다. 지난 연말 기준으로 쌍용차 채무는 단기 차입금 2천500억원, 장기 차입금 1천600억원으로 부분적으로 자본 잠식 상태다. 최대 채권자인 산업은행의 쌍용차 채권은 1천900억원으로, 이중 900억원의 만기는 7월이다. 산업은행이 돈줄을 끊으면 생존하기 힘든 구조다.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단기 유동성 위기를 넘는다 해도, 자동차 산업의 특성상 신차 개발이 지체되면 경영 정상화가 물 건너 가는 점 또한 쌍용차 위기의 본질이다. 쌍용차는 경영정상화의 대전제로 투자자들에게 신차 개발비 5천억원을 제안했다. 마힌드라 그룹 2천300억원, 산업은행 1천700억원, 자구노력 1천억원을 합한 계획이었다. 이 계획이 마힌드라의 투자 철회로 무산됐고, 자구노력으로 마련한 1천억원은 신차 개발이 아닌 단기 유동성 위기에 소비해야 할 판이다.쌍용차의 자구계획은 더욱 처절해야 한다. 사내 복지 중단, 인건비 절감 등 기존의 경영쇄신과는 차원이 다른 자구계획을 세워야 한다. 평택 서민경제의 80~90%를 차지하는 쌍용차의 위기는 평택의 위기다. 하지만 대기업은 어떻게든 살리고 본다는 대마불사형 기업지원 문화는 더 이상 작동하기 힘들다. 쌍용차는 투자자들의 자금지원과 평택시의 쌍용회생 프로젝트를 합리적으로 설득해낼 수 있어야 한다. 노사가 더 이상 버릴 게 없을 수준의 강도 높은 자구계획으로 회생 가능성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사설]자가격리자 폭증하는데 구멍난 관리행정

모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사망하고 본인들은 자가격리 중이던 군포시의 한 부부와 딸이 격리기간 중 무단외출을 감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충격적이다. 남편과 아내는 자가격리 해제일을 전후한 1, 3일 차례로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 남편은 자가격리 중 7일 동안 거주지내 물류센터, 복권방 등을, 아내는 6일 동안 주택가와 대학, 전철역 등을 방문했다. 또한 딸과 함께 호암미술관에 가족 나들이까지 다녀왔다.모친을 잃고 장례까지 정상적으로 치르지 못한 비통한 심경을 감안해도, 이 부부의 행태는 엄중한 방역분위기에 비추어볼 때 매우 무책임했다. 이 부부뿐 아니다. 의심증상을 해열제로 가리고 공항 검역소를 통과했다가 귀가 후 확진판정을 받은 한국 유학생, 자가격리 지침을 어기고 무단외출한 베트남 출신 유학생들도 있었다. 자가격리자를 관리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은 전화를 놓고 외출하면 무용지물인 것으로 확인됐다. 군포 부부는 고발됐고, 베트남 유학생들은 추방위기에 몰렸다.정부도 코로나19 방역의 기초인 자가격리에 구멍이 생길 것을 우려해 5일부터 자가격리 수칙 위반자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했다. 개정된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방역당국의 입원, 격리 지침을 위반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기로 한 것이다. 이날 종료될 예정이던 사회적 거리두기도 2주 연장하기로 했다. 수도권내 집단감염이 대형병원으로 번지고 종교시설 등 기존의 집단감염 양상이 그치질 않자 고강도 대책을 내놓은 셈이다.하지만 지난 2일 기준으로 전국 자가격리자는 2만7천명. 이 중 해외입국자는 2만명에 달한다. 지난 1일부터 내외국인을 가리지 않고 입국하자마자 자동적으로 자가격리되는 해외입국자로 인해 자가격리자는 앞으로도 폭증할 것이다. 예측할 수 없는 자가격리자들의 일탈행위도 속출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질 것이다. 스마트폰 앱에 의지하거나, 격리자의 상식에만 의존하다가는 낭패를 볼 가능성이 높다. 내국인의 처벌 수위를 높이고 외국인을 추방해봐야 사후 약방문이다.방법은 폭증할 자가격리자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행정인력의 확충이 유일하다. 행정인력이 달리면 자가격리 관리를 위한 임시직 일자리를 만들어서라도 자가격리 직접 확인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사설]위기의 항공산업, 영종 고용위기지역 지정 서둘러야

인천시가 최근 인천국제공항이 위치한 영종도 일대를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해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하늘길이 막히면서 국적항공사 항공기 10대 중 9대가 운항을 중단하는 등 영종도 일대를 기반으로 한 항공산업이 존폐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여파로 타격을 입는 산업 또는 지역이 한둘이 아니겠지만 항공산업은 국가 산업의 토대가 되는 기간산업이라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한국 경제에서 항공산업의 기여도는 국내총생산(GDP)의 3.4%인 약 476억달러(60조원) 규모로, 항공산업에서 창출된 일자리만 83만8천개다.이처럼 한국 경제의 버팀목 중 하나인 항공 산업이 국내 기간산업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위기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마치 거대한 나무가 태풍에 흔들리면서 가지가 부러지고 잎이 떨어져 나가듯, 대형 항공사에서부터 청소, 기내식 등을 담당하는 협력업체에 이르기까지 뿌리째 흔들리는 형국이다. 항공관련 업체 종사자 총 7만6천800명 중 무급휴직자가 1만5천389명, 희망퇴직자가 1천424명이고, 유급휴직에 들어간 근로자가 8천747명이라는 조사결과는 항공산업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 예로 대한항공의 기내식 협력업체 직원 가운데 인천에서 근무하는 1천800명 중 1천명이 권고사직을 당했고 남은 800명 중 300여명은 휴직중이라고 한다.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항공업계 종사자들의 고용위기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란 점이다. 이런 점에서 최근 학교 온라인 개강 준비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인천을 방문한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인천시가 고용위기지역 지정을 건의한 것은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적절한 조치였다고 본다. 사실 코로나19 방역에 치중하느라 항공업계의 고용위기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현실감 있게 공유할 기회는 그리 많지 않았다.이제 고용위기지역 지정문제가 공론의 장으로 나온 만큼 정부는 최대한 빨리 법적 검토 및 절차를 마무리하는 등 지정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아울러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 지정 등 고용위기지역 지정 외에 추가 지원 방안에 대해서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나무는 뿌리가 뽑히기 전에 바로 세워야 한다. 기간산업의 기반이 붕괴 된 후 복구작업을 하는 것은 이미 뿌리가 뽑혀 쓰러진 나무를 다시 심는 것이나 다름없다.

[사설]한미협상 타결로 혈맹관계 복원해야

한·미 이견으로 진통을 겪은 11차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이 잠정 타결돼 양국 수뇌부의 최종 재가를 남겨뒀다고 한다. 인상 폭은 10% 이상 수준으로 지난해 8.2%보다 높았지만 처음 미국이 요구한 금액보다 크게 낮아지게 됐다. 기존 1년이었던 유효기간도 5년까지 늘어나 안정적인 협상환경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군사 준비태세가 약화할 것이란 우려를 잠재우고 양국 간 균열조짐이 봉합돼 동맹관계가 원상회복되게 됐다. 지난 1일 시작된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들의 집단 무급휴가도 조만간 끝나 작업현장으로 복귀할 전망이다.협상이 난항을 겪은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의중에 따라 미국 정부가 무리한 금액 인상을 요구한데 따른 것이다. 미국 측은 협상 초기 지난해의 5배 수준인 50억달러에 육박하는 금액을 요구했다. 지난해 2월 타결된 협상에서 8.2%가 인상된 것에 비해 지나치게 과도한 수준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도하에 미국은 처음 입장을 바꾸지 않아 한국에서는 물론 자국에서도 비판을 받았다. 특히 올해 초에는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무급휴가를 실시하겠다고 밝혀 비난을 받았다.협상과정에서 미국은 철저하게 실리를 챙기겠다는 이기적 태도를 보여 굳건한 상호 동맹관계에 대한 의문을 갖게 했다. 한국의 부담금이 낮은 수준이 아닌데도 최고 5배까지 한꺼번에 올려달라는 일방적 요구는 억지에 가깝다는 비판을 받았다. 한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무급휴직 예고는 생존권을 볼모로 한 협박이라는 비난이 제기됐다. 피로 맺어진 양국 관계가 이해관계에 따라 언제든지 삐걱거리고 어긋날 수 있다는 냉혹한 현실을 실감케 했다. 협상이 늦어지자 일각에서 미군철수와 핵무기 무장까지 거론되는 불필요한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미국의 태도가 쉽게 바뀌지 않았을 것이란 시각이 있다. 그렇더라도 협상 타결은 다행한 일이다. 양국 모두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혈맹관계를 바탕으로 서로 협력해 코로나 사태 확산을 막아내는 등 공조체제를 강화해야 한다. 우리 정부는 양국 동맹관계가 매우 허약해진 현실을 직시하고 새로운 관계 정립에 나서기 바란다. 두 나라 사이에 금이 가는 파열음은 자칫 북한의 오판과 치명적 실수를 부를 수 있다. 방위비 협상 타결이 한미동맹을 굳건히 다지는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사설]확진자 1만 명대, 완치자 집계도 보자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오늘 1만 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9천976명으로 1만명에 육박했다. 최근 유럽과 미국 등 해외 유입자를 중심으로 하루 100명 안팎의 확진자가 꾸준히 쏟아지는 점 등으로 미뤄 3일에는 확진자수 1만명대 진입이 확실시된다. 국내 확진자가 1만명을 넘어서는 것은 지난 1월20일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74일만이다. 하지만 확진자가 1만명을 넘어섰다고 해서 과도한 불안감에 시달리는 것은 코로나19를 극복하는데 별로 도움이 안된다. 오히려 완치자 수를 보며 용기를 얻을 필요가 있다. 2일 0시 기준으로 완치자는 5천828명이다. 전날 집계 보다 261명이 늘어 같은 기간 신규 확진자(89명)의 3배에 육박한다. 이런 점에서 최근 인천의 한 종합병원에서 93세 여성이 완치된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보도에 따르면 치매를 앓고 있던 이 환자는 지난달 8일 경북 안동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현지에서 입원 치료에 들어갔다. 그러나 거동이 불가능한 중증 치매로 인해 치료가 쉽지 않은 데다 현지에는 중증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시설마저 부족한 상태였다. 이 때문에 지난달 9일 국가지정병상이 있는 가천대 길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음압병동에서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산소포화도 저하, 높은 발열로 인한 호흡곤란, 저산소증, 요로감염증까지 겹치면서 치료과정은 위기의 연속이었다. 이 환자를 살린 것은 의료진의 헌신이었다. 의료진은 이 환자를 음압병동 중환자실에서 24시간 집중치료했고, 이에 힘입어 환자의 상태가 차츰 호전되기 시작했다. 이 환자는 두 차례의 검사에서 음성판정을 받아 지난달 31일 퇴원했다. 이 환자의 사례는 인천지역 코로나19 환자 중 최고령자의 완치사례로 기록됐다. 며칠 앞서 이 병원에서는 만성신부전으로 25년간 신장투석을 받다가 코로나19 에 걸려 중증 폐렴 증상을 보이던 50대 남성이 완치판정을 받고 퇴원했다. 기저질환을 가진 중증환자도 치료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 사례들이다.오늘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발표할 확진자 수는 코로나19의 국내 유입 이후 가장 우울한 집계가 될지 모른다. 하지만 완치자 그래프에도 눈길을 돌려본다면 적지 않은 힘을 얻으리라 확신한다.

[사설]심상치 않은 코로나19 수도권 감염 양상

대구·경북의 국지적 팬데믹 현상이 진정되면서 확산세가 주춤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도권을 위협하고 있다. 1일 중앙방역대책본부 집계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경기 499명, 인천 69명, 서울 474명 등 수도권 확진자가 1천명을 넘어섰다. 또한 이날 발생한 신규 확진자 101명 중 수도권 거주자가 52명으로 절반을 넘었다.코로나19 수도권 감염이 심상치 않은 건 주목할 만한 감염양상 때문이다. 우선 경기북부권역외상센터인 의정부성모병원이 집단감염으로 폐쇄됐다. 병원측은 의료진, 직원, 보호자, 입원환자, 협력업체 직원 등 2천500여명을 전수 검사 중이다. 이날 오후 2시까지 12명이 확진판정을 받았지만, 확진자가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이 병원을 거쳐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한 9세 아동환자도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 때문에 국내 빅5 종합병원인 아산병원은 확진자 입원병동과 소아응급실 등을 폐쇄했다.최근 수도권 감염자들 중 상당수가 해외입국자인 점도 방역당국과 시민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날까지 발생한 해외유입환자는 총 560명이다. 국제적 이동이 많은 수도권에 해외유입환자가 많은 실정이다. 수원시 같은 경우 최근 추가된 확진자 대부분이 해외에 체류했던 내국인들이다. 이들 대부분이 입국장 검역단계를 통과해 자택이 있는 지역사회에서 확진되고 있다. 여기에 서울 구로콜센터, 경기 은혜의강교회와 같은 집단감염 사례가 서울 동안교회와 만민중앙성결교회 등으로 계속되고 있는 점도 예사롭지 않다.수도권 대형병원의 코로나19 감염은 매우 심각한 사태다. 대형병원 환자들은 지역병원을 교차방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환자들의 거주지도 광역적이거나 전국적이다. 코로나19의 높은 감염성을 감안할 때 메르스 때처럼 병원간 감염이 극성을 부리면 상상할 수 없는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 어제 부터 해외입국자 전원에 대해 14일 자가격리를 의무화했지만, 이날 이후 입국할 내외국인의 자가격리를 관리할 행정시스템이 작동할지 의문이다.코로나19 수도권 감염 양상의 이상 징후에 정부, 지자체 등 방역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대형병원 출입관리와 공항·항만 등 입국장 검역에 방역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수도권 방역은 대한민국의 사활이 걸린 문제다.

[사설]유권자의 올바른 선택에 대한민국 미래가 달렸다

4·15 총선 공식선거운동이 오늘부터 시작된다. 이번 선거는 코로나19 사태 속에 진행되는 사상 유례없는 비대면 선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권자와 접촉할 수 없으니 유튜브를 통한 악선전과 선동 등이 난무할 것이다. 특히 비례의석을 더 많이 얻으려는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에다 군소정당 난립으로 선거 전날까지 치열한 선거전이 치러질 전망이다. 그러다 보면 혼탁과 과열로 21대 총선은 사상 최악의 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때문에 어느 때보다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냉소가 팽배한 지금 자칫 투표율에도 영향을 미칠까 걱정이다.이제 선거가 2주일도 채 남지 않았는데 정당이나 후보자 모두 정책으로 유권자 앞에서 경쟁하는 모습을 찾기 어려운 것도 이번 선거의 특징이다. 물론 코로나 19사태로 후보자와 유권자의 만남이 어렵다고 하지만 이번처럼 공약과 정책이 실종된 선거는 보다보다 처음이다. 후보 간 공약선거를 비교할 시간도 많지 않다. 이런 선거일수록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네거티브가 극성을 부릴 공산이 크다. 흑색선전, 중상모략, 무차별 비방이야말로 '깜깜이 선거'때 나타나는 특징이다. 유권자들은 지금부터라도 각 당과 후보의 공약을 점검하고 선거 공보물을 잘 살펴야 한다.우리는 공교롭게도 선거를 앞두고 코로나19라는 대형 악재를 만났다. 이 때문에 경제는 사상 최악의 터널 속으로 들어갈 상황에 놓였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우리 경제의 펀더멘탈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는 우려의 소리가 들린다. 제대로 대처하지 않을 경우 코로나 사태가 종식된 후 우리의 산업 생태계가 붕괴하고, 복원이 결코 쉽지 않을 거란 진단이 잇따르고 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말할 것도 없고 대기업조차 유동성 위기에 몰리고 있다. 여기에 실직 등 대량 실업난으로 당장 먹고 살 일이 막막한 취약계층은 막다른 골목에 몰려있는 실정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우리 경제가 어디로 갈지 아무도 모른다. 그런 면에서 이번만큼 중요한 선거도 없다. 코로나 사태를 빌미로 마구 뿌려지는 긴급재난지원금과 재난기본소득은 모두 우리 후손들이 갚아나가야 할 부채다. 이런 문제를 비롯해 21대 국회가 해야 할 일이 너무도 많다. 선거를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한다. 유권자들은 두눈을 부릅뜨고 좋은 국회의원을 뽑아야 한다. 이제 유권자들은 민의의 심판이어야 할 총선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한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우리 손에 달렸다.

더보기
나도기자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