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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여권, 조국 변수를 민심의 기준으로 직시해야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와 그의 가족에 대한 여러 의혹이 불거지면서 조국 이슈가 정치권의 블랙홀이 되어 가고 있다. 조 후보자가 민정수석으로 취임한 두 달 뒤 부인과 자녀가 10억5천만원을 투자한 사모펀드가 의혹으로 떠오르고, 조 후보자의 부인과 전 제수와의 부동산 거래, 부친이 소유한 사학재단의 채무를 털고 채권은 챙기려한 것 같은 의혹 등은 상식적으로 설명되기 어려운 것들이다. 이러한 의혹들은 도덕성의 문제이기 때문에 사노맹 관련 전력 등 이념·색깔론 차원의 문제보다 파괴력이 크다.이러한 의혹들에 대해 조 후보자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고, 청문회 때 밝히겠다는 입장이지만 여야는 아직 청문회 일정조차 조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청문 현장에서 밝힐 것은 밝히되, 청문회 전이라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소상히 해명할 필요가 있다. 조 후보자의 주장을 입증할 만한 문서나 전후 맥락들을 진솔하게 밝히고, 의혹이 사실인 것은 그것대로 솔직하게 말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집권당과 한국당 등 보수야당의 대치는 한 치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미한 안개 정국으로 빠져들게 된다.조 후보자는 문재인 정권의 도덕성을 상징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민정수석에서 법무장관으로 직행하는 것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있는 터이므로 도덕성과 관련된 각종 석연치 않은 의혹을 더욱 가볍게 볼 수 없다. 비록 조 후보자 본인의 문제가 아닌 의혹들에 대해서도 자신과 관련이 있다면 적극 해명할 필요가 있다.사실 조 후보자에 대한 정권 차원의 과도한 의미 부여는 여권으로서도 조 후보자의 낙마를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까지 오게 만들었다. 그러나 집권세력은 민심의 소재를 살피는 차원에서 조 후보자 문제를 들여다 봐야 한다. 역대 정권의 경우를 보면 민심과의 괴리가 큰 사안을 정권의 고집으로 밀어붙이고 난 후에 정권의 위기가 오는 경우를 경험하곤 했다. 이명박 정권 때 김태호 총리 후보자의 거짓말로 낙마한 이후 정권의 위기도 그랬고, 1996년 김영삼 정권 때 무리하게 노동법을 밀어붙이고 난 다음 해 정권이 급전직하 한 사례 등이 그것이다. 여론이 최종적으로 어디로 향할지 아직은 두고 볼 일이지만 국민의 눈높이와 다른 선택을 하는 것은 정권에 위기를 자초할 수 있다. 민심의 소재가 어딘지 정확히 살피는 집권세력의 성찰이 필요할 때다.

[사설]인천 남동산단 재생사업 '업종 고도화'에 달렸다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가 19일 재생사업지구로 지정·고시됐다. 남동산단은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2개 단계로 나눠 조성됐다. 공유수면을 메워 수도권에 산재해 있던 공장을 이곳으로 모았다. 조성한 지 30년이 넘었으니 '노후 산단'에 속한다. 올해 6월 기준으로 7천25개 기업이 입주해 있는데 가동률은 61.6%에 그치고 있다.인천시는 2024년까지 306억원(국비 포함)을 들여 주차 공간과 공원·녹지를 확충하고 도로(남동대로) 환경을 개선한다. 또 신성장 산업지구, 융합·부품 산업지구, 지식·문화 산업지구, 기존 산업지구 등 업종 재배치를 통해 남동산단의 경쟁력을 강화한다. 신성장 산업은 뷰티, 첨단 자동차, 항공 등 인천시 전략산업을 의미한다. 융합·부품 산업지구는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대학·연구시설, 남동도시첨단산업단지와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공간이다. 지식·문화 산업지구는 남동산단 활성화와 노후 산단의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계획됐다. 기존 산업지구는 뿌리산업 육성의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남동산단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변해야 한다. 공업단지로 시작한 남동산단은 우리나라의 산업화를 일구는 데 기여했다. 굴뚝 산업의 이미지를 벗어나고자 산업단지로 명칭을 변경했지만, 아직도 '남동공단'이라 부르는 사람이 적지 않다. 남동산단은 주거와 환경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혐오시설 취급을 받았다. 논현지구 등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으로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환경 관련 민원이 더욱 많아졌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뺀다는 속담이 딱 맞아떨어질 정도로 압박감을 받은 게 사실이다.남동산단 재생사업에 거는 기대가 크다. 주차장·공원 확충 등 인프라를 개선하는 사업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업종 고도화가 관건인데, 입주 기업 등 민간의 자발적인 노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런 측면에서 인천시는 입주 기업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전략산업 분야 기업이 남동산단에 둥지를 틀 수 있도록 적극 유도해야 한다. 남동산단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길은 바로 '업종 고도화'다. 입주 기업이 기술 경쟁력 향상과 융·복합 등을 통해 변신해야 남동산단이 살고, 그래야 인천이 발전할 수 있다. 인천시가 의욕적으로 나선 이번 재생사업이 남동산단 업종 개편과 체질 개선의 중요한 계기가 됐으면 한다.

[사설]서민 피해 확산되는 협동조합형 임대아파트 사업

약 열달 전 경인일보는 정부가 임대주택 확충 방안으로 도입한 사회적 협동조합형 민간 임대주택사업의 제도적 결함을 지적하고 관계당국에 효율적인 관리방안 마련을 촉구했었다. 일명 '누구나 집'으로 알려진 협동조합형 임대주택사업은 조합원이 아파트 최초 공급가의 10%만 내고 입주한 뒤 8년 임차 후 최초 공급가로 구입할 권리를 보장해주는 사업이다. 획기적인 사업구조로 서민들의 호응이 대단했다. 반면 사업시행 방식은 불투명하고 비합리적이다. 결국 열 달이 지난 지금도 관리는 여전히 허술하고 내집 마련에 나선 서민들의 피해는 본격화되고 있다.'누구나 집' 사업의 가장 큰 맹점은 허술한 허가제도다. 사업 주체인 협동조합은 지역주택조합이나 임대아파트 건설사업 시행자와 공급계약만 체결하면 조합원을 모집할 수 있다. 즉 협동조합은 사업부지 확보 없이도 지자체의 사업승인만으로 사업주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협동조합이 토지매입 등 이후 절차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거나, 진행능력이 떨어져 사업을 표류시키고 있는 점이다. 경기, 인천, 충남의 '누구나 집' 사업지 대부분이 토지소유권을 확보하지 못해 실제 아파트 착공은 엄두도 못내는 형편이라고 한다.'누구나 집' 사업 대상지가 대부분 오랜 기간 난항을 겪어 온 지역주택조합 사업부지인 점도 문제다. 협동조합 입장에서는 이미 사업계획이 진행된 지역주택조합 부지를 선택하는 것이 절차 생략의 이점이 있을지 모르나, 오랫동안 사업이 표류된 지역주택조합 사업지는 이미 수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기 일쑤다. 대부분 금융기업이 사업시행자를 통해 자본을 투입해 사업권을 확보하고, 대형 건설사가 시공예정자 지위를 선점하고 있어 협동조합들이 이들의 기득권 방어망을 뚫기 힘든 실정이다. 그만큼 협동조합의 사업추진은 늦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사정이 이런 만큼 사회적 협동조합의 '누구나 집' 사업에 참여한 서민 조합원 상당수가 사업추진 과정에 회의를 품고 조합탈퇴를 시도하지만, 이 과정에서 계약금 등의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모양이다. 사회적 협동조합의 임대주택 사업을 지금처럼 방치하면, 내집 마련이 간절한 서민들에게 희망고문을 가하고 최종적으로는 금전 피해까지 발생시킬 수 있는 상황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가 즉각 실태조사에 나서야 한다. 그 결과를 갖고 제도개선을 서두르기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

[사설]언제까지 일본 산업쓰레기 수입할 건가

한국은 일본이 배출하는 산업쓰레기를 치워주는 환경미화원 국가이다. 15일 환경부에 따르면 석탄재와 폐배터리, 폐타이어, 폐플라스틱, 슬러지 등의 국내 수입량이 10년 전보다 최소 4.5배 이상 증가했는데 이중 62.4%가 일본에서 발생한 폐자원들이다. 중국,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후발개도국들의 잇따른 해외 쓰레기 수입 중단 선언과 대조적이다. 자원재활용은 당연하나 '세계 10대 무역국'의 품격을 우리 스스로 깎아 내리는 것 같아 민망했는데 작금의 일본상품 불매운동과 맞물려 눈길을 끈다.석탄재 수입량의 99.9%가 일본에서 들여온 것이며 수입 폐타이어의 92%가 일본산이다. 폐타이어는 국내에서 재생타이어, 고무분말 제조, 시멘트공장 연료 등으로 사용되는데 최근 더불어민주당 유승희 의원은 "후쿠시마 등 방사능 피폭지역을 돌아다녔을지 모르는 타이어가 국내에서 재활용되어 국민안전이 우려된다"고 했다. 상당량의 방사성 물질이 함유된 석탄재의 수입량 급증도 고민이다. 국내 시멘트업체들은 폐플라스틱, 폐비닐과 함께 시멘트의 부재료로 사용되는 일본산 석탄재를 반도체의 '에칭가스'에 비유한다. 에칭가스 없이 반도체 생산이 불가한 것처럼 시멘트 제조에 우량한(?) 일본 석탄재가 요구된다는 것이다.덕분에 국내 화력발전소들은 넘쳐나는 석탄재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국과 일본 화력발전소들은 모두 외국산 유연탄을 연료로 사용하는 탓에 석탄재의 품질이 대동소이함에도 시멘트 메이커들은 국산 석탄재를 외면하는 것이다. 일본 업체들이 제공하는 t당 5만여원의 석탄재 처리 지원금 때문이다. 쌍용·삼표·한라시멘트는 직접 배를 몰고 일본 항구로 가서 석탄재를 국내로 운반해 원료를 공짜로 확보함은 물론 쓰레기 청소비로 연간 470억여 원의 수입까지 얻으니 일거양득인 것이다. 그런데 일본 석탄재 수출업체들이 스미토모, 미쓰비시, 미쓰이화학 등 대부분 전범기업이어서 쌍용, 삼표, 한라 3사는 속이 타들어간다.지난 8일 환경부는 수입석탄재 관리방안을 발표했지만 환경단체들은 석탄재 재활용 기준을 터무니없이 높게 잡았다며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격앙했다. 고래도 빠져나갈 수 있는 성긴 그물망으로 실치를 잡겠다는 식이니 말이다. 한국과 일본 사이의 산업쓰레기 '악어와 악어새' 관계가 더 이상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사설]'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만들려면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제74회 광복절 경축사에서 대국민 메시지를 던졌다. 문 대통령은 납북시인 김기림의 시를 인용하며 신생독립국가의 당연한 꿈이었던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는 "아직 이루지 못했다"면서 "오늘 우리가 만들고 싶은 나라,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다짐한다"고 밝혔다. 지금 대한민국은 경제도발을 감행한 일본과 동맹의 가치보다 안보비용을 앞세우는 미국을 포함해 주변 4강의 압박에 시달리면서 국민의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이런 중차대한 시점에 그 어떤 외세도 흔들 수 없는 강력한 경제강국을 만들자는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는 새겨 들을 가치가 충분하다.대통령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인 '새로운 한반도'를 위한 세 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맞서 포용과 상생의 경제 생태계로 동아시아의 책임있는 경제강국을 만드는 것이 첫째다. 지정학적 위치를 강점으로 만들 힘으로 대륙과 해양을 아우르는 교량국가가 되겠다는 것이 둘째다. 끝으로 임기내에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확고히 해 평화경제를 시작하고 통일을 향해 가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에 이르기 위한 목표 실현을 위해 무엇보다 국민의 단합을 요청했다. 대통령의 비전은 확고하고 국민적 단합 요청은 정중했다.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국민적 단합을 지지하고 동의한다. 국민적 단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권의 포용력이 선행돼야 한다. 친여 인사인 김원웅 광복회장은 이날 대통령에 앞서 행한 기념사에서 일본의 경제보복을 "한국 경제를 흔들고 민심을 이반시켜 다루기 쉬운 친일정권을 다시 세우려는 의도"라고 규정했다. 일본을 향해 대화와 협력의 장에 나올 것을 권유하고,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국민 단합을 요청한 대통령의 연설이 무색해졌다.애국의 방식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보수정당과 이를 지지하는 절반의 국민을 일본이 세우려는 친일정권 세력으로 규정하는 국민 갈라치기 언행은 김 회장 뿐 아니라 여당과 정권핵심 인사들의 단골 레퍼토리다. 대통령이 원하는 국민단합을 획득하려면 정권 내부의 극단적이고 정략적인 친일딱지 붙이기 행태부터 자제시켜야 한다. 문 대통령은 북한 미사일 발사를 비판하는 세력을 향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현을 강조하며 "이념에 사로잡힌 외톨이로 남지 않길 바란다"고 충고했다. 문 대통령이 이 충고를 친일 딱지를 남발하는 정권내부의 사람들에게도 할 수 있어야 국민단합의 시초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사설]공정위, 천재교육 총판 갑질의혹 신속하게 밝혀야

공정거래위원회가 천재교육의 '총판(대리점) 갑질 의혹'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나섰다. 공정위의 조사는 총판 사업주들의 불공정거래행위 신고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공정위가 총판들이 제기한 문제를 오래 전에 인지했다는 주장이 있었던 만큼, 이번 조사를 통해 천재교육의 갑질 의혹에 대해 반드시 진위를 가려야 할 책임이 커졌다.천재교육의 총판 영업은 본사인 천재교육이 학교에 교과서를 공급하면, 해당 교과서의 참고서를 판매해 이익을 실현하는 구조다. 총판들은 천재교육 교과서를 학교에 공급하기 위해 영업비용을 감수하면서 치열한 영업을 했다. 총판들은 이 과정에서 천재교육의 자의적이고 제한적인 참고서 반품비율로 인해 창고에 재고가 쌓이게 됐고 이는 고스란히 빚으로 남았다고 주장한다.총판 사업주 10여명이 공정위 서울사무소에 접수한 불공정거래행위 신고서에는 총판들이 본사로부터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내용과 함께 '교사·연구용 교재 등 판촉비용 전가', '징벌적 페널티 부과', '반품 제한(20%)' 등 총 7가지 불공정거래 사례를 적시했다. 또 사례 별로 구체적인 불공정행위를 설명하고 있다.천재교육 본사는 징벌적 페널티를 부과하거나 수억 원의 판촉비용이 발생한 총판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총판들이 본사에 부채를 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부채 형성 과정에 대한 총판들의 설명이 구체적이다. 또한 총판들은 자신들의 주장의 진정성을 강조하기 위해 교과서 채택 영업비에 교사들에 대한 향응과 현금제공까지 포함됐다는 양심선언과 증언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절박하다.이제 공정위가 최종 판단을 내려야 한다. 공정위는 2년 전 국내 모든 산업을 대상으로 본사와 대리점 간 불공정거래 실태조사를 하면서 천재교육 일부 총판들의 어려움을 인지했다고 한다. 하지만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공정위는 당시 전수 조사가 본사와 대리점 간 불공정거래를 막기 위한 정책과 제도 마련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것인데다 신고도 없었다는 입장이다.공정위가 일찍 개입해 천재교육과 총판 사이의 시시비비를 가려주었다면, 지난 2년간 양측의 불필요한 감정싸움을 막을 수 있었다. 공정위가 이번 사안에 책임을 갖고 최대한 신속하고 공정하게 조사해야 할 이유도 이 때문이다. 공정위의 분발을 바란다.

[사설]74주년 광복절 산적한 국가위기 극복 계기돼야

오늘은 74주년 광복절이다. 대내외적으로 복잡한 상황에서 맞는 광복절이다. 자유무역을 역행하는 일본의 경제보복, 이에 따른 일본상품 불매운동, 이에 아랑곳않고 쉴 새 없이 쏘아대는 북한의 미사일 공세, 여기에 방위분담금을 올려달라는 미 트럼프 대통령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까지 풀어야 할 산적한 숙제가 한둘이 아니다. 무엇 하나 소홀하게 다룰 수 없는 것들이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에 대해서만 언급할 뿐,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문 대통령은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해 처음에는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이순신 장군의 12척 배를 거론하며 "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거북선 횟집에서 회를 먹고 강경발언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최근에는 한·일갈등이 전방위로 확산하는 것을 우려하며 감정적 대응을 자제해 달라는 발언을 했다. '치킨게임' 양상의 대치가 한 ·일 양국 모두에게 실익 없는, '승자 없는 게임'으로 '미래지향적 해법'에 한층 무게를 실은 것이다. 모두 한쪽으로 질주하는 사이, 국정 최고 책임자의 정제된 발언이 나온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문제는 북한이다. 북한은 그동안 일곱 차례 단거리 미사일과 방사포를 발사했다. 최근엔 사흘에 한 번꼴로 쏘아올렸다. 저고도 궤적과 요격 회피 비행 등 우리의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시키는 신기술의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이다. 여기에는 핵탄두도 장착할 수 있다. 미사일을 쏘는 것도 모자라 북한은 우리를 향해 "청와대는 겁먹은 개"라며 조롱까지 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문 대통령은 단 한 번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지 않았다. 우리 군 역시 북한에 대해 그 어떤 경고 성명도 발표하지 않았다. 청와대와 우리 군의 이런 대응을 지켜보면서 굴욕을 느낀 우리 국민의 충격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오늘 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과 북한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되는 건 이런 대내외 상황과 무관치 않다. 경축사에 일본과는 대화를 통해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긍정적 발언이 나왔으면 한다. 오늘 광복절이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재정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 경제에 일본 문제까지 더해 어려움이 가중돼선 안 되기 때문이다. 또한 오늘 경축사엔 굳건한 한미동맹의 재확인은 물론,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대해 경고 메시지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이제 북한에 할 말은 해야 한다.

[사설]우려되는 일본우익의 반한 책동

일본의 수출규제는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대한 보복이다. 이같은 행위는 식민지기와 2차 세계 대전 당시에 저지른 비인도적 행위에 대해 반성을 거부하면서 오히려 피해자를 공격하는 2중 범죄행위이다. 일본 정부는 2013년 11월, 한국 대법원에서 징용 피해자 배상판결이 확정될 경우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겠다면서, 미쓰비시중공업에 배상에 응하지 말라고 밝히며 불복을 미리 선언한 바 있다. 일본의 적반하장은 독일의 전범기업들이 강제노역을 인정하고 피해국가는 물론 전세계에 자신들의 행위에 대해 공식 사과해 온 것과 대조적이다.일본 정부는 한국경제의 급소를 공격하는 수출규제로 시작된 한일 무역전쟁을 자유무역질서를 교란하는 행위로 국제적 지탄의 대상이 될 것을 감수하면서도 밀고 나갈 태세이다. 반한 감정을 자극하여 우익을 결집시켜 참의원 선거 승리가 단기적 목표였다면 일본 안보의 위협요인으로 간주해온 북한과 중국 뿐 아니라 한국까지 안보 위협 국가에 포함함으로써 '평화헌법'을 개정하여 재무장하는 명분으로 삼겠다는 것이 아베 정권의 중장기적 전략이다.일본은 침체된 경제 상황, 국내 정치적 문제, 중일 갈등, 한일갈등 등으로 동아시아에서의 고립 현상, 그리고 평화헌법 개정 명분 확보와 같은 정치 외교적 과제를 해결하는데 경쟁 국가인 한국을 이용하는 책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고려말 왜구의 침략이나 임진왜란, 조선 강점 등의 역사에서 되풀이 된 것처럼 일본 내부의 모순을 한반도 진출이나 공격으로 전환하는 전형적 수법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이 자본주의의 내적 모순과 국가적 과제의 책임을 호도하거나 전가할 의도로 무역전쟁을 강행하고 있어 정면 대응이 마땅하다. 여기에 협상과 외교 우선론을 해법처럼 주장하는 것은 실용주의가 아니라 피해자의 정당한 권리와 주권국가의 자존을 포기하는 투항 행위이다.일본이 도발한 무역전쟁에 대응방법을 둘러싼 논란은 있을 수 있으나, 전쟁 범죄행위에 대한 피해자들의 권리를 국가가 부인하거나 주권국가의 지위를 흥정의 대상으로 삼을 수는 없다. 만약 이번 사태를 정쟁의 관점에서 재단하거나 이용하는 세력이 있다면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될 것이다. 수출규제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 평화와 인권을 도외시하고 자유무역질서를 교란한 일본의 책임을 엄히 꾸짖는 방법을 찾는 것이 일본의 우익 책동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사설]지방 재정위기로 현실화되는 경기침체의 그늘

삼성전자 사업장이 들어선 경기도내 주요 도시에 재정위기 경고등이 켜졌다.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 때문이다. 올해 실적 부진에 따라 삼성이 내년에 이들 도시에 납부할 법인세가 확 줄어들 것이 확실해졌다. 삼성의 반도체 벨트에 걸친 수원, 용인, 화성, 평택시는 울상이다. 각 지자체의 내년도 지방소득세 예측 결과를 보면 그야말로 처참하다.삼성이 화성시에 올해 납부한 지방소득세는 3천292억원이다. 그런데 내년에는 2천366억원이 줄어든 926억원에 불과하다. 수원시도 올해 2천844억원에서 2천44억원이 줄어 800억원 수준으로 떨어진다. 용인시는 1천291억원에서 925억원 감소한 366억원으로, 평택시는 916억원에서 659억원이 사라진 257억원으로 추산했다. 네 도시 모두 전체 법인세분 지방소득세 중 삼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절반 이상이거나 가깝다. 화성시는 전체 법인세 중 삼성 납부액이 66%에 달한다. 삼성 세금이 줄면 재정이 무너질 구조다.삼성의 반도체 불패 신화에 힘입어 가만히 앉아 늘어나는 세수를 즐겼던 네 도시들은 '긴축재정'으로 대응하느라 노심초사다. 수원시는 대표축제인 화성문화제의 격년제 개편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안부가 폐지한 도세의 특례배분을 다시 살려달라고 조를 태세다. 화성시는 아예 삼성전자 매출 향상을 위한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언발에 오줌 누기고 기초단체가 감당할 일이 아니다.삼성 법인세 충격은 경기도 네 도시에 국한할 수 없는 문제다. 조선, 가전, 자동차 등 전통 제조산업의 쇠퇴로 구미, 창원, 거제, 군산 등 지방에서 속출한 한국판 러스트벨트 현상이 수도권 반도체 벨트에서도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 경제 전체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특히 삼성, SK 등 한국경제의 버팀목인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일본의 소재 수출제한이 한국 반도체 기업의 미래 경쟁력 제거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 위기는 장기화할 수 있다.정부는 작은 징조에서 위기의 본질을 파악해야 한다. 한국경제의 대들보인 반도체산업의 위기가 지방도시의 재정위기로 현실화되기 시작한 것은 보다 큰 위기의 전조로 여기고 대응해야 한다. 이를 소홀히 여기면 국가경제 전체의 위기로 확산할 수 있다. 작게는 반도체산업 경쟁력만이라도 보전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크게는 기업규제의 전면적 해체를 검토할 때다.

[사설]서해5도 응급의료 궁극적 해법은 '백령공항' 건설

인천시는 유인도 40개와 무인도 128개 등 모두 168개의 섬을 거느린, 우리나라 광역시 가운데 가장 넓은 행정구역을 갖고 있다. 인천항에서 서해 끝섬 백령도까지는 쾌속선으로 달려도 4시간 이상 소요되는 거리다. 이 섬과 인접한 대청도와 소청도도 마찬가지다. 뭍에서 상대적으로 가까운 연평도만 해도 2시간이나 소요된다. 이들 섬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할 경우 대응하기가 간단치 않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 최근 발표한 빅데이터 분석자료가 이를 증명한다. 2017~2018년 사이 옹진군 섬 지역에서의 응급헬기 이송 실적 385건, 계류장 위치 정보 32건, 인천 내륙과 백령도 기상정보 3만5천40건을 분석한 결과 응급헬기로 섬 지역 환자를 병원까지 이송하는 데 걸린 시간은 평균 1시간34분인 것으로 나타났다.환자 이송에 활용된 응급 의료헬기는 소방헬기 183건, 닥터헬기 177건이었고, 나머지 25건은 해경헬기의 몫이었다. 응급환자가 발생한 지역과 환자가 이송된 병원 간 직선거리는 평균 91.4㎞에 달했다. 특히 백령도에서 서해권역 응급의료센터가 있는 구월동의 가천대 길병원까지 닥터헬기가 날아간 직선거리는 평균이송거리의 두 배인 187㎞, 출동요청 접수 후 이송완료까지 걸린 시간도 2시간 52분이나 됐다. 의료장비를 갖추고 전문의가 탑승한 닥터헬기로 이송할 때에는 이렇게 이동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기내에서 일단 응급처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응급처치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헬기가 출동해야 하는 상황이거나 비행에 제한을 받는 일몰 이후 응급환자가 발생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응급환자가 발생한 섬에서 병원까지 왕복에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하면 오후 4시 이후엔 헬기를 띄우기조차 쉽지 않은 실정이다.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 닥터헬기 계류장을 응급이송이 잦은 섬 인근으로 지정해 이동거리를 단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하나 현실적으로 얼마나 유효한 개선책이 될지는 미지수다. 가장 바람직한 방안은 소형 항공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백령공항의 조속한 건설이다. 이미 국토교통부의 사전 타당성 평가에서 경제성을 인정받았다. 접경지역 특성상 걸림돌이었던 항공기의 안전보장 문제도 지난 1월 국방부가 조건부 동의하면서 해결된 상태다. 인천 섬 지역의 열악한 응급의료 대응실태를 개선하는 차원에서라도 백령공항 건설을 위한 제반 행정절차가 신속하게 진행되길 바란다.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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