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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말이 되는` 드라마를 보고 싶다

[춘추칼럼]'말이 되는' 드라마를 보고 싶다

몸·영혼 바뀌는 체인지담·현대판 귀신담…노골적 판타지 '황당무계식' 시청률에 매몰미드·일드 베낀 '비현실' 다뤄 안타깝기만은유하고 보듬고 해학있는 작품 만들어야한국드라마는 끝없이 비현실로 치닫고 있다. 옛날엔 보통사람의 현실을 담백하게 다룬 드라마도 꽤 했다. 연예인들이 뭔가를 하는 소위 '예능'프로, 일반인의 삶을 보여주는 '리얼다큐', 연예인과 일반인이 함께 나오는 '리얼예능'. 실상은 연출이거나 '악마의 편집'이더라도 그 '리얼'을 표방하는 프로들이 득세하는 것에 비례해, 드라마는 '현실'로부터 멀어졌다. 몸이나 영혼이 바뀌는 체인지담, 시간·공간 이동담, 현대판 귀신담, 초능력 히어로담…. 이런 노골적인 판타지에 시청자는 익숙해졌다. 저게 말이 되냐고 따지는 이는 드물다. 그 어떤 판타지도 없으면 시청률이 바닥이다. 드라마는 으레 황당무계한 것이라는 공식이 만들어진 듯하다. 드라마의 만화화라고 해야 할까.물론 괴력난신(이성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불가사의한 존재나 현상을 이르는 말)이 전혀 없는 드라마도 있다. 그렇지만 그 '현실적인' 드라마도 판타지다. 비극적·엽기적 출생의 비밀, 갑작스러운 중병의 발발, 못된 부자와 착한 서민의 운명적인 로맨스, 이중삼중사중의 짝짓기 연애, 정의로운 '사'들의 징치…. 전통적인 설정만으로 시청률이 나오지 않으니, 5대 강력범죄가 난무한다. 만약 드라마가 현실의 반영이라면, 한국은 폭력·절도·성범죄·강도·살인이 비일비재하는 무법 천국이나 다름없다. 재벌은 사업에 힘쓰기는커녕 끔찍한 사고나 저지르고, 공권력은 범죄자와 결탁되어 있고, 그래서 범죄는 은폐되기 십상이고, '사'들도 거의 다 악당이고, 흙과 물에 억울한 희생자가 묻혀 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온갖 범죄가 발생 중이다. 정의로운 영웅의 목숨을 건 활약이 없다면 구제불능이다.한국이 얼마나 정의롭고 안전한데. 한국인이 얼마나 훌륭하고 이타적인데. 한국재벌이 얼마나 '노블레스 오블리주'인데. 드라마 만든 사람들, 애국심이 없네. 저런 사상이 의심스러운 드라마를 만들다니. 실제로 그와 같은 일이 발생해서 발칵 뒤집히고는 하지만,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아주 가끔 있는 일을 가지고, 만날 일어나는 것처럼 호도하다니 불순하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시청자가 있다면, 거짓말인 걸 알고 보는 괴력난신류보다 강력범죄드라마가 더 충격적인 판타지일 테다.전혀 판타지 같지 않은 드라마도 판타지일 수도 있다. 훌륭한 의료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낭만닥터 김사부'와 '병원선', 지구대 경찰의 애환을 그린 '라이브', 감옥도 살만한 곳이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 건지 어안이 벙벙한 '슬기로운 감빵생활'. 근래에 참 보기 드문 '리얼한' 드라마들이다. 하지만 일선 의료인과 지구대 경찰과 교도소 경험자에게 그 드라마들은 얼마나 사실적일까? 어쩌면 예능과 다큐의 '리얼'도 조작된 드라마일지 모른다. 누군가에게는 '리얼'이 괴력난신 판타지보다 어처구니없을 수 있다.판타지의 극한을 보여주는 드라마가 최근 방영 중이다. 국회의사당을 날려버리고 대통령 포함 정부 요인 수백 명을 한꺼번에 죽인 '60일, 지정생존자'. 알다시피 미드 '지정생존자'를 그대로 베꼈다. 아무리 베꼈다지만, 한국에서 국회의사당을 날리다니! 미드에서는 총질이 자유로운 나라여서 그런지 정말 많이 죽는다. 한드에서는 웬만하면 죽지 않는다. 귀신인지 좀비인지는 미드처럼 죽여도, 감히 사람을 함부로 죽이지는 못했다. 그런데 '60일, 지정생존자'는 갑자기 수백 명을 죽여버린 것이다. 미드 수준을 한 방에 따라잡기라도 하겠다는 듯이.드라마의 '비현실'이 더욱 안타까운 것은, 미드에서도 베꼈지만, 일드에서도 많이 베꼈기 때문이다. 일본만화, 일본소설을 대놓고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와 영화도 수두룩하고, 한드에 일본에서 빌려온 판타지가 가득하다는 건 불편한 진실이다. '비현실'이 나쁘거나 잘못된 것은 아닐 테다. 시청자를 만족시키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아니, 판타지 없는 드라마는 이제 불가능하다. 하지만 왜 꼭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데만 애쓰는 걸까. 판타지라도 은유하고 풍자하고 보듬고 해학이 있고 의미가 있는, '말이 되는' 드라마를 보고 싶다./김종광 소설가김종광 소설가

[노트북]밥 한끼의 진심

[노트북]밥 한끼의 진심

파스타를 파는 서울의 작은 식당에 사람들이 줄을 섰다. 이름난 맛집도 아닌데, 굳이 시간을 내어 이 식당의 파스타를 먹으려는 이유는 식당 주인이 SNS에 올린 글이 화제가 되면서다.식당 주인은 "결식아동 꿈나무 카드 그냥 안 받을랍니다"라는 글을 통해 결식아동에게 지급하는 꿈나무 카드의 불편함을 지적했다. 아이들에게 배불리 밥을 먹이고 싶은데, 가맹점이 되면 정산받는 과정이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정산을 포기하는 대신 굶는 아이들에게 무료로 밥을 주기로 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에게 신선한 제안을 했다. '가게 들어올 때 쭈뼛쭈뼛 눈치 보면 혼난다', '금액에 상관없이 먹고 싶은 것 이야기 한다', '다 먹고 나갈 때 카드와 미소 한번 보여주고 간다'는 제안이다. '가난은 불편한 것'뿐이라는 그는 아이들에게 '당당하라'고 주문했다. 그렇게 그의 글이 SNS에 퍼지면서 그 취지에 공감한 사람들이 식당의 매출을 올려주겠다며 연일 식당을 찾고 있다. 무상급식의 기원을 되짚어보면, 식당 주인과 식당을 찾는 수많은 이들의 마음과 같다. 사업 초기, 삼성 이건희 회장의 손자도 공짜 밥을 먹는 게 이치에 맞냐고 비판하며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반대논리와 강하게 부딪혔지만, 적어도 밥 앞에서 모든 아이가 평등하기를 바라는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되며 논란은 사그라졌다.하반기 시행예정인 경기도 고교무상급식도 오랜 풍파 속에 다져진 사회적 공감대 위에서 꽤 순조롭게 출발한 듯했다. 예산 분담률을 두고 파열음이 나기 전까지는. 예산을 분담하는 경기도, 경기도교육청,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 어느 곳에서도 무상급식의 당위성을 부정하지 않았다. 세 곳의 단체를 취재하며 공통으로 느낀 것은 사업의 출발선에 섰을 때 모두 같은 마음이었다는 것이다. 우리, 어른들이 건네는 편견 없는 밥 한 끼의 진심을 잊지 말자. /공지영 사회부 기자 jyg@kyeongin.com공지영 사회부 기자

[참성단]신흥 야구 명문 수원 유신고

[참성단]신흥 야구 명문 수원 유신고

수원 유신고가 청룡기 전국야구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경사라는 말로는 모자람이 있다. 쾌거다. 유신고는 이달 초 황금사자기에서도 우승했었다. 두 대회 연속 우승이다. 이런 패기라면 남은 대통령 배와 봉황기 배까지 전국대회 4관왕 위업 달성을 하지 말란 법도 없다. 전력이 역대 최고라서 더 그렇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다. 유신고에는 선발진, 계투진, 마무리의 조화가 완벽한 막강 투수진이 존재한다. 이번 대회에서 최우수선수상을 받은 좌완 허동윤은 5경기 21이닝을 던지면서 평균자책점 '0'을 기록하는 인상적인 투구를 했다. 제2의 류현진이라 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선수층도 두텁다. 여기에 극성맞은 동문의 후원까지, 여건도 좋다.그동안 야구 하면 '인천야구'였다. 인천은 한국 야구의 본산이다. 50·60년대 동산고와 인천고를 앞세워 고교야구를 평정한 '야구의 도시'였다. 70년대 들어 서울과 경북 부산 광주지역 고교 야구팀이 창단되면서 침체기를 맞기는 했지만, 여전히 강하다. 이제 그 명성을 수원 유신고가 이을 태세다.유신고의 전국대회 우승 의미는 크다. 그동안 수원은 야구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70년대 남창, 신풍, 세류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야구부가 운영되긴 했지만, '미완의 대기'는 모두 인천이나 서울로 빠져나갔다. 이들을 받아 줄 중·고등학교 야구팀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1984년 유신고가 야구부를 창설했다. 초창기엔 선수 부족 등으로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05년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한 번 우승한 적이 있지만, 그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지 못했다. 그러다 이번에 기적을 만들었다. 무엇보다 열심히 뛴 선수들의 덕이지만, 이들을 제대로 키워 낸 이성열 감독, 무한한 지원을 아끼지 않은 동문의 힘도 컸다.유신고 야구는 올해 창단 35년을 맞는다. 연륜만 따지면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다. SK 와이번스의 최정·최항 형제, kt wiz의 유한준·김민, 두산 베어스의 정수빈 등 걸출한 스타 선수도 배출했다. 유신고의 전국대회 우승을 발판으로 수원, 나아가 경기 야구의 부흥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수원을 연고지로 하는 프로야구 kt wiz도 이에 한몫할 것이다. 열렬한 야구팬으로서 너무도 들어보고 싶었던 말이 있었다. '신흥 야구 명문 수원 유신고' 말이다. 이제 광주일고, 경남고, 군산상고가 하나도 부럽지 않다. /이영재 논설실장

[기고]우리의 오래된 `산업유산` 도시재생을 만나다

[기고]우리의 오래된 '산업유산' 도시재생을 만나다

여성노동운동의 역사 '동일방직'박물관·촬영 스튜디오로 활용'일진전기' 문화·창작공간 조성고유 개성 살리는 문화벨트로'동구 재탄생' 정책 지원 필요1883년 인천항 개항 때부터 중·동구는 인천광역시의 중심 도시였다. 특히 동구는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만석동과 화수동 일대 갯벌을 메운 자리에 바닷가를 둘러싼 거대한 산업 벨트가 형성되었다. 이어진 6·25전쟁으로 고향을 잃은 피란민들이 대거 몰려들어 인구가 늘어났고 1960~70년대에는 산업화와 함께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 모여드는 도시였다. 1980년대까지도 동일방직과 한국기계공업, 일진전기, 두산중공업, 현대제철 등 대형기업의 성장과 인천항과 관련된 뱃사람, 상인 그리고 대형기업 근로자들의 배후주거지로서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그러나 2000년대 글로벌 경기침체와 산업 여건변화는 우리나라의 제조업 쇠퇴와 수도권 대규모 공장의 지방 이전이라는 결과를 가져오면서 기계·금속 등 전통 제조업으로 구성된 동구의 산업 또한 고전을 면치 못했고 대규모 공장들이 하나둘씩 이전하게 되었다. 또한 인천시 내 신규 택지지구가 개발되면서 중·동구와 같은 원도심 주거지의 노후화가 가속화되었고 동구의 활력은 급격히 떨어졌다. 동구를 도시재생이라는 돋보기로 들여다보니 근대산업의 배후지로서 전성기는 빛이 바랬으나, 시대상을 품은 오래된 주택가들이 역사와 문화와 함께 살아 숨 쉬고 있고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매력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기계가 멈춰버린 빈 공장 곳곳에는 여전히 인천시민들의 추억과 향수가 묻어있어 동구는 과거의 역사와 도시의 맥락을 이어주는 기억의 장소로 재평가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상세히 살펴보면 동일방직은 우리나라 최초의 노조 여성지부장을 탄생시킨 여성노동운동의 출발로 1950년대 지은 의무실, 1960년대 건립한 강당, 여공들이 지내던 기숙사 등은 1970년대 '알몸시위' '똥물투척사건'만으로 표현하기에는 벅찬 역사적 현장이었고 일진전기는 옛 공장 건물 형태가 잘 보존되어 있어 최근 영화나 드라마, 광고, 뮤직비디오의 촬영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이렇듯 근대건축물이 잘 보존되어 있고 보존된 건축물로부터 역사적 가치와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장소라면 이를 활용하고 미래자원으로서의 가치를 더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천시만의 도시재생계획,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지구단위계획의 수립은 시대적 요구이며 사명이라 생각된다. 특히 동구 만석동, 송현동 일원, 일진전기, 동일방직, 동아원 등의 공장 이전 부지에 대해서는 토지매매를 목적으로 한 이른바 '쪼개기'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예방하고 역사적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보전해 도시를 활성화하고자 함이다. 이를 위해 동일방직은 여성노동운동의 역사적 가치를 되새긴 여성노동역사박물관·영상촬영 스튜디오로 활용하고 일진전기는 촬영스튜디오를 연계한 문화·창작 공간으로 조성해 근대 산업유산을 활용한 역사·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지역 고유의 역사와 개성을 함께 살리는 도시재생을 통해 괭이부리마을, 배다리 헌책방 거리 등 역사·문화 콘텐츠들과 연계하고, 만석·화수부두 해안산책로 등 자연경관과 어우러지는 문화벨트를 조성해 동구 재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도록 정책 지원도 꾸준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역사적 가치가 개발 논리에 밀려 수많은 근대 산업유산들이 훼손, 멸실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보전과 개발의 균형을 맞추어 발전할 수 있는 계획을 함께 고민해봐야 할 공간적, 시간적 적기이다. 대규모 공장 이전부지 내 근대건축물을 보전하는 지구단위계획을 마련하여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음과 동시에 문화자원이 지역자산이 되고 지역발전에 새로운 바람이 되기를 300만 인천시민과 함께 기대하며 다음과 같은 말로 끝맺고자 한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더라.(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유홍준)"/정동석 인천시 도시균형계획과장정동석 인천시 도시균형계획과장

[풍경이 있는 에세이]신데렐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요

[풍경이 있는 에세이]신데렐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요

재혼가정 많은데 계모는 아직 '악역'이 무슨 시대착오적 노래란 말인가고민중인 4살아이 엄마 후배 말하길"새로운 시선 동화는 새엄마 구박해도왕자님이 있어 괜찮다네요"… 맙소사다섯 살 된 아이는 잠자리에 누울 때마다 노래를 불러달라고 한다. 생각나는 대로 한 곡씩 불러주는데, 곧잘 따라 한다. 곰 세 마리 겨우겨우 서툰 발음으로 부르던 시절이 이미 옛날 같다. 매일 밤 그러다 보니 이제는 불러줄 노래도 다 동이 났다. 무슨 노랠 해주지. 문득 생각이 났다. "신데렐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요……."시작하자마자 선곡에 실패했다는 걸 깨달았다. 가사가 좋지 않다. 하지만 아이는 '신데렐라'가 나오자마자 눈이 동그래졌다. 핑크드레스를 입고 파란 머리띠를 하고 반짝이는 유리구두를 신은 그 신데렐라! 다른 노래를 불러주겠다고 했지만 이미 늦었다. 별수 없이 끝까지 불러주었다. 신데렐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요, 계모와 언니들에게 구박을 받았더래요……. 이 무슨 시대착오적인 노래란 말인가. 재혼가정이 수두룩한 시절이다. 하지만 동화 속 계모는 아직 악역이다. 친구는 여중생 딸을 가진 남자와 결혼을 했다가 곧 헤어졌다. 견딜 수가 없었단다. "여중생 딸을 내가 행여 구박이라도 할까봐 내 눈치를 계속 보더라고. 시댁 식구들이 다 내 앞에서 어쩔 줄 몰라 해. 하루 종일 감시를 받는 기분이었어." 그 시선이 부담스러워 구박은커녕 친해질 수도 없었다고 했다. 아무 짓도 하지 않고서도 못된 계모가 된 것 같아 친구는 결혼생활을 끝냈다. 아이는 아직 신데렐라가 그저 예쁜 공주님인 줄 알고 있다. 계모가 뭔지, 구박이 뭔지 모른다. 그냥 따라 부른다. 다음날에도, 그 다음날에도 '신데렐라는 어려서……' 하고 노래를 불렀다. 아이는 이제 백설공주도 읽게 될 것이고 선녀와 나무꾼도 읽게 될 것이다. 백설공주와 신데렐라를 구박한 계모의 존재를 알게 될 것이고 뿔 달린 도깨비만큼이나 새엄마를 두려워하게 되겠지. 선녀의 날개옷을 숨겨 아내로 삼아버린 나무꾼이 범죄자인 줄도 모르고,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속담을 배운 뒤엔 스토킹 범죄자를 두고 의지가 강력한 자로 오해할는지도 모른다. 콩쥐는 예쁘고 팥쥐는 못생겨서, 못생긴 소녀는 못된 소녀라 생각할는지도 모른다. "별걱정을 다 하네. 니들도 어릴 때 다 그거 읽고 컸어."친정엄마는 나에게 유난을 떤다며 한소리 하지만 별걱정을 다 하는 게 아니다. 그걸 읽고 자란 내가 그 동화들이 이상하다는 걸 깨닫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그리고 아직 여전한 그 편견을 깨기 위해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는데. 3년 동안 따라다닌 여자를 이제 그만 포기해야겠다는 노총각 친구의 말에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이 너도나도 말을 보탰다. "무슨 소리야?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어! 포기하지 마. 언젠간 네 마음을 알아줄 거야." 그 분위기에 기겁을 했다. "하지 마, 하지 마! 그거 스토킹이야. 범죄야." 부추기던 친구들이 무안해했다. "넌 무슨 말을 그렇게 하냐? 그냥 위로해 주자고 하는 말인데 뭘 그렇게 유난을 떨어?" 그런 식의 위로는 하지 말란 말이다. 그건 듣기만 해도 불쾌하고 두려운 일이다. 어린이집에서 친구가 자꾸 괴롭힌다고 하소연하는 아이를 두고 상대 아이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 애가 널 진짜 좋아하나 봐. 네가 예쁘고 좋아서 그런 거야. 정말 미안해. 조심시킬게." 네 살 아이를 키우는 후배도 나와 똑같은 고민 중이었다. 어쩌다 신데렐라 노래를 불러주고 말았단다. "동화를 새로운 시선으로 다시 쓴 오디오북이 있다고 해서 신데렐라를 틀어줬어요. 결말이 뭔지 아세요? 새엄마가 구박해도 괜찮아, 신데렐라에겐 왕자님이 있으니까. 이거였어요." 아이고, 맙소사. 왕자님이 있어서 괜찮다니. 이 노릇을 어쩌나./김서령 소설가김서령 소설가

[오늘의 창]인천시교육청 청사이전 불감증

[오늘의 창]인천시교육청 청사이전 불감증

인천시교육청 청사를 옮기자는 이야기가 또 나왔다.지난 16일 인천시가 남동구 구월동에 있는 인천시교육청 청사를 서구 '루원시티'나 서구에 있는 인천시인재개발원 부지로 이전하는 방안을 교육청에 공식 제안한 것이다.인천시의 인천시교육청 청사 이전 제안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전임 유정복 인천시장 재임 시절인 지난 2016년과 송영길 전 인천시장도 비슷한 제안을 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수차례의 이전 제안은 무산됐다.그동안의 학습효과 때문인지 이번 제안에 대해 시교육청 직원들의 분위기는 냉랭하다. 당혹스러워하는 목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우리 집 이사 문제를 남이 거론하는 것에 대해 불쾌한 감정을 느낄 법도 한데, 교육청 내부에서는 이 같은 기류조차 감지하기 힘들다. 적어도 '청사 이전'이라는 단어에 대해서는 인천시교육청이 철저히 불감증에 걸린 것 같다.이유가 있다. 교육청 직원들은 사안의 본질을 살피기보다는 시의 제안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려는 이들이 많다. 인천시가 어려움을 겪는 이슈를 또 다른 이슈로 덮으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적지 않다.무엇보다 일의 순서가 잘못됐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 최근까지 인천시가 보내온 이전 논의 관련 공문 하나 없었다고 한다.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이 인천시민들의 생각일 것인데, 시의 이번 제안에서 공론화를 위한 절차나 방법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교육청은 "검토할 계획이다"는 입장을 내놓기는 했지만, 시의 제안을 진정성 있게 다루기는 힘들어 보인다는 것이 지금 교육청의 분위기다.시교육청 청사 이전은 특정인의 개인기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그래서도 안되는 사안이다. 교육청 청사 이전이 인천시민을 위해 꼭 필요해서 추진하는 것이라면 인천시는 즉흥적인 기자회견이라는 형식을 통해서가 아니라 다른 방식을 택했어야 옳다. 일을 풀어가는 데는 형식과 절차가 중요하다. /김성호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ksh96@kyeongin.com김성호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특별기고]합창의 즐거움에 대하여

[특별기고]합창의 즐거움에 대하여

'2019 남양주 사릉 시민 합창페스티벌' 성황세대 아우른 13개팀 감미롭고 웅장한 멜로디주민들 세계적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 기대축제 통해 이웃사촌간 공동체의식 더 단단2010년에 방영된 KBS '남자의 자격' 합창단을 기억하는 사람은 알 것이다. 인간이 가진 목소리가 한데 어우러질 때 그 아름다움과 감동이 얼마나 큰 것인지. 각자의 삶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소리를 모으고 함께 같은 꿈을 꾸는 것이 얼마나 가슴 떨리는 순간인지를 말이다. 10여 년 만에 합창의 감동을 남양주 사릉(思陵)에서 다시 느꼈다.지난 6일 단종 비인 정순왕후의 능인 사릉에서는 남양주 사릉 시민 합창 페스티벌이 열렸다. 그날은 마침 정순왕후의 승하일이었다. 승하일에는 항상 비가 내린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역시나 가벼운 빗방울이 흩날려 더위를 식혀주었다. 경연을 거쳐 선발된 9개 민간합창단 팀과 시립합창단 등 모두 13개 팀의 공연이 있었는데 유치원 어린이부터 고령의 어르신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노래를 선사했다. 무대 위에서 서로 격려의 눈빛을 교환하며, 마음을 맞춰 들려주는 아름다운 목소리는 두 시간 동안 감미롭게 때로는 웅장하게 사릉을 휘감았다.남양주에는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40기의 조선왕릉 가운데 사릉을 포함한, 광릉, 홍릉, 유릉 등 모두 4기의 왕릉이 있다. 특히 다른 조선 왕릉과는 다르게 비교적 도심과 가까운 데 자리하고 있어 접근성이 꽤 좋은 편이다.하지만 시민들이 왕릉을 자주 찾고 즐길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 이번 합창 페스티벌을 계기로 지역 문화유산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생겨나길 기대해 본다. 주민들의 발길과 사랑이 더해질 때 비로소 왕릉은 단순히 왕릉이 아니라 살아 숨 쉬는 공간이 될 것이고, 후세에도 그 이름을 전할 수 있으리라 믿기 때문이다.아울러 인류의 역사와 함께해 온 합창이 지닌 큰 울림에 주목해보고 싶다. 200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에스토니아의 합창 축제가 좋은 예이다. 북유럽의 발트해 3국 중 하나인 '에스토니아'에서는 5년마다 성대한 합창 축제가 열린다. 에스토니아 말로는 '라울루피두(Laulupidu)'라고 하는데 '노래잔치'라는 뜻이라고 한다. 최대 2만명까지 오를 수 있는 무대와 8만명까지 수용하는 무대 앞 공원을 합하면 모두 10만명이 노래를 부르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다. 에스토니아인으로서 긍지를 북돋고 독립국가에 대한 의지를 세계에 천명하는 이 축제는 1896년부터 열렸다고 하니 150년이 넘는 유네스코가 인정한 떼창 축제인 셈이다. 노래는 에스토니아 사람들의 민족정신을 지켜주는 유일한 수단이었고, 이 축제는 인근 국가인 라트비아와 리투아니아까지 전파되어 발트 3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예전에는 우리나라도 지역마다 민요가 있었다. 어떤 노래를 부르는지에 따라 어느 지역 사람인지가 드러났다. 축제를 통해 같은 노래를 이어 부르며 지역의 공동체의식은 더 단단해졌다. 우리 남양주시는 신도시 개발로 새로 이사 오는 가구가 경기도 내 시·군 중에서 거의 1, 2위를 다툴 정도로 매우 많다. 남양주가 제2의 고향으로 그리고 자녀들과 함께 쭉 살고 싶은 곳이 될 수 있으려면 여러 가지가 필요할 것이다. 합창도 그중 하나가 아닐까. 다행히도 남양주에는 지역별로 다양한 시민합창단이 활동 중이다. 목소리로 아름다운 멜로디를 들려주는 합창의 즐거움에 푹 빠지면 낯설게 느껴졌던 주민이 어느새 이웃사촌이 되고 자연스레 오래오래 함께 살고 싶은 동네가 되지 않을까. 다행히 가수 뺨치게 노래 잘하는 사람도 많은 세상이니 작은 음이탈쯤은 새로 사귄 이웃들이 아름다운 음색으로 덮어 줄 것이다. 작은 용기를…./조광한 남양주시장조광한 남양주시장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하위지언:  무엇을 말을 아는 것이라 하는가?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하위지언: 무엇을 말을 아는 것이라 하는가?

관상에는 觀象과 觀相이 있다. 관상(觀象)이란 단어는 주역에서 나온 것으로 괘상(卦象)이나 물상(物象)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태극기에도 들어있는 건괘(乾卦)는 그 상이 양획으로만 구성되어 강건한 상이고, 양으로만 순일하기 때문에 천상(天象)이라고 말하는 것들이 그것이다. 이에 비해 관상(觀相)은 주로 사람의 외형이나 내면의 특성을 빈부나 귀천이나 심성 등과 관련하여 정의할 때 사용되는 단어이다. 관상 중에 가장 보기 힘든 것이 심상(心相)이란 것은 누구나 하는 이야기이다. 그만큼 사람의 마음은 알기 어렵다. 오죽하면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있을까? 그러나 사람의 마음은 알기는 어렵지만 알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사람의 심상(心相)을 보는 법에 대해서 가장 정확히 이야기한 책이 바로 논어와 맹자이다.맹자는 선생님의 최대장점이 무엇이냐는 제자의 당돌한 질문에 기(氣)와 언(言) 두 방면을 말하였다. 이른바 호연지기(浩然之氣)와 지언(知言)이라는 맹자의 최대 화두이다. 제자가 묻는다. 무엇을 말을 아는 것이라 합니까? 이 대목에서 지언(知言)은 직역하면 '말을 안다'란 뜻인데 단순히 언어능력을 이야기한 것이 아니다. 말씀 언(言)을 파자(破字)하면 입(口)밖에 나온 굳어진 마음( )이다. 굳어진 마음을 풀어보면 그 말이 나온 출처인 마음을 알 수 있는데 맹자는 그것을 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이다. 누군가 무슨 말을 하면 그 말을 따라들어가 그 사람의 마음을 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맹자의 관상법은 그 사람이 하는 '말'을 중시한다. 맹자는 사람들의 4가지 심리를 반영하는 말을 편벽된 말, 방탕한 말, 부정한 말, 도피하는 말로 정의하였다. 잘 살펴볼 일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경제전망대]스마트시티 최고의 의사결정 기술 `디지털 트윈`

[경제전망대]스마트시티 최고의 의사결정 기술 '디지털 트윈'

가상실험 통해 현실생활 미리 예측화재·범죄·재난·환경변화 신속대처지역개발 구성원들간 협업도 유도예산절감등 경제적 기여효과 클듯'효율·혁신' 매개체 빨리 접했으면"디지털 트윈?" 듣고 있던 아내가 고개를 갸웃한다. '4차 산업혁명'이니, '스마트시티'니, '블록체인'이니 회사에서 지겹도록 듣던 왁자한 용어들을 집으로 데리고 오면 생뚱맞은 단어가 된다. 4차 산업혁명을 연재하는 뉴스에서 '디지털 트윈'이라는 말이 영 생소했던 모양이다.'디지털 트윈'이란 쉽게 컴퓨터에 현실 속 사물의 쌍둥이를 만들고,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컴퓨터로 가상실험함으로써 결과를 미리 예측하는 기술이다.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실제 이 기술은 현재 우리 생활 상당한 분야에 스며들어 있다. 실례로 항공기가 비행하면서 겪게 되는 환경정보를 수집해 디지털 트윈에 적용하면 환경이 항공기에 미치는 영향과 기기 고장을 예측할 수 있고,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자신의 환자와 유사한 '디지털 환자'정보를 통해 효과적인 치료와 대처방법을 시뮬레이션해 볼 수도 있다. 디지털 트윈의 재미있는 사례는 공상 영화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는데, 아이언맨의 주인공인 토니 스타크가 아이언맨 슈트 홀로그램 형상에 디지털 트윈을 활용해 슈트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장면은 보는 이들의 큰 흥미를 불러일으켰다.특히 4차 산업혁명의 꽃이라 불리는 스마트시티에서 '디지털 트윈'은 입체적인 공간정보를 통해 화재, 범죄와 같은 각종 도시 재난이나 일조, 강수량 등의 환경변화, 정책 결정 선택에 따른 시뮬레이션 등으로 그 파급효과와 대처방안을 마련할 수 있게 해 준다. LX는 이전한 본사가 있는 전주시를 대상으로 안전하고 편리한 스마트도시를 구축하기 위해 행정 데이터와 LX의 IT를 접목시킨 디지털 트윈 기술을 구현하고 있는데 교통, 방범, 대기환경 등 도시 현안 문제들을 3차원 공간분석 입체모델을 활용해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미국 보스턴시에서는 도시 내에 세워질 초고층 건물이 공원에 미치게 될 일조 영향과 재정적 이익 창출 사이에서 시민과 의회가 결정을 고심하고 있을 때, '디지털 트윈'을 통한 일조권 평가로 당초 설계보다 24m 이상 낮은 높이로 합의가 이루어진 사례가 있다.'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한 그림자 분석 및 지역개발 영향평가 도구는 당시 검토를 위한 시개발 담당자, 유관기관 담당자, 커뮤니티 구성원 등의 협업을 급속도로 이끌어 내게 된다. 이 프로젝트의 실효성으로 보스턴시는 홍수예측, 공유 자전거, 자율주행 차량 분석 수행 등에 디지털 트윈을 적극 활용하고, 프로젝트 진행 사항 등을 시민들에게 개방해 누구나 널리 사용하고 다양한 사람들이 협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디지털 트윈' 기술은 이해관계에 매몰된 사회적 갈등 및 정책실패의 감소에 따른 예산 절감, 시민결정 참여 확대에 따른 사회 신뢰비용 등의 감소에 기인한 경제적 기여효과 또한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며, 신속·투명하고 합리적인 정책 의사결정의 도구로서 과학적 근거를 명확히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효율'과 '혁신'의 시대, '디지털 트윈'이 효율과 혁신을 겸비한 의사결정 매개체로 빛을 발하고, 시민들의 자율적 의사가 살아 숨 쉬는 스마트시티가 하루빨리 다가오기를 꿈꿔본다./주한돈 LX(한국국토정보공사) 경기지역본부장주한돈 LX(한국국토정보공사) 경기지역본부장

[참성단]80대 로커의 도전정신

[참성단]80대 로커의 도전정신

일렉트릭 기타(일렉기타)가 처음 선보였을 때 음악계에서는 일렉기타를 악기 범주에 포함시키는 게 타당한지를 놓고 설왕설래 말이 많았다고 한다. 고전 현악기는 물론 어쿠스틱 기타에 필수적인 울림통이 없는 '요상한' 악기였기 때문이다. 금속현의 진동을 전기신호로 바꿔 소리를 증폭시키는 방식이 당시로서는 적잖이 낯설었던 듯싶다. 하지만 이제 일렉기타는 현대 대중음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악기의 강자로 자리 잡고 있다.일렉기타의 매력은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다양한 음색과 갖가지 특수 주법을 꼽을 수 있다. 실제로 밴딩, 팜뮤트, 라이트핸드 등 일렉기타의 주법은 이름만 외우기도 벅찰 정도로 종류가 다양하다. 클래식 기타의 하모닉스 주법을 응용한 피킹하모닉스 주법처럼 일렉기타에 특화된 주법들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이들 주법은 대부분 기타에 '미친'(?) 사람들이 개발했을 터이다. 밤낮으로 기타를 끼고 살면서 이리 쳐보고 저리 뜯어보다가 "어! 이런 소리도 나네?" 하면서 영감을 얻어 새로운 주법으로 발전시켰지 않았나 싶다.우리나라에도 이처럼 기타에 미친 사람이 있다. 한국 록음악의 대부 신중현이다. 그는 일렉기타의 매력을 대중에게 알린 최초의 뮤지션이라 할 수 있다. 그의 히트곡 '미인'의 도입부에 등장하는 기타 리프(Riff, 짧은 선율적 악구)는 한번 들으면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인상적이다.그가 며칠 전 81세의 나이로 새 앨범을 발표했다. 지난 2009년 펜더사에서 특제 기타를 헌정받은 것에 대한 '헌정 기타 기념 앨범'이다. 그가 펜더기타를 헌정받은 것은 에릭 클랩튼, 제프 백 등에 이어 세계에서 여섯번째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2006년 은퇴 공연 이후 연주활동을 접었던 그가 펜더의 헌정을 계기로 새로운 주법을 개발했다는 점이다. 이른바 '삼삼(33) 주법'으로, 왼손의 검지와 중지, 새끼손가락 등 세 손가락을 주로 사용하는 주법이라고 한다. 기타 실력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그의 아들 신대철도 "33주법을 하기 위해서는 기타를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한다"며 포기했을 정도라고 하니 상당히 파격적인 주법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실제로 그는 이 주법을 완성시키기 위해 손 마디마디에 각인된 기존의 주법을 과감히 버렸다고 한다. 이번 앨범도 이 주법으로 녹음했다. 80대 로커의 도전정신이 새 앨범에 어떻게 녹아있을지 사뭇 궁금하다. /임성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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