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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에 물바다… `장마 걱정에 잠긴` 수원 SK V1 중고차단지

폭우에 물바다… '장마 걱정에 잠긴' 수원 SK V1 중고차단지

개업 3개월밖에 안된 새 중고차 단지큰비 내린 18일, 옥상서 누수 소동입주업체 직원 부실공사 의심 확산관계자 "유리마감 문제·보수 예정"문을 연 지 3개월밖에 안 된 '수원 SK V1 MOTORS' 중고자동차 매매단지가 최근 쏟아진 폭우에 못 견뎌 건물 곳곳에서 누수가 발생했다.건물 내 천장 여기저기 비가 내리는 듯한 정도로 물이 새자 입주업체 직원들 사이에서는 옥상층 방수와 관련해 부실시공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온다.오후 4~5시 사이 수원지역에만 약 29㎜(기상청 관측자료 기준)의 폭우가 내린 지난 18일(일 강수량 36㎜) 매매단지 건물 지상 6층 사무실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천장에서 떨어지는 빗물을 받아낼 통을 가져다 놓느라 정신없는 하루를 보냈다.지상 6층의 매매단지 건물 옥상 일부에서 누수가 발생, 천장의 최소 5개 지점에서 물방울이 떨어져 복도 바닥에 물이 차고 있었기 때문이다.지난 2월 입주를 시작해 현재 80여개 업체가 들어서 있는 매매단지는 경기지역 최대 중고차 시장이 조성된 수원지역의 최초 자동차 복합매매단지라는 점에서 착공 때부터 관심을 끌었다.지역 중고차 업계도 그동안 중고차 매매만 해왔던 기존 단지와 달리 상업시설까지 복합된 대규모 단지가 만들어져 시장이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했다.하지만 영업을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건물 곳곳에 심한 누수가 발생하면서 혹시라도 건물 내 부실공사가 있었던 것 아닌지 직원들은 의심하고 있다.한 입주업체 직원 A씨는 "누수가 너무 심해 건물 옥상에 올라가 보니 바닥 여기저기 심한 균열이 생겨 이미 일부 보수가 이뤄진 흔적이 있었다"며 "다음 달 말이면 장마철이 다가올 텐데 원인을 빨리 찾지 못하면 코로나19에 가뜩이나 손님이 적은데 그때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걱정"이라고 호소했다.매매단지 관계자는 "어제(19일) SK건설에서 점검을 나왔고 다시 보수작업이 있을 예정이다. 옥상 방수 문제는 아니고 건물 최상층 유리로 마감된 부분 실리콘 어딘가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옥상 일부 균열 때문에 보수 작업한 건 맞지만 균열이 생겼다고 마감 하부 방수층에 이상이 있는 건 아니다"고 해명했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수원지역에만 시간당 29mm 강수량의 폭우가 쏟아진 다음날인 지난 19일 대규모 복합단지로 문을 연지 3개월밖에 안 된 '수원 SK V1 MOTORS' 중고자동차 매매단지 건물 최상층인 6층 복도에 천장에서 새는 물을 받기 위해 직원들이 가져다 둔 통이 여기저기 놓여져 있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

이춘재 8차사건 재심 檢·변호인 "위법 수사·증거 오류"

이춘재 8차사건 재심 檢·변호인 "위법 수사·증거 오류"

'이춘재 경기남부 연쇄살인 8차 사건'의 진범으로 몰려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모(54)씨.출소 이후에도 10년간 자격정지 명령 탓에 지난 4·15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난생 처음 투표권을 행사했다.윤씨는 "화성 8차 사건 범인으로 몰리기 전에는 선거권이 있었지만 행사하지 못했다"며 "범인으로 몰려 20년 넘게 징역을 살면서 처음 투표권을 행사하게 됐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서 고생했다"고 말했다.윤씨의 살인, 강간치사 혐의 사건을 맡았던 수원지법 형사합의2부는 1989년 10월20일 윤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당시 윤씨의 나이는 22세였다.상급심에서 윤씨의 상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윤씨는 무기징역 확정 판결을 받고 20년을 복역한 뒤 지난 2009년 청주교도소에서 가석방됐다.이춘재가 지난해 이 사건 범행을 자백했다. 윤씨는 박준영 변호사, 법무법인 다산 김칠준·이주희 변호사와 함께 지난해 11월 수원지법에 재심을 청구했다.19일 오전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박정제)는 윤씨의 재심 사건 첫 공판을 심리했다. 이날 검찰과 윤씨 측 변호인은 나란히 "위법한 수사가 명백하고, 유죄의 증거로 사용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음모 감정결과에 조작 또는 오류가 있다"고 했다.박 변호사는 현장검증의 위법성에 대해 주장하며 봉준호 감독의 영화 '살인의추억'의 한 장면을 재생하기도 했다.재판부는 이날 국가기록원에 보관된 박양 사건 당시 현장에서 채취한 음모 2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했다.2차 공판은 오는 6월15일 오후 2시 수원법원종합청사 법정동 501호에서 열린다. 윤씨가 일하던 농기계수리센터의 사장 홍모씨 등 3명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

[경기도 가구산업 발전방안 토론회]"협동조합 중심 `혁신 생태계` 만들어 수출 경쟁력 갖춰야"

[경기도 가구산업 발전방안 토론회]"협동조합 중심 '혁신 생태계' 만들어 수출 경쟁력 갖춰야"

'1차 5개년 계획' 산업규모 성장 불구수출 8.1% 불과… 대기업 진출도 문제품질 유럽수준… 가격경쟁 中에 밀려선진국 능가 환경규제 대응 여력 부족흩어진 업체들 집적땐 고급인력 늘것각 주체 유기성 향상 '플랫폼' 구축을중소기업중앙회 경기지역본부는 제32회 중소기업 주간을 맞아 경기도 가구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경기도 가구산업 발전 방안' 토론회를 경인일보와 공동 주최했다.11일 경인일보사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번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현재 경기지역 가구산업과 관련 경기도 가구 제조업 고용 증가율이 전국 수치를 뛰어넘을 정도로 높은데 기술과 가격 등에서 대기업에 밀려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이에 경기지역 기존 가구 협동조합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혁신 생태계 구축'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에 참석자들이 모두 입을 모았다.# 커지는 대기업에 시름 앓는 중소 가구기업경기도는 지난 2014~2018년 추진한 1차 가구산업 5개년 발전계획으로 도내 가구산업이 성장할 수 있었음에도 대부분 매출이 내수에 그쳐 해외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황영성 경기도 특화기업지원과장은 "경기도 가구시장 규모는 2013년 3조9천억원에서 2017년 5조8천억원으로 늘어날 만큼 지속 성장하지만 전체 생산액 대비 수출은 평균 8.1%밖에 안 될 만큼 수출 경쟁력이 약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케아나 한샘·현대리바트·에넥스 등 대규모 가구기업의 도내 진출과 매장 확대 영향에 중소 가구기업은 자체 브랜드 개발과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현재 경기도 가구산업에 대해 평가했다.이날 참석한 가구업계 토론자들도 경기도의 5개년 발전계획이 지역 가구산업 인프라 조성에 큰 역할을 했지만 국제 산업 관점에서는 품질에 비해 가격이 높아 도내에서 사업을 늘려가는 대기업과 견주기 힘들 정도로 경쟁력이 취약하다는 점을 강조했다.이에 김현석 대한가구산업협동조합연합회 전무이사는 "국내 가구산업은 국제적 입지에서 품질이 유럽과 대등할 정도로 우수하다"며 "그런데 가격 경쟁력은 중국보다 낮고 디자인 기술도 떨어진다는 평을 받는다"고 지적했다.정오균 한국주택가구협동조합 이사도 "대규모 가구 제조업체 외에 인테리어 기업도 시장에 대거 진입해 영세 가구업체가 도산하는 경우가 파다하고 선진 해외국을 능가하는 환경규제에 대응할 여력도 부족한 게 현실"이라고 호소했다.# 경기도 가구산업 지역 '여기저기' 산재 "산업단지 집적 필요"경기도 가구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먼저 도내 곳곳에 흩어진 가구 제조시설과 관련 업체 등이 집적 효과를 낼 수 있는 산업단지를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김현석 전무이사는 "도내 가구단지와 관련 시설은 포천·광주 등을 비롯해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퍼져 있는데 집적 효과를 낼 시설이 마련되면 고령자나 외국인 노동자만 몰리기 보다 전문 디자이너 등 고급 인력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업 간 협업은 물론 원·부자재 구매와 물류비·임대료·부대시설 등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하지만 가구산업 집적 효과를 위한 산업단지 조성이 선행돼야 한다는 조건들도 제시됐다. 정용주 경기도가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산업단지가 조성되더라도 입주 조건 중 일부 가구업종은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판교테크노밸리와 같은 IT 산업단지와 달리 인프라가 열악해 우수 인력 수급도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정오균 한국주택가구협동조합 이사는 "업체가 모여 있으면 여러 비용 절약 효과는 생기지만 대상 업체별로 이전이 가능한지와 이전에 따른 인력 유지 어려움 등에 대해서도 검토를 꼭 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 협동조합 중심 '혁신 생태계 조성'으로 경쟁력 키워야 이날 모든 토론자들은 글로벌 경쟁력이 취약하고 곳곳에 산재 돼 있는 경기도 가구산업을 위한 해결 방안으로 지역 가구 협동조합이 중심이 된 새로운 '혁신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지금까지 이어져 온 개별적인 중소 가구기업 지원보다는 전반적인 업계의 경쟁력을 높일 플랫폼 등 생태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것이다.김 이사는 이에 대해 "2012년 가구산업이 경기도 특화산업이 된 이후 지난해까지 사실상 유명무실했고 가구 업계가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위기에 직면했다"며 "상황을 타개하고 도내 가구산업 경쟁력을 높이려면 생태계 조성을 위해 공동 목표를 세워 유기적 협업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형식적 플랫폼 조성에 그치지 말고 실질적 성과를 나타내기 위한 내실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홍진동 경기중소벤처기업청 조정협력과장은 "플랫폼이 이제 단순히 중간 역할만 해주는 게 아니다"라며 "중간에 모인 정보와 각 주체의 유기성을 향상시켜 단순한 플랫폼이 아닌 진정한 가구산업 혁신 클러스터가 되도록 모두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 이사장은 "경기도 가구산업 생태계 조성과 이외의 공동·협력사업을 나중에 진행할 경우 기존에 네트워크가 형성된 중소기업협동조합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활용해야 시너지 효과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기도와 경기도의회도 경기도 가구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고 단순한 플랫폼 조성이 아닌 지속가능한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 황영성 과장은 "가구산업 위기는 물론이고 포스트 코로나19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경기도 가구산업의 혁신 생태계 구축이 필요한 시기"라며 "경기도가 1차 발전계획은 2018년 마쳤고 지난해부터 2차 계획에 들어갔는데, 조만간 경기도 차원의 가구산업 토론회를 다시 열어 필요한 사항이 꼭 반영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이번 토론회를 마련한 이기중 중기중앙회 경기지역본부장은 "이번 토론회는 정부·지자체와 지역 업계가 경기도 가구산업 발전을 위해 논의하는 뜻깊은 시간이었고 앞으로 토론이 지속돼 성과로 나타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참석 패널: 이기중 중소기업중앙회 경기지역본부장, 홍진동 경기중소벤처기업청 조정협력과장, 황영성 경기도 특화기업지원과장, 조광주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 위원장, 추연옥 중소기업중앙호 경기중소기업회장, 정용주 경기도가구공업협동조합 이사장, 김현석 대한가구산업협동조합연합회 전무이사, 정오균 한국주택가구협동조합 이사, 조영상 경인일보 경제부장.11일 오전 경인일보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경기도 가구산업 발전방안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미래사회포럼]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교수 강의, "인공지능 시대 산업 경쟁력 확보… 디지털 이행 앞장선 선례 배워야"

[미래사회포럼]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교수 강의, "인공지능 시대 산업 경쟁력 확보… 디지털 이행 앞장선 선례 배워야"

이경전 경희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7일 경인일보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8기 미래사회포럼 강연에서 '인공지능 현황과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주제로 강의했다.이 교수는 "현재 어떤 인공지능 기법들이 실제로 기업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인공지능 기법을 활용한 스타트업들을 소개하려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어떤 AI 방법론이 나온다고 해도 많은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제한된 시간과 자원의 제약조건을 충족시키는 인공지능 시스템의 최대 또는 최소 함수 값을 구할 수 없다"며 "도메인을 잘 정해야 하고, 도메인에 따라 Human-AI Mixed System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인공지능 관련 투자 및 경제참여 전략을 소개했다. 이 교수는 "완전 자율 블록체인보다는 사용자 중심의 책임 있는 서비스를 지향하는 회사나 특정 분야에 인공지능을 잘 적용해 고객 가치를 확실히 제공하는 회사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마지막으로 향후 인공지능 개발을 위한 국가적 차원의 목표와 과제를 제시했다. 그는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한국이 산업화에서 정보화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이행을 앞장섰던 것에서 배워야 한다"며 "가장 필요한 제품과 서비스를 선도적으로 개발해 나가면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을 만들어가는 전략 외에는 없다"며 강의를 끝맺었다. /고정삼기자 kjs5145@kyeongin.com7일 오후 경인일보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8기 '미래사회포럼'의 강사로 나선 이경전 경희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가 '인공지능 현황과 비즈니스 모델'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세월호 그후, 또 4월이 간다·(1)치유의 부재-트라우마]인터뷰·박지영 상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세월호 그후, 또 4월이 간다·(1)치유의 부재-트라우마]인터뷰·박지영 상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기나긴 투쟁, 나이 드는 유가족… 트라우마 본격적 발현 안돼'안전한 대한민국' 만들기 위해 참사 새롭게 정의해야할 시점두 유가족의 이야기는 '트라우마'라는 공통 분모로 귀결된다. 세월호 참사로 가족을 잃은 슬픔에서 비롯된 정신적인 고통이 또 다른 비극으로 이어졌다. 누군가는 유가족들에게 "그 정도면 됐다"며 일상으로 복귀할 것을 주문한다. 이들의 말처럼 유가족들의 트라우마는 충분히 치유된 것일까."세월호 참사 이후 당신 삶의 변화는 어떠한 것이었습니까?"동생에 이어 아버지까지 잃은 김씨에게 던진 이 질문을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생존자 등에게 한 연구자가 있다. 그날의 시간에 갇힌 피해자들의 삶을 관통하는 물음이다. 이들은 건강 상태, 경제 여건, 사회적 관계 등 자신이 오랜 기간 쌓아온 것들이 모래성처럼 부서지는 경험을 하고 있다.박지영 상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지난 2017년 11월부터 2018년 3월까지 5개월간 참사 피해자를 대상으로 인터뷰 기반의 연구를 진행했다. '공감 격차'는 이 연구의 중요한 키워드였다. 캐나다의 인간공학자 캐런 메싱은 그의 저서 '보이지 않는 고통'에서 이 말을 썼다. 가령 일하기 위해 어깨를 반복적으로 써야 하는 노동자가 통증을 느껴 병원에 갔을 때 "어깨를 쓰지 말라"고 의사가 처방하는 상황을 일컬어 공감 격차라고 부른다. 의사는 증상만 보았고, 증상이 나오기 전까지 환자의 삶을 보지 못한 것이다.박 교수도 외부인의 시각이나 전문가의 진단 차원의 관여에서 벗어나, 먼저 세월호 유가족의 삶을 이해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이 연구를 시작했다."우린 모두 증상만 봤어요. (트라우마가) 어디에서 왔고, 왜 왔는지 관심이 없었어요. 진상규명을 하지 않고, 운이 없어 죽은 걸로 만든 국가에 대한 좌절감이 생각보다 컸어요. 희생자들의 명예 회복을 해줘야 유가족들도 희망이 생겨요. 희망을 주지 않고 치유만 하려고 하는 것도 공감 격차라고 할 수 있죠."박 교수는 유가족들이 느끼는 이른바 '사회적 통증'에 주목한다. 가족과 동네 이웃, 직장 동료, 친구 등 가까운 이들(1차 지지 체계)과의 관계가 끊기는 사회적 고립을 체감했다. 자아 정체감도 흔들렸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주어진 유가족 신분, 자신의 이름을 잃어버린 채 먼저 세상을 떠난 '희생자 엄마·아빠'로 살아가는 경험, 진상규명을 위해 싸웠던 시간 등 그들은 '아픈 투사'가 되어 갔다."참사 초기 유가족들이 느낀 건 상실로 인한 분노와 억울함이었어요. 그 대상이 국가잖아요. 손에 잡히는 대상이 아니란 말이에요. 시간이 지나는 데도 진상규명이 안 되니까 그땐 자기 자신을 비난해요. 이 시점부터 주변 사람들과 고립되기 시작하죠. 한 유가족의 친척은 본인 아이가 고3인데, 사촌이 죽은 걸 알면 입시에 문제가 있을까봐 알려주지 않는 경우도 있었어요. 많은 부모님이 본인 형제나 가족과도 관계가 멀어지는 경험을 해요."그들도 언제까지나 '투사'로만 남아 있을 수는 없다. 유가족, 특히 부모들의 '나이 듦'은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박 교수는 이를 '생존 기반의 흔들림'이라고 봤다. 참사 당시 40대 초반이었던 부모들은 어느새 50대가 됐다. 지독한 슬픔 혹은 처절한 싸움에 전념하느라 돌보지 못했던 주변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이 곧 다가올 것이라는 분석이다."6년간 기나긴 투쟁을 하면서 부모님들도 나이를 먹었어요. 이젠 재취업도 어렵고, 긴 싸움을 하면서 건강도 잃었죠. 몸도 아프고, 정신적으로 우울함이 찾아오기 시작하는 단계예요. 모든 상황이 종결되면 혼자 청소년기를 보내고 성인기를 맞은 남은 자식들에게도 눈이 가면서 또 다른 미안함과 슬픈 감정을 느낄 거예요."박 교수는 최근 유가족 두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아주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몇몇 연구에서 유가족들의 사회 활동을 '외상 후 성장'이라는 개념으로 해석하기도 해요. 저는 그걸 말할 시점이 아니라고 봐요. 외상 후 성장이 되려면 아이들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충분한 애도를 통해 사회가 아닌 자신에게 눈을 돌려야 해요. 본인의 상처가 나아야 성장이 되기 때문이죠. 저는 더는 규명할 게 없어지는 시점에 이르러서야 부모님들이 그동안 놓쳐버린 많은 것들에 대한 상실을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유가족 부모님들의 남은 삶을 살피는 종단 연구를 계속 하겠다는 것도 그런 이유예요."박 교수는 유가족들이 겪는 트라우마가 본격적으로 발현되지 않았음을 거듭 지적했다. 그러면서 6년이 지난 지금 세월호 참사를 새롭게 정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2020년의 시각에서 6년 전 세월호의 사회적 의미를 다시 정의하면, 우리 사회가 유가족에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게 돼요. 유가족들은 다시는 세월호 참사와 같은 비극이 발생하지 않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싸우고 있죠. 그들도 곧 60대를 바라봐요. 참사 이후 자살을 하거나 알코올 중독, 이혼 등 어려움을 겪은 분들이 있었고, 동료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서도 견뎌 온 유가족들이 많아요. 이들의 진상규명과 안전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헛되지 않고 명예로운 일이었다고 인정해야 해요. 국가와 사회가 이런 희망을 줘야 남은 가족들도 끝까지 살아갈 힘을 얻을 거예요." /기획취재팀 ▶디지털 스페셜 바로가기 (사진을 클릭하세요!) ■기획취재팀글: 임승재차장, 배재흥, 김동필기자사진: 김금보, 김도우기자편집: 안광열차장, 장주석, 연주훈기자그래픽: 박성현, 성옥희차장

[세월호 그후, 또 4월이 간다·(1)치유의 부재-트라우마]그들은 왜…연락마저 끊은 유가족들

[세월호 그후, 또 4월이 간다·(1)치유의 부재-트라우마]그들은 왜…연락마저 끊은 유가족들

안산온마음센터, 900여명 '5단계 관리'경인일보 취재 결과 '미파악자' 42명"재발방지·진상규명이 먼저" 거부도세월호 참사 때 희생된 단원고 고(故) 고우재 군의 아버지 고영환(54)씨는 6년째 전남 진도군 팽목항(진도항)을 지키고 있다. 먼저 떠난 자식이 눈에 밟혀 팽목항을 떠날 수 없었다. 애지중지 키웠던 아들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그는 심리 상담이라도 받아보라는 주변의 권유를 한사코 뿌리쳤다.지난 12일 진도항에서 만난 고씨는 "남은 자식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다"며 "부모가 정신과 상담을 받으면 자식 취업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 그렇지 않다고들 하는데, 당최 믿을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고씨처럼 최소한의 심리 치료조차 거부하거나 연락을 끊은 채 고립된 삶을 사는 세월호 유가족 등이 수십 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안산온마음센터는 세월호 유가족 중 42명을 이른바 '미파악자'로 분류하고 있다. 심리 치료 지원을 받지 않으려 하거나 소재가 파악되지 않는 이들이다. 안산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란 이름으로 2014년 5월 문을 연 센터는 세월호 유가족과 생존자 903명(2019년 12월 기준)의 심리 상담과 지원을 전담하고 있는 곳이다. 정신건강전문 심리상담사 22명과 정신건강전문의 4명(상근2·비상근2)이 치료를 돕고 있다.센터는 세월호 유가족과 생존자를 위험도에 따라 '집중'·'유지'·'일시'·'파악'·'미파악' 등 5가지 단계로 관리 중이다. 집중 관리 대상자는 주 1회 이상 꼭 대면 상담이 이뤄진다. 이에 해당하는 유가족이 23명에 달한다. 유지 관리 대상(232명)은 월 1회 이상, 일시 관리(282명)는 3개월에 1회 이상 상담하게 돼 있다. 파악(200명)은 명단 관리 중인 이들이다.지난 2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유가족 손모(단원고 희생 학생 아버지)씨도 센터에서 줄곧 심리 상담을 받다 2018년 돌연 연락을 끊었다. 센터는 가족과 지인 등을 통해 손씨를 수소문했지만, 연결이 닿지 않아 다른 방법을 찾던 차에 비보를 접했다. 센터 관계자는 "(사망 후)가족을 통해 근황을 점검해 봤더니 심한 우울증 증세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안타까워했다.앞서 지난해 12월 숨진 채 발견된 유가족 김모(단원고 희생 학생 아버지)씨도 마찬가지였다. 센터는 심리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던 김씨를 가장 상위 단계인 '집중' 관리 대상에 이름을 올려놓은 상태였다.센터는 두 아버지처럼 또 다른 비극이 언제든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미파악 상태의 유가족과 생존자를 찾거나 설득하는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 정해선 안산온마음센터 부센터장은 "무엇보다 소중한 자식을 잃어 자신이 치료를 받을 단계라고 생각하지 않는 유가족이 대부분"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한 진상규명이 해소되지 않아 치료받기를 거부하는 이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기획취재팀■기획취재팀글: 임승재차장, 배재흥, 김동필기자사진: 김금보, 김도우기자편집: 안광열차장, 장주석, 연주훈기자그래픽: 박성현, 성옥희차장지난 12일 한 유가족이 목포 신항에 거치된 세월호 선체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기획취재팀

[코로나19 OUT!]마음의 거리 가까이… 스타셰프들 `도시락 사랑`

[코로나19 OUT!]마음의 거리 가까이… 스타셰프들 '도시락 사랑'

나눔문화예술협회·경인일보'무료급식 중단' 취약계층 지원'셰프뮤지엄718' 재능기부 동참7일 100여개 지역사회 전달행사코로나19 사태로 무료급식 서비스가 중단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기지역 노인가정과 취약계층을 위해 '스타'셰프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유명 셰프들로 구성된 '셰프뮤지엄718'이 재능기부를 통해 오는 7일 100여개 도시락을 수원지역 취약계층에 배달한다.2일 이번 행사를 주최하는 (사)나눔문화예술협회와 경인일보사는 지역사회로 따뜻한 마음이 '릴레이'화 될 수 있도록 상호 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경인일보와 나눔문화예술협회는 도시락 나눔 행사를 원활하게 운영하기 위해 양 기관이 보유한 전문인력, 인프라, 노하우 등을 적극 공유하기로 협의했다.유현숙 (사)나눔문화예술협회 이사장은 "갑작스러운 바이러스 전파로 인해 생계에 타격을 입은 우리 이웃들을 돌아보고 함께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자 유명 셰프들과 뜻을 함께해 이번 도시락 나눔 행사를 마련했다"며 "지역민들의 자발적인 동참을 통해 지속적으로 취약계층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밥 한끼를 제공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탠다면 힘든 시기지만 잘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배상록 경인일보 대표이사 사장도 "코로나19로 전 국민이 힘든 시기에 사회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기부를 통해 취약계층에 희망을 선물하는 것만으로도 사회를 따뜻하게 할 수 있다"며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도록 협력하고 지원해 조금이나마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데 경인일보도 일조하겠다"고 말했다.이번 도시락 나눔 행사는 수원시가 장소를 제공해 '수원유스호스텔'에서 진행되며, 식재료 등은 (사)나눔문화예술협회의 회원 등 후원사가 기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행사에는 tvN '수미네 반찬' 등에 출연하는 여경래 셰프와 MBC '놀면 뭐하니' 프로에 출연하는 박은영 셰프 등 유명 셰프들과 염태영 수원시장, 배상록 경인일보 대표이사 사장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김영래기자 yrk@kyeongin.com2일 오후 경인일보 본사에서 유현숙 (사)나눔문화예술협회 이사장(왼쪽)과 배상록 경인일보 대표이사 사장이 코로나19 여파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에 도시락 제공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길병원 `출입 통제소` 현장체험]생명 지키기 위한 `불편`… 협조 절실한 방역 최전선

[길병원 '출입 통제소' 현장체험]생명 지키기 위한 '불편'… 협조 절실한 방역 최전선

방호복·마스크 착용 급격한 피로일부 시민 짜증섞인 반응에 '녹초''코로나19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의료기관을 믿어야 한다!'23일 오전 9시 인천 가천대 길병원 본관 1층 '출입 통제소'. 코로나19와의 전쟁이 벌어지는 최전선인 이곳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 기자가 직접 체험을 해봤다. 간단한 교육을 받고, 방호복을 입고 위생 장갑과 고글을 착용했다. 방문자들에게 신분증을 받아 컴퓨터 프로그램에 입력하고, 감염증 오염지역 방문 이력을 확인하고, 대구·경북·해외 등을 방문한 적이 있는지, 기침이나 발열 등의 증상은 없는지를 일일이 파악했다.방호복 등을 입은 상태로 업무를 하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마스크 때문에 의사소통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30분 정도가 지났을 때 얼굴이 답답하고 눈은 급격히 피로해졌다. 이럴 경우 잠깐 동안 고글을 벗어 바람을 쐴 수 있었다. 눈의 피로를 푸는 유일한 수단이었다. 1시간 정도 지나자 외래환자가 몰리면서 그럴 틈도 없었다. 한창 나이인데도 몸은 지쳐갔다. 더 힘들게 한 것은 방문객들의 짜증 섞인 반응이었다. 한 60대 남성은 신분증을 요구하자 "빨리 가봐야 한다"고 하더니, 다른 물음이 이어지자 짜증을 냈다. 출입 통제소를 통과해도 된다는 의미의 파란색 스티커를 옷깃에 붙여줄 때에는 "자꾸 (옷을) 문지르지 말라"며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들도 있었다. 통제소에서 빚어지는 흔한 풍경이었다. 가천대 길병원는 본관, 인공지능암센터 등 8곳에 출입 통제소를 설치하고, 하루평균 30여 명의 인력을 투입하고 있다. 병원측은 코로나19가 유행하는 동안 시민들이 정해진 절차에 잘 따라주는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시민들이 많이 불편한 것은 잘 알고 있지만 확진자가 발생하게 되면 병동, 응급실 등 병원 어디든지 문 닫을 수 있는 상황이 오게 된다"며 "의료진 등 관계자 모두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만큼 시민들도 조금 더 이해해주시고 도와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23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가천대 길병원 본관 1층 로비에서 운영 중인 '출입 통제소'에서 경인일보 김태양 기자가 병원을 방문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국내외 감염병 오염지역 방문 이력·증상 유무를 확인하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수도권, 이대론 쓰레기에 묻힌다·(3·끝)더 나은 미래는]`흉물`로 바라보는 님비 vs `명물`로 받아들인 핌피

[수도권, 이대론 쓰레기에 묻힌다·(3·끝)더 나은 미래는]'흉물'로 바라보는 님비 vs '명물'로 받아들인 핌피

서울 소각장 후보 응모지 '0'경인지역도 주민 반대 '답보'하남 유니온파크 '상생' 답안쓰레기 대란을 막는 해법은 간단하다. 첫째는 줄이고, 둘째는 다시 쓰는 것이다.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하는 것에 대해 모두가 공감하면서도 실생활에서는 전혀 다른 행태를 보인다.고급스럽게 포장해야 물건이 잘 팔린다는 이유로 기업들은 과도한 포장에 열을 올린다. 이들은 제품을 생산한다고 생각하지, 썩지 않는 쓰레기를 만든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포장재를 뜯는 순간 곧바로 쓰레기통으로 버려지는데도 말이다.내 집 앞에 다른 사람이 쓰레기를 매일 버린다면, 자신들은 쾌적한 곳에서 살면서 쓰레기는 당신이 사는 동네에 버릴 테니 알아서 처리하라고 해도 "괜찮다"고 하겠는가. 환경분야 전문가들은 이런 이유로 발생지에서 쓰레기를 처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님비주의(내 뒷마당은 안돼, Not In My Back Yard)는 선출직 단체장들에겐 '협박'이고, 담당 공무원들에게는 귀찮은 업무를 피하기 위한 '구실'이다. 의지가 없는 자치단체는 '민원' 핑계를 자주 들이대는데 제대로 몰라서 하는 얘기다. 명분과 논리를 갖춘 민원과 나만 아니면 된다고 떼쓰는 님비는 개념부터 다르다.서울시는 최근 쓰레기 소각장(자원회수시설)을 추가로 건립하기 위해 지난해 두 차례 후보지를 공모했으나 이에 응한 자치구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은평구 진관동 76의 40 일원에 들어설 예정인 폐기물처리장 '광역자원순환센터(연면적 1만5천492㎡, 사업비 999억원)'와 관련해 최근 구청으로 접수되는 반대 민원이 월평균 1만7천건에 달한다. 인천시가 청라소각장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려고 하자 주민들은 환경피해를 주장하며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의정부시도 장암동 소각장을 자일동 환경자원센터로 이전하면서 처리용량을 하루 200t에서 220t으로 늘리는 방안을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 중이지만 자일동과 인근 민락동, 인접 도시인 포천·양주시 시민들까지 반대하고 나서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방법이 없는 것만은 아니다. 해결하지 못할 것 같은 님비주의를 깨고 지역과 상생하는 핌피주의(내 앞마당으로, Please In My Frontyard)'의 선례를 하남시에서 찾아볼 수 있다.하남시 신장동에 위치한 유니온파크는 소각시설, 음식물자원화시설, 재활용 선별시설, 하수처리시설 등이 집약된 종합폐기물처리시설이다. 하남시는 모든 처리시설을 지하화했다. 지상은 주민들이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다목적체육관, 어린이 물놀이장, 생태연못, 잔디광장, 농구장, 풋살구장 등이 어우러진 공원으로 조성했다. 쓰레기를 소각할 때 발생하는 연기를 배출하는 105m 높이의 유니온타워 전망대는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활용된다.하남을 대표하는 '하남이성문화축제', '단오축제', '어린이날 행사'를 비롯한 다채로운 행사도 유니온파크에서 열린다. 소각장과 관련한 민원도 '0'건에 이를 정도로 기피시설이라고 반대하던 시민들도 만족해하고 있다. /기획취재팀 ▶디지털 스페셜 바로가기 (사진을 클릭하세요!)※기획취재팀글: 이원근, 이준석, 공승배기자사진: 강승호차장, 조재현, 김금보기자편집: 김영준, 안광열차장, 장주석, 연주훈기자그래픽: 박성현, 성옥희차장폐기물시설 위에 마련된 주민편의시설 하남시 신장동에 위치한 종합폐기물처리시설인 유니온파크. 통념과는 다르게 외관상 기피시설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모든 폐기물처리시설을 지하화해 주민불편을 최소화하고 지상에는 공원, 체육시설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조성해 주민들의 만족을 이끌어내고 있다. /기획취재팀청라소각장 /경인일보 DB

[수도권, 이대론 쓰레기에 묻힌다·(2)무엇이 문제였나]우리가 버린 쓰레기… 마을을 집어삼켰다

[수도권, 이대론 쓰레기에 묻힌다·(2)무엇이 문제였나]우리가 버린 쓰레기… 마을을 집어삼켰다

인천 안동포 매립지 들어선 후악취·소음 탓 주민들 고향떠나사월마을도 '주거부적합' 악몽인천 서구 안동포마을과 사월마을을 아십니까. 마을 이름이 정겹습니다.안동포마을은 300여 세대가 옹기종기 모여 남자들은 배를 부리고, 여자들은 해산물을 캐며 사는 자연부락이었습니다.안동포마을에 검은 그림자가 드리운 건 19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서울시, 인천시, 경기도의 쓰레기를 매립하는 수도권매립지가 들어선 이후 정겨웠던 두 마을은 어둠 속으로 가라앉고 맙니다.1992년 2월 안동포마을과 직선거리로 500m 떨어진 곳에 수도권매립지 제1 매립장이 들어섰습니다.수도권매립지 제1 매립장은 초기부터 실패작이었습니다. 부실한 설계와 시공으로 쓰레기에서 발생한 침출수가 서해로 흘러들었습니다. 악취는 말할 수도 없었습니다.도저히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해버렸습니다. 날씨가 흐린 날이면 멀리 동구와 중구까지 악취를 풍겼습니다. 침출수는 인천 연안과 강화도 남단 바다까지 오염시킬 정도로 심각했습니다. 폐기물 반입은 밤낮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야간 반입은 1992년 2월부터 2001년 2월까지 꼬박 9년이나 계속됐습니다. 저녁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12시간 동안 쉴새 없이 쓰레기차들이 오고 갔습니다. 1시간 잠시 쉬는가 하면 다시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반입이 이뤄졌습니다. 하루 중 2시간만 빼고 22시간 동안 주민들은 소음과 먼지로 인한 고통을 겪고 살아왔습니다. 소음과 분진에 시달리던 주민들은 하나둘 고향을 떠났습니다.20살에 시집와 66년째 안동포마을에 살고 계신 김도분(86) 할머니는 "밤에는 차들이 어찌나 빨리 달렸는지, 덤프트럭 소리가 집에서는 '비행기 소리' 같이 들렸다"고 합니다. "매립지가 들어오고 나서는 낮에는 악취, 밤에는 소음 때문에 도저히 살 수가 없었다"고 말씀하시는 할머니 표정은 어두웠습니다.사월마을도 매립지가 생기기 전까지만 해도 개울에서 숭어를 잡아 철사에 줄줄이 꿸 만큼 깨끗한 곳이었다고 합니다. 사월마을 주민은 122명.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업체는 165개. 공장이 마을 주민 수보다 많은 곳입니다. 마을 주민 이모(59)씨는 "마을을 둘러싼 공장들은 매립지가 들어서지 않았다면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합니다.사월마을은 얼마 전 정부 조사에서 '주거 부적합' 지역으로 확인됐습니다. 마을 주민들의 소변과 혈액에서 검출된 카드뮴, 수은, 납 등의 농도가 국민 평균보다 1.1∼1.7배 높다고 합니다. 안동포와 사월마을의 악몽은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기획취재팀 ▶디지털 스페셜 바로가기 (사진을 클릭하세요!)※기획취재팀글: 이원근, 이준석, 공승배기자사진: 강승호차장, 조재현기자편집: 김영준, 안광열차장, 장주석, 연주훈기자그래픽: 박성현, 성옥희차장드림파크CC로 운영되고 있는 수도권매립지 제1매립장 바로 밑에 안동포마을이 자리잡고 있다. 어촌 이었던 안동포마을은 1980년대 대규모 간척사업으로 바다를 잃고, 1992년 수도권매립지가 인근에 들어서면서 쓰레기와 악취, 침출수, 분진과 대형차량 소음 등으로 주민들은 하나둘 떠나고 이름만 남은 마을이 되었다.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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