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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화음으로 엮는 힐링

[기고]화음으로 엮는 힐링

올해는 수원시 승격 70주년합창제는 단풍 곱게 물든10월 22일, 경기도 문화의전당 대극장에서…가곡서부터 18세기 종교음악필자 詩에 입힌 창작곡도 선보여최근 들어 우리 사회는 힐링문화가 빠르게 자리 잡아가고 있다. 힐링(healing)이란 복잡한 현대사회를 살면서 지쳐있는 심신을 보듬고 재충전하는 시간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힐링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다. 나의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조용히 음악을 감상한다든지 산책을 한다든지, 또는 트래킹을 하면서 체력을 단련시키는 일 모두가 힐링에 속한다고 할 수 있겠다. 이외에도 많은 방법이 있겠지만 필자는 합창을 통해 힐링을 체험해보고자 했다. 합창은 초등학교 다닐 때 급우들과 해본 경험밖에 없지만, 가까이 지내는 친구의 권유로 시작하게 되었다. 입단하게 된 합창단은 올해 54주년을 맞는 난파합창단이다. 난파합창단은 우리나라에 합창을 처음 들여와 정착시킨 홍난파 선생을 기리기 위해 1965년 뜻있는 음악인들이 모여 설립하였다. 반세기를 훌쩍 넘긴 난파합창단은 연륜에 걸맞게 지역사회에 많이 알려진 아마추어 합창단이다. 그래서인지 처음에는 힐링은 고사하고 무거운 짐을 진 듯한 중압감이 나의 어깨를 누르는 것 같았다. 그럴 때마다 단원들의 격려와 지휘자의 깊은 배려로 단원으로서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그러나 난이도가 높은 곡을 접할 때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합창은 독창과 달라 성부(聲部)별로 음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어려운 부분은 살짝 빠지는 기술도 합창에서는 매우 중요한 테크닉이라고 지휘자께서 용기를 주신다. 그래서 합창은 아마추어가 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하는 지휘자의 말이 매력을 더했다. 독창은 가수에 따라 성향에 맞게 기교도 부리지만 합창은 지휘자의 일거수일투족에 따라 음과 박자뿐만 아니라 모든 음악적 표현들을 맞춰야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곡이 선정되면 꾸준히 아름다운 하모니가 이루어질 때까지 다듬어 가는 연습을 하게 된다. 합창을 하는 동안은 끊임없이 지휘자와 교감하면서 일체감을 가져야 한다. 지휘에 따라 여울처럼 흐르던 화음이 때로는 용트림 치듯 하는 지휘자의 몸짓에 따라 폭포수처럼 쏟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때 발산하는 화음이야말로 쌓였던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희열을 느낄 수 있다. 올해는 수원시 승격 70주년 합창제에 참가해 시민들로부터 뜨거운 성원을 받은 바도 있다. 날로 발전하는 모습이 피부에 와 닿을 때마다 짜릿함을 느낀다. 더 넓은 합창의 세계로 발돋움하기 위해 삼복더위도 아랑곳없이 연습에 몰두해왔다. 누군가 말했듯이 배움이 좋아서 푹 빠져 즐기는 사람에게는 이길 수 없다고 하였다. 이것이 곧 힐링인 것 같다. 노력한 만큼 합창에 참여한 기쁨도 얻게 된다. 연습 때마다 한 음계에서 반음을 올리고 내리는 음정이 틀렸을 때 귀신같이 찾아내던 지휘자의 지적이 야속할 때가 많았지만 그것을 극복하면서 단원들과 화음을 맞췄기에 아름다운 결실을 체험하게 되는 것 같다. 노력 없이 이루어지는 것이 뭐가 있으랴. 합창으로 무대에 서기 위해서는 완벽함을 추구해야 하는 것이 청중에 대한 예의며, 그것이 이루어질 때 합창의 매력과 희열을 느낄 수 있다는 지휘자의 말이 오늘따라 존경스럽게 느껴진다. 올해 정기공연은 단풍이 곱게 물든 계절인 10월 22일에 경기도 문화의 전당 대극장에서 하기로 결정되었다. 국내 가곡에서부터 18세기에 비발디가 작곡한 'Gloria, RV 589' 등 그 시대 종교음악으로 신을 찬미하던 명곡들이 선정되었다. 지난해 쌓았던 경험을 토대로 올해는 더 훌륭한 하모니를 청중들에게 보여 주자고 단원들과 뜻을 모았다. 아름다운 하모니가 청중을 매혹시켜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져 나올 때 보람과 희열을 느끼는 것이 합창이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나의 작품 '고향의 밤'이란 시(詩)에 지휘자가 곡을 붙여 단원들과 함께 합창하게 되어 더없이 기쁨을 느끼는 공연이 될 것 같다. 가을날 곱게 물든 단풍처럼 아름다운 하모니를 청중들과 함께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은 벌써 무대에 서 있는 기분이다. 그 날을 기다리는 마음,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듯 가꾸어 가련다./변광옥 난파합창단 단장변광옥 난파합창단 단장

[기고]화재시 닫힌 비상구 `죽음의 문`이 될 수도 있다

[기고]화재시 닫힌 비상구 '죽음의 문'이 될 수도 있다

영업불편 이유 폐쇄·물건 쌓아두면화재 발생땐 막대한 피해 초래위반행위 신고포상제 운영하지만개개인이 자율적 안전의식 갖고'안전 무시 관행 근절' 나서야지난 2017년 12월 21일, 충북 제천에 위치한 스포츠센터에서 끔찍한 참사가 있었다. 당시 건물 1층 주차장에서 발생한 화재는 순식간에 건물 전체로 확산해, 29명의 희생자와 수많은 부상자가 나왔다. 인명피해가 커진 원인으로 여러 문제점이 나왔다. 그중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 건 스포츠센터 건물 내 비상구의 관리실태였다.3층 남성사우나에서는 손님과 함께 있던 이발사가 비상구의 위치를 정확하게 숙지해 비상계단으로 안전하게 대피했기 때문에 화를 면했다. 반면 2층 여성사우나는 비상구 내부에 물품을 쌓아둔 선반이 놓여 있는 등 관리가 부실했고,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나왔다.만약 비상구가 잘 관리됐다면, 사람들이 이를 이용해 밖으로 안전하게 대피했을 것이고, 인명피해도 줄었을지 모른다.비상구(Emergency Exit·非常口)의 사전적 정의는 '화재나 지진 따위의 갑작스러운 사고에 급히 대피할 수 있도록 특별히 마련한 출입구'다. 위급한 상황에서 비상구가 제 역할을 못한다면 죽음의 문이 될 수도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소중한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적절히 관리·유지돼야 할 비상구가 영업에 불편을 준다는 이유로 폐쇄되거나, 물건을 쌓아두는 장소로 사용된다면 화재 등 각종 재난이 발생했을 때 사람들의 생명과 재산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다.게다가 목욕탕이나 음식점, 노래방 등 다중이용시설은 처음 방문한 이용자들이 많아 대피 통로 등을 파악하기 어렵다. 이에 비상구의 유지·관리가 더욱 중요하다.이에 경기도는 안전한 비상구 확보를 위해 지난 2010년 4월부터 비상구 폐쇄 등 위반행위 신고포상제 운영조례를 제정해 적용했다.신고포상제는 비상구 폐쇄·훼손 등 위반행위에 대해서 도민의 자발적인 신고를 유도하고, 동시에 적정한 포상을 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고질적인 안전 무시 관행을 근절하고, 비상구를 확보해야 한다는 경각심과 안전의식을 확산해,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를 최소화하는 게 목적이다.주요 신고대상은 방화문 또는 문틀을 철거(제거)하거나 방화문의 기능을 저해하는 행위, 계단·복도(통로) 또는 출입구에 물건을 쌓아두거나 장애물을 설치하는 행위, 계단·복도에 방범철책 등을 설치해 폐쇄·훼손하는 행위, 방화 셔터 작동범위 내에 장애물을 설치해 기능에 지장을 초래하는 행위, 비상구 등에 용접·조적(벽돌을 쌓는 것)·쇠창살·석고보드 또는 합판 등으로 폐쇄하는 행위 등이다.신고는 직접 본 위반행위를 48시간 내에 현장사진 및 영상자료 등 증빙자료를 첨부하면 된다. 관할 소방서를 직접 찾아가도 되고, 우편이나 팩스도 가능하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비상구 신고센터에 접속해, 온라인으로도 할 수 있다. 지금은 1개월 이상 경기도에 거주한 사람만 신고할 수 있지만, 누구나 신고할 수 있도록 조례를 개정할 계획이다.신고된 사항이 관할 소방서에서 현장 확인과 심의 절차를 거쳐 위법으로 확인되면, 신고자에게 건당 5만원의 신고포상금이 지급된다. 지금은 현금으로 제공되지만, 경기도 지역상권의 활성화와 소상공인 육성을 위해 지역 화폐로 지급하는 것으로 개선할 예정이다.'거안사위(居安思危)'. 편안할 때도 위태로울 때의 일을 생각하라는 말이다. 화재 예방 역시 마찬가지다. 춥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는 만큼 화재 위험은 필연적으로 증가한다. 자율적인 안전의식을 가지고, 비상구 폐쇄 등 안전 무시 관행 근절에 함께 솔선수범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 나간다면 더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류재명 수원소방서 소방특별점검단장 소방령류재명 수원소방서 소방특별점검단장 소방령

[기고]`삼십육계 주위상책(走爲上策)`이 최선

[기고]'삼십육계 주위상책(走爲上策)'이 최선

가연성 건축자재 증가 유독가스 발생 치명적소방청 '신고·진압'→'피난 우선' 변경 홍보작년동기比 사망자 28.6%·부상자 14.9%↓평소 비상구등 확인 신속대피 능력 키워야삼십육계(三十六計)가 만들어진 시기는 분명하진 않지만 대개 5세기까지의 고사를 명나라 말에서 청나라 초기에 수집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여러 가지 시대의 고사와 교훈이 여기저기 담겨 있어, 중국에선 병법서로 유명한 손자병법만큼이나 일상생활에서 폭넓게 인용되고 있다.'삼십육계'는 36가지 계책(計策) 모두를 가리키는 것일 수도 있고, 36가지 계책 가운데 36번째 계책을 가리키는 것일 수도 있다. 제36번째 계책은 정확히 말하면 '삼십육계 주위상책'이다. 이는 '36번째 계책은 달아나는 것이 상책이다'라는 뜻인데, 이것을 줄여 '주위상' 또는 '주위상책'이라 한다.병법 측면에서 볼 때 '달아나는 것이 상책'이라니 이것이 무슨 병법이 될 수 있는가 라고 의아해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달아남'은 아무 대책 없이 도망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당장의 싸움에서 승산이 없음을 깨닫고 후일을 기약하며 퇴각했다가 전력을 보강해 다시 싸움에 임한다는 적극적인 의지가 담겨있다 할 것이다. 같은 맥락으로 주택·학교·병원·대형마트 등 생활과 밀접한 공간에서 화재와 맞닥뜨린다면 전장(戰場)이 아니더라도 '삼십육계 주위상책'이 생존을 지키기 위한 적극적 의지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지난 3월 소방청은 '화재 시 행동요령 국민인식도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그 결과 응답자의 35.7%가 가정에서 불이 나면 '119에 신고한다'를 택했고, 활동 중인 건물에서 불이 났을 때는 31.2%가 같은 선택을 했다. '대피'보다 '신고'가 먼저라고 인식하는 국민이 의외로 많았고 이는 예견된 결과일 수 있다. 과거 휴대전화가 없던 시절에는 신고가 지연되는 경우도 많았고 현장을 정확히 설명한다 한들 찾아오기도 쉽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신고 후, 소화기로 초기에 진압해야 한다'고 배웠으며, 또 그렇게 실천해왔던 게 사실이다.소방청 통계를 보면 최근 3년간 전체 화재 대비 인명피해 발생 비율은 꾸준히 증가했는데 화재 발생수는 감소했다. 반면 화재로 인한 사상자 비율은 오히려 증가했다. 영화나 매체를 통해 우리는 화재가 난 후 순식간에 건물 전체가 화염과 연기에 휩싸이는 장면에 익숙하다. 이는 가연성 건축자재의 사용 증가로 화재 시 치명적인 유독가스가 다량 발생하게 되고, 또한 눈 깜짝할 사이에 연소가 확대되기 때문이다.이런 화재의 특성을 반영해 올해부터 소방청은 대국민 홍보와 교육 기조를 변경, 화재 시 대처 방법에 대한 패러다임을 '신고와 진압'에서 '피난 우선'으로 바꿨고, 그 결과 불과 반년 만에 작년 동기간 대비 사망자 28.6% 감소, 부상자 14.9% 감소라는 괄목할 변화를 이끌어 냈다.얼마 전 천안 차암초등학교와 서울 은평구 은명초등학교 화재현장에서 단 한 명의 사상자도 내지 않고 각 910명, 127명이 안전하게 대피한 사례가 있었다. 이는 '피난 우선'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계기가 됐으며 앞으로의 소방 훈련과 교육의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할 수 있다.우리는 지금부터라도 평소에 자주 출입하는 장소의 비상구 위치를 확인하고, 낯선 곳이라도 유도 표지나 유도등을 잘 식별해 어느 공간에서도 안전하고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도록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나아가 타인의 안전을 위해 방화문을 닫고 대피하는 것이 바람직한 안전사회의 밑거름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지난 2017년 제천스포츠센터 화재와 지난해 밀양 세종병원 화재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지 않은가. 더 이상은 가슴 아픈 인명피해가 없기를 바라며 무엇보다 급박한 재난 시 '삼십육계 주위상책'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임국빈 군포소방서장임국빈 군포소방서장

[기고]마을 만들기에 대한 단상

[기고]마을 만들기에 대한 단상

'경기마을정책플랫폼' 주민들 독창적 제안시민들의 건강한 의견수렴 집합체로 육성거점공간 기반 구축 지역문제 스스로 해결자치회 주축 네트워크 형성 민관협력해야전국에서 활동 중인 마을 만들기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번 자리는 마을 만들기에 있어 다양한 사례, 경험, 시행착오 등 현장의 정보를 공유하고 분석하는 학습과 교류의 장으로 자생적 마을 만들기에 지향점을 뒀다. 필자는 마을 만들기 전국대회 자유주제 콘퍼런스에 임하며 '마을정책플랫폼'과 '마을 만들기 사업'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경기마을정책플랫폼'은 창의성을 기반으로 한다. 주민들이 마을정책플랫폼을 공동체 성장의 공간으로 인식하고 경기도에 살고 있는 주민 스스로 자치의식에 바탕을 두고 정책을 직접 제안하고 경기도 마을정책에 대한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은 매우 독창적이다. 동네 골목길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민들이 모임을 갖고 지속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마을정책을 고민하는 것에 대해 이심전심의 감사와 응원을 보낸다. 정책 전 과정에 주민이 참여하는 주민자치로의 발전에 주춧돌 역할이 기대된다. 주민들이 먼저 정책을 제안하고 의원인 저에게 함께 하자고 맞손을 제의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는 주민의식의 성장과 주민자치로의 전환의 시대에 당면한 현실이다. 지난해부터 마을정책플랫폼을 통해 제안된 정책을 살펴보고 이미 실행되고 있는 정책은 평가와 환류 과정에 반영하고 새로운 정책은 숙의와 공론의 시간을 거쳐 정책에 반영하고 결정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 지금까지는 정책 형성과정에서만 주민들의 의견을 듣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앞으로 정책형성 과정 뿐만 아니라 정책 실행과 평가, 환류 단계에도 함께 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을정책플랫폼'의 시스템이 이와 같은 문제의식을 해결해줄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다음으로 마을 만들기 사업에 대해 몇 가지 제안해 본다면 마을시민을 육성하고 마을일꾼들을 건강한 의견수렴의 집합체로 키웠으면 한다. 마을 주민들의 역할과 책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왜냐하면 사람들을 위해 마을을 만들고 그렇게 만든 마을 속에서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야 하고 지속적으로 다양한 마을 만들기 사업들을 확장해나가는 것도 결국 마을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주민의 책무를 다하는 마을 시민이 있어야 한다. 마을 시민 육성과 더불어 중요한 것은 진정성을 가지고 마을을 사랑하는 마을 활동가 등 '마을 일꾼'들을 건강한 집단으로 키우는 일이다. 그리고 마을 일꾼들을 마을 일을 보조하는 단순 활동가로서가 아니라 마을을 문화적으로 아름답게 가꾸어나가는 마을 전략가이자 문화 전략가로 육성해나가야 한다. 거점공간의 조성으로 마을 만들기 활성화 기반을 구축하자. 마을 주민의 작은 생활 공간을 거점으로 자기 지역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바로 자치의 기본이다. 주민과 마을 활동가, 일선 공무원의 협치 또한 필수다. 주민은 마을 만들기 사업에 대한 이해도와 역량이 부족하고, 행정은 마을 만들기 사업에 임하는 진정성과 지원 역량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체들의 삼위일체 역할 분담이 절실하다. 지금까지의 중앙집권적, 관 주도적, 토목 지향적 마을 만들기와 지역 발전 전략은 종식돼야 한다. 개인과 가족이 건강한 지속가능한 마을 공동체 운동이 절실한 대목이다.그러기 위해서는 마을주민이 계획 수립 및 집행과정부터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주도해야 한다. 마을주민이 기획자, 마을활동가와 전문가는 디자이너, 지역공무원과 지역정치인은 기반지원형 정원사가 되어 유기적으로 협업하여야 한다. 주민자치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주민 중심의 자치분권 실현을 위한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에 발맞춰 주민자치위원회가 주민자치회로의 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현 주민자치위원회는 주민자치센터의 심의 자문기구로 기능이 한정되어 있어 자치기반 마을활동가가 부재해, 촉진자 역할이 필요하다. 주민자치회가 주축이 돼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참여 예산, 주민세를 활용하여 마을계획을 수립, 집행하고 동 단위 자치계획을 수립하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는 민관협력체계를 수립해야 한다. 그리고 주민자치회가 주민 숙의의 장인 마을총회 등 공론을 흠뻑 담아내는 역할도 필요하다. 마을에 대한 고민이 많은 주민들의 적극적 참여와 역할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최만식 경기도의원(더불어민주당·성남1)최만식 경기도의원(더불어민주당·성남1)

[기고]한국에 우호적이었던 아키히토

[기고]한국에 우호적이었던 아키히토

아키히토 전 일왕이 고령과 건강 문제를 이유로 지난 4월 30일 퇴임했다. 제119대 광격부황(여성 1779~1817) 때부터 시작된 일왕의 퇴임의식에 따라 아키히토 전 일왕은 4월 중순 1박 2일 일정으로 이세신궁을 찾았다. 일본황실에 전래하는 3종의 청동검, 청동거울, 곡옥의 물품과 함께 일본 개국의 신으로 불리는 황조천조대신의 신전과 신위가 있는 이세신궁을 찾아 퇴임의식을 거행했다. 이세신궁은 천조대신이 2천700년 전 이곳 바닷가 마을 이세마을에 터를 잡고 머물렀다고 전해지는 곳이라 신궁을 건립한 것이다. 일본국민들이 신앙의 영적 중심지로 숭상하는 곳이다. 자료를 보면 이세신궁에 들어서면 천고의 세월 맑게 흐른다는 오십령천이 나온다. 전나무로 조성된 저치다리를 건너면 신궁의 웅장한 전나무와 삼나무 숲길이 나오고 양쪽 참배길에는 국화꽃 문양의 황실 문장기와 등롱, 꽃들이 조성돼있다. 참배길 따라 쭉 들어서면 좌측에 천조대신의 신전이 있는 내궁이 나온다. 좀 더 들어가 화재다리를 건너면 우측에 외궁이 나온다.외궁에는 풍수대신의 신전이 있는 곳이다. 물과 바람을 다스리는 신이라고 한다. 아키히토 전 일왕도 신궁 입구에서부터는 걸어 들어가야 하는 곳이다. 신궁에서 제례 때 사용하는 음식 재료 중 물과 소금은 존귀하게 여겨 신궁 자체에서 자급하고 있다. 봉헌되는 많은 음식 중에서도 물과 소금은 꼭 봉헌되는 음식재료다. 물과 소금은 신궁에 있는 우물과 신궁 근처 이견포에 있는 신궁전용 염전에서 채취해 사용하고 있다. 제례음식은 기화옥전 불씨가 모여있다 하여 잠화라고도 부르는 건물에서 준비한다. 퇴임의식 전 아키히토 일왕은 재관이라는 곳에서 재계의식을 해야 하는데 이것은 계불 또는 계사라 하여 국가적 행사와 의례 등이 있을 때 재계를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는 법령도 있다. 일본 고대부터 전래하는 계불의 풍습을 제42대 문무천황(697-707)이 제정한 것이다. 제122대 명치천황은 1868년 계불사상을 더 활성화시키려고 제례와 정치는 일체화하라는 칙령도 발표했다. 오는 22일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을 앞두고 아키히토 전 일왕의 근황에 관심을 갖는 것은 이유가 있다. 아키히토 전 일왕은 한국에 대해 친근한 관심과 모습을 우리에게 퇴임 전까지 보여주었다. 2001년 아키히토 전 일왕은 마음속 깊은 곳에 있던 내용을 발표했다. 한국과 인연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자신의 몸속에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고도 말했다. 제50대 환무천황(781~806)의 생모가 백제 무녕왕(501~522)의 자손이어서 한국과 인연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 것이다. 환무천황의 생모는 화(和)씨였다. 제49대 광인천황(770~781)이 황태자 시절에 일본으로 건너가 혼인한 것이다. 2005년 사이판 방문 때 예정에 없던 조선인 위령비를 찾아 참배하기도 했다. 문무천황이 703년 고구려 왕세자 약광(若光)에게 왕의 칭호를 하사하여 약광왕으로 불렸던 약광왕(별칭: 백발명신)은 제44대 원정천황 (여성 715~723)이 관동지역 7개 마을에 흩어져 생활하던 고구려인들을 위해 무장이란 마을에 고구려 마을을 조성하자 약광왕을 비롯 고구려인 모두가 이곳에서 생활하게 된다. 751년 숨진 약광왕은 고려산 성천원에 묘가 있으며 근처에 약광왕을 기리는 1552년에 건립된 고려신사를 2017년 9월에 찾아 참배하기도 했다. 일왕으로서 한국에 대한 우호적 모습을 보여줘 아키히토 전 일왕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일본인 토종의 편협적 성격을 보이고 있는 일본 정치인들과는 전혀 다른 일왕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일본 황실가에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는 기간이 1239년이 되었다. 재임 기간 한국방문을 원했던 아키히토 전 일왕의 염원이 이뤄지기 바란다./이강동 인천 중구※ 외부인사의 글은 경인일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이강동 인천 중구

[기고]인천고등법원 설립을 위한 고언

[기고]인천고등법원 설립을 위한 고언

모든 법률절차 '신속 재판' 받을 권리 보장설치땐 주변에 사람 북적 지역경제도 활발인구·사건수·경제적 수준 따져 '유치' 마땅시민들 의회·市·정치권에 입법화 촉구해야자유시장경제는 계약의 자유를 원칙으로 하고, 그 계약에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법률에 의해 임명된 법관에게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다. 사업가들은 각종 계약서를 작성하면서 계약서 말미에는 재판관할을 정하는 것이 보통인데, 경험적으로 통상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한다. 왜 그럴까? 재판을 받으면 불복하는 경우 항소나 상고를 해야 하는데 그 상고법원이 모두 서울에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인천지방법원을 관할로 하면 불복할 때 서울고등법원과 대법원으로 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으니 처음부터 서울에서 재판을 받도록 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인천고등법원이 생기면 대법원으로 가기 전의 모든 소송절차나 비송절차를 포함한 법률절차는 인천고등법원 내에서 이루어진다. 이렇게 되면 소송의 당사자나 변호사는 서울까지 갈 필요가 없게 된다. 그만큼 인천시민이 편하게 법원을 이용할 수 있어 헌법 제23조 제3항의 신속하게 재판받을 권리를 보장받게 된다.현재 그러한 헌법상 권리를 서울시민은 행사하고 있으나 인천시민은 그렇지 못하다. 서울에 모든 것이 집중된 사회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올해 초 수원고등법원이 설립되면서 경기 남부의 도민들은 이제 서울까지 가지 않고 수원고등법원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개발된 법원 주변은 사람과 차가 북적이는 거리가 되었다. 이렇게 고등법원이 생기면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지역 주민들은 사법서비스를 편하게 받을 수 있다. 이런 고등법원이 광역시 인천에 없다고 하면 다른 지역 주민들은 잘 믿지 않는다. 인천과 부천, 김포를 합한 시민이 431만명이나 되고, 전국 항소심 사건에서 인천지방법원이 차지하는 비율도 6.8%나 되는데 인천보다 작은 도시에도 있는 고등법원이 인천에는 없다. 왜 인천은 서울에서 가깝다는 이유로 차별을 받아야 하는가. 그 차별에 어떠한 근거도 찾아볼 수 없어 나는 고등법원 미설치가 헌법 제11조 평등권 위반이라고 확신한다.과거 인천과 부천 지역의 주민들을 향해 '이부망천(離富亡川)'이라는 단어로 우리 지역을 깎아내린 정치인이 있었다. 그에 대한 지역 주민의 고소와 소송이 있었지만, 인천이 받은 치욕을 씻어낼 수는 없었다. 인천이 살고 싶은 곳이 되기 위해서는 경쟁력을 가진 도시가 되어야 한다. 도시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요소들이 많지만, 기본적인 국가의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시민들 간의 법적 이해관계를 해결하는 것은 결국 법원을 통해서다. 자유로운 경제활동의 결과로 나타나는 법적 문제를 쉽고 편하게 해결할 수 있다면 많은 사람이 그곳에서의 경제활동을 선택할 것이다. 국가는 충분한 사법서비스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 인천의 경제적 수준이나 사건 수, 인구, 경제참여활동지표 등을 볼 때 인천에 고등법원은 반드시 설립되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인천시민에게 이렇게 고하고 싶다. "권리를 누리는 사람은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찾아서 누리는 사람이다. 권리 위에 잠자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보호해 주지 않는다. 인천시민은 인천고등법원이 설립되어야 하는 이유를 깨달아야 한다." 우리 삶에서 생기는 많은 갈등을 해결해줄 고등법원을 인천에 유치함으로써 인천의 법률문화는 높아질 것이다. 인천에 있는 로스쿨의 학생 수도 늘어날 것이고, 인천에서 활동하는 변호사의 수도 증가할 것이다. 인천을 관할로 하는 계약의 증가로 인천의 법률시장도 커지게 될 것이고, 시민들도 재판받으러 서울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 다른 대도시들이 다 있는 고등법원이 유치됨으로 인해 인천의 자존심도 올라갈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인천시민들에게 고등법원의 유치를 위한 행동을 요구한다. 인천시민은 우선 인천시의회에 고등법원 설립추진위원단을 구성하도록 하고, 인천시에 추진 계획을 작성하도록 하며, 국회의원들로 하여금 인천고등법원 유치가 입법화될 수 있도록 촉구해야 한다./조용주 법무법인 안다 대표 변호사조용주 법무법인 안다 대표 변호사

[기고]수소차 시대의 서막에 즈음하여

[기고]수소차 시대의 서막에 즈음하여

獨 수소산업 생태계 빠른 진화日 수요자 중심의 인프라 앞서韓 전체 車등록 0.01%에 불과미세먼지 원인 23%가 경유차정부 정책·충전소 확대 필요세계 주요 선진국들이 미래먹거리와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수소경제 추진과 수소차, 수소충전소 보급 확대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와 현대차 등 자동차사들도 환경문제 선제대응과 세계 자동차시장 흐름에 뒤지지 않기 위해 전기차에 이어 수소차 시장에 정성을 쏟고 있다. 내년도 수소경제 관련 정부 예산은 총 5천억원에 이른다. 이 중 수소차와 수소충전소 예산은 전체의 78%인 3천910억원이다. 시·도와 시·군에서도 수소경제 선도 기본계획을 수립해 수소경제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차 상용화를 이룬 현대차는 2030년 수소차의 연간 생산대수를 50만대로 잡고 시장 점유에 매진하고 있다.2019년 중반을 맞아 세계는 이제 수소차 시대의 서막을 알리고 있다.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등은 수소차 시장 선점과 수소충전소 구축에 많은 정부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은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수소차와 수소충전소 보급확대에 나서고 있으며, 독일은 중앙부처 공동 참여 국가 컨트롤타워인 '국립수소연료전지기술기구'를 조직하여 수소산업 생태계를 빠르게 진화시켜 현재 수소충전소가 92개에 이른다. 일본은 도쿄타워 인근 도심 수소충전소 운영 등 수요자 중심의 인프라 구축에 앞서고 있고 전국에 수소충전소가 130개에 이른다.우리나라의 수소차 증가속도를 볼 때도 가히 서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2016년 1월 32대에 불과하던 수소차 등록대수가 2019년 7월 2천774대로 3년 반 사이에 무려 86배 폭증하였다. 여기에 수소충전소도 2019년 4월 11개소에서 5개월 사이에 현재는 21개로 10개소나 증가하였다. 이러한 추세라면 금년까지 수소차는 4천대, 수소충전소는 35개소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수소차가 증가율에서 괄목하다고 하지만 양적인 면에서 거론할 수 없을 정도로 아직 빙산의 일각이다. 수소차는 우리나라 전체 자동차 등록대수의 0.01%에 불과하며 전기차 보급이 100대라면 수소차는 아직 3.65대에 불과하다. 수도권 미세먼지의 원인은 23%가 경유차이다. 이는 경유차를 단기, 중장기적으로 수소차로만 바꿔줘도 수도권 미세먼지의 23%를 줄일 수 있다는 단순 계산이 나온다.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가일층 화석연료 자동차를 수소차로 전환하는 정부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먼저, 수소차를 확대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더 강화해야 한다. 유료도로 통행료 50% 감면, 버스전용차로(BRT) 운행허용, 공공주차료 100% 면제, 민간주차료 50% 감면 등 과감한 유인제도를 제공해야 한다. 둘째, 지금의 수소차 생태계는 총은 있으나 총알이 없는 형국이다. 상당수 지역에서 수소차를 사고 싶어도 충전소가 없다는 불만이 상당하다. 독일처럼 총알을 먼저 만들어 놓고 총은 차차 구비하는 식으로 갈 필요가 있다. 부족한 수소충전 인프라 구축에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민간사업자가 수소충전소 부지를 좀 더 쉽게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정비를 하고, 초기 리스크를 줄여주기 위해 운영비도 전액 지원해줘야 한다. 국회 수소충전소와 같은 도심형 수소충전소를 확대하여 안전성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 셋째, 우리나라의 맹점은 무슨 새로운 정책을 추진할 때면 사공이 너무 많아 실패하기 일쑤다. 수소차, 수소충전소 정책 분야도 환경부, 산업부, 교통부, 지자체 등이 너무 제각각으로 분산돼 비효율적이다. 이를 위해 독일처럼 중앙에 수소 컨트롤타워를 만들어 업무의 종합성, 신속성과 효율성을 배가해 나가도록 할 필요가 있다. 넷째, 지자체와 민간사업자들은 수소충전소 건설비에 50%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민간특수목적법인 '하이넷'과 합작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강철구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강철구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기고]우리가 모두 동시대인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기

[기고]우리가 모두 동시대인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기

온통 섬뜩·폭력성 정치적 구호비논리성 주장 도배 광화문거리서로 다른 존재 이해 못할 수도우리는 그저 한동안 함께 살 뿐나 다루듯 맹목적 두둔·비난 삼가자'동상이몽'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같은 침상에서 서로 다른 꿈을 꾼다는 뜻으로 같은 것을 보면서도 서로 달리 생각함을 의미한다. 지금 대한민국이 바로 그렇다. 우리는 이 땅에서 같은 시대를 살면서 자신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하나의 사건을 완전히 다르게 해석하고 진단한다. 그럼으로써 타인에 대한 실망이 크고 나아가 온통 적개심으로 들끓고 있다. 오죽하면 소설가 이응준은 "좌든 우든 한국 사람들은 너무 정치적이다. 그건 분명한 것 같다. 그리고 파시즘의 전염성에 취약한, 혹은 파시즘에 굉장히 적합한 스타일인 것 같다. 남한이든, 북한이든"이라고 했을까. 실제로 현실 속에서 한국 사람들은 마치 샤머니즘이 끼어들어 이상한 광기를 열정적으로 뿜어내는 것 같다. 이로 인해 한국 사회는 사사건건 싸운다. 이성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고, 무언가 찬찬히 두고 보면서 분석하지 못한다. 문제는 그로 인해 나치 독일이나 2차 대전 무렵의 일본 제국주의처럼 굉장히 위험한 파시즘적 사회의 성향이 짙게 드러난다는 것이다. 이는 곳곳에서 발생하는 비합리적이고 무정형의, 그러나 막강한 폭력성과 야만을 지닌 에너지가 폭발하고 있는 것이 증거이다. 이러한 현상은 엄밀한 의미에서 볼 때, 역사적인 하나의 이념이 아니라 그 시대 그 시절에 맞추어 발생하는 일종의 전염병과 같아 그 무서움이 비할 데가 없다. 서울의 광화문 거리를 가보면 온통 정치적인 구호가 곳곳을 도배하고 있다.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하더라도 그 구호의 섬뜩함과 폭력성 그리고 비논리성이 확연한 주장이 많다. 정치적 맞수를 철천지원수로 간주하여 적개심이 하늘을 찌르는 현 상황은 도저히 같은 장소에서 같은 시대를 사는 같은 민족이라 믿기 어렵다. 이미 공권력으로도 통제하기 어려운 불법과 폭력은 이 땅에 홍익인간의 국시(國是)는 사라지고 이기적이고 야만적인 민주주의가 판치는 세상으로 가고 있다. 그럴 때마다 아, 이렇게 생각과 행동이 다른 게 대한민국이구나 하는 만감이 교차한다. "우리가 다 동시대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이응준의 또 다른 이 말에 전적으로 동감이다. 우리는 그저 한동안 함께 살 뿐, 내부에서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같은 시간대를 통과한다고 해서 동시대인이라고 할 수 없다. 바로 그런 점을 놓치고 있어서 우리가 우리 내부의 분란(紛亂)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어쩌면, 요즈음의 한국 사람들은 각자 다른 시대를 살고 있다는 생각이다. 다른 시대를 살아가면 시대감각이 다를 수 있다. 인간과 세상에 대한 생각, 가치관이 달라진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21세기를 살아가야 할까? 현재로선 평등하고 공정하며 정의로운 나라를 위해 촛불을 밝히는 이 땅 민초들의 삶은 고통스러울 따름이다. 언제쯤 평화롭고 아름다운 광화문 거리로 바뀔지 답을 구하기 쉽지 않다. 우리에겐 고통과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 스스로가 좀 더 지혜로워져야 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으로 범지식인들은 행동하는 양심과 책임감, 사명감이 필요하다. 그리고 보통사람들은 생각이 나와 다른 사람을 만나면 환대와 호의로 대응하는 게 요구된다. 마치 이 땅을 찾아온 외국인처럼 대하면 어떨까. 그러려면 그들의 처지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 마음이 이 땅을 살아갈 후세들에게 전해져 소통의 밀알이 되어 효과를 발휘하는 그 날이 오기를 바랄 뿐이다. 이는 '내 안의 타자'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과 같다. 우리에겐 '내 속엔 내가 너무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라는 '가시나무' 노래 가사가 우리를 대변해준다. 미우나 고우나 마치 나를 다루듯이 맹목적인 두둔이나 비난을 삼가자. 그것이 이 땅에서 21세기를 사는 한국인에게 필요한 문명인의 자세라고 생각한다./전재학 인천 제물포고 교감전재학 인천 제물포고 교감

[기고]국회의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국정감사, 이대로 좋은가?

[기고]국회의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국정감사, 이대로 좋은가?

무분별 감사자료 요구 지방의회 권한 침해행정 공백 발생과 인력·비용 낭비 주민피해고유 지방행정 사무 자치의회에 전담 필요감사원·행정자치부 '중복감사'도 개선해야매년 가을 무렵이면 공직사회는 중앙과 지방, 부처와 기관을 불문하고 국회의 국정감사로 인해 한바탕 홍역을 치르게 된다. 그 중에서도 경기도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는 평소 감사원, 행정자치부와 정부 각 부처, 도의회 등으로부터 감사를 받으면서 국회 국정감사까지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 정부기관들보다 더 극심한 업무 부담을 안게 된다. 국회의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국정감사는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7조에서 그 범위를 국가위임사무와 국비지원사업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는 매년 지방자치의회가 담당하는 자치단체 고유의 사무에 대해서까지 무분별하게 감사자료를 요구하는 등 법을 지켜야할 헌법기관이 스스로 법을 위반하면서 지방의회의 기능과 자치단체의 고유권한을 침해하고 있다. 이와 같이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국가기관들의 감사 과잉이 초래하는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보다도 국회의 법적 한계를 벗어난 월권적 감사로 인해 고유의 행정업무에서 지자체의 공백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는 감사가 예고되면 그 시점부터 각 의원실에서 요구한 자료 준비를 비롯하여 모든 업무를 거기에 맞춰 조정해야만 한다. 또 다른 문제점은 인력과 비용의 문제다. 국회에서 감사하는 내용은 대부분 감사원이나 행정자치부, 정부부처 합동 감사에서 이미 살펴봤거나 감사 예정인 것들이다. 그렇다고 지방자치단체에는 감사에 대한 대응을 전담하는 별도의 조직이나 인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감사 대상 업무도 특정부서나 몇몇 실무자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부서에 걸쳐 담당자들의 협업으로 실행된 것들인 만큼 감사에서도 그만큼 공동 작업이 필요하다. 결국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국회의 위법한 감사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피해는 주민들에게 돌아가고, 자치단체 공무원들도 감사 이후 가중된 업무 부담을 감당하는 불합리한 문제가 있음에도 같은 상황이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위와 같은 지방자치단체가 겪고 있는 감사 과잉, 중복 감사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에 대해서 그동안 공무원노동조합을 비롯한 여러 단체와 관련 학계에서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와 개선안이 제시되어 왔다. 공통적으로 제기되는 개선방안은 다음 두 가지다.첫째, 지방자치제도 발전을 함께 담보할 수 있도록 고유의 지방행정 사무는 자치의회가 전담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국회의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감사는 즉시 폐지하고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자치의회를 통한 간접감사로 대체되어야 한다.둘째, 감사원과 행정자치부의 감사는 서로 중복되지 않도록 지방위임사무의 경우 행정자치부가 전담하고 감사원은 행정자치부를 비롯한 정부의 감사를 통해 간접 감사하는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올해로 지방자치제도가 실시된 지도 벌써 28년에 접어들고 있다. 이제는 우리 사회에 완전히 정착된 자치제도를 시대와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여 자치권을 보다 확대하는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할 시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거의 중앙집권적 행정구조에 뿌리를 둔 중앙정부의 감사는 물론 국회의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국정감사제도는 자치권 확대 차원에서 지방의회에 대거 이양되는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국회에서도 헌법개정시 개헌안에 이러한 취지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기를 바라마지 않는다./유관희 경기도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유관희 경기도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기고]일본을 넘어서는 길

[기고]일본을 넘어서는 길

취준생 '대기업 선호' 사회 분위기신기술 개발불구 '공개입찰' 높은벽시장진입 곧 단가인하 압력 이어져'수십년 반복' 中企 성장 막기 일쑤건강 생태계위해선 후방산업 육성뿐일본에 대한 전 국민적인 분노가 매섭다. 여행을 가지 않고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나서며 나이 어린 학생들까지 국산 필기구를 사용하자는 분위기가 확산하는 등 국민 각자가 본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그 결과 'NO 재팬'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하고, 한국 정부와 국민을 우습게 여긴 유니클로를 비롯해 다양한 일본 기업이 회복하기 힘든 타격을 입었다. 언제나 그랬듯 우리 민족은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DNA를 타고 난 것 같다. 이번 일본 정부의 백색국가 지정제외 사태가 우리에게는 또 다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조심스럽게 점쳐 보며 모처럼 조성된 관련 산업의 대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독일, 일본 등 글로벌 부품 소재강국은 대부분의 제품 생산을 중소기업들이 담당하고 있다. 작지만 전세계 시장을 상대로 탁월한 경쟁력이 있는 중소기업들이 많다는 뜻이다. 대(代)를 이어서 가업을 승계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사례는 너무 쉽게 찾을 수 있다.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으며 나고 자란 고향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아 하는 일에도 만족한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중소기업 생산 현장에는 일손이 모자라지만 일자리를 찾지 못한 구직자 수 또한 만만치 않다. 반면 대기업에 입사하려는 취업준비생은 해마다 늘고 있고, 이들은 대기업에 취직하기 위해 젊음을 바쳐 일명 '스펙'을 쌓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이는 단순히 구직자의 눈높이도 구인기업의 근로환경 문제도 아니다.대기업에 들어가고 공무원이 되면 주위 사람들로부터 축하받는 사회적 분위기, 나도 모르게 미디어에 노출된 대기업에 대한 막연하고 우호적인 이미지는 여전히 중소기업으로 향하는 구직자들의 발걸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힘들게 대학을 나온 뒤 스펙을 쌓았지만, 대기업 직원이나 공무원이 되지 못해 중소기업에 입사하면 죄인이라도 된 듯 움츠러들기 일쑤다. 이 밖에도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의욕을 꺾어버리는 사례도 만만치 않다. 신기술을 개발하고 또 그런 제품을 우선 구매하라는 정부 제도 또한 있지만, 일선 공공기관 구매 담당자들은 여전히 공개입찰을 선호하고 있다. 우선 구매에 따른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고 혹시나 감사를 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그 원인이다.민간 부문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대기업에서 원하는 스펙의 제품을 개발해도 실제 구매로 연결되기 어렵다. 국산품 대체로 불량이 발생할 경우 짊어져야 할 책임의 무게와 수입품을 사용했을 때의 상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전자의 경우 대체과정에 의혹이 없는지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지만, 나머지는 '독일, 일본도 어쩔 수 없구나' 하는 분위기라는 게 중소기업 대표들의 푸념이다. 이뿐만이 아니라 어렵게 거래가 성사돼 현실적으로 규모의 경제를 갖춘 중소기업들이 거의 없기 때문에 시장개척과 진입은 곧 단가인하 압력과 성장둔화로 이어진다. 더욱이 화학물질 등록, 평가에 관한 법률을 비롯해 중소기업의 경영활동을 가로막는 규제도 국산화의 의지를 꺾어 놓기 일쑤다. 이러한 시장 상황이 수십 년간 반복되면서 원천기술이 필수적인 부품 소재 중소기업이 성장하지 못한 결과가 최근의 상황인 셈이다. 다행히도 우리에겐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들이 있다. 중소기업인들의 도전과 정부가 내놓은 대책들이 효과를 거두려면 역시 건강한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후방산업 육성이라는 이미 알려진 다소 상투적 해법 외에는 뾰족한 답이 보이지 않는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최근 형성된 국민들의 응집력이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넘어 전 분야에서 국가경쟁력 강화의 불길로 타오르길 기대한다./추연옥 중소기업중앙회 경기중소기업회장추연옥 중소기업중앙회 경기중소기업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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