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칼럼

[경인칼럼]고용창출 재원을 구글세로

[경인칼럼]고용창출 재원을 구글세로

서민에겐 단 한푼까지 세금 거두는 국세청다국적기업들 '무더기 탈세'엔 너무 관대고령화사회·미취업자 증가는 '점입가경'구글세 징수해 일자리 늘리는데 썼으면미국 월가에서 시작된 불량주택채권 파동이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지도 벌써 10년이 지났다. 당시 70억 세계인들은 대머리 털보 벤 버냉키 FRB(미국중앙은행) 의장을 주목했다. 공황경제학의 대가인 버냉키는 '달러 복사기' 혹은 '헬리콥터 벤'이란 별명으로 월드스타가 되었다. 미국정부가 종이돈(그린백)을 마구 찍어내서 천문학적인 은행부실을 털어낸 데 대한 비아냥(?)이다. 20년 전의 외환위기를 떠올리면 서글픈데 최근 국내에도 '헬리콥터 머니' 망령이 어른거린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10일 청와대 입성과 함께 수행원들에 내린 첫 번째 지시가 일자리위원회 설치일 정도로 현 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는 고용창출이다. 작년 10월에는 '일자리-분배-성장'이란 선순환 구조의 '일자리정책 5년 로드맵'을 발표하고 문 정부 임기 내에 소방관, 경찰, 사회복지사, 교사, 근로감독관 등 공무원 일자리 81만 개를 만들기로 했다.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41만6천명 중 20만5천명을 정규직화하고 창업 활성화, 최저임금 대폭 확대 및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노동자들에게 '저녁 있는 삶'을 약속했다.벌써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실적은 10만명을 돌파했다. 임기 1년 만에 목표의 50%에 육박한 것이다. 공공기관의 신규채용 규모도 확대했다. 지난해 공공기관 채용 인원은 2만2천500여명이었는데 금년에는 채용예정 인원을 2만8천명으로 확대했다. 한편 '2020년 최저시급 1만원' 공약 실천차원에서 최저임금을 2년 동안 30%가량 인상했으며 주당 68시간의 근로시간도 7월부터 52시간으로 축소했다.정부는 2년 동안 공공일자리 확충에만 33조원의 혈세를 투입했으나 노동시장에서의 긍정적인 시그널은 간취되지 않는다. 취업자수 증가폭이 금년 들어 5개월 연속 10만명대로 '고용쇼크' 수준인데 지난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의 취업자 수는 2천708만3천명으로 작년 7월보다 고작 5천명 증가에 그쳐 국민들은 '멘붕'이다. 일자리정부 운운이 민망해 보인다.일자리문제는 갈수록 태산이다. 저임금 일자리와 파트타임이 점증하는 등 4차 산업혁명의 영향이 본격화되는 것이다.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기본소득 논의와 실험이 추진되고 있는 이유이다. 복지천국인 핀란드에서는 2017∼18년 실업자 2천명을 선발해서 2년 동안 매달 560유로(73만원)를 지급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노동의 종말' 시대에 최소한의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최근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경쟁담당 집행위원이 IT공룡기업 구글에 43억4천만 유로(약 5조7천억원)의 과징금 부과를 언급했다. EU 역사상 최대의 벌금이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체계를 불법 이용했다는 혐의이다. 퀄컴, 애플, 아마존, 스타벅스, 맥도널드 등 미국의 간판기업들에 대해서도 거액의 과징금 부과 내지 탈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영국정부는 2016년에 구글로 부터 지난 10년 동안의 세금환급 명목으로 1억3천만 파운드(1천900억원)를 징수했다. 러시아, 스페인 등 여러 나라들이 다국적기업들의 조세회피에 페널티-약칭 구글세-를 물리는 추세이다. 구글은 한국에서 온라인광고와 애플리케이션 판매 등으로 매년 수조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으나 2016년 납세액은 200억 원도 채 못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화웨이,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알리바바, 아마존 등 IT기업을 비롯해 에르메스, 샤넬, 루이뷔통, 구찌 등 명품업체들과 다이슨, 이케아, 맥도널드, 스타벅스 등 글로벌 기업들도 국내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며 높은 수익을 거두고 있다. 론스타는 국내에서 막대한 투자수익을 올리고도 세금 한 푼 안 내고 '먹튀'했다. 서민들에겐 세금을 단돈 한 푼까지 징수하는 국세청이 다국적기업들의 무더기 탈세에는 너무 관대하다.한국은 65세 이상이 총인구의 14%를 상회하는 고령사회인데다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는 낙오자수 증가는 점입가경이다. 소득주도성장은 고사하고 헬리콥터로 돈을 뿌려도 모자랄 지경이다. 구글세 징수해서 일자리 확대재원으로 사용했으면./이한구 수원대 교수·객원논설위원이한구 수원대 교수·객원논설위원

[경인칼럼]경제논리와 개혁의 실종

[경인칼럼]경제논리와 개혁의 실종

7개월째 고용대란 지속 '경제 최악' 평가'정부 소득주도' 혁신성장에 밀렸기 때문모두 만족시킬 수 없다면 교집합 만들어야'진정성 있게 야당 설득'하는 정치가 필요지방선거가 끝나고 문재인 정부 2기가 들어선 이후 주목할 만한 변화는 여야의 공수가 바뀌었다는 점이다. 자유한국당의 지방선거에서의 참패는 박근혜 탄핵과 적폐청산의 연장에서 치러진 선거의 성격상 예견된 결과였다. 촛불로 상징되는 국민의 요구에 의해 탄생한 정권에게 우선 요구되었던 것은 적폐청산이었다. 이는 사회의 불평등한 구조를 바꾸라는 시대적 당위와 맞닿아 있었다. 새 정권 출범 후 적폐수사는 지지율 고공행진의 원동력이었다. 물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또한 중대한 변화 중의 하나였다. 그러나 보수 정권에서의 불법과 반헌법 행위에 대한 사법 단죄의 다른 한 편에는 당면한 경제악화와 일자리 문제 등의 민생이라는 보다 근본적인 과제가 놓여있다. 이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면 적폐청산과 남북 관계 개선은 부차적 문제로 전락하고 만다. 문재인 정부가 제시한 소득주도 성장은 혁신성장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7개월째 고용대란이 지속되고 있고, 설비투자와 각종 경제지표 악화에서 보듯이 경제는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체감경기는 더욱 심각하다. 재벌개혁이라는 정권의 목표는 대기업의 고용창출과 투자의 필요성 때문에 정책의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집권세력 내부도 분열의 조짐이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가 친문경쟁구도 이지만, 권력의 속성상 권력 내부의 분화도 불가피하다. 진보적 가치를 지향하는 민주평화당과 정의당도 재벌문제 등 해법의 차이로 집권당에 비판의 날을 세운다.상황은 가변적이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촉발된 자영업자와 노동자와의 갈등의 이면에 똬리 틀고 있는 기득권의 구조적이며 압도적 우세는 가려지고 있다. 보수진영과 보수야당은 선거 이후에 전열을 정비하고 민생을 고리로 총공세로 나오고 있다. 사회적 불평등 완화와 격차 해소 등 사회구조의 혁파를 지향했던 촛불혁명의 동력은 소진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참여정부가 보수와 진보 양쪽으로부터의 협공으로 식물정권이 된 전철을 상기해야 한다. 민생과 재벌개혁이 적대적이어서 안되고, 사회적 부조리와 부패의 해소가 경제악화의 주범일 수는 더욱 없다. 그러나 분명한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사회경제적 개혁은 경기침체의 주범이고, 재벌개혁은 대기업의 투자와 고용창출에 부정적이라는 '경제논리'는 한국사회의 기득권을 보호하는 강고한 프레임이다. 문재인 정부는 사회개혁적 프로그램을 가동조차 하지 못했다. 이륙도 하기 전에 활주로에서 적의 기습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전폭기의 형국이다. 여소야대라는 정치공학 탓도 있다. 그러나 높은 지지율에 취하여 협치와 협력이라는 정치의 기술을 터득하지 못한 책임이 더 크다. 지난 정권의 국정농단과 헌법유린에 아직도 반성하지 않고 참회록을 쓰지 않는 자유한국당은 비상대책위를 출범시키고 국가주의라는 프레임 전환으로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여전히 한국당은 심판의 대상일지 모르나 지방선거에서 참패를 안겨준 것으로 유권자의 일차적 심판은 끝났다. 이제 모든 공격의 대상은 여권이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개혁과 민생의 조화라는 고도의 정치기술과 철학이 필요하다. 경제악화는 개혁의 추진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개혁의 실종에서 온다는 논리는 기득권의 강고한 반격과 민생의 악화가 맞물리면서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 항상 프레임 전쟁에서 패하는 역사의 데자뷰다. 일방으로 쏠려서는 안된다. 경제가 어렵다고 소득주도 성장 정책이 휴지통으로 들어간다면 자영업자와 중산층 이하의 서민의 삶은 나아지는가. 각기 이해관계가 다른 집단을 모두 만족시키기 어렵다면 최소한의 교집합을 만들어 가는 작업을 해야 한다. 역시 정치가 해결할 일이다. 이의 운용은 집권연합의 몫이다. 야당을 진정성 있게 설득한다면 상충하는 보수와 진보 논리의 최대공약수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집권세력의 위기가 개혁의 실종으로 연결될 수 있는 중차대한 시기다./최창렬 용인대 통일대학원장(정치학)최창렬 용인대 통일대학원장(정치학)

[경인칼럼]이재명, 의혹은 법에 맡기고 도정 전념해야

[경인칼럼]이재명, 의혹은 법에 맡기고 도정 전념해야

모든 상대와 공방 지사직 수행 왜곡될 수도의미있는 도정 '의혹'에 가려지니 안타까워오기가 생길만 하지만 부릴 일은 아니다불공정한 것들 청산 '희망의 경기도' 만들길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주자인 김진표 의원이 7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밝혔다. 김 지사를 향해서는 "그렇게 위법한 일을 할 사람이 아니다. 10년 넘게 지켜본 김 지사는 아주 바르고 선한 사람"이라며 "당이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두둔했다. 그러나 이 지사에게는 "지방선거가 끝나고 새로운 의혹까지 추가되고 하니까 SNS에서 우리 당원들이 이것을 비판하고 탈당시키든지 제명을 해야 되지 않느냐고 강하게 요구를 해왔다"며 서영교 의원식 자진탈당을 요청했다.두 사람을 향한 김 의원의 발언에 담긴 정치적 함의는 해석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는 사람들에게 맡기기로 하자. 다만 김 지사는 '보호해야 할 사람'이고 이 지사는 '탈당해야 할 사람'이라는 자의적 규정은 지나치다. 김 지사의 드루킹 연루 혐의나, 이 지사의 사생활 관련 의혹은 당사자가 해명해야 하며 방법은 법대로 하는 것 뿐이다. 법으로 혐의나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법적 책임을 지고, 그 반대라면 면책받으면 그만이다. 법적 면책과 상관없이 세상의 불신이 지속된다면 그거야 당사자가 감수해야 할 정치적, 인간적 부담이다. '당의 보호'와 '탈당 권유'로 해결할 문제가 아닌 것이다. 정치적 판단이 법의 판단에 앞서면, 법적 결론의 사회적 수용이 힘들어진다. 법치의 위기가 만성화할 수 있다. 김기춘의 승용차 앞유리로 돌진한 시민이 이를 증명한다.이쯤에서 이 지사에게 모든 의혹들을 법에 맡길 것을 권고한다. 김 의원의 지적대로 이 지사는 지방선거 중에는 물론 지사 취임 이후에도 끊임없이 제기되는 의혹에 시달리고 있다. 이 지사는 모두 부인하고 해명했지만 말로 결론 날 문제가 아니다. 이미 김부선과 형님 의혹은 상대방과의 맞고발로 경찰수사가 진행중이다. 조폭연루 의혹은 해당 방송프로그램과의 법적조치 돌입을 예고한 만큼 미루지 말고 돌입하면 된다.그리고 이제 도정에 전념하기를 바란다. 도지사에게 도정에 전념하라는 주문은 모욕으로 들릴 수도 있겠다. 모욕이 아니다. 도정에 전념하기에는 제기된 의혹과의 전쟁(?)에 내공을 지나치게 소진했을까봐 하는 걱정이다. 7일 서울에서 열린 DMZ국제다큐영화제 기자회견도 그랬다. 경기도의 국제다큐영화제가 아니라 '이재명 다큐'가 화제가 됐다. '이재명 도지사 다큐가 만들어진다면 내용증명을 보내지 않을 건가'라는 질문은 무례했다. '얼마든지 찍어도 좋다. 대신 다큐를 빙자한 판타지 소설은 안된다'는 답변은 유려했다.도정에 전념하려면 정치인 문법에서 경기도지사의 문법으로 전환해야 한다. 정치언어로 대응했던 의혹들은 법의 판단에 맡기고, 도정 메시지 발신에 집중해야 한다. 지금처럼 의혹을 시비하는 모든 상대와의 공방에 심력을 소모하면 지사직 수행이 왜곡될 수 있다. 경기도는 대한민국 현안이 집약된 광역단체다. 경기도만의 힘으로 풀 수 없다. 중앙정부의 합리적인 조력이 필요하고 때론 야당과의 협력도 중요하다. 이 지사의 언어가 계속 정치분쟁에 머물면 경기도정 대신 이재명과 정치권력과의 이해관계만 선명해진다. 정말 이재명을 죽이려는 거대 기득권이 있다면, 경기도정도 함께 위험해지지 않겠는가.'이재명 다큐'가 아니라 "지원은 하되 개입하지는 않는다"는 '이재명의 문화행정 원칙'이 주목받았어야 했다. 관급공사 원가공개는 반대의견에도 불구하고 주목해야 할 정책이었다. 100억원 미만 공공건설공사 셈법을 바꾸어 예산절감을 하자는 건의는 정부가 주목해야 할 제안이다. 의미있는 이재명표 도정이 '의혹'에 가려지거나 보도자료로 소비되니 안타깝다.오기가 생길만 하지만 부릴 일은 아니다. 의혹은 법에 맡기고 "불의, 불공정, 불투명한 것들을 청산하며 공정하고 모두 함께 누리는 새로운 희망의 땅 경기도를 만들겠다"는 의지로 도정에 전념하시라./윤인수 논설위원윤인수 논설위원

[경인칼럼]인천의 결정장애와 도시비전

[경인칼럼]인천의 결정장애와 도시비전

공항·항만 등 이름값 못하는 가치자원 풍부'서말 구슬' 꿰려면 민·관 거버넌스 튼튼해야갈등 해소 위한 각종 위원회 재정비도 시급평화 중심도시 새로운 꿈 실현 미루지 않길 우유부단한 메이비세대(Generation Maybe)처럼 인천의 정책도 결정장애로 진척이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 민선3기부터 시립미술관 건립을 추진해왔지만, 인천은 여전히 시립미술관 없는 광역시로 남아 있다. 선사시대로 부터 개항기 문화유산, 근대산업유산까지 다양한 역사문화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도시를 대표할 킬러콘텐츠는 보이지 않는다. 다양함이 오히려 장애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인천공항과 인천항만, 168개의 섬, 경제특구 등은 자타가 인정하는 가치자원이지만 잠재적 가치이지 아직 이름값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자원이 많아 관심이 분산되니 사업은 나열식으로 흘러 부실이 구조화되는 형국이다. 구슬은 보배가 되지 못하고 늘 구슬일 뿐이다. 그래서 자원이 빈약한 지자체가 오히려 부러워 보일 때가 있다. 보유 자원에 집중투자해서 성과를 내는 확률은 더 높기 때문이다.인천시는 산업과 경제 국방 측면에서 전략적 지위를 갖는 도시이다. 그때문에 인천항, 인천공항 등 핵심인프라는 모두 중앙정부가 관리하고 있으며, 도심 곳곳에 군사시설이 자리잡고 있다. 사업추진 과정은 지역내 이해집단 보다 정부 각 부처와의 협의가 더 어렵다. '사공이 많은 배'처럼 진로 결정이 어렵고 집행도 더디다. 월미산은 50년 만인 2001년에, 문학산도 50년만인 2015년에야 개방되었다. 부평미군부대는 이전이 결정되었지만 아직 미해결과제가 많다.내항의 재생과 개방도 인천시 뜻대로 되지 않는다. 해수부와 국토교통부, 국방부를 설득하려면 시민사회의 지원이 필요한 데 인천시와 시민사회와 소통도 원만치 않았던 탓이다. 갈등양상이 복잡하다보니 시민사회의 대응도 쉽지 않다. 굴업도 핵폐기장 반대 투쟁이나 인천대 시립화 과정에서 보여준 역동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2009도시축전, 2014아시안게임, 2015유네스코책의수도 사업 등 국제적인 빅이벤트들이 시민들의 참여보다 우려 속에 치러졌다. 수년간 지속된 재정위기 현상도 이러한 무기력증을 증폭시킨 요인이었다.'서 말 구슬의 딜레마'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민·관 거버넌스 체계가 튼튼해야 한다. 각종현안에 대한 지역내 합의 수준이 높아야 자치분권을 지역적 실현이 가능하다. 시민적 동의와 합의 수준의 깊이가 정부 소관부서나 타지자체와의 협상 결과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결정장애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시민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하여 갈등을 최소화하는 일, 이를 위한 각종 위원회의 재정비가 시급하다.시민이 동의하는 도시비전이 있다면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 도시비전은 평화특별시와 균형발전을 중심으로 한 민선 7기의 공약을 재점검하는 수준을 넘어서는 일이다. 지금은 대격동의 시기, 우리 사회는 촛불혁명 이후 다중혁명(多重革命)의 단계에 접어들고 있으며, 한반도를 둘러싼 동아시아의 정세 변화도 4차산업혁명도 숨가쁘다. 가시권에 들어온 한반도 평화체제의 실현을 반영하여 인천의 새로운 꿈을 시민들과 함께 재창안하는 일을 미루지 말아야 한다. 한반도 평화체제의 실현으로 동아시아 화약고로 불리던 인천이 평화도시로 남북교역의 중심도시로 자리잡아, 동북아와 세계 물류 플랫폼 도시로, 동아시아의 문명도시로 도약하는 장대한 목표를 구체화하는 전략이다./김창수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위원·객원논설위원김창수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위원·객원논설위원

[경인칼럼]`디지털 도플갱어`와 `딥페이크`

[경인칼럼]'디지털 도플갱어'와 '딥페이크'

첨단기술의 분신복제가 AI를 만나 진화가짜뉴스·동영상이 판치는 지구촌 시대수용자 개개인의 미디어 분석 능력 필수인천도 미래세대위해 올해 잇따라 사업도플갱어(doppelganger)는 '둘'을 뜻하는 독일어 도펠(doppel)과 '행인'을 의미하는 갱어(ganger)가 결합된 말이다. 우리말로는 분신복제(分身複製)쯤 된다. 독일작가 장 파울이 소설 '지벤케스'(1796)에서 처음 사용한 이후 18∼19세기 공포와 로맨스를 다루는 고딕소설의 주요 모티브가 됐다. 러시아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의 중편소설 '이중인격'(1846)에서도 도플갱어가 등장한다. 가난과 메아리 없는 사랑으로 인해 피해망상을 겪는 주인공 골랴드킨은 자신과 똑같이 생긴 도플갱어를 만나게 된다. 이 도플갱어는 주인공이 실패한 모든 일에서 성공을 거두고, 결국 본래의 골랴드킨까지 대체하게 된다.포르투갈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주제 사라마구의 '도플갱어'(2003)는 '눈먼 자들의 도시'(1995), '동굴'(2001)과 함께 사라마구의 '인간의 조건' 3부작으로 일컬어지는 소설이다. 중학교 교사인 막시모 아폰소는 동료가 추천해준 비디오를 빌려보다가 깜짝 놀란다. 자신의 5년 전 모습과 똑같이 생긴 배우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 단역배우의 본명과 거주지를 집요한 추적 끝에 알아낸 막시모는 배우의 아내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몸의 흉터까지 똑같은 두 사람은 누가 원본이고 누가 복사본인지를 따지지만 답은 없다.이 도플갱어가 마침내 인공지능(AI)과 만났다. 미국 워싱턴대학의 컴퓨터 과학자들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가짜동영상을 만들어주는 AI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한 게 지난해 이맘때다. 인터넷에 공개된 오바마의 비디오와 오디오 콘텐츠들을 활용해 그가 진짜 말을 하는 것으로 생각할 만큼 정교한 동영상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오바마의 디지털 도플갱어(digital doppelganger)인 셈이다. 당시 과학자들은 이 테크놀로지의 선한 면을 강조했다.그로부터 1년 뒤, 정작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 테크놀로지의 가장 악한 면이다. "트럼프는 완전히 쓸모없는 인간쓰레기야" 특유의 눈썹 모양까지 지어가며 트럼프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이는 영락없는 오바마다. 가짜뉴스를 훨씬 능가하는 '딥페이크(deepfake)'는 이렇게 우리에게 다가왔다. AP 등 세계적인 언론들은 딥페이크가 1~2년 안에 미국 정치권과 국제사회에 커다란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렇다면 팩트체커(the Fact Checker)나 폴리티팩트(Politifact)와 같은 진실검증 시스템과 법적 규제가 이런 악한 테크놀로지를 압도하거나 제어할 수 있을까? 안타깝지만 노력에도 불구하고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미디어리터러시는 이런 가짜뉴스 시대를 살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기초지식이다. AI가 디지털 도플갱어를 무제한 복제해내는 딥페이크 시대를 이겨내는 기초체력이다. 딥페이크의 위험을 경고하는 차원에서 오바마 가짜동영상을 만들었던 미국 최대 온라인 매체 버즈피드가 "개인의 판단력이야말로 딥페이크의 해결책"이라고 내린 결론도 미디어리터러시의 중요성을 웅변하는 것이다. 시청자미디어재단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가 미래세대를 대상으로 버즈피드가 말한 '개인의 판단력'을 길러주는 사업을 올해도 펼친다. 이번 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각각 2박3일 일정으로 운영하는 '그린미디어캠프'는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 SK석유화학, 인천시 서구청과 함께하는 미디어리터러시 강화 프로그램이다. 지난 2014년 센터 개관 이래 규모를 달리해가면서 미디어역기능 예방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계속해온 사업이다.이번 그린미디어캠프에는 310명의 인천 서구 지역 중학생들과 멘토 역할을 하는 180여 명의 연세대 재학생들이 참가해 영상콘텐츠 제작교육과 함께 가짜뉴스를 가려내는 체험교육을 받는다. 가짜뉴스를 직접 만들어보고 겪어봄으로써 그 위험성과 폐해를 실감토록 하는 교육이다. 저작권 바로알기 특강을 통해 미디어를 슬기롭게 활용하는 방법도 배운다. 가짜뉴스와 딥페이크를 가려낼 수 있는 지혜를 길러주는 사업이다. 지역사회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이충환 인천 시청자미디어센터장이충환 인천 시청자미디어센터장

[경인칼럼]산이 무서워

[경인칼럼]산이 무서워

수목장 좋다해도 쉼터에 유택 조성은 심해유명사찰 인근 골분 마구잡이 뿌려 골머리자연장 활성화위한 규제완화·법개정 불구명당 고집하는 유족들 불법 해소될지 의문2년 전 한여름 대낮에 경기북부의 어느 고즈넉하고 아담한 절집을 찾았다. 산세도 좋을 뿐 아니라 유서 깊은 고찰(古刹)로 알려져 한 번쯤 구경하고 싶었던 탓이다. 일주문(一柱門)에서 대웅전까지는 족히 1km 이상 떨어졌는데 더구나 가파른 언덕길이어서 볼일 없는 이들의 접근을 반기지 않는(?) 곳인데 필자는 하필 염천(炎天)에 방문한 나머지 고행(苦行)이 따로 없었다. 숨이 턱밑까지 차올라 접근로 주변의 아름드리 전나무 군락 그늘 밑에서 잠시 땀을 식혔다. 피톤치드의 그윽한 향이 코끝을 스치는 순간 손바닥 크기의 흰색 명패가 눈에 띄었다. 필자가 무심결에 기댔던 나무 밑 등걸에 그 팻말이 매달려 있었는데 무성한 수풀 더미 때문에 미처 발견하지 못 했던 것이다. 주변을 자세히 살피니 군데군데 거수(巨樹)들마다 네임텍들이 주렁주렁 매달려있었다. 고인들이 집단으로 잠들어 있는 수목장 터로 인적이 드물지 않은 대낮이었음에 모골이 송연했다. 도망치듯 숲속을 벗어났는데 아무리 수목장이 좋다 해도 사람들이 많이 왕래하는 마을 인근의 쉼터에까지 유택을 조성한 것은 좀 심했다는 느낌이었다.그러나 이 정도는 약과이다. 전국의 산과 들에 시신을 화장한 골분들이 마구잡이로 뿌려지고 있는 것이다. 모 인사는 돌아가신 부모님들을 백두대간의 풍광 좋은 명당에 몰래 뿌렸다며 자랑을 했다. 경승이 빼어난 유명사찰들일수록 극락왕생을 염원하는 유족들이 절 인근에 불법으로 산골(散骨)하는 바람에 스님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단다. 국내의 화장장(火葬葬) 비율이 2015년에 80%를 넘었다. 사망자 5명 중 4명은 화장을 하는 셈인데, 1994년 화장 비율이 처음 20%를 넘어선 후 20년 만에 4배로 격증한 것이다. 고령화에 따른 소산다사(小産多死) 사회가 시작되었다는 신호로 읽힌다. 촌락공동체 해체 내지 1인 가구 급증 등 느슨한 가족관계로 유택(幽宅) 관리가 불안한 때문이다. 납골당 가격이 천정부지일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웬만한 납골당의 좋은 자리는 500만~600만원을 호가하고 비싼 곳은 1천만 원을 훨씬 능가해 납골 비용이 부담스럽다고 호소하는 상가(喪家)들이 점증하는 추세이다. 납골당 사기사건 또한 기승이어서 상주들이 이중의 고통을 겪는 사례도 드물지 않다. 납골공간이 부족한 일본에서는 지자체마다 갈 곳 잃은 유골들로 골머리를 앓는단다. 유골을 몰래 버리는 경우도 드물지 않은데 2017년까지 5년간 유골 방치로 경찰에 신고된 건수만 411건에 달한단다.근래 들어 자연장에 대한 선호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자연장 이용률이 20%에 육박한 것이다. 자연장이란 화장한 골분을 생화학 분해 용기에 담아 나무나 잔디, 화초 주변에 묻거나 혹은 골분을 직접 뿌리는 친자연적 장례 방법으로 묘지 1기 면적에 망자 약 30명을 모실 수 있어 지속가능한 장례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최대한 깨끗하게 사용해서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것 아닌가. 그런데 자연장의 일종인 수목장도 최하 수백만 원에서 1천여만 원에 달하는 등 가격이 결코 만만치 않다. 고인을 화장하는 유족의 약 10% 정도가 산골을 택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정부는 자연장 활성화를 위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약 17개소의 공설 자연장지를 설치하고 민간(문중) 자연장지 설치를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전환하는 등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묘지 개장 후 자연장을 할 경우 장려금을 지원하는 한편 최근 보건복지부는 자연장지 이용률을 30%로 높이는 내용의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을 개정했으나 명당을 고집하는 유족들의 불법이 해소될지 의문이다.화장률 90%의 대만식 유골처리법이 주목된다. 타이베이시는 전액 무료의 합동 장례식장을 마련해 놓고 유족들이 수목장 혹은 산골을 택할 경우 고인의 유택까지 무료로 제공한다. 타이베이시의 사망자 5명 중 1명은 묘표(墓表)도 없는 자연장을 택하고 있다.유골의 임의 방기 또한 임박한 듯하다. 그나저나 자연탐승하다 원귀(寃鬼)에라도 씌면 어떡하나?/이한구 수원대 교수·객원논설위원이한구 수원대 교수·객원논설위원

[경인칼럼]문재인 정부 대 민주당 정부

[경인칼럼]문재인 정부 대 민주당 정부

與, 집권당으로서 수평적 당청관계는 물론친문의 프레임 과감하게 벗어나야'민주당 정부'로 불릴때 촛불민심 반영위한'정치'가 정치의 본령을 찾아갈 수 있다민주화 이후의 정부의 명칭은 제6공화국,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박근혜 정부, 문재인 정부로 불려왔다. 한 번도 정당의 명칭이 정부의 공식명칭으로 지정되지 않았다. 이는 한국정당이 시민사회의 균열과 이해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현 정부도 민주당 정부로 호칭되지 않는다. 이는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청와대의 종속변수로 기능하고 있다는 방증일 수 있다.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과 한국당의 수구적 행태에 대한 시민들의 혐오에 힘입어 지방선거에서 이겼다. 자력으로 결승에서 승리한 게 아니다. 그러나 수구적 보수야당에 대한 비토가 민주당 지지로 이어지는 구조는 끝났다. 경제는 각종 지표가 보여주듯이 악화 일로에 있다. 청와대가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역할은 보이지 않는다. 당권을 위한 전당대회만이 두드러질 뿐이다.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에 의존하는 익숙한 정치프레임을 과감히 깰 수 있어야 한다.현 정권을 문재인 정부로 지칭하느냐, 민주당 정부로 부르느냐의 정치적 함의의 차이는 작지 않다. 대통령제는 내각제와 달리 한번 선택받은 정부가 임기 동안 안정된 국정운영을 담당한다. 또한 내각제에 비해 대통령에 대한 권력의 집중도가 높음으로써 입법·사법·행정부 간의 견제와 균형의 작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한국의 집권세력은 당·정·청의 상이한 층위의 요소가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체제라는 특수성을 갖는다. 그러나 권위주의적 성격을 띠는 정권일수록 청와대가 당과 정부보다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는 속성을 보인다. 역대 정권에서 보편적으로 수평적 당청관계의 유지가 요구되었던 것은 그만큼 당이 청와대의 보조기구나 종속변수로 움직이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다. 청와대의 정책목표와 가치지향이 국민의 지지에 기반하더라도 실질적으로 국회에서 입법과 정책을 통해 구체화되지 않으면 제도화를 통한 개혁은 이루어질 수 없다. 대통령령이나 부처령은 정책의 기본 골격을 바꿀 수 없다. 집권세력 내부에서 집권당이 역할과 기능을 제대로 발휘해야 하는 이유이다.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과 헌정유린에 대한 시민적 분노의 정치적 표출이 촛불집회로 나타났고 결국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파면을 이끌어냈다. 헌법절차에 따른 결과였지만 본질적으로는 주권자의 일반의지에 의한 직접민주주의적 요소의 발현이었다. 그러나 대의제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상황에서 모든 현안을 시민들의 정치적 에너지의 직접적 발현에 맡길 수는 없다. 촛불집회의 정신과 정치적 에너지는 서서히 소진되어 가고 있다. 정치는 다시 일상적 문법에 맡겨졌다. 국회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정당이기주의에 입각한 원 구성 협상에 정치력을 낭비하고 있고, 여야 정당들은 21대 총선을 의식한 공천권 전쟁으로 계파갈등과 권력투쟁에 진입했다.현직 대통령의 탄핵과 조기대선을 거치는 과정에서 민초들은 불평등한 사회구조의 타파를 외쳤다. 그래서 촛불혁명이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회는 개점휴업이었고 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밝힌 "정의로운 나라, 통합의 나라,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나라다운 나라"를 위한 제도적 얼개는 청사진조차 그리지 못하고 있다. 결국 국회가 여야의 협치를 통해서 완성하지 않으면 안 되는 작업이다. 집권당은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를 추천하고 대통령을 배출한다. 정당은 선거과정에서 지지자들의 이익을 표출시키고 집약함으로써 세력을 조직화한다. 이러한 정치과정을 거치면서 쟁점을 이슈화하고 계층 간의 이해의 갈등을 조정하면서 시민적 합의를 모색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집권당의 역할이 중차대한 이유이다. 민주당은 집권당으로서 수평적인 당청관계는 물론 친문의 프레임을 벗어난 집권당이 되어야 한다. 현 정권이 문재인 정부 보다 민주당 정부로 호명될 수 있을 때 촛불민심을 반영하기 위한 '정치'가 정치의 본령을 찾아갈 수 있다. 이는 집권당이 청와대로부터 상대적 자율성을 확보하느냐에 성패가 달렸다./최창렬 용인대 통일대학원장(정치학)최창렬 용인대 통일대학원장(정치학)

[경인칼럼]이재명 지사와 박남춘 시장의 취임사

[경인칼럼]이재명 지사와 박남춘 시장의 취임사

이 "군림 아닌 도민 명령 수행하는 대리인"박 "특권 내려놓고 권력은 시민들께 환원"기득권 키워온 사회구조 변화시키겠다는 뜻'경기(經基)도'와 '시민특별시 인천' 이루길태풍피해를 당한 지역과 사람들에게는 죄송스러운 얘기지만 제7호 태풍 쁘라삐룬은 7기 민선시대의 의미있는 출범을 연출한 1등공신이었다. 6·13 지방선거를 통해 당선된 전국 시·도지사와 시장·군수·구청장들은 2일 저마다 취임식을 예정하고 있었다. 취임식의 각종 퍼포먼스를 통해 4년 임기에 임하는 포부와 각오를 밝히는 자리였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아예 '취임식'이 아니라 선정된 도민들로 부터 임명장을 받는 '임명식'을 가질 예정이었다.그런데 비의 신 쁘라삐룬이 강림하사, 단체장들은 줄줄이 취임식을 취소하고 재난상황실과 재난위험지역을 찾았다. 아쉬웠을테지만 매우 현명한 처신들이었다. 무릇 자치행정은 이래야 맞다. 중앙정부가 시스템에 의존한다면, 지방정부는 민생현장을 발로 뛰어 챙겨야 한다. 쁘라삐룬이 자치단체장의 의식과 양식이 욕먹을 수준은 넘어섰다는 흐뭇한 증거를 보여준 셈이다. 눈치 없이 취임식을 강행한 최문순 강원지사는 "보여주기식 행동은 멀리하겠다"고 강변했지만, 전시행정도 진정이 담기면 의미있는 메시지가 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소리다. 구차한 변명이었다.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박남춘 인천광역시장도 현충탑 참배와 실무적인 선에서 소탈하게 취임식을 마쳤다. 하지만 취임사는 남았다. 취임사에는 경기도정과 인천시정에 임하는 각오, 두 사람의 얼과 혼이 담겨있다.두 사람 모두 권력의 주인이 도민과 시민이라는 점을 분명히했다. 이 지사는 경기도지사직을 "군림하는 존재가 아니라 도민의 명령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대리인"이라고 규정했다. 박 시장은 "시장의 특권은 내려놓고 권력은 시민께 돌려드리겠다"고 다짐했다. 민주사회의 선출권력에 대한 당연한 정의이지만, 이를 소홀히 여겨 낭패를 본 정치인들은 최근의 사례만으로 충분하다. 권력을 확인하는 쾌감은 중독성이 강하다. 대표 도민, 대표 시민으로 평범한 권위를 다짐한 두 사람이 초지를 일관하기를 기원한다.강자의 기득권을 배격하고 약자의 편에 서겠다는 의지도 같았다. 이 지사는 정치의 역할이 "소수 강자의 횡포를 억제하고 다수 약자를 도와서 함께 어우러져 살게 하는 것"이라며 "기득권의 편이 아니라 평범한 도민의 편에서 '억강부약(抑强扶弱)'을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한 사람의 성공에 도취하기 보다 열 사람의 실패를 먼저 찾아 재도전을 응원하겠다"며 "강자의 큰 목소리보다 약자의 작은 외침에 먼저 귀를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문재인 대통령이 만들겠다는 나라다운 나라의 구현에 경기도와 인천시가 앞장서겠다는 결심이다. 문재인 정부는 평등한 기회, 공정한 과정, 정의로운 결과가 실현되는 사회변혁을 약속했다. 당적을 같이하는 대통령과 도지사, 시장이 사회변혁의 비전을 공유한 만큼, 변혁의 동력은 커졌고 대중의 기대는 높아졌다. 유의할 점은 있다. 평등, 공정, 정의는 매우 명확한 가치 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사회 각계각층의 이익과 욕망이 복잡하게 포개진 개념이다. 가치를 달리 해석하는 시선을 조율하고 통합하는 혜안과 지혜가 있어야 한다. 선의의 정책이 반드시 정의로운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다는 경험칙은 유효하다. "전 시정부의 좋은 정책들은 이어가되, 과오는 바로잡고, 부족한 것은 채워가겠다"는 박 시장의 태도는적절하다.이 지사와 박 시장의 취임사는 도민과 시민을 섬기는 종복의 자세로 기득권을 강화시켜 온 사회구조의 변화를 실현하겠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정치인이라면 이념의 지형을 떠나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지만 아무나 실천할 수 없는 과제이다. 도정과 시정의 현실에서는 과제 실현을 위한 각론 마다 찬반이 엇갈리기 예사일 것이다. 잘 듣고 과감하게 결단해야 하는 고단한 여정이 시작됐다. 그 여정의 끝에 이 지사가 약속한 경세제민의 터전 '경기(經基)도'와 박 시장이 희망했던 '시민특별시 인천'에 이르길 바란다. 이 지사와 박 시장의 취임사를 잘 간직해 둘 생각이다./윤인수 논설위원윤인수 논설위원

[경인칼럼]`불가역성` 논쟁과 美 민주당 `내로남불`

[경인칼럼]'불가역성' 논쟁과 美 민주당 '내로남불'

북미정상회담 합의에 'CVID' 빠졌다는 것美 핵운반수단 '완전검증…' 부메랑될 수도'평화 협상 서두른다'고 비판하는 美 야당중간선거 고려한다 해도 이해하기 힘들어역사적 북미정상회담 이후 2주일의 시간이 흘렀다. 6·12 싱가포르회담은 훗날 한국 현대사의 최대 사건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다. 북미간, 그리고 남북한간 70년 전쟁과 적대관계를 종식할 수 있는 결정적 합의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트럼프와 김정은이 서명한 합의문은 평화와 번영을 바라는 두 나라 국민의 염원에 맞는 새로운 북미관계를 수립하고, 북한과 미국은 한반도에서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노력하며, 이를 위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담고 있다. 이 합의에 대해 대다수의 국민들은 환호하고 있지만 보수 야당은 비관적이다. 미국도 여당인 공화당과 국민들은 지지하고 야당인 민주당과 CNN을 비롯한 주류 언론은 비판적이다. 비판의 요지는 북미정상회담의 합의문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폐기', 즉 'CVID'가 빠졌다는 것이다. 핵폐기를 검증하고 불가역성을 확인하는 장치가 빠졌다는 지적이다. 인권 유린 국가의 독재자 김정은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느냐는 의문까지 제기한다.'CVID'를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그 주장이 북한 핵뿐 아니라 한반도 핵, 즉 미군의 핵과 핵무기를 운반하는 전략자산, 미국의 핵운반수단인 핵추진 항공모함과 잠수함, 스텔스 전투기와 폭격기를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비가역적으로 해체'하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완전한 비핵화'(Complete Denuclearization)의 개념은 검증을 전제로 한 것으로 CVID를 완전히 포함하는 용어라는 트럼프의 주장이 현실적이다.의미론적으로 CVID는 "100% 진짜 순참기름"라는 우리 농담처럼 불신사회가 낳은 동어반복(tautology)이며, 실현하기 어려운 관념에 불과하다. 제조된 핵무기와 핵물질, 그리고 그 제조 수단을 폐기하거나 해체하는 일은 가능하지만, 국가를 해체하지 않는 한 이미 성취한 핵 관련 기술과 과학자, 핵 원료물질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다. 더구나 북한의 우라늄 매장량은 세계 총 매장량을 능가하는 수준이다. 정세의 변화로 북한이 체제의 위협을 다시 느끼면 핵무기 프로그램을 복원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비핵화에서 '불가역성'이란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를 스스로 폐기하는 동시에 미국과 주변국이 북한의 '핵보유 의지'를 영구히 폐기하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다. 전쟁을 종식하고 평화체제를 조성하는 것은 인류의 숙제이다. 'CVID' 불가역성에 대한 미국 언론의 시비는 트럼프와 북한에 대한 불신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 군산복합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미국의 매파들이나 정략적인 반대파들이 북한이 넘을 수 없도록 협상장의 문턱을 다시 쌓아 올리자는 주장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 트럼프의 비인도적 이민정책, 세계시장 질서를 뒤흔들고 있는 미국우선주의 무역정책과 한반도 비핵화 정책은 구별해야 한다. 1년 전까지 트럼프가 전쟁 위기를 고조시킨다고 비난하던 민주당이 이번엔 평화 협상을 서두른다고 비판하고 나선 것은 중간선거를 고려한다고 해도 이해하기 어렵다. 미국 민주당의 '내로남불'식 반대로 인한 여론악화는 새로운 장애물이 될 수 있어 외교적 해법이 필요하다. 우리 국회가 판문점선언과 싱가포르합의에 대한 지지를 결의하고, 미국 의회도 분단의 아픔과 전쟁 위기에서 살아온 우방국 대한민국의 미래와 마지막 냉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정책에 지지해 요청하는 일이다./김창수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위원·객원논설위원김창수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위원·객원논설위원

[경인칼럼]나의 삶, `만년 하위` 국가의 `평균점 이하`

[경인칼럼]나의 삶, '만년 하위' 국가의 '평균점 이하'

인천·경기주민 삶의 만족도 전국 평균치↓이번에 선출된 광역·기초단체장등 787명이들이 할 일은 OECD 삶의 질 조사에서고생스럽게 살아가는 주민들 살피는 것우리 국민들의 삶의 질을 가늠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지표로 '국민 삶의 질'이 있다. 경제성장이 삶의 질과 직결되는가라는 물음이 제기됨에 따라 시민참여, 주관적 웰빙 등 비물질 부문을 포함시켜 국내총생산(GDP) 위주의 지표를 보완했다. 국제적 지표로는 유엔개발계획(UNDP)이 발표하는 '인간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가 대표적이다. 각 국가의 소득과 교육수준, 실업, 환경, 건강, 종교, 평균수명, 문자해독률 등을 기준으로 삼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더 나은 삶 지수(Better Life Index)'는 우리에게 좀 더 익숙한 지표다. 소득, 직업, 공동체, 교육, 환경, 시민참여, 건강, 삶의 만족, 안전, 일과 생활의 균형 등으로 국가별 삶의 질을 평가한다. 이 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만년 하위다. 36개국 가운데 2013년 27위, 2014년 25위, 2015년 27위에 머물렀다. 2개 국가가 늘어난 2016년도에도 28위, 지난해 역시 29위로 점점 더 주저앉고 있다.히말라야 고산지대의 작은 나라 부탄에서도 삶의 질 지수가 발표된다. '국민행복지수'다. 1인당 국민소득은 겨우 3천 달러에 불과하지만 국민의 97%가 스스로 행복하다고 믿는, 세계 제1의 행복국가다. 유엔 자문기구 '지속가능발전 해법 네트워크(SDSN)'가 부탄의 이 행복지수에서 착안해 2012년부터 해마다 '세계행복보고서(World Happiness Report)'를 발표하고 있다. 2018년 최신 보고서에선 핀란드가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2015년 155개 국가 중 47위, 2016년 58위, 2017년 56위였고, 2018년엔 156개 국가 중 57위였다. 이 SDSN 지표를 기준으로 할 경우 부탄의 2015∼2017년 평균 순위가 97위라고 하니 뜻밖이다.북미정상회담과 지방선거에 관심이 집중되는 동안 우리 국민의 삶의 질을 알 수 있는 또 하나의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이달 초 발표한 '국민 삶의 질 여론조사'다. 가족, 건강과 의료, 자녀양육과 교육, 주거환경, 일자리와 소득, 사회보장과 복지, 자연환경과 재난안전, 문화와 여가 등 우리 국민들의 삶의 질을 구성하는 요소를 8개 부문으로 나누어 삶의 만족도와 관심사를 파악하기 위해 실시했다. 응답자들의 거주지 비율을 보면 인천·경기가 30.3%로 가장 많았다. 인천과 경기지역 주민들의 속내를 들여다봤다. 삶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가 6.2점으로 전국 평균 6.4점보다 낮다. ▲건강과 의료 6.6점 (평균 6.7점) ▲사회보장과 복지 5.5점 (〃 5.8점) ▲자녀양육과 교육 6.2점 (〃 6.4점) ▲일자리와 소득 5.6점 (〃 5.8점) ▲자연환경과 재난안전 5.6점 (〃 5.8점)으로 전국 평균치보다 낮았다. 삶의 걱정거리로는 ▲건강과 의료 (55.9%) ▲일자리와 소득 (52.6%) ▲사회보장과 복지 (31.1%) ▲자녀양육과 교육 (29.8%)을 꼽았다. 건강과 의료를 제외하곤 모두 전국 평균치를 웃돈다. 인천과 경기지역 주민들의 삶이 얼마나 고단하고 팍팍한 지 짐작케 하는 수치들이다.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지는 않아 다행이다 싶었다. 응답자의 48.8%가 5년 뒤 자신의 삶의 질이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지방선거가 끝났다. 인천·경기지역에서 2명의 광역단체장과 41명의 기초단체장, 179명의 광역의원과 565명의 기초의원이 지역주민들의 선택을 받았다. 이들 787명의 선출직이 할 일이란 오로지 OECD 삶의 질 조사에서 만년 하위로 주저앉은 국가, 그 만년 하위 국가가 실시하는 삶의 만족도 조사에서조차 평균점 이하의 신산(辛酸)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인천과 경기지역 주민들을 살피는 것이다. 깃발이 온통 파랗거나 띄엄띄엄 빨갛거나 상관없는 일이겠다. 덧붙여 '이부망천' 망언이나 '여배우' 스캔들로 인해 자존심에 상처 입고 비위 상한 지역주민들을 위로하는 데에도 마음을 내어주길 바란다. 사건의 장본인이 아니더라도 그 책임은 이번 선거에서 선출된 이들 모두의 몫이기 때문이다./이충환 인천 시청자미디어센터장이충환 인천 시청자미디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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