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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수원FC의 큰 변화

[노트북]수원FC의 큰 변화

프로축구 수원FC가 달라지고 있다.김호곤 단장이 자리하면서 팀의 분위기와 위상 자체가 올라갔고, 덕분에 선수들이 믿는(?) 구석이 생겨 힘을 내는 모양새다.수원FC는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하위권을 맴돌았고, 단장 자리는 퇴직한 고위 공무원이 버티기만 하면 2년을 보장받았던 자리였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공석이었던 수원FC 단장자리에 다양한 경력과 경험을 지닌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김호곤 신임 단장이 취임했다. 예전과 다른 큰 변화였다. 수원FC는 2013년에 2부 리그(당시 챌린지)로 시작했다. 2015년부터 현 부산 아이파크 조덕제 감독이 지휘봉을 잡아 '막공축구'로 효과를 보면서 2016년에는 1부리그(당시 클래식)로 치고 올라갔다. 하지만 한 시즌을 버티지 못하고 2017년 다시 2부로 떨어졌다. 조덕제 감독이 2017시즌을 마치지 못하고 성적 부진으로 자진사퇴한 후 김대의 신임 감독을 선임했지만 재미를 보지 못하고 하위권에 머문 수원FC는 한동안 그저 그런(?) 팀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올 시즌 수원FC는 상반기 열린 12경기에서 6승 2무 4패를 기록하며 3위로 올라 상위권에 링크되어 있다. 수원FC는 최근 3경기에서 2경기는 선제골을 내주며 어렵게 시작했지만 역전승을 거뒀고, 나머지 한 경기 역시 2-2까지 동점을 내줬지만 안병준이 버저비터골을 성공시키며 3연승을 달리고 있다.지난 시즌에는 선제골을 내주거나 경기에서 패하면 무기력해지며 어렵게 경기를 풀어나가는 모습이었던 것과는 딴판인 모습이다. 이는 2년 차인 김대의 감독의 부족한 부분을 김 단장이 멀리서 지켜보면서 선수 개개인들에게 힘이 되는 말들을 전하면서 파이팅을 불어넣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선수들은 물론 코칭스태프와 구단 프런트까지도 김 단장을 통해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찾았고 팀 분위기 또한 상승했다. 올 시즌 수원FC의 1부리그 재승격이 기대된다. /강승호 디지털미디어본부 콘텐츠팀 기자 kangsh@kyeongin.com강승호 디지털미디어본부 콘텐츠팀 기자

[노트북]남한강 인도교 설치 무엇이 문제인가

[노트북]남한강 인도교 설치 무엇이 문제인가

여주시는 남한강에 인도교 설치를 놓고 찬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여주에 강북에 해당하는 오학동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교통대란이 우려되는데, '대교를 놓아야지 인도교가 왜 필요하냐'라는 주장이다. 인도교 설치는 이항진 여주시장의 공약사업이다. 시청과 오학동을 잇는 인도교를 통한 강남·강북의 생활권 연결과 남한강의 밤을 아름답게 수놓는 낭만이 넘치는 가족과 연인들의 다리를 놓겠다는 것이다. 지난 4월 여주시가 오학동 둔치 공원화 사업과 연계해 인도교 설치를 위한 타당성 조사용역을 추진하는 가운데, 오학동 발전위원회와 통장협의회에서 인도교 설치를 반대하고 가칭 제2 여주대교 건설을 요구하고 나섰다. 당연히 인도교보다 차량통행이 가능한 대교가 백번 낫다. 하지만 그동안 왜 여주의 미래발전을 위해 대교 건설을 못 했나 짚어볼 문제다.우선 제2 여주대교는 민선4기 이기수 군수 재임 시절인 2007년에 추진하다가 중단됐다. 2007년 기본설계 시 약 850억 원의 예산이 필요하고, 12년이 지난 현재 1,300~1,500억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또한,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결과,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기준인 B/C가 1.0을 넘지 못한 0.34로 나왔다. 순수 시비로도 대교 건설은 못한다. 혹자는 인도교에 쓰이는 예산(200억 상당)을 아껴 대교 건설에 투입하면 될 거 아니냐고 말한다. 인도교 예산은 4대강 사업에서 발생한 준설토 판매 수익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준설토 판매 수익금은 하천과 친수구역 관리 이외에는 쓰지 못한다. 통행이 목적인 대교 건설에는 쓸 수 없다. 게다가 여주대교 건설에 앞서 선행되어야 할 것이 시청사 이전이다. 여주초교가 역세권으로 옮겨가고, 시청사를 정비하려면 최소 5~10년의 기간이 소요되고, 대교는 그 이후에나 논의될 사안이다.2025, 2030 여주시 중장기 발전계획에 어디를 찾아봐도 대교 건설에 관한 사항은 없다. 그렇게 중요한 사업이 왜 빠져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대교 건설을 원한다면 인도교와 관계없이 지금부터라도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야 한다. 양동민 지역사회부(여주) 기자/coa007@kyeongin.com양동민 지역사회부(여주) 기자

[노트북]`오토배너호 화재` 진압 비용 받아내야

[노트북]'오토배너호 화재' 진압 비용 받아내야

지난해 5월 인천 내항 1부두에 정박해 있던 파나마 국적 자동차 운반선 '오토배너'호(5만2천422t급)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인천소방본부는 불을 끄기 위해 헬기 2대와 소방차 241대, 847명의 소방대원을 투입했다. 화재는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에 나선 지 67시간 만에 완전히 꺼졌다.장시간 이어진 화재로 인천 소방의 피해도 컸다. 진화작업에 투입된 화학차, 물탱크차, 굴절차 등 소방차량 10대가 고장 났고, 소방대원 1명이 화재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넘어져 다쳤다. 소방당국은 진화작업에 어려움을 겪자 내부에 있는 열기를 배출하기 위해 용역업체를 투입해 선체 외벽에 구멍을 뚫기도 했다. 해외국적 선박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수억원의 행정비용이 투입된 것이다.인천소방본부는 최근 전문가의 유권해석 등을 통해 해외국적 선박인 오토배너호 선주 측에 화재 진압활동으로 들어간 행정비용을 청구했다. 오토배너호는 소방 역할인 '국민'의 재산 보호가 아닌 해외국적 선박이기 때문에 상법상 청구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오토배너호 선주와 선체보험 변호인 측은 인천소방본부가 행정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 법률적 근거가 없다며 맞서고 있어 법적 다툼이 예상되고 있다.우리나라 소방당국이 국내에 정박 중인 해외국적 선박화재 진압과 관련해 행정비용을 청구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그만큼 오토배너호 화재진압 사례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번 결과가 오토배너호와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우리나라 소방당국이 처리 비용을 떠안느냐, 그렇지 않으냐를 가름하는 선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항만시설을 갖춘 인천지역은 매년 1만4천척의 해외국적 선박이 오가고 있다. 오토배너호 선박 화재와 같은 사고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싸움은 시작됐다. 인천 소방은 법적 다툼으로 번지더라도 선주 측으로부터 화재진압 비용을 받아낼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 /김태양 인천본사 사회부 기자 ksun@kyeongin.com김태양 인천본사 사회부 기자

[노트북]기획부동산에 당한 서민을 투기꾼이라고?

[노트북]기획부동산에 당한 서민을 투기꾼이라고?

'쓸모없는 땅 개발된다… 기획 부동산 사기 극성' 2004년 2월 12일 경인일보 기사 제목이다. 토지 수요를 부추기는 정책이 발표되면서 파주와 김포, 광명, 하남 등 수도권지역 땅값이 급등하고 개발차익을 노리는 부동산 투기꾼들이 설치고 있다는 내용을 다룬 기사였다. 15년이 지나면서 이 기사를 쓴 선배는 중학생 때부터 알고 지냈던 친구의 시아버지가 됐다.반 세대가 지난 현재까지도 기획부동산이 활개를 친다. 성남과 의왕 경계를 아우르는 청계산 정상도 부동산 경매 컨설팅 업체를 빙자한 기획부동산 업자들의 주무대가 됐다.현재로선 개발 가능성이 전혀 없는 땅이 제3판교테크노밸리 호재와 더불어 대규모 택지로 조성되리라는 어처구니없는 소리에도 소시민들은 쌈짓돈을 넣었다. 무엇이 그들의 자식 학원비, 퇴직금, 식비, 옷 사 입을 돈을 잡풀만 무성한 공터를 사는 데 쓰게 했을까.업자들은 1970년대 서울 강남 부동산 불패 신화를 끄집어냈다. 투자자들은 가까운 미래를 보라는 업자들의 사탕발림을 그대로 믿었다. 이들에게 투기꾼 꼬리표를 붙일 수 있을까.'일비 7만원' 기획부동산 홍보 전단지에 적힌 복수의 연락처에 전화를 걸었다. 전화기에서 흘러나온 컬러링은 찬송가였다. 피해 제보를 해온 수많은 아버님, 어머님들의 컬러링도 마찬가지. 항상 좋은 것 주신다는 그 주님을 믿는 사람들이 서로를 속이고 눙치면서 부동산 불패교를 믿고 있었다.업체들은 일비를 받으러 온 판촉 직원들에게 경제지 월 구독료를 제외하고 돈을 지급했다. 어찌 된 영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유력 경제신문들은 천지가 개벽하지 않는 이상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 땅을 '품절 임박' 운운하며 홍보했다. 조율이 필요하다. 잠자는 나라님이여. 이제 그만 일어나 사이비 부동산 불패교를 신봉하는 우리 지역민들을 어여삐 여기시고 조율 한번 해주시라. /손성배 사회부 기자 son@kyeongin.com손성배 사회부 기자

[노트북]당신의 열여섯은

[노트북]당신의 열여섯은

내 기억 속 열여섯의 나는 굉장히 불안했던 것 같다.2006년쯤만 해도 내가 살던 곳은 여전히 고교평준화가 이뤄지지 않아 인문계고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공부를 곧잘 해야 했다. 관내 인문계고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좋은' 학교에 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압박도 있었다. 물론, '왜'는 빠져있었다. 아무래도 주변에서 '대학', '대학'을 외치니까 나도 모르게 대학은 '무조건' 가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바람을 타고 순항하는 요트 마냥 흘러가는 시간에 몸을 맡기면서 그렇게 대학에 입학하고, 졸업했다. 열여섯부터 그렇게 10년. 나의 진로는 이 시간 안에서 갖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만들어졌다.요즘 특성화고를 졸업한 학생들을 만나면서 이들이 삶을 대하는 '진중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들은 열여섯 나이에 이미 대학이 아닌 '취업'을 선택했다. 반드시 대학을 가지 못할 성적 때문만이 아니다. 꾸준히 반에서 5등 안에 들어야 받을 수 있는 중학교 내신성적 190점 이상(200점 만점) 학생들도 특성화고를 포함한 직업계고에 가는 시대다.그러나 특성화고 학생들이 졸업 후 마주하는 건 이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견고한 '고졸'의 장벽이다. 비정규직 신세, 전공과 무관한 직무, 무시와 차별, 승진 배제 등은 졸업생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겪고 있는 처절한 현실이다.어쩌면 어린 학생들의 '성숙함'이 특성화고가 운영되는 가장 큰 동력일지도 모른다. 특성화고를 통해 고졸취업을 확대하겠다던 국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이들의 성숙함이 좌절감으로 물들지 않도록 보호하는 일이다. 졸업생들은 열여섯으로 돌아간다면 그래도 다시 특성화고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들이 보호받아야 하는 가장 큰 이유다. 그렇지 않으면 이들의 짝사랑이 너무 슬플 것만 같다. /배재흥 사회부 기자 jhb@kyeongin.com배재흥 사회부 기자

[노트북]경기도 지역화폐 `인싸머니`로 거듭나려면

[노트북]경기도 지역화폐 '인싸머니'로 거듭나려면

지난 17일과 18일 이틀간 경기도 지역화폐를 직접 사용해봤다. 발급부터 충전, 결제까지 과정 하나하나를 기사에 담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틀 동안 8곳 중 2곳에서만 결제에 성공했다. 일상에서 쉽게 가던 곳 중 실제 지역화폐를 쓸 수 있는 가게는 많지 않았다.그럼에도 기자는 기사가 나간 이후인 주말에도 내내 지역화폐인 '수원페이'를 사용했다. 지역화폐로 음식점에서 저녁식사를 했고, 커피 몇 잔을 사 마시기도 했다.카드단말기에서 영수증이 출력되고 나서야 '아, 이곳에선 지역화폐를 쓸 수 있구나'라고 알 수 있는 게 흠이라면 흠이었지만, 장점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10만원을 충전하니 6%에 해당하는 6천원을 서비스로 받았고, 관련 애플리케이션에 개인정보를 등록하니 지역화폐 결제 금액에 대해선 소득공제 30%도 받을 수 있었다.이재명 도지사의 말처럼 '몰라서 못 쓰지, 알면 굳이 안 쓸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위기에 처한 골목상권을 살리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뿌듯함은 덤일 터.다만 장점과 당위성만으로 소비자가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경인일보 본사가 소재한 수원의 지역화폐를 발급 신청한 탓에 '수원페이' 실사용기를 지면에 담았지만, 비단 수원페이만의 일일까. 지역화폐가 빛 좋은 개살구가 아닌, 많은 도민들의 생활 속에 자리 잡는 '인싸머니'로 거듭나려면 소소한 불편함일지라도 최대한 덜어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일례로 기사에는 미처 담지 못했지만 도내 시·군 중 일부는 지역화폐와 연동된 모바일 앱을 다르게 쓰고 있다. 수원에서 김포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이 두 지역 모두에서 지역화폐를 쓰고 싶으면 앱 두 개를 설치해야 하는 것이다. 어디에서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알리는 일 역시 중요한 과제다. 진통 끝에 탄생한 지역화폐가 제대로 빛을 발하게 하려면 경기도와 시·군이 계속 머리를 맞대야 한다. /강기정 정치부 기자 kanggj@kyeongin.com강기정 정치부 기자

[노트북]세월호 참사, 아프지만 우리가 기억해야

[노트북]세월호 참사, 아프지만 우리가 기억해야

지난 16일 우리 사회는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아 다양한 행사들로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안산에서 열렸던 세월호 참사 5주기 기억식과 경기도교육청의 '노란 리본의 날 추모식'을 비롯해 광화문, 진도 팽목항, 대구, 제주 등 전국에서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당시 세월호 참사를 경험했던 시민들의 기억은 다를 수 있지만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추모하는 학생, 시민들은 한가지 공통된 생각을 갖고 있었다. 다시는 이런 참사가 반복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공유하면서 하루빨리 시민들이 안심하고 다양한 활동을 영위할 수 있는 안전한 사회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사실이다.동시에 취재 중 만난 이들은 세월호 참사가 점차 잊혀져가는 것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도교육청에서 세월호 참사 5주기 행사 중 일환으로 진행한 청소년 영상공모전에 참여했던 한 학생은 "세월호 참사가 대중들에게 잊히고 있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느껴 이번 공모전에 참여하게 됐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영상을 통해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추모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추모행사에 참여한 한 초등학교 교사도 "학년이 낮은 학생들은 세월호 참사가 어떤 사건이었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다"며 "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세월호 참사는 국민들에게 큰 충격과 아픔을 남겼다. 하지만 이 참사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것을 전제하지 않는다면 안전한 사회로 나아가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철저한 진상 조사와 그에 따른 재발 방지 대책은 참사가 일어난 지 5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심지어 최근 정치권에서는 세월호 사태 비하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는 잊어서는, 잊혀져서는 안되는 사건이다.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공감하고 기억하는 것은 이제는 진보·보수의 이념을 넘어 시민사회가 지켜가야 할 숙제다. /이원근 사회부 기자 lwg33@kyeongin.com이원근 사회부 기자

[노트북]전통시장 진입 식자재마트, 상생안 마련 최선

[노트북]전통시장 진입 식자재마트, 상생안 마련 최선

"식자재 마트 들어오면 시장 상인들은 다 죽어요. 어떡해야 하나요." 인천 계양구는 최근 계산동 계산시장 인근에 식자재 마트를 짓겠다는 건축 허가 신청을 또 다시 반려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반려 조치다. 지난해에는 교통 혼잡 유발에 따른 대책 미흡을 이유로, 올해는 시장과의 상생 방안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건축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식자재 마트 입점 예정지와 계산시장은 직선거리로 약 500m 떨어져 있다. 정부는 전통시장 반경 1㎞를 전통상업보존구역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이 구역 내에서는 대규모 점포의 입점을 제한할 수 있다. 전통 상권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계산시장도 2011년 전통상업보존구역으로 지정됐다. 그런데 식자재 마트는 현행법상 대규모 점포에 포함되지 않아 이 법을 적용받지 않는다. 현장에서 만난 시장 상인들은 "식자재 마트도 지역 내에선 대형 마트 역할을 한다"며 시장 인근 입점을 제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법의 취지를 강조했다. 취재를 하며 만난 사업주도 불만은 있었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 건축을 제한하는 게 부당하다는 것이었다. 그의 말도 틀린 말은 아니다. 법의 테두리 내에서 재산권을 행사하는 것은 국민의 당연한 권리이기 때문이다.최근 인천지역 곳곳에 식자재 마트가 들어서면서 전통시장까지 위협받고 있다. 특히 계산시장은 지난해 정부가 전통시장을 살리겠다며 특성화시장 육성사업 대상지로 선정한 곳이기도 하다. 계양구도 건축 허가 신청에 법적 위반 사항이 없다는 데에는 동의한다. 법으로도 전통시장을 보호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은 식자재 마트와 전통시장 상생이다. 사업주는 시장과의 상생안을 마련하라는 계양구의 요구에 시장 상인들을 몇 차례 만났다고 한다. 그런데 사업주가 시장발전기금 등의 금전적 지원을 주장한 반면 상인들은 매장 면적 축소 등 실질적인 식자재 마트 운영 최소화를 요구하며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계양구가 진정으로 전통시장과 식자재 마트의 상생을 원한다면 이 갈등의 중재자로 나서야 한다. /공승배 인천본사 사회부 기자 ksb@kyeongin.com공승배 인천본사 사회부 기자

[노트북]소방관용 공기호흡기 관납비리 새판짜야

[노트북]소방관용 공기호흡기 관납비리 새판짜야

오멜라스. 어슐러 K 르귄이 쓴 소설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에 등장하는 가상의 유토피아다. 르귄은 '적자생존' 정글과 같은 세상과 딴판인 세상을 글로 그리며 단 하나의 비극적인 장치를 심었다. 오물로 가득 찬 지하실에서 고통을 받고 있는 어린아이다. 오멜라스의 아이들은 청소년이 되기 전 이 아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동시에 이 아이가 비참한 삶을 사는 덕분에 자신들과 공동체의 행복이 보전된다는 교육을 받는다. 문제를 마음 한 구석에 묻고 행복하게 살 텐가. 아니면 떠날 것인가. 오멜라스 사람들은 선택의 기로에 선다.화재 현장에 가면 소방관들은 얼굴에 검댕이를 잔뜩 묻히고 등에는 'SANCHEONG'이라고 쓰인 공기통을 멘 채 잰걸음으로 움직인다. 그 공기호흡기에 미인증 밸브가 결합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더해 정부 지원을 받은 개발 기술에 문제가 불거진 방위사업과 판박이로 자사 기존 특허를 심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소방관용 공기호흡기 관납 시장은 적자생존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았다. 단 하나의 업체가 수십년간 쥐락펴락하는 독식 구조였다. 경인일보는 지난 2월 26일 (주)한컴산청이 납품한 소방관용 공기호흡기에 미인증 밸브가 결합됐다는 첫 보도 이후 한 달여 납품업체, 소방당국, 수상한 검사기관 등 업계에 만연한 문제점을 짚었다. 지속적인 보도가 이뤄지자 소방청과 소방산업기술원은 제조업체 3사를 불러 모아 공기호흡기 검사·규격 개정안을 논의했다.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발을 뗀 것이다.문제를 그대로 두고 그들만의 오멜라스를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지하실의 아이 같은 숨겨진 구조적 병폐를 꺼내 새 판을 짤 것인가. 현장 소방관들의 안전을 내팽개치고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적당히 넘어간다면 당근색 옷을 입은 소방관을 존경하는 아이들은 물론 국민 모두가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손성배 사회부 기자 son@kyeongin.com손성배 사회부 기자

[노트북]반도체클러스터 개발정보 유출 `비밀은 없다`

[노트북]반도체클러스터 개발정보 유출 '비밀은 없다'

120조가 투입되는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가 사실상 용인시 원삼면 일대로 확정됐다. 그런데 이미 2년 전부터 원삼면 독성리, 고당리 등지에선 매년 1천여 건에 달하는 토지 거래가 이뤄지며 투기 광풍 조짐이 확인됐다.이에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위해 수도권 규제 푼다… 낙후지 원삼면 일대 부동산 들썩'이란 기사 출고 후 현장으로 향했다. 하지만 현장에선 "땅값이 올랐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대화를 회피하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발길을 돌리려는 순간 한 주민이 다가왔다. 그는 "어디서 나오셨나요? 차 한잔 하시죠?"라며 자신의 사무실로 이끌었고, 10분 정도 지났을까. 그는 현장을 보여주겠다며 길을 재촉했다. 사무실을 나와 원삼면사무소 앞을 지날 때 즈음 그는 "이곳이 출입구가 될 자리입니다"라며 첫 마디를 건넸다. 당시 개발 후보지 신청 소식 외에 개발계획 등은 전혀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어 그는 "이곳은 수용되고 여기는 비수용 지역입니다. 여기가 작년 10월 지인이 대기업 직원에게 판 땅입니다. 이쪽은 게이트가, 여기 보건소까지가 모두 수용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의 토지이용계획을 훤히 꿰고 있었다. 1시간 가까이 독성리와 고당리 현장을 돌면서 개발 정보가 사전에 유출됐음을 직감했다. 그는 취재팀에게 한 달 전 지인에게 받았다며 사진 두 장을 건넸다.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문서 형식의 사진과 반도체 클러스터의 토지이용계획이었다.3기 신도시 도면 유출 사태가 떠오른 취재팀은 '용인시 원삼면 반도체 클러스터 정보 사전 유출·투기세력 활용 의혹'이란 단독 보도와 영상을 출고했고, 타 매체들도 앞다퉈 관련 보도를 쏟아냈다. 이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용인시는 전담반을 구성해 단속에 나섰고, 경기도는 원삼면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세상에 비밀은 없다'고 전했다. 정부의 신속한 대처에 박수를 보낸다. /이상훈 디지털미디어본부 비즈엠 취재부 기자 sh2018@kyeongin.com이상훈 디지털미디어본부 비즈엠 취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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