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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신뢰사회로 가는 길

[수요광장]신뢰사회로 가는 길

편법·불법 전횡 근본적 차단 못한채선의의 피해자만 있다면 잘못된 구조법 잘 지키는자만 '바보' 인식 확산시민을 잠재적 범법자 만들게 아니라선량한 사람을 믿는 정책 전환 시급# 장면 1 올해 들어 어머니의 치아 통증이 심해져서 치과에 갔더니 틀니를 새로 해야 한다고 한다. 새로 하신지 얼마 안 되어 보험 적용이 안된다고 한다. 보험적용이 될 때까지 어머니께 참으시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기에 새로 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160만원을 부르더니 어찌어찌 100만원까지 내려갔다가 수납담당자가 브레이크를 건다. 간호사(그들끼리 '코디'라 부름)가 잘못 이야기했다고 하며 120만원이라고 한다. 그 숫자의 적절성을 따질 아무 기반이 없는 난 결국 120만원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때부터 3개월여 주기적으로 어머니 모시고 치과를 다녔다. 그 사이 나도 치과 간 김에 오랜만에 스케일링을 했다. 문제는 거기서 시작됐다. 스케일링은 연 1회 보험이 적용된다. 당연히 그렇게 예상했다. 그런데 왠지 아쉽게 대충한듯한 느낌이었는데, 코디가 와 잇몸이 부었다고 잇몸치료를 해야 한다고 한다. 보험도 된다고 한다. 또 그러자고 했다. 잇몸치료를 좌·우·중앙 3번에 걸쳐 했다. 최종 점검을 위해 한 번 더 오라고 하는 것을 안 갔다. 나의 소심한 저항이다. 결론은 과거 스케일링 한 번에 끝날 일을 나눠서 한 것이다. 결국 나는 보험이 적용된 치료비를 합해서 거의 10만원을 지불했다. 능력 있는 코디를 만난 대가는 비쌌다. 지금까지 나는 '공동체주거 코디네이터'라고 나의 일을 소개해왔다. '코디네이터'라는 이 이름을 아무래도 바꿔야 할 것 같다.# 장면 2 대학 다니는 딸에게 연락이 왔다. 내용을 들어보니 친구 언니가 창업을 했는데, 그 회사로부터 인건비를 지급받아서 일부 수수료를 떼고 환급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는 것이다. 딸에게는 아무 피해가 없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친절한 설명과 함께. 그래서 딸에게 물었다. "너는 이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니?" 자신도 느낌 적으로 옳지 않은 것 같고 내키지 않아서 확인 차원에서 물어봤다는 것이다. 하지만 마음 한 편에 친구의 부탁을 거절하는 것에 대한 부담과 불편함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딸에게 말했다. 너의 생각이 옳고 조금 불편하더라도 고지식한 사람으로 살라고. 고지식한 딸이 불신 가득한 세상에서 겪어야 할 어려움이 예상돼 마음이 아프다.# 장면 3 내가 일하는 협동조합은 가끔 공공의 보조금을 받아 공익사업을 수행한다. 사업의 본원적 활동 이외 보조금 사업의 관리를 위한 행정업무 부담이 만만치 않다. 그런 이유로 오래전부터 행정업무 간소화의 요구가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보조금 관리 집행 정산에 관한 업무가 간소화되기는커녕 점점 더 복잡하고 어려워지고 있다. 공공의 돈을 집행하는 것이니 투명하게 관리해야 함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이렇게 행정 편의적으로 절차와 규제를 강화하고 사업자의 자율성을 제한한 결과가 '장면1~3'과 같이 나쁜 의도를 가진 사람들의 편법적이거나 불법적인 전횡을 근본적으로 차단하지도 못하면서 선의의 시민과 사업자만 힘들게 하는 구조라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위법의 대가는 약하고 위법을 통해 얻는 이익이 더 크다는 것이다. 그래서 같은 위법이 반복되고 심지어 순진하게 법을 지키는 사람만 바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다. 불신을 확산시키고 그 대가를 엉뚱하게 법을 지키는 선량한 시민들이 치르고 있는 것이다.접근이 완전히 잘못된 것이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모든 시민과 사업자를 잠재적 범법자로 가정할 것이 아니라 선량한 시민을 믿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 후에 믿음을 저버린 자에 대해 철저하게 책임을 물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선량한 다수를 믿지 못하고 그 비용을 공공과 시민에게 부담시킬 것이 아니라 신뢰를 저버린 자에게 철저하게 물어야 할 것이다. '타인을 믿는 것은 위험하지만, 믿지 않는 것은 더 위험하다'. '신뢰의 법칙' 저자 데이비드 테스테노의 말이다. 믿는 자를 보호하고 배신자에게 책임을 묻는 것, 그것이 바로 신뢰사회로 가는 길이다. "어머님은 전적으로 저를 믿으셔야 합니다"라고 했던 김주영 선생을 믿었던 학부모만을 탓할 게 아니라 김주영 선생 같은 자가 더 이상 이 땅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김수동 더함플러스 협동조합이사장김수동 더함플러스 협동조합이사장

[수요광장]식탐 자극 먹방프로, 비만의 사회적 비용 책임 있어

[수요광장]식탐 자극 먹방프로, 비만의 사회적 비용 책임 있어

방송가 점령 '적잖은 후유증' 지적 지나치게 많은 양의 음식물 섭취과장되고 자극적인 장면 '한숨'시청률에 얽매여 '인기프로 고집'결국 '비만 연결' 부담은 국민의 몫요즘 TV를 켜고 리모컨을 돌리다 보면 온통 '먹방'과 '쿡방'이다. 예능 프로그램에선 음식을 만들거나 음식을 먹는 모습이 매우 흔하게 등장한다. 이 두 콘텐츠 중에서 하나가 없는 예능프로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야말로 '먹방 전성시대'임이 실감난다. 종합편성채널과 케이블채널은 물론이고 지상파 3사에서도 이런 먹는 방송이 넘쳐난다. 특히 유튜브를 비롯한 다양한 동영상 플랫폼에서도 '먹방'은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먹방과 쿡방이라 쓰고 예능이라 읽는다'는 말이 억지스럽지 않아 보일 정도다.종영한 예능프로 중 '윤식당'을 떠올려보면 요리 프로가 얼마나 대세인지 그 위력이 느껴진다. 당시 '윤식당2'는 케이블 예능 최초로 시청률 16%를 기록하는 등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이 프로를 만든 나영석 PD 연봉이 40억원이 넘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예능프로의 경제적 영향력도 새삼 알 수 있었다. '윤식당' 성공 이후 나 PD 사단에서 독립해 비슷한 소재와 기획으로 제작비를 덜 들이면서 재미를 보고 있는 예능프로가 우후죽순 늘어난 점도 방송가에서는 화젯거리다. '돈 벌려면 나영석처럼 해라'는 공식까지 생긴 것이다. 현재 케이블 채널에서 방송되고 있는 '스페인 하숙'이나 '현지에서 먹힐까' 미국편도 그중 하나이다. '먹방' '쿡방'이 많아지면서 이들의 영향력도 날로 커지고 있다. 물론 상식 수준의 '먹방' '쿡방'의 재미와 가치를 부정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요리와 부엌은 여성의 전유물이라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 이는 요리하는 남자가 나오는 '쿡방' 덕이 크다고 본다. 요리와 거리가 멀었던 남성을 주방으로 끌어들이고, 가사분담 등 긍정적인 사회 변화에 일조한 셈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쿡방'이나 '먹방'이 방송가를 점령하면서 그 후유증 또한 적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과도한 '먹방' '쿡방'이 국민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식탐 문화를 조장하거나 비만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많은 양의 음식을 먹는 과장되고 자극적인 '먹방'을 보면 정말 한숨이 나온다.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모방'할까 염려스럽다. 어쩌면 아이 어른 가릴 것 없이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에게 폭식 욕구를 느끼게 할 수도 있어 보인다.최근 우리나라 비만 통계를 보면 엄청나게 가파르게 비만인구가 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초고도비만 인구 비율이 특히 20~30대 사이에서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인구 10만 명당 104명, 잘못된 식습관으로 사망하고 10년 이내 국민 10%가 고도비만이 된다고 하니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 증가에 우리 모두의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쿡방' 열풍에 대한 또 다른 부정적인 지적은 '푸드 포르노(Food Porno)' 관점이다. '푸드 포르노'라는 용어는 미국의 여성학자 로잘린 카워드가 처음 사용했는데, 음식이나 먹는 영상, '먹방'이나 '쿡방'을 보며 자신의 욕구를 채우는 일종의 대리만족을 뜻한다고 한다. 비만 조장이나 '푸드 포르노' 관점의 문제점 외에도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방송 프로그램 포맷의 획일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형식이나 내용면에서 다양한 포맷과 풍부한 콘텐츠는 찾아볼 수 없고 오로지 시청률과 트렌드만 좇는 비슷한 프로그램만 양산하고 있기 때문이다.'먹방'과 '쿡방' 모두 다른 예능프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작비가 적게 드는데 비해 높은 화제성을 보이는 점을 모르는 바 아니다. 시청률과 제작비 등 방송 속성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시청률에 얽매여 비슷한 인기 프로만 고집하면, 시청자의 시청 선택권도 함께 사라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과도한 '먹방'과 '쿡방' 열풍으로 인한 문제는 비만과 연결되어 사회적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이는 곧 국민들 부담으로 고스란히 되돌아올 것이다. 인간의 원초적 욕구인 식욕을 자극해 '먹방'과 '쿡방' 열풍 혜택을 보았다면 이에 대한 일정한 사회적 책임도 따른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김정순 간행물윤리위원회 위원장·언론학 박사김정순 간행물윤리위원회 위원장·언론학 박사

[수요광장]평창올림픽, 영원한 유산으로 남기자

[수요광장]평창올림픽, 영원한 유산으로 남기자

올림픽 성공 좌우하는 '유산 관리' 스포츠 발전 외에도 사회변화 유도이달부터 정식업무 시작된 기념재단남북체육교류 등 다양한 사업 준비국민의 많은 관심·지원 요구된다 지난해 전 세계의 관심 속에 성공적으로 막을 내린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유산사업을 총괄할 2018평창 기념재단이 강원도 평창올림픽 주사무소에서 5월 1일부터 정식업무를 시작했다. 20세기 후반부터 올림픽 개최에 소요되는 투자규모가 커지고 전 세계적으로 지속가능한 개발 의제가 대두되면서 올림픽 유산(Olympic Legacy)은 올림픽 유치와 성공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부상했다. 올림픽 유산은 올림픽 개최가 대회의 전(前)과 후(後)에 미치는 영향을 의미하고, 성공적인 대회로 거듭나기 위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이와 관련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주된 관심사는 '긍정적인 유산' 창출이다. IOC는 올림픽 유산을 도시의 대회이미지 제고,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스포츠 시설·교통 인프라 확충, 도시재생 등의 '유형적' 형태와 국민의 자부심, 국가 문화유산의 재발견, 새로운 기술 습득, 환경의식 변화 등의 '무형적' 형태로 나누고 있다. 또한 유산의 범주를 크게 스포츠, 사회, 환경, 도시, 경제 등 5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첫째, 스포츠 유산(Sporting Legacy)은 올림픽을 위해 지어지거나 재정비된 스포츠 베뉴들로, 올림픽 폐막 후 지속적인 스포츠 유산의 계승을 위해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둘째는 사회유산(Social Legacy)으로, 올림픽은 사회적 통합을 증진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사회적·정치적 유산들을 제공해야 한다. 셋째는 대회를 위한 자연지역 복원, 재생가능에너지 개발 등 환경정책 수립을 통한 도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는 환경유산(Environmental Legacy)이다. 넷째, 도시유산(Urban Legacy)이다. 많은 경우 도시의 낙후된 지역들이 올림픽 경기장의 건설을 위해 재건되며, 이 장소들은 지역사회를 위한 공간으로 도시에 활력을 더한다. 마지막으로 경제유산(Economic Legacy)이다. 올림픽은 직접적으로 대회계획과 운영을 통해 간접적으로는 대회 중·후 경제활동의 증가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경제적 성장을 이끌어 낸다.이와 같이 올림픽유산은 스포츠의 발전에 국한되지 않으며 한 국가의 사회전반에 걸친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다. 올림픽의 사회적 유산이 강조되고 있는 추세이며, 올림픽을 통한 사회 기본발전이라는 것이 유산의 핵심적인 사안이다.이제 막 새롭게 출발하는 2018평창 기념재단은 평화와 새로운 지평, 동계올림픽발전을 위한 유산사업을 추진한다.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대회가 관계기관 간 협력을 통해 성공적으로 치러진 것처럼, 올림픽유산사업도 협력기반인 기념재단을 통해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의 유산을 관리하고 다양한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남북체육교류 사업 등을 통해 평창동계올림픽의 가장 큰 유산 중 하나인 평화를 계승하고 개도국 청소년을 대상으로 동계스포츠 교육프로그램(드림 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이다. 이를 통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슬로건인 '새로운 지평'을 열어 동계스포츠 발전을 위해 다양한 국내외 동계스포츠 대회의 개최를 지원하고, 동계스포츠 체험캠프 등 더욱 많은 사람들이 동계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2018평창 기념재단 초대 이사장으로 선임된 필자는 대한민국 유일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평창올림픽 당시 선수촌장을 맡아 대한민국 스포츠역사의 한순간을 함께했다. 이런 경험들을 바탕으로 기념재단의 올림픽유산을 확산하기 위해 IOC 및 국제경기연맹, 국제기관 등과 긴밀하게 협력해 나갈 것이다. 또한, 네트워크 조직에 스포츠계는 물론 다양한 분야·계층이 참여해 유산정책 개발 및 추진에 대한 논의를 활발히 하고, 다양한 유산과 기억이 역사의 좋은 선례로 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2018 평창올림픽이 대한민국과 전 세계의 긍정적 유산이 되려면 국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지원이 절실히 요구된다. 2018 평창올림픽이 영원히 기억될 수 있도록./유승민 IOC 선수위원유승민 IOC 선수위원

[수요광장]수필에 대한 기억

[수요광장]수필에 대한 기억

해방후 문학은 '母語 세련화' 선호1970~80년대 '미셀러니 류' 압도적1990년대 이후에는 법정수필 각광날카로움으로 새로운 지향성 제시점점 교과서수록 빈도 줄어 아쉬움해방 후 전쟁과 분단을 거치면서 '문학교육'은 매우 중요한 국민국가 구성원 만들기에 기여하게 된다. 이때 모어(母語)를 미학적으로 세련화하고 현대인의 일상을 잘 묘사한 수필 작품이 선호된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특별히 일제강점기에 창작된 수필들이 해방 후 교과서에 집중 수록된 것은, 해방 후 씌어진 새로운 작품의 성층이 두텁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우리 문학사에서 수필의 전통이 연면하게 이어져왔음을 알리려는 계몽기획의 일환이기도 했을 것이다. 이러한 양상은 1970년대까지 이어져갔다.우리 기억 속에 1970~80년대에 배운 교과서 소재 수필은 피천득의 '수필'에 나오는 "수필은 난이요, 학이요, 청초하고 몸맵시 날렵한 여인이다."라는 비유적 명명에 크게 의존하였다. 그래서인지 중후한 인문적 에세이보다는 경험적 구체성이 녹아 있는 미셀러니 류가 압도적으로 실렸다. 그 애틋한 목록을 열거해보자. 지금은 교과서에서 완전하게 사라진 작품들도 여럿 있을 것이다. 양주동의 '몇 어찌'와 '면학의 서'와 '질화로', 김진섭의 '백설부', 정비석의 '산정무한', 나도향의 '그믐달', 최남선의 '심춘순례', 피천득의 '인연', 이양하의 '경이 건이'와 '나무', 이희승의 '딸깍발이', 이효석의 '낙엽을 태우면서', 김소운의 '가난한 날의 행복', 유달영의 '슬픔에 관하여', 이상의 '권태'와 '산촌여정', 윤오영의 '마고자', 이하윤의 '메모광', 전숙희의 '설', 한흑구의 '보리' 등이 기억에 남는다. 작가와 제목만 열거해도 그 자체로 고색창연하기 그지없다.그러다가 1990년대 이후에는 법정 수필이 많이 실렸고, 전혜린, 이어령, 박완서, 장영희 등이 각광을 받았다. 그리고 광범위한 제재 확장에 따라 월북작가들 작품이 수록 범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월북작가들의 전면적 해금에 따라 수필 분야에서는 이태준, 김용준 등 소위 문장파(文章派)들의 고담한 수필이 즐겨 수록되었다. 김기림의 짧은 글 '길'도 선호되었다. 또한 시인이나 작가들이 쓴 수필들도 적지 않게 실렸는데, 박두진, 조지훈, 이청준, 전상국 등의 수필이 실리기도 하였고, 예외적으로는 해외 수필이 번역되어 다수 실리기도 했다. 안톤 슈낙의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을 비롯하여 가드너, 임어당 등이 주요 고객이었다가, 최근에는 나쓰메 소세키, 헬레나 노르베리-호지, 미셸 투르니에, 움베르토 에코 등의 작품도 들어와 있다. 지금도 "울음 우는 아이들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로 시작되는 슈낙의 작품은 우울함과 비애의 선명한 감각으로 곧잘 회상되곤 한다. 말할 것도 없이, 우리 고전 작품들 중에 교술 양식에 포함되는 작품들도 수필에 준하여 많이 소개되었는데, 박지원의 '물'이라는 작품을 배운 기억이 지금도 또렷하다.교과서 수록 수필들은 대개 진솔하고 투명한 고백을 통한 자기 확인 욕망을 줄곧 보여주었고, 나아가서는 특정 주제에 대하여 독자와 소통하려는 친화와 계몽의 의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말할 것도 없이, 우리의 눈과 귀를 울리는 명편들은 하나같이 이러한 진솔함과 소통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다. 이때 고백과 소통의 내용이 그 자체로 타자의 삶에 충격과 변형을 주려는 계몽 의지의 소산임은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교과서 수록 수필들은 서정성과 비평 정신, 고백과 소통, 인생론과 문명 비판론 등 다양한 문양들을 복합적으로 내장하면서, 수필이 창작과 비평의 정신을 동시에 가진 양식임을 증명해주었다.수필은 문학 갈래 중에서도 독특한 성질을 지니는 문학이다. 시나 소설이나 희곡과 같이 창작 문학에 가까우면서도 형상화에 의한 순수한 창작이 아니고, 비평적이면서도 이해와 성찰에 의해 평가에 이르는 순수한 비평도 아니다. 그러면서도 자연과 인생을 관조하여 그 형상과 존재의 의미를 밝히기도 하고, 날카로운 지성으로 새로운 양상과 지향성을 명쾌하게 제시하기도 한다. 우리가 교과서를 통해 이러한 수필의 속성을 두루 경험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일 것이나, 요즘 점점 수필의 수록 빈도가 낮아지는 것 같아 안타까움도 더해져 간다./유성호 문학평론가·한양대 국문과 교수유성호 문학평론가·한양대 국문과 교수

[수요광장]더욱 적극적인 소통·교류에 모두 나서야 할 때다

[수요광장]더욱 적극적인 소통·교류에 모두 나서야 할 때다

다문화수용도, 성인보다 청소년'↑'이주민과 이웃·선생님·친구·가족順긴밀한 관계일수록 쉽게 받아들여교류 적은 어른들의 인식개선 노력자주 만날수 있는 환경만들기 시급 지난 4월 19일 여성가족부는 2018년 국민다문화수용성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다문화수용도는 52.81점에 불과했으며, 같은 조사를 한 2015년에 비해 더욱 낮아졌다고 한다. 이는 적어도 이주민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고, 공존하기 위한 여러 관련된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는 정부의 말을 올곧이 믿는다면 더욱 큰 걱정이 아닐 수 없는 결과이다. 성인과 다르게 청소년의 다문화 수용도는 71.22점으로 성인과 큰 차이를 보였으며, 2015년에 비해서도 증가했다고 한다. 그럼 청소년과 성인의 결과가 이렇게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어떤 이유 때문일까? 이주민과 관계를 맺고 있다는 비율이 청소년은 3년 전에 비해 34.7%에서 41.1%로 증가했으나, 성인은 오히려 41.2%에서 32.4%로 크게 감소한 점을 유심히 살펴봐야 할 것이다.이번 실태조사의 책임연구원인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이선 연구위원은 "청소년이 성인보다 다문화수용성 수준이 월등히 높은 것은 이주민의 증가가 일상화된 환경 속에서 다문화학생과 관계의 양과 질이 높아졌으며, 지속적인 다문화이해교육도 많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를 방증하듯 이주민과의 관계 유형에 따라 다문화수용도가 달라졌다. 이주민과 이웃, 선생님, 친구 그리고 가족의 순서로 긴밀한 관계에 있을수록 수용도가 높았으며, 다문화교육과 활동에 참여한 경험이 많을수록 다문화수용성이 높은 것으로 나왔다. 이주민과 직접적인 관계가 형성되고 그 만남이 많을수록 기존의 오해와 편견을 넘어 상호 이해의 폭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구체적인 사정은 더 파악해 봐야 하지만, 지난 3년 동안 이주민이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200만명이 넘는 이주민이 한국에서 지속적인 삶을 영위해 온 점을 생각한다면, 성인들의 이주민과의 관계회수와 만남의 질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그러나 만일, 성인들의 다문화수용성이 떨어지고 있는 이유가 이주민과 더욱 심화된 관계단절 그리고 배제 현상 때문이라면, 그래서 관계가 단절되고, 수용도가 더욱 떨어지고 이로 인해 더욱 배제와 단절의 악순환의 고리가 시작된 것이라면 이는 매우 큰 걱정이 아닐 수 없다.2014년 UN인종차별특별보고관과 함께 인종차별을 당한 당사자들을 만나기 위해 이들이 머물고 있는 쉼터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주로 농업노동자였던 이들에게 인종차별을 당한 경험을 물어보자, 모두가 당황하면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이들 대부분은 사람들이 많지 않은 농촌과 산간에서 주로 일해 왔으며, 평균적으로 한 달에 하루 이틀의 휴일을 가졌다고 말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인으로부터 단절되고 배제된 삶을 살았던 이들은 일반 한국 대중들과의 접촉점이 거의 없어서, 사장으로부터 심한 인종차별을 당한 사람은 많았으나, 이외의 한국인에게는 일상적인 인종차별을 겪을 기회마저 없었다. 외지고 단절된 곳에서 한국인과 교류가 극도로 제한된 상태로 한국인들이 먹을 채소와 야채를 생산하고 있었던 것이다.이주민은 한국사회에 이미 200만명이 넘게 존재하지만, 기존 한국인의 일상적인 시각과 생활밖에 존재한다. 한국인의 생활수준과 건강유지를 위해 필요한 생산물을 만들어 내지만, 더욱더 배제된 존재로 그들만의 게토로 내몰리는 존재가 되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이주민과 이주노동자를 그들만의 게토로 몰아넣는 현재의 잘못된 정책을 당장 변화시켜야 하겠다. 그리고 이와 별도로 청소년에 비해 수용도가 더욱 떨어지고, 교류의 양과 질도 하락하고 있는 성인들의 인식개선을 위해서도 노력해야 한다. 성인들에게 청소년들과 마찬가지로 특정 공간에서 집중적인 다문화이해교육이나 다문화프로그램에 참여하게 할 방법은 사실상 없다.그렇다면 결국 기댈 수 있는 것은 더욱 적극적인 교류와 소통시도일 것이다. 시민들이 이주민과의 교류와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하고, 이주민들도 한국인과의 만남과 교류에 두려움을 갖지 않도록 환경을 만들고 이를 자연스럽게 독려해야 하겠다. 모두가 평등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더욱 적극적인 소통과 교류에 모두가 나서야 한다./이완 아시아인권문화연대 활동가이완 아시아인권문화연대 활동가

[수요광장]가장 `나` 답게 사는 `우리` 집

[수요광장]가장 '나' 답게 사는 '우리' 집

과밀화된 도시 주거 갈등 진원지로잇단 시민 발길 공동체주택 설명회 '비싼 집값·단절된 관계' 대안 주목수요맞춤·지불가능·좋은이웃 장점'외롭고 힘든 시기 대비' 바로 시작얼마 전 우리 협동조합이 공동주관하는 수도권 협동조합형 공동체주택 입주자 모집 설명회가 있었다. 충분히 여유 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공간이 부족할 정도로 많은 분들이 찾아 주셨다. 공동체주택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관심이 빠르게 늘고 있음을 실감했다. 여러 해 동안 공동체주거 전도사를 자처하며 공동체주택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던 나로서는 매우 보람된 순간이기도 했다.그렇다면 공동체주택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원인은 역시나 집값이다. 개인이 홀로 감당하기에는 너무 비싸져 버린 집값은 갈수록 늘어나는 1인 가구는 물론 보통의 중산층마저도 하우스푸어와 전세난민의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하게 만들고 있다. 다음은 '관계'의 문제다. 빠르게 진행된 도시화 속에서 개인의 자유와 이익을 중시했던 우리 사회는 어느새 함께 사는 법과 공동체 기반을 잃어버렸다. 과밀화된 도시 주거 환경에서 관계가 단절된 우리의 집은 많고 다양한 주민갈등과 세대갈등의 진원지가 되어 버렸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동체주택이 하나의 대안으로 시민들의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공동체주택은 일반 주택과 무엇이 다른가?첫째, 나의 필요에 맞는 집이다. 공동체주택은 수요자 맞춤형 주택이다. 사업자에 의해 만들어진 집에 맞추어 사는 집이 아니라 나의 필요에 맞도록 집의 크기와 공간을 직접 설계에 반영할 수 있다.둘째, 지불 가능한 집이다. 사적소유를 압박하는 현 주택시장에서 대출 없이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부분은 상당한 빚을 지고 집을 살 수밖에 없으며, 집을 사고 나면 집값에 집착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공동체주택은 소비자주도 건축으로 집값의 거품을 제거할 수 있으며, 공유공간을 활용하여 내 집을 작게 해도 불편하지 않게 살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소유권도 개인소유, 협동조합소유, 임대 등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어 내 형편에 맞춰 적정비용으로 마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셋째, 관계가 살아 있는 집이다. 공동체주택은 서로가 좋은 이웃으로 살아가기 원하는 사람들이 모인 집이다. 이들의 관계는 과거와 같이 혈연 지연 학연으로 얽힌 부담스러운 관계가 아니다. 집단의 이익을 우선시하여 개인의 자유와 개성을 무시하는 폭력적 관계는 더더욱 아니다. 가치와 취향을 중심으로 모인 자율적 개인의 느슨하면서도 열린 공동체이다. 이러한 공동체 안에서 우리는 독립적이면서 고립되지 않고 가장 나답게 살 수 있는 것이다.공동체주택은 여러 가지 장점이 있지만 이상 이야기한 3가지가 일반주택과 비교될 수 있는 가장 큰 차이이자 장점이기도 하다. 이러한 공동체주택은 함께라서 가능한 것이다. 당연히 공동체주택의 개발절차 또한 일반주택과 확연히 다르다. 일반 주택은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분양하고 집이 지어진 후에 입주를 하게 된다. 하지만 공동체주택은 입주희망자 모임이 먼저 형성된 후에 건축과 공동체 관계형성이 동시에 이루어진다. 집만 짓는 것이 아니라 좋은 이웃으로서의 관계를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 과정이 중요하다. 따라서 공동체주택의 주민이 된다는 것은 단순히 집을 마련하는 소비행위가 아니다. 돈으로는 살 수 없는 소중한 이웃과 함께 나답게 우리답게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적극적인 투자인 것이다. 다양한 자리에서 시민들을 만나 공동체주택을 이야기하고 집과 주거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이야기하면 대부분은 공감을 한다. 하지만 막상 언제쯤 공동체주택을 실행에 옮길 것이냐고 물으면 다양한 답이 나온다. 자녀들 독립하고 난 후에, 심지어 더 나이 들어 홀로 남은 후에 생각해 보시겠다 하는 분도 계시다. 이 말의 의미는 지금 당장 절실한 문제는 아니기에 막연하게 후일로 미루는 것이다.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한다면 '나이 들어 특별한 일 없고 외롭고 힘들 때' 공동체를 찾겠다는 것이다. 내가 가장 안타까워하는 부분이다. 나이 들어 외롭고 힘든 나를 누가 반기겠는가? 공동체주거는 홀로 감당하기 어려운 외롭고 힘든 시기를 대비하여 바로 지금 시작하는 것이다. 모든 일에는 다 때가 있다./김수동 더함플러스 협동조합이사장김수동 더함플러스 협동조합이사장

[수요광장]언어폭력 막말 정치인들, 실 보다 득이 많다고?

[수요광장]언어폭력 막말 정치인들, 실 보다 득이 많다고?

폭언·수준 낮은 질문 '인사청문회'돌출발언·품격 잃은 표현들 '난무'인지도·존재감 짧게 유지되겠지만갈등 유발로 국민들 신뢰하지 않아미래세대 위해 혐오정치 자제해야서슴없이 막말을 내뱉는 그들은 당당했다. 막말 전문가답게 침착하고 자신감까지 넘쳐 보였다. 마치 혐오 유발 경진대회를 보는 것 같았다. 얼마 전 막을 내린 인사청문회장 풍경이다. 내정 인사 후보자들의 부적절한 언사와 이들에게 제기된 의혹도 민망할 정도였다. 더 큰 문제는 인신공격에만 집중하는 모양새를 보인 낮은 질문 수준에 폭언과 막말만 무성했다는 점이다. 청문회의 본질은 업무능력이나 정책 관련된 질문을 통해서 후보들의 업무수행 능력 검증에 있다. 당연히 시간과 품을 들인 수준 높은 질문 속에서 후보들의 면면이 드러날 수 있고 제대로 된 검증이 이루어진다. 그저 '막말쇼' 같아 보이는 청문회라면 존재할 이유가 있을까. 국민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할 공직자들의 바른 품성과 바른 언어사용은 어디로 실종된 것인지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이뿐 아니다. 얼마 전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돌출발언은 또 어떤가. 국회에서의 당 원내대표 연설 파문도 모자라 대구 방문에서는 '뼛속까지 빨갱이' 등 운운하는, 가뜩이나 경색된 정국에 사회적 갈등까지 부추기고 있는 것 같다. 여기에 젊은 야당의원의 품격 실종 막말까지 가세해 점입가경이다. 당대표를 향해 '꼰대', '불통', '찌질' 등 혐오정치의 극단을 보이는 듯한 표현들이 난무했다. 물론 막말을 일삼는 그들의 속내와 셈법을 모르는 바 아니다. 상대 진영을 향한 혐오, 자극적인 말을 통해 유명세를 빨리 손쉽게 획득하는 측면이 있을 것이다. 다매체 시대에 이들의 막말이 매체의 화제로 떠오르고, 갑론을박으로 이어진다. 막말 당사자는 인지도를 얻고 또 나름의 존재감까지 더해진다. 막말 정치인이 점점 많아지는 실태를 보면 실보다는 득이 많다고 여기는 것 아닐까.과연 정말 그럴까. 단기적으로는 지지자들을 열광시킬 수 있을지 몰라도 정치생명을 짧게 끝내려는 목적이 아니라면 언어적 유희와 막말 공격에 몰두해서는 안 된다. 입만 열면 막말을 내뱉는 이들의 말을 일부가 추종할 수 있지만, 다수 국민들이 이런 행태를 신뢰하진 않을 것이다. 정치인에게 있어서 신뢰는 생명줄이다. 인지도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유권자들에게 받는 신뢰다.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는 정치인들의 혐오 발언과 막말을 지지할 정도로 국민들은 낮은 수준이 아니다. 오히려 그런 그들에게 더 혐오를 느낄 수 있다. 언제부터인가 독기 어린 맹비난과 혐오 발언에 무거운 피로감이 느껴진다. 정치인의 독한 막말 언어폭력은 정치 혐오와 사회적 갈등을 유발시킨다. 사회적 제재 논의가 필요한 대목이다.우리 사회는 불신, 정치 혐오가 깊어지고 있다. 언어폭력으로 인한 환경 파괴도 갈수록 수위가 높아진다. 나와 다른 의견을 말하는 상대라도 상대방의 바른 언어사용과 바른 태도 앞에서는 무조건 공격하기란 쉽지 않다. 상대가 경청하고 싶어지도록 품격 있고 올바른 언어를 통해 상대에게 이해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생각과 주장이 다르다고 툭하면 거친 언어로 상대를 공격하고 비난한다면 남는 것은 갈등과 상처뿐일 것이다. 여기에다 더 심각하게 여겨야 할 부분이 있다. 이 험한 표현들은 방송과 각종 사회망서비스(SNS)를 타고 어린이와 학생들에게도 쉽게 전달된다. 우리나라 국민을 대표한다는 지위 높은 사람들이 아무런 거리낌 없이 남을 깎아내리는 모습을 우리 어린 꿈나무들은 고스란히 지켜보고 배운다. 언어폭력이 난무하는 모습을 전체 국민, 특히 학생·청소년에게 보여서는 안 될 일이다. 무엇을 보고 배울지 끔찍하고 두렵다. 진보·보수 진영 가릴 것 없이 정치인들 모두 흉측하고 저질스러운 혐오 발언을 자제해야 한다.곧 황사가 심한 계절로 들어서고 있다. 대기오염과 환경 파괴를 일으키는 눈에 보이는 황사로 인한 환경 문제는 국가적 과제이다. 막말과 언어폭력도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 언어를 훼손시키고 우리 사회를 오염시키는 문제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막말 사용 정치인들은 황사나 미세먼지 못지않게 심각한 환경 파괴자라는 인식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김정순 간행물윤리위원회 위원장·언론학 박사김정순 간행물윤리위원회 위원장·언론학 박사

[수요광장]환경 변화에 따른 스포츠 콘텐츠의 변화

[수요광장]환경 변화에 따른 스포츠 콘텐츠의 변화

미세먼지 일상화 실내스포츠 대세닌텐도·VR 운동콘텐츠 속속 개발스크린스포츠 10년새 50배 증가세급변 속에 스포츠 본질 간과말아야전통성에 전 연령층 소비 충족을요즘 대한민국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바로 미세먼지이다. 마스크 착용은 일상화가 되었으며 공기청정기는 가정과 학교, 회사에 필수품으로 부상했다. 이에 따라 스포츠 환경도 점점 트렌드가 바뀌어 가고 있다. 이전에는 실외스포츠를 선호했다면 현재는 미세먼지에 대한 공포감 없이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스포츠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결과적으로 탁구, 배드민턴, 수영과 같은 전통적인 실내스포츠들은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미세먼지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건강하게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워 다양한 마케팅을 하고 있으며 매출에서 그 뚜렷한 성과를 볼 수 있다. 예시로 수영업계의 경우 한국 통계청에 따르면 수영장 운영업의 매출액은 2012년 132억원에서 2016년 236억원으로 약 2배가 상승하였다.이외에도 시대와 환경의 변화에 따라 더욱 다양한 형태의 운동 콘텐츠들 또한 속속히 개발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닌텐도 Wii를 활용한 운동, VR을 활용한 승마, 야구 등의 콘텐츠들이 있다. 지난 3월 개최된 서울국제스포츠레저사업전(SPOEX)에서는 실내운동 기구들은 물론 화려하고 재미있는 모양새를 보이는 새로운 기구들과 운동 콘텐츠들이 전시되었다.야구, 축구 같은 대표적인 실외 스포츠도 이제는 스크린 야구나 풋살 같이 규모는 작지만 실내에서 할 수 있는 모양새로 다변화하고 있다. 업계 조사에 따르면 골프, 낚시, 사격, 배드민턴, 컬링, 등 다양한 스포츠로 이루어진 스크린 스포츠의 총 규모는 2007년 1천억원에서 2017년 5조원의 시장규모로 10년 이내에 약 50배가 증가하였다고 한다.미세먼지와 최근의 기후 환경과 같은 외부 요인에 따라 스포츠 산업 기업들이 발 빠른 대처를 하고 있고,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한눈에 보기에도 큰 변화가 스포츠 산업계를 흔들고 있다. 환경에 따른 대안을 내놓는 것은 아주 바람직한 변화이다. 다만 이렇게 급격하게 이루어지는 변화 속에서 우리가 한 가지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 스포츠의 본질은 무엇인가에 대한 문제이다.스포츠는 단순히 신체를 단련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다. 더 나아가 개인의 정신적 발달과 사회적 측면을 형성시키고 공동체적인 활동을 통해 사회를 존속 및 발전시키는 것에 그 의의가 있다.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줄다리기, 계주 등 여러 사람이 참여하는 체육활동을 통해 사회의 적응력을 기르며 협동심과 공동체의식을 기른다.역사와 전통의 측면에서 보았을 때에도 체육은 그 의미가 깊다. 대표적인 예를 들어 세계인들의 축제인 올림픽이 있다. 기원전 776년 펠레폰네소스 반도의 올림피아에서 처음 개최되었다는 이 이벤트는 진행되는 동안 전쟁이 중단, 휴전이 되어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목적으로도 사용되었다고 한다.이러한 깊은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올림픽은 현재까지도 화합과 평화를 추구하며 그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역사와 전통으로 자리매김한 기존 스포츠의 의의는 현재 막 발전되고 있는 신생 스포츠들은 쉽게 다다를 수 없는 영역이다.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고, 기존의 체육을 여러 방식으로 접목시켜 보다 재미있고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또한 좋은 현상이다. 다만 우리는 스포츠의 본질에 중심을 두고 그 역사와 전통성, 의의를 가슴에 새길 필요가 있다.급격하게 다변화하는 스포츠 산업계에서 하루빨리 모든 연령층의 소비자들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의 전통성과 소비자들의 수요를 모두 충족시키는 콘텐츠들이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생의 필수항목으로서 스포츠가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건강과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콘텐츠로 자리를 잡아야 할 것이다./유승민 IOC 선수위원유승민 IOC 선수위원

[수요광장]말의 인저리 타임을 위하여

[수요광장]말의 인저리 타임을 위하여

사계절 표현 言衆들 인준받고 정착공통감각 없으면 사용 드물고 사라져훌륭한 작가들 없어지는 말 되살려미학적 변형 거쳐 예술적으로 승화창조적인 언어 만들어 내는 역할우리가 쓰는 말은 어느 누군가에 의해 시작되었다가 그 타당성과 적실성이 언중(言衆)들에 의해 인준을 받으면 정착되고 그렇지 못하면 드물게 사용되거나 사라져가게 마련이다. 가령 사계절을 뜻하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은 당연히 평등한 위상을 갖추고 있지만, 합성어나 파생어를 만들면 어울리는 것이 있고 그렇지 않은 것이 있다. 보통 봄이 오면 '새봄'이라고 하지만 우리 말에 '새여름', '새가을', '새겨울'은 없거나 거의 쓰지 않는다. 아마도 봄만 '새로움'에 어울린다는 언중들의 공통감각이 그러한 선택적 불균형을 낳았을 것이다. 반면 일부 명사 앞에 붙어 '한창인'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한'을 붙여 파생어를 만들면 '한여름'이나 '한겨울'은 자주 쓰는 데 비해 '한봄', '한가을'은 잘 쓰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마도 여름과 겨울은 심리적으로 길고 또 더위와 추위의 정점을 표현하는 말이 필요했을지 모르지만, 봄과 가을은 비교적 짧게 지나가는 과정적 느낌을 주기 때문에 '한'을 붙일 정도의 정점은 발견되지 않았을 것이다.자연 현상이나 사물에 계절을 붙여보아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난다. 계절을 뜻하는 '철'을 붙여보면 봄철, 여름철, 가을철, 겨울철 모두 평등하게 많이 쓴다. 이르거나 늦은 느낌을 주려는 초봄, 초여름, 초가을, 초겨울도, 늦봄, 늦여름, 늦가을, 늦겨울도 그렇다. 그런데 비나 눈, 바람 같은 것을 붙이면 다른 현상이 나타난다. 자연 현상이나 사물은 대체로 봄에 기지개를 펴고 여름에 절정을 보이다가 가을에 소멸하기 시작하여 겨울에 잠드는 형상을 많이 보이기 때문에, 모든 자연 현상이 활력을 보이는 여름은 그것을 특화하여 지정하는 경우가 드물다. 가령 봄바람, 가을바람, 겨울바람은 많이 쓰지만 굳이 여름바람은 많이 쓰지 않고, 봄비, 가을비, 겨울비도 낭만적으로 다가오지만 여름에 비가 많이 오므로 여름비는 따로 부르지 않는다. 눈의 경우는 거꾸로 겨울눈이라는 말이 없고 대신 '봄눈'이 있다. 여름에는 아예 눈이 안 오니 여름눈은 없을 테고, 가을눈도 있을 법한데 별로 쓰지 않는다. 봄눈은 한자로 '춘설'이라 하여 한 해를 축복하는 서설로 여긴 적이 많다. 정지용의 명편 '춘설(春雪)'도 있지 않은가?"문 열자 선뜻!/먼 산이 이마에 차라"라고 시작하는 이 작품에 대해 이어령 교수는 "옛시조나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같은 한시의 상투어들은 봄눈이나 꽃샘추위를 한결같이 봄의 방해자로서만 그려낸다. 그러한 외적인 '손발의 추위'를 내면적인 '이마의 추위'로 만들어낸 이가 시인 정지용"이라면서 '춘설'의 첫 구절이 천하의 명구라고 감탄한 바 있다. 만일 이 작품이 겨울에 내린 눈을 대상으로 했다면 그 파생적 감동은 훨씬 덜했거나 아예 불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춘설이란 말은 거의 쓰이지 않고 '봄눈'은 아직도 우리 귀를 울리고 있다. 옛적에 봄꽃 피어나는 순서를 뜻하는 '춘서(春序)'라는 말이 있어 매화에서 시작하여 산수유, 개나리, 진달래, 벚꽃, 철쭉이 피어나는 차례를 가리킨 적이 있지만, 지금은 그러한 순서가 물리적으로 확연하지 않아 이 단어도 점점 기억에서 사라져가고 있다.말은 마치 화폐와 같아 이미 언어공동체에서 오랫동안 사용해온 것을 다시 쓰는 것이다. 줄리아 크리스테바는 "모든 텍스트는 다른 텍스트를 흡수하고 변형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말함으로써, 좋은 작가들이야말로 선행 언어들을 흠모하고 훈련하여 거기에 일정한 미학적 변형을 가하여 그것을 예술적 차원에 놓은 이들이라고 갈파하였다. 지금도 어디선가 말은 만들어지고 변형되고 사라져간다. 공통감각에 안 맞는 말은 자취를 감추고, 새로운 공감을 얻은 말들은 지속적으로 퍼져만 간다. 그러니 우리가 쓰는 말도 무한경쟁 속에 살아남은 존재들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훌륭한 작가는 사라져가는 말을 되살려 그네들에게 일종의 '인저리 타임(injury time)'을 주어 그 시간 동안 가장 아름다운 결승골을 넣게끔 하는 역할을 한다. 위대한 작가가 언중들에게 가장 낡은 말을 새로운 공통감각의 차원으로 건네는 창조적 순간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유성호 문학평론가·한양대 국문과 교수유성호 문학평론가·한양대 국문과 교수

[수요광장]함께 할 수 없는 것은 이민자가 아니라 혐오와 차별이다

[수요광장]함께 할 수 없는 것은 이민자가 아니라 혐오와 차별이다

뉴질랜드 테러로 전세계 큰 충격이주민·난민적대 국내도 예외 아냐고든 올포트 증오범죄 5단계 나눠부정적 발언·기피 극단행위 '씨앗' 평화 지키려면 내부 차별등 맞서야3월 15일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지에 위치한 이슬람사원 두 곳에 백인 우월주의자 브렌턴 태런트가 난입해 총기를 난사했다. 현재까지 50명이 사망했다. 범인은 이민자와 난민, 특히 무슬림에게 반대하며, 백인들만의 국가를 만들어야 한다고 믿는 극단주의자다. 그는 이 테러 장면을 생중계하기까지 했다. 이 사건에 관한 많은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무방비의 시민에게 총을 난사해서, 심지어 3살에 불과한 어린아이까지 살해한 행동에 어떤 논리적 해석을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자괴감마저 든다. 주기적으로 벌어지는 이민자를 대상으로 한 테러에 전 세계가 다시 한 번 큰 충격에 빠져있으며, 한국사회도 더 이상 다른 나라의 상황으로만 바라볼 수 없는 처지다. 왜냐하면, 이주민, 난민 특히 무슬림에 대한 혐오와 차별에 있어 더 이상 한국도 예외가 아니기 때문이다. 불과 며칠 후인 3월 21일은 UN이 정한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이다. 이날은 1960년 남아프리카 공화국 샤프빌에서 벌어졌던 인종학살을 기리기 위해서 시작되었다. 샤프빌 사건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인종분리정책에 의해 통행증을 소지하고 다녀야 했던 흑인들이 경찰서에 통행증을 반납하는 비폭력 시위에 백인경찰들이 총기를 난사해서 69명이 사망한 사건이다.이 사건 이후에도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백인 정부는 자신들은 인종차별을 하는 것이 아니며, 단지 각자의 차이에 따라 분리해서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종분리를 당연시하고 인종차별을 정당화하려 했다. 이에 UN에서 인종차별을 철폐하기 위해, 이날을 세계 인종차별철폐의날로 정하고 전 세계에서 기념행사와 더불어 인종차별을 없애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날을 기념하여 기념일과 가까운 3월 17일 일요일에 전국 곳곳에서 행사가 이어졌다. 서울에서 진행된 인종차별철폐의날 기념행사 맞은편에는 비록 30여명의 소수의 인원이지만, 난민과 이주민 그리고 다문화사회에 반대하는 집회가 있었다. 이들은 이주민과 난민은 고국으로 돌아가야 되고,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은 분리되어서 살아야 된다고 주장한다. 과거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인종분리정책과 뉴질랜드 총기 테러범의 주장 그리고 며칠 전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진 반난민, 반이주민 집회의 주장이 시간과 공간을 넘어 매우 유사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난민 이주민 반대집회를 보며, 뉴질랜드 총기테러를 연상한다는 것이 너무 과한 상상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또한 현재 한국사회에서 혐오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일부의 사람들도 테러를 일으키려는 의도를 갖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이런 혐오와 차별의 끝에는 결국 이런 비극적 사건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사회심리학자 고든 올포트는 증오범죄를 5단계로 설명했다. 1단계 부정적 발언, 2단계 기피, 3단계 차별 및 은밀한 적대, 4단계 물리적 공격, 5단계 학살의 단계다. 한국사회는 현재 여러 단계에 걸쳐 다양한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부정적 발언과 차별이 결국에는 극단적인 배제와 테러행위로 이어지는 씨앗이 된다. 인종차별과 혐오에 대한 대응에 국가와 사회가 전력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다. 총격사건 이후,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우리는 200개 이상의 민족과 160개 이상의 언어로 구성된 자랑스러운 국가입니다. 이러한 다양성 속에서 우리는 공통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지금 현재 상황 그리고 오늘 저녁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번 참사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공동체에 대한 공감과 지원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이러한 행동을 저지른 이들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가능한 가장 강력한 규탄입니다. 너희가 우리를 선택했을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너희를 단호하게 거부하고 규탄한다"고 말했다. 자신이 살고 있는 곳 그리고 그 너머 세계가 평등하고 평화로운 곳이길 원치 않는 사람이 있을까? 함께할 수 없는 것은 이민자가 아니라 차별과 혐오다. 우리 사회를 평화롭게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노력으로 규탄하고, 한국사회 내부의 차별과 혐오에 온 힘으로 맞서야 한다./이완 아시아인권문화연대 활동가이완 아시아인권문화연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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