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로 읽는 고전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천하언재:  하늘이 어찌 말을 하는가!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천하언재: 하늘이 어찌 말을 하는가!

입춘도 지나고 절기상으로는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찾아왔다. 체감은 차갑지만 봄이 오는 것이 은근히 느껴지니 하늘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논어에 보면 공자가 어느 날 무언(無言)을 하고자 한다고 말씀하셨다. 무언이란 말이 없다는 뜻이니 표면적으로 읽으면 말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자공이 묻는다. "선생님이 말씀을 안 하시면 우리가 어떻게 선생님의 견해를 기록하고 전한단 말입니까?" 그러자 공자는 하늘을 찬탄하면서 "하늘이 어찌 말을 하는가! 하늘은 다만 사계절을 운행하고 만물을 생육한다. 하늘이 어찌 말을 하는가!"라고만 하였다. 그렇다. 하늘은 아무 말이 없다. 사계절을 운행하겠다거나 만물이 생육되도록 하겠다고 공언하거나 약속한 적도 없다. 그렇지만 하늘은 아무 말이 없는 가운데 사계절을 운행시키고 만물을 낳고 기르도록 해주는 장본이다. 하늘은 이처럼 행위로써 말을 하고 있다. 그러므로 하늘이 하는 행위가 곧 하늘이 하는 말이라고 볼 수 있다. 얼었던 계곡의 물이 녹아 흐르기 시작하면서 소리를 내면 봄이 온 것을 알 수 있다. 봄이 찾아오는 징후가 곧 봄의 소리요 봄의 말이다. 봄이 오면 봄의 말을 하고 봄의 말을 하면 반드시 봄이 오는 것이 하늘의 말과 행동이다. 그래서 고인들은 천도(天道)는 거짓이 없다고 하였다. 이에 비하면 사람들은 너무나 많은 말을 하고 있다. 선거에 출마한 정치인들의 공약을 비웃기 전에 내가 한 말을 돌이켜보면 그 가운데 지키지 못한 말들이 얼마나 많던가! 사람은 열 번을 말해놓고 한 번을 실행하기 힘든데 하늘은 단 한마디 말도 없는 가운데 만물을 낳고 기르고 사계절을 운행하니 공자는 그 하늘의 위대함을 닮고 싶다는 것이다. 거짓이 없는 것이 하늘의 도라면 그렇게 되고자 하는 것이 사람이 행해야할 도라는 뜻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무평불피:  평지에 비탈이 없을 수 없다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무평불피: 평지에 비탈이 없을 수 없다

새해 바다 건너 미국대통령 트럼프의 메시지가 전해온다. 최강대국의 국정운영방안은 여타의 나라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소홀할 수가 없다.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크다.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보니 프레임은 한마디로 요약된다. '미국!' 연설을 들어보니 앞으로 세계도 어려운 한해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내 삶의 주체를 무엇으로 규정하는가의 철학의 문제는 중요하다. 과연 개인과 국가나 민족 등이 우리 삶의 주체가 되는 것일까라는 질문을 해보기도 한다. 하지만 정치현실적인 차원에서 보면 개인주의 민족주의 국가주의 사회주의 등으로 규정하면서 다양한 수사를 동원하여 규정짓는다. 이른바 프레임이다. 트럼프의 연설을 들어보니 그가 구사하는 프레임은 이것이다. '미국은 배타적인 최고를 지향하고 당신들은 미국의 국민이다.' 이 연설은 미국인에게 한 대내적인 연설이긴 하지만 뒤집어보면 향후 세계인들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된다. 그러므로 이 아이디어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여기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배타적인'이라는 단어이다. 남을 배척한다는 '배타(排他)'라는 말은 '이타(利他)'나 공존(共存)을 지워버린 생각이다. 다시 말해 남을 밀쳐내고 내가 사는 것이 미국의 애국자이고 영웅이라는 주의이다. 그러므로 미국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 살면 마치 노아의 방주처럼 안전하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우주의 무한공간을 미국에 묶어놓았다. 또한 그렇게 함으로 인해 최근 일시적으로 집중된 미국의 힘을 과시하면서 시간도 그의 재임 기간에 묶어놓는다. 무한한 우주의 시간과 공간을 한시적으로 한정적으로 묶어놓고 그 안에 사는 미국인은 행복하니 그것을 계속 지키기 위해서는 계속 배타적으로 그것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 그의 연설의 요지이다. 그러나 주역에서는 그렇기 때문에 그런 영화는 한시적이고 한정적이라고 말한다. 마치 평평한 땅을 계속 걷다 보면 반드시 비탈을 만나게 되니 조심하고 자만하지 말라고 하였다. 현재 최강대국의 정치경영인식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현주미담:  물의 맛은 담박하다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현주미담: 물의 맛은 담박하다

최근까지 맛이 키워드이다. 먹거리가 주목받으면서 먹는 것이 방송의 주요 재료로 등극하였다. TV 채널을 돌리다 보면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이 바로 연예인들의 먹는 모습이다. 이른바 먹방이 유행하면서 맛에 대한 관심과 흥미도 더해졌다. 심지어 최근에 자율감각쾌락반응(ASMR)이라 하여 맛을 청각화하여 들려주고 듣기도 한다. 전통적으로 맛이라 하면, 오미(五味)라 해서 시고 쓰고 달고 맵고 짠맛을 이야기하였다. 전통적으로는 이 맛을 가지고 오행에 배속시켜 요리나 약재로 건강을 증진시키는데 주력하였다. 이때 맛의 키워드는 조화이다. 조화란 오미를 섞는 것뿐 아니라 그 음식을 먹는 사람과의 궁합이나 적합성을 뜻한다. 그 사람과 궁합이 맞으면 그 음식의 맛은 좋은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좋지 않은 맛이다. 이런 조화의 정신은 계승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렇다면 누구에게나 언제나 인정받으며 궁합이 맞는 최고의 맛은 무얼까? 중국의 역학자 소강절은 맹물의 맛을 들었다. 예전에 제사 지낼 때 발효된 술 대신 맑은 물을 올리는데 이를 현주(玄酒)라 한다. 현(玄)이란 검다는 뜻이 아니라 가물가물하여 정체를 헤아리기 힘들다는 표현이다. 그러므로 현주(玄酒)를 번역하면 '현묘한 맛' 정도가 될 것이다. 맹물이 현묘한 맛을 낸다는 뜻을 포함한다. 아무리 맛있고 강한 맛이 뇌신경을 자극해도 그 맛을 매일 맛보라고 하면 얼마 못가 질리는 법이다. 그렇지만 물은 매일 맛보아도 담담할 뿐이다. 그러나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물은 맛보지 않으면 목숨을 유지하기 힘들기에 계속 맛보아야 하지만 자극적인 음식의 맛은 맛보지 않아도 사는데 지장이 없다. 사람도 그렇다. 새해를 맞으며 서로에게 오랜 소중한 사이로 남으려면 물을 마셔보고 그 담박한 맛을 기억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언가호민:  말은 국민에게 영향을 미친다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언가호민: 말은 국민에게 영향을 미친다

사람들이 하는 말은 자신의 입에서 나온다. 나온 말이 혼자 중얼거림이 아니면 그 말이 타인에게 전해진다. 타인에게 전해지면 크고 작게 영향을 미친다. 그 말을 들은 사람은 다시 그 말에 반응을 한다. 이런 현상이 복잡하게 순환되며 엮이면서 말이 세상을 움직인다. 그러나 말이란 이렇게 평등한 차원에서 서로 오고 가는 것은 아니다. 현대의 정치 형태가 예전과 달라지긴 하였지만 엄연히 입법이 있고 행정이 있고 사법의 권력이 있다. 말로만 보면 입법은 말을 만드는 일이고 행정은 말을 실행하는 일이고 사법은 약속된 말을 기준으로 시비를 다스려 판단한다. 예나 지금이나 한 개인이 하는 말보다 국가권력에서 나오는 말의 영향력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한 개인이 내뱉는 말이 사회에 파문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국가의 명운을 좌우할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국가권력에서 나오는 말은 이른바 '정책'이 되어 나오기 때문에 차원이 다르다. 국가의 정책으로서 나오는 말은 기업이나 개인이나 외국의 투자나 소비 등에 절대적인 영향을 준다. 최근에 쉽게 볼 수 있는 예로 에너지정책을 들 수 있다. 현 정부 이전의 에너지 정책은 주로 원전에 의지한 정책이었다. 그러나 현 정부 들어서면서 에너지정책에 큰 변화가 생겼다. 이른바 친환경 대체에너지 모드로 방향을 잡았다. 이에 따라 국민들의 찬반이 엇갈리지만 실용적인 면에서 보면 기업의 이해에 변화가 오고 투자전략에 변화가 온다. 비근한 예로 원전기업의 주가는 반 토막이 났지만 정책방향에 부합하는 기업의 주가는 몇 배가 오른다. 그런데 알고 보면 국가정책을 펼치는 사람도 국민이고 그 영향 아래 각종 정치경제활동을 하는 사람도 국민이며 이들 모두가 '말'의 영향 아래 놓여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주역에서 언행(言行)은 이 천지를 움직이는 영향력을 지니고 있으니 신중하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중요한 정책으로서의 말을 만드는 사람들의 말은 더욱 신중하게 살펴보고 뱉어야 한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지임무구:  지극히 임해야 허물이 없다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지임무구: 지극히 임해야 허물이 없다

주역에 임(臨)괘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용어가 왕림(枉臨)이다. 왕림은 말 그대로 굽혀서 임한다는 뜻이다. 임한다는 것은 다가가거나 찾아온다는 의미이지만 특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존재가 다른 존재에 다가가거나 찾아오는 뜻을 위주로 한다.주역에서 귀천에 관한 변통을 할 때 양귀음천(陽貴陰賤)이라 한다. 이 괘는 양은 귀하고 음은 천한데 귀한 양이 음에게 다가오고 찾아오는 것으로 뜻을 삼았다. 그래서 괘의 생김새도 양효가 아래에 둘이 있고 그 위로 음효가 넷이 있다. 왕림이란 말도 이런 뜻이다. 온도로 보면 양은 따뜻하고 음은 차가운 것인데 따뜻한 물이 아래에 있고 차가운 물이 위에 있으면 따뜻한 물이 위로 올라간다. 이처럼 따뜻한 물이 위로 올라가면서 차가운 물의 성질을 따뜻하게 변화시키는데 이런 것이 바로 임괘의 상징에 담긴 의미이다. 이런 자세로 세상에 임하면 세상을 좋게 변화시킬 수 있다. 임괘에서 나라의 정치를 하는 고위직이나 정무직에 해당하는 효에 '지극히 임해야 허물이 없다'고 하였다. 지극하다는 '至'는 본래 화살이 땅에 떨어진 모습을 형상한 글자이다. 화살을 쏘면 목표지점에 떨어지니 이것이 '이른다'라는 '至'이다. 화살을 쏘았는데 땅에 다다르지 못하면 임한 것이 아니다. 정치는 국민을 위해 하는 것이므로 국민의 실정에 다가가고 국민의 고통을 파악하는 것이 바로 지림(至臨)이다. 이래야 지극한 정성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만약 건성으로 정치를 한다면 국민에게 다가가거나 이르지 못할 것은 자명하다. 지극정성으로 국민의 실정과 고통을 체감하고 다가갈 때 해법이 보이지 자기 자리에서 바라만 보아 가지고는 절대 체감할 수 없을 것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이시척촉:  마른 돼지가 뛰고 또 뛴다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이시척촉: 마른 돼지가 뛰고 또 뛴다

민속이나 역학에서 돼지는 용과 미워하는 사이라고 한다. 용이 돼지의 얼굴이 검다고 싫어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돼지를 면흑랑(面黑郞)이라고 한다. 또 뱀과는 상충의 관계라 하여 서로 피한다. 돼지는 꿈해몽을 할 때 자주 등장하는 동물이다.이에 대해 선생님께 들은 이야기가 있다. 어떤 사람이 돼지꿈을 꾸고 꿈 이야기를 하였다. 그러자 해몽하길 먹을 것이 생기겠다고 하였는데 그날 먹을 것이 생겼다. 다음에 똑같이 돼지꿈을 꾸고 이야기를 하자 이번에는 입을 것이 생긴다고 해몽하였는데 그날 입을 것이 생겼다. 세 번째 또 돼지꿈을 꾸고 이야기를 하자 이번에는 몽둥이찜질을 받겠다고 했는데 그날 몽둥이로 얻어맞았다. 돼지꿈을 꾼 사람이 신기하게 여겨 해몽의 대한 근거를 물었다. 그러자 꿈풀이한 사람이 대답해주었다. 돼지가 처음 꿀꿀 거리면 배고픈가보다 하고 먹을 것을 주고, 다음 또 꿀꿀 거리면 추운가 보다하고 우리 안에 추위를 막을 지푸라기 같은 것을 넣어 준다. 그런데도 다시 또 꿀꿀 거리면 이제는 시끄럽게 굴지 말라고 막대기로 두들겨 팬다는 것이다.주역의 천풍구괘에 돼지이야기가 나온다. 구괘는 만남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처음에 만나는 인연이 중요하니 좋은 인연을 잘 만나야한다는 메시지이다. 만약 좋지 않은 인연을 만나게 되면 향후 일정에 힘들고 좋지 않은 일이 많이 생기니 처음 만남을 주의하라는 뜻이다.마치 성질이 급한 마른 돼지가 날뛰며 돌아다니게 되면 처리하기 힘들어지니 좋지 않은 인연과의 만남은 돼지를 쇠말뚝에 단단히 묶어두듯 해야 한다는 것이다. 새해 시작할 때 시절인연과 사람인연을 생각해보라는 의미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견시부도:  진흙을 둘러쓴 돼지를 본다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견시부도: 진흙을 둘러쓴 돼지를 본다

2019년은 돼지띠의 해이다. 필자가 최근 몇 해 동안 국가 주요기관이나 기업 등에 특강을 가면 마지막 질문 시간에 꼭 나오던 이야기가 남북관계전망을 비롯한 국운이었다. 불과 1, 2년 전만 해도 '이러다 전쟁이라도 나는 거 아니냐?'는 질문도 받았었다. 그때마다 필자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내 한 치 앞길도 모르는 중생이 무슨 국운을 안다고 떠들어댈 수 있겠는가!'라는 말이었다. 주역은 미래에 관한 학문이기에 사람들은 으레 주역을 공부하면 미래를 훤히 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주역은 그저 우주의 섭리에 알맞게 맞추어 살아가는 법을 제시한 글일 뿐이다. 미래는 우주적 섭리 안에서 펼쳐지지만 그것을 이루는 것은 구체적으로 인과법과 인연법에 의해 결정된다. 봄이 오면 꽃이 피게끔 되어있는 것이 우주적 섭리이다. 그러나 봄이 온다고 모든 땅에 꽃이 피지는 않는다. 그 땅에 뿌려진 씨앗이 있어야 하고 또 그 씨앗이 좋은 환경과 조건을 만나야만 개화가 된다. 사람이 하는 일은 더욱 그렇다. 이론적 설계도만 있다고 기계가 만들어지지 않듯이 실제 구현하는 것은 사람의 행위여부에 달려있다. 그러나 아무리 인간이 힘을 들여도 정밀한 설계도가 있어야만 좋은 기계를 만들 수 있는 것처럼 미래의 전망이 어느 정도 그려져 있어야만 그 미래를 실현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향후 미래도 마찬가지이다. 주역에 우리나라의 분단 상황을 상징한 괘가 있는데 화택규괘가 그것이다. 규괘(규卦)는 동질성과 이질성에 관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본질적으로 동질성을 지니고 있는 존재가 이질적으로 변했을 때 다시 동질성을 회복하는 문제를 화두로 다루고 있다. 딱 우리나라의 상황에 해당하기에 그 괘로 우리나라의 미래전망을 그려볼 수 있는 것이다. 동질성을 회복하는 마지막 단계에 '진흙을 둘러쓴 돼지를 본다(見豕負塗)'는 말이 있다. 이 비유를 시간으로 치환하면 기해(己亥)이다. 돼지는 지지로 亥(해)이고 흙은 오행상 土(토)에 해당하는데 진흙은 己土(기토)에 해당한다. 기해(己亥)자체가 진흙을 둘러쓴 돼지의 상이기에 오래전부터 2019년은 우리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할 수 있는 천시의 도수가 있다고 강의를 해왔다. 그러나 도수는 도수일 뿐 사람이 부합하지 못하면 헛되이 지나갈 뿐이다. 천시가 지리만 못하고 지리가 인화만 못하다고 했듯이 60년 만에 한번 온 천시에 부합하는 여부는 사람에게 달려있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불사주야:  밤낮 그치지 않는다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불사주야: 밤낮 그치지 않는다

지구의 밤과 낮은 수많은 세월 동안 되풀이되었다. 그러면서 많은 것을 길들여놓았다. 대표적인 것이 우리의 생체주기이다. 인간의 생체주기뿐만 아니라 동물들이 지닌 저마다의 생리적 습성도 밤과 낮이 만들어낸 부분이 크다. 식물도 마찬가지이고 무생물이라 부르는 토석의 성질에도 영향을 주었다. 사람만 생각해보더라도 대부분 밤이 되면 자고 낮에는 활동을 한다. 이렇게 지내온 세월이 아득하다. 그런데 공자는 물의 흐름이 밤낮에 구애받지 않는 현상을 보면서 자주 찬탄하였다. 물의 흐름은 밤이나 낮이나 할 것 없이 계속해서 흐른다. 맹자는 물이 계속 흐를 수 있는 이유는 근원이 있는 물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였다. 근원이 있는 물은 점진적으로 흘러 결국은 대해에 이르기 때문에 사람도 근본에 대한 인식과 발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공자가 물을 찬미한 것도 이런 이유라고 보았다. 그런데 이 문제를 우리의 의식과 관련해 생각해볼 수도 있다. 우리의 의식은 낮과 밤의 의식이 판연히 다르다. 낮에는 의식이 성성하지만 밤이 되어 잠에 들면 의식적인 주도력을 상실해 버린 채 그동안의 습성에 딸려간다. 꿈이 대표적이다. 깊은 잠에 들면 내가 있는지조차 느끼지도 못한다. 그러므로 불사주야를 밤낮 그치지 않는 본래의 마음자리라는 뜻으로 새겨볼 수도 있다. 인간이 밤낮으로 여일한 그 마음자리를 회복해야 함을 강조한 것으로 새롭게 볼 수 있다는 뜻이다. 공부를 성취한 도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늘 이런 지경을 말씀하신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심부주법:  마음이 법에 머물지 않는다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심부주법: 마음이 법에 머물지 않는다

불교경전인 금강경에는 우리가 '모양'이라 부르는 한자인 '상(相)'이 자주 등장한다. 상은 우리가 껴안고 살아가는 일체의 경계이다. 검고 희다는 색상과 조용하고 시끄럽다는 성상, 향기나 악취의 향상, 달고 쓴 미상과, 부드럽고 거친 촉상, 좋다거나 싫다거나 하는 등의 법상도 모두 상에 해당 된다. 이처럼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의 육상은 일상에서 약속된 개념이나 모양으로 통용된다. 이런 약속을 무시하고는 사회활동이 불가능해질지도 모른다.그러나 우리의 자유로운 마음차원에서 보자면 이런 약속은 구속으로 작용하는 것도 사실이다. 새 소리를 예로 들어본다.우리의 몸에 귀가 있고 몸 밖에 새소리가 나고 그래서 그 소리를 듣는다고 말한다. 그리고는 즉시 그 소리에 대해 판단하는 인식이 싹튼다.그 결과 좋다거나 싫다거나 하는 마음작용이 뒤따른다. 그런 다음에 듣는 새소리는 내 인식을 일정한 방식으로 구속해버리니 이른바 고정관념화되는 것이다.그러나 오늘 듣는 새소리와 내일 듣는 새소리는 소리도 변할 뿐만 아니라 듣는 나 역시 변화한다. 그렇게 보면 일정한 소리나 그 소리를 듣는 일정한 마음도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일정한 새소리가 있다고 내심 믿고 또 그 소리에 일정하게 반응하는 일정한 '나'를 형성한다. 금강경에서는 이런 집착을 놓아 버려야 참된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부지소향:  향할 바를 알지 못함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부지소향: 향할 바를 알지 못함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고민이 많을 시기이다. 이 시기에 선택을 잘해야 한다. 필자도 청소년기를 돌이켜보면 후회가 많다.어느 정도 판단력이 있어도 자신에 관한 판단은 늘 어렵다. 더군다나 아직 철이 없을 때니 더욱 그렇다. 중이 제 머리를 못 깎는다는 속담이 있다. 그래서 주위에 상의도 하고 상담도 해본다. 이는 곧 인생의 방향에 관한 문제이다. 방향은 자신의 주관적 욕구나 객관적 환경과 맞물려 돌아간다. 그러므로 어느 방향으로 갈까를 결정함에 있어 먼저 자신의 욕구이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원하는지, 그것이 어떤 가치를 지니는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또한 객관적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 아무리 소원이 있어도 그것을 이루기 위한 여건이 당장 갖추어지지 않으면 욕구와 환경 간에 괴리가 커져서 틀어질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조금 늦더라도 방향을 제대로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전역에서의 한 걸음이 결국 서울역과 부산역이라는 남북의 종착지로 달라지기 때문이다.또 하나는 방향을 정했다 하더라도 반드시 고정된 것은 아니고 삶의 과정에서 다른 방향으로 변경할 수 있다. 고인들은 인생의 추구하는 방향을 정함에 있어 늘 두 가지를 고려하라고 하였다. 하나는 현실적으로 운용하는 경제의 문제이고 하나는 자신의 본래성을 돌아보는 마음의 문제이다.맹자는 이를 두고 항산(恒産)과 항심(恒心)으로 표현하였다. 생존과 윤리가 둘 다 건강한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향이라는 의미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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