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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5년만의 경기도 공공기관 이전 결정의 명암

경기도 일부 공공기관들의 북부 이전이 확정되면서 찬반양론이 거세다. 이번에 고양으로 이전하는 공공기관은 경기문화재단·경기관광공사·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등 3곳으로, 오는 2024년 8월 고양테크노밸리 내 기업성장센터로 이전한다. 경기북부지역에 부족한 문화·관광·교육 인프라를 보완하겠다는 게 경기도의 입장이다.하지만 일부에선 기관 이전이 해당 분야 발전으로 이어질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도 경제노동실이 의정부로 이전한 지 5년이 됐지만 지금까지도 행정 효율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남부에 판교테크노밸리, 산업단지 등의 기업이 북부보다 많은데 이를 지원하는 부서가 북부에 있다 보니 행정서비스 수요와 공급에서 상당한 비효율이 발생한다는 것이다.3개 기관도 같은 걱정을 한다. 경기문화재단의 경우 이미 도내 곳곳에 산재한 뮤지엄에 직원들이 배치돼 사실상 기관과 인력의 분산효과가 큰 마당에 본사 이전이 과연 효과적이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도청 관련 부서는 그대로 둔 채 산하기관만 이전할 경우 상시적인 정책협의에 애로가 생기면서 문화행정 수립과 집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다. 3개 기관의 직원들이 삶의 터전을 완전히 옮겨야 하는 문제를 사전 협의 없이 결정한데 대해 반발하는 것도 신경 쓰인다.경기도 공공기관 이전은 경기 남부와 북부간의 지역 불균형을 해소하자는 데 목적이 있다. 실제로 도 공공기관 26개 중 24개가 남부에 본사를 두고 있어 북부 주민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공공기관 이전이 지역의 경제, 사회, 문화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이전 기관의 규모가 중요하다. 중앙정부의 공공기관 이전 사업은 대상 기관들의 규모 때문에 가능했다. 하지만 이번에 이전이 결정된 경기도 공공기관의 규모는 이에 크게 못미친다. 더군다나 북부에서 가장 큰 자치단체인 고양시 이전은 북부 내부의 불균형 논란을 일으킬 수도 있다.공공기관 이전은 역대 도지사들이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이전 논의를 반복해 왔지만 대부분 공염불에 그쳤다. 공공기관의 규모가 작아 이전의 효과는 초라한데 비해 비용은 높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의 공공기관 이전 의지가 확실하다면 이전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비용은 최소화할 수 있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번 3개 기관 이전 결정이 이같은 과정을 거친 것인지 의문이다.

[사설]당·청은 청와대 수사 중단하자는 것인가

검찰의 청와대 압수수색을 전후해 쏟아진 당·청 인사들의 검찰 성토가 살벌하다. 먼저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검찰은 피의사실과 수사상황 공개를 금지하는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 제도가 시행 중임을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법무부를 통한 대검 감찰을 시사한 것이다. 같은 날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법무부에 "검찰 수사팀의 강압적 수사가 있었는지 특별감찰을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청와대 압수수색 당일엔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오늘 부터 검찰에 대해 아주 준엄하게 경고하고 직무유기를 절대로 가만두지 않겠다"며 검찰수사에 대한 특검 도입까지 거론했다. 급기야 문재인 대통령은 5일 민주당 대표까지 역임한 5선 중진 추미애 의원을 법무부 장관에 지명했다.검찰을 비판하는 당·청의 논리는 정치적이다. 검찰이 검경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막겠다는 의도로 조국 전 민정수석 일가를 수사한데 이어 '조국 민정수석실'의 정상적인 업무처리에 대해서도 표적수사, 선택수사를 일삼고 있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무차별적 피의사실 공표와 강압수사를 일삼고 있다고 한다. 민정비서관실 출신 검찰 수사관의 극단적 선택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식이다.그러나 검찰의 청와대 수사는 객관적 사실에 기초한다. 그리고 수사의 단초는 모두 조 전 민정수석 본인과 가족, '조국 민정수석실'이 제공했다. 조 전 수석 일가 비리는 입시제도를 바꿀 만큼 사회에 미친 악영향이 심대했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및 영전 의혹 수사는 청와대 내부권력의 실체를 향해 다가가고 있다. 울산시장 선거와 관련한 하명수사 의혹도 현 시장 선거캠프에 합류했던 현 부시장이 최초 제보자로 밝혀지면서 최소한 '단순 이첩'이 아니었음이 드러나고 있다. 이미 국민에게 전파된 의혹들이다. 검찰로서는 수사를 안할 도리가 없다.윤석열 검찰에 대한 당·청의 배신감은 정치적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검찰 수사 자체를 막을 방법은 없고 막아서도 안된다. 혹시라도 추미애 법무장관 내정이 법무부의 감찰, 인사권한을 통한 검찰 수사 진압으로 이어질 경우 상황은 더욱 엄중해질 것이다. 당·청은 검찰의 청와대 수사를 내부 비리 척결의 계기로 삼아 정권의 면모일신을 도모해야 한다. 당장의 손실을 더 큰 성과로 만들어내는 것이야말로 정치력이다. 원로급 중진 추 내정자의 역할을 주목한다.

[춘추칼럼]무엇을 남길 것인가

[춘추칼럼]무엇을 남길 것인가

한달 남은 올해… 조직은 다양한 방식 평가수익은 수입·지출 비교 객관적 자료 추출성과 어떻게 볼 것인가는 간단하지 않아기관 목표를 어디에 두는가에 따라 좌우열두 달 기준으로 올해도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다. 이맘 때가 되면 대부분 한 해를 정리하거나 마무리한다. 개인은 자신의 생활을 돌아보면서 얼마나 최선을 다해서 살았는지 살펴보기도 하고, 조직은 다양한 방식으로 성과를 살필 것이다. 조직도 그 성격에 따라 수익을 따져 평가하거나 성과라는 이름으로 평가를 진행하는 곳도 있을 것이다. 이때 수익은 수입과 지출 항목의 비교를 통해 객관적 자료가 추출된다는 점에서 나름 명확한 기준을 갖게 된다. 하지만 '성과'를 어떻게 볼 것인가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사람을 평가할 때에도 마찬가지다. 일을 많이 한 사람과 가치 있는 일을 한 사람 중에서 어떤 사람을 더 높게 평가할 것인가. 이러한 기준은 조직이나 기관의 목표를 어디에 두는가에 따라 좌우될 수밖에 없다.그런 점에서 공공기관, 특히 수익을 주로 창출하지 않는 곳에서 성과를 측정하고 평가하는 일은 매우 어렵지만 중요한 일이다. 왜냐하면 그 기준에 따라 조직 운영과 사업 방식 등이 전혀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과거 공공의 문화 행사나 프로그램은 가능하면 많은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전국노래자랑'과 같은 행사를 떠올리면 된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가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므로 가장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고, 그 결론은 유명 연예인을 불러서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지금도 지역축제에 연예인이 빠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주민 참여가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행사와 프로그램의 성격에 따라 다양한 활동이 있을 수 있으며, 그러한 활동이 지역의 문화/예술 영역에서 중요한 성과가 측정되고 평가되어야 한다. 실제로 정책 차원에서도 문화/예술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과거 '행사'나 '프로그램' 중심에서 '일상' 혹은 '활동'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와 광역단체의 문화정책이 생활문화를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과거처럼 주민들을 '동원'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직접 문화/예술을 창조하거나 생산하는 주체로 드러나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필요한 것은 다양한 주민들이 실제로 활동할 수 있는 무대와 공간을 마련하는 일이다. 일종의 플랫폼 조성이다. 공공의 방향은 이렇게 가야 한다. 문제는 이러한 플랫폼이 주민들이 이용할 때 불편하거나 여러 제한을 겪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정책과 규정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다음 단계는 주민들이 직접 공간을 운영하거나 기획하는 자산화 단계가 될 것이다. 이는 주민들이 단순히 관람객이나 소비자가 아니라 직접 참여하고 주도하는 생활예술인, 동네예술가, 마을활동가로 성장하는 과정이기도 하다.적어도 지역의 문화/예술 영역에서 '성과'로 경쟁해야 할 것은 사람과 경험이다. 이 두 가지는 서로 맞닿아 있으며 같이 움직인다. 얼마나 많은 프로그램과 행사를 진행했는가 하는 것으로 경쟁하는 시대는 끝났다. 아무리 많은 프로그램을 하더라도 사람을 남기지 못하고, 그 사람의 경험을 남기지 못한다면 그 지역의 문화는 퇴보할 수밖에 없다. 도시의 공간을 바꾸는 것은 몇 년 만에 가능할지 모르지만 도시의 문화를 바꾸는 것은 수 십 년, 아니 수 백 년이 쌓여야 한다. 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이윤주 작가의 '나를 견디는 시간'(행성B, 2019)을 읽다가 오랜만에 만난 구절이다. "단 하루의 무상한 삶을 영위하는 하루살이들의 눈에는, 우리 인간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그저 지겹게 시간이 가기만을 기다리는 한심한 존재로 보일 것이다. 한편 별들의 눈에 비친 인간의 삶은 어떤 것일까? 아주 이상할 정도로 차갑고 지극히 단단한 규산염과 철로 만들어진 작은 공 모양의 땅덩어리에서 10억분의 1도 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만 반짝하고 사라지는 매우 하찮은 존재로 여겨질 것이다."(칼 세이건, '코스모스')/권경우 성북문화재단 문화사업부장권경우 성북문화재단 문화사업부장

[발언대]안전한 겨울, 작은 실천으로부터

[발언대]안전한 겨울, 작은 실천으로부터

아침저녁으로 몸이 움츠러드는 겨울이 다가왔다. 겨울은 전국의 소방관서가 가장 바쁠 시기이며, 많은 화재와 인명피해로 소방관에게는 가혹한 계절이다. 강화군의 최근 5년간의 화재 통계를 보면 겨울철에 발생한 화재는 전체 화재의 약 40% 정도로 사계절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화재 발생 장소는 주거시설 점유율이 32% 정도로 가장 높았다. 이는 추운 날씨로 인해 실내생활이 늘어나면서 난방기구의 사용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이에 안전한 겨울나기를 위한 몇 가지 사항에 대해 당부하고자 한다.첫째, 전기 히터와 전기장판은 안전 인증(KC 마크)을 받은 제품인지 확인하고, 이불 소파 등 가연성·인화성 물질을 가까이 두지 말아야 한다. 문어발식 멀티 탭 사용 자제와 사용 후에는 반드시 플러그를 뽑고, 전기장판은 접거나 구겨서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둘째, 화목 보일러는 불연재로 구획된 별도의 공간에 설치하고, 보일러와 난로가 인접한 위치에 목재나 가연물을 두지 않는다. 연통 과열로 주변에 불이 붙기 쉬우니 벽과 천장 사이에 일정한 거리 유지와 연소실과 연통 안에는 타르 등 찌꺼기가 쌓이지 않도록 자주 청소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정기적으로 차량 예방 점검과 1차량 1 소화기 비치로 차량 화재 시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하자. 또한, 식용유 화재는 물을 뿌리면 폭발적 연소확대로 이어져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니, 주방과 식용유 화재에 적응성이 있는 소화기 비치로 화재 예방에 최선을 기해야 한다.겨울로 접어든 시기인 만큼 철저한 월동대비가 꼭 필요하다. 순간의 방심은 언제라도 큰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고, 우리 모두가 주의사항을 숙지해 예기치 못한 화재에 대비한 조치로, 화재로 인한 피해가 없는 따뜻한 겨울나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강성응 강화소방서장강성응 강화소방서장

[풍경이 있는 에세이]욕 생각

[풍경이 있는 에세이]욕 생각

난데없이 곤욕을 치른 여성종업원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혹은 잠자리에 누워 울게될 것이다만약 머지않아 그녀가 병이 든다면 그건 분명 그 욕 때문이라 생각한다욕에 대해 생각한다. 남을 저주하는 말, 남을 무시하는 모욕적인 말, 이라고 사전에 적힌 욕설에 대해. 지금 바로 뇌리를 스치는 몇 가지 단어가 있다면, 맞다. 바로 그거다. 요 며칠간 나는 그 몇 가지 단어를 곱씹고 있다. 일말의 화도 흥분도 없이, 그러나 제법 심각한 표정으로. 욕의 역사란 곧 말의 역사. 욕은 아주 긴 시간 도처에서 제 나름의 역할을 수행해왔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을 보니 '욕은 애칭이자 감탄사, 자기비하, 그리고 농에서 악담과 저주, 경구에서 질책으로까지 기능하고 있다'며 일상언어로서 욕이 갖는 다층성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뭐 뭐니 뭐니 해도 남을 얕잡고 업신여기는 데 가장 큰 힘을 발휘해왔지만. 사실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욕을 하고 욕을 먹고 욕을 보는 게 하루 이틀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사회인이 된 후 나는 한동안 욕으로부터 꽤 멀리 있다고 여겼던 것 같다. 주변은 대체로 자신의 지위와 체면을 좀처럼 버리지 않는, 이 사회의 노련한 구성원들이었다. 설사 울화통이 터지는 일을 겪는다 해도 욕은, 욕만은 속으로 조용히 할 줄 아는. 면전에 대고 쌍욕을 주고받는 치들을 나는 거의 보지 못했다. 문제는 우리가 아는 이 '점잔 가면'이 너무 얄팍하고 헐겁다는 데 있다. 제대로 간수하지 않으면 언제 어디서고 훌러덩 벗겨져버린다.얼마 전의 일. 오랜만에 친구들과 만난 나는 자정이 지난 시각까지 술자리에 남았다. 시내의 한 감자탕집이었고, 평일 새벽 그곳 분위기는 다소 한산했으나, 곧 왁자한 무리가 들어와 테이블을 채웠다. 말끔한 차림의 중년 남성 손님들이었다. 한둘은 이미 거나하게 취해 있었는데, 들어오자마자 멀찍이 떨어진 테이블을 붙여달라 법석이었다. "손님, 여긴 가스 때문에 테이블을 떼고 붙이기가 어려워요." 자리가 충분했지만 취한 사람의 억지를 어쩔 도리란 없었다. 불콰한 얼굴로 막무가내 떼를 썼고, 종업원은 연신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그때 취한 이의 입에서 대뜸 튀어나온 말. "나쁜 년!" 자질구레한 갖가지 소음들 속에서 나는 그 말을 똑똑히 들었다. 고개를 돌리자 사십 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여성 종업원의 굳은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나쁜 년이라니…. 무엇보다 나는 어리둥절해졌다. 이 순간 욕이, 더구나 이런 욕이 어울리는 것인가, 의문이 솟았다. 나를 위해 기꺼이 테이블을 끌어다 붙여주지 않는 너는 정말이지 나쁜 년? '욕이 남을 흠집 내고 욕보이는 양상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고 하니 자세한 사항은 일단 생략. 그렇다 하더라도…. 거기엔 가벼운 불만을 넘은 극도의 분노와 혐오가 담겨 있었다. 고르고 골라 그 말을 뱉은 사람의 심리란 얼마나 악랄한 것인지. 욕은 얼마간 계속되었다. 일행도, 식당 측 누구도 나서서 저지하지 않았다. 취한 사람이 으레 그러려니, 넘겼을지도 모른다. 난데없이 곤욕을 치른 종업원 역시 이내 묵묵히 버너의 불을 켜고 반찬을 날랐다. 피로가 짙게 밴 얼굴로. 나는 문득 알 수 있었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혹은 쓰러지듯 잠자리에 누워 그녀는 좀 울게 될 것이다. 그리고 두고두고 떠올리겠지. TV를 보며 웃거나 식구들과 둘러앉아 밥을 먹을 때조차. 나쁜 년, 나쁜 년, 나쁜 년. 펄펄 끓는 냄비가 날아와 얼굴을 덮치듯이, 다른 어느 곳도 아닌 일터에서 불쑥 쌍욕을 듣는 처지를 상기하게 될 것이다. 만약 머지않아 그녀가 병이 든다면 그건 분명 그 욕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만에 하나 죽음에 이른다 해도 또한 그 날의 욕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녀가 지금 무너지기 직전 안간힘으로 버티고 있는 사람이 아닐 거라는 확신이 내게는 없다. 욕에 대해 생각한다. 욕을 말한 사람과 욕을 들은 사람. 한 사람이 한 사람에게 저지른 돌이킬 수 없는 잘못에 대해. 여느 날과 같이 그저 취해 곯아떨어졌을 사람 또한 알아야 한다. 자신이야말로 얼마나 나쁜 새끼인지. 그 나쁜 새끼도 낮에는 누군가의 대표님, 선생님으로 멀쩡히 살겠지만./박소란 시인박소란 시인

[기고]장학금 기부자의 숭고한 뜻과 교육적 의미

[기고]장학금 기부자의 숭고한 뜻과 교육적 의미

기부자의 미망인 선발기준 제시성적 꼴찌부터 고려해달라 당부올바른 심성 가진 학생을 원해전통적 방식 탈피 사고의 전환잠재력 뒤늦게 발현 경우 많아중고등학교 시절에 받는 장학금은 여러 가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일부 학생에게는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도 누군가 따뜻한 도움의 손길에 감사하는 마음과 함께 이를 계기로 학습에의 의지를 더욱 불태우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고 또 다른 학생에게는 우수함에 대한 인정과 보상, 더욱 잘 하라는 격려의 의미를 내포한다. 장학금으로 인해서 학생에게는 평생을 잊지 못할 자긍심과 함께 사회의 따뜻한 사랑에 대한 보답으로 나중에 자신이 그런 기부자가 되어 받은 사랑을 되돌려주는 선순환의 효과를 낼 수도 있다. 왜냐면 사랑은 받아본 사람만이 더 잘 베풀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지금으로부터 28년 전 한 사회적 기업의 장학재단으로부터 장학생 추천을 받고 적합한 학생을 찾기 위해 업무 담당자로서 과정별 협의회를 거쳐 한 여학생을 최종 선발했다. 그리고 그 여학생을 위해서 공을 들여 추천서 및 공적조서를 작성한 경험을 아직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 이유는 그 수혜 학생이 고등학교 재학 내내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에 임하여 명문대학에 진학을 했을 뿐만 아니라 학문에의 열정을 살려 대학원에서 연구를 계속했다. 이후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에 입사하여 40대 중반의 나이에 이사직에 오른 입지전적인 제자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최근에 스승 찾기를 수소문한 끝에 필자가 근무하는 현임교를 방문하여 강산이 거의 3번 바뀐 세월의 흐름을 뛰어넘는 반가운 만남을 가졌다. 명목상은 인생에서 지금의 위치에 오르도록 도움을 준 사람이 누굴까 생각하니 고교시절 은사인 필자가 생각나더라는 것이었다. 참으로 장학금이 내포한 숭고한 뜻의 발현과 그로 인한 사제지간의 인연에 대해 필자는 매우 자랑스러웠다. 비록 그때는 장학재단이 찾는 미래형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 당연히 교사가 할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말이다. 결국 의미 있는 장학금이 한 학생을 사회의 동량으로 키운 것이다.얼마 전 현재 재직교의 학교장 앞으로 이전 장학금 기부자의 미망인께서 남편의 유지를 받들어 정성스런 장학금을 보내오며 다음과 같이 그 뜻을 밝혀왔다. "선발 기준을 성적이 꼴찌인 친구부터 고려를 해주십시오. 말썽을 피우는 학생이라도 장학금 수혜로 변화의 가능성이 있다면 보람이겠고 변화가 없어도 할 수 없습니다. 꼭 이 기준에 맞는 학생들을 추천해 주십시오"라고 당부를 하였다. 아울러 예전에 상영된 국내 영화 중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를 사례로 제시하며 비록 성적은 엉망이고 교내에서 말썽을 피우지만 마음 깊은 곳의 심성은 올바른, 그래서 변화의 가능성이 있는 학생들을 원한다는 것을 재차 강조하였다. 그러면서 자신의 예를 직접 들면서 자신이 변화되었듯 그런 동기가 필요하고 비록 결과가 없다 해도 그런 기회만이라도 주고 싶다고 마무리를 하였다. 이 어찌 고결한 뜻을 받들어 시행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러한 마음은 일반적으로 공부는 잘하지만 이기적인 학생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전통적 방식에서 탈피하는 획기적인 사고의 전환이다. 필자는 학교장과 함께 그 뜻을 새기며 적지 않은 장학금이 매년 그런 학생들에게 기회가 주어지도록 교직원과 협의하여 신중하게 집행하기로 결정했다. 그렇다. 장학금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기에는 여러 가지 고려할 사항이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천편일률적인 장학생 선발방식이 새로운 전환을 맞이할 시대가 아닌가 한다. 한때의 학생 모습, 특히나 중·고교의 학력이 그 학생의 인물됨이나 잠재력을 평생 동안 대변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다소 늦더라도 돌아서 가는 학생이 있고 잠재력이 뒤늦게 발현되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역사상 한때는 문제 학생으로 지목되었어도 나중에 역사를 바꾼 인물도 얼마든지 있다. 장학금이 학생의 운명을 바꿀 수도 있다는 사실에 특별한 주의를 환기할 필요가 있다. 그런 학생을 선별하여 키우는 것도 우리가 담당해야 할 소중한 교육이라 생각한다./전재학 인천 제물포고 교감전재학 인천 제물포고 교감

[참성단]이혼 위자료

[참성단]이혼 위자료

지난 10월 미국 경제주간지 포브스가 발표한 '2019 미국 400대 부호'에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의 전 부인인 맥킨지 베조스가 순 자산 총 361억 달러 (43조5천730억원)로 15번째 부호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이혼'으로 불린 제프 베조스와의 이혼 위자료로 그의 아마존 주식 지분 25%를 받은 덕분이었다. 1993년 결혼한 맥킨지는 이듬해 제프가 아마존을 창업하자 도서 주문과 배송, 회계 등을 맡아 밤낮으로 일했다. 이혼 당시 주변에서 "제프가 가진 주식의 절반을 달라고 해도 할 말이 없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 것도 그래서다.맥킨지가 받은 위자료는 인류 역사상 이혼 소송을 통해 배우자가 받은 최대액수다. 이전에는 2014년 러시아 부자 리볼로 블레프가 전 재산의 40%인 45억 달러(약 4조6천억원)가 최고였다. 그다음이 1999년 예술품 거래상인 알렉 와일든스타인이 이혼하면서 내놓은 25억 달러(약 2조9천억원), 다음은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의 17억 달러(약 1조7천억원)였다.국내에도 세기의 이혼이라 불리는 사건이 있었다. 2014년 2월부터 시작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전남편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의 이혼 소송. 임 고문은 2조5천억원으로 추정되는 이 사장 재산의 절반을 이혼 위자료로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1심에선 86억1천300만원, 2심에선 141억1천300만원을 재산분할금으로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통상 법원에서 재산분할 비율을 판단할 때는 혼인 기간·재산 형성의 기여도 등을 따지는데 이들이 오래전부터 별거를 해왔다는 점과 이 사장의 재산형성에 임 고문이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점이 고려됐다.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이혼과 함께 위자료 3억원과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보유한 SK(주) 주식 42.3%에 대한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소장을 서울가정법원에 제출했다. 최 회장이 "혼외 자식이 있다"고 고백한 지 4년 만이다. 최 회장은 9월 말 기준으로 SK 주식 1천297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 노 관장의 청구를 법원이 받아들이면 548만 여주의 소유권이 넘어오게 된다. 대략 1조4천억원 규모다. 서민들에겐 꿈 같은 얘기다. 그래서일까. 찬바람은 불어오고 서민의 등은 더욱더 시리다. /이영재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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