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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부동산 대책 위협하는 부동산거래 범죄

정부가 수도권에 총 13만2천 가구의 신규 주택을 공급하는 '8·4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국가 및 공공기관이 보유한 유휴부지를 활용하고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골자다. 여기에는 서울 태릉골프장과 서울지방조달청, 서울주택도시공사(SH) 부지, 용산구 옛 미군기지, 과천 정부청사 주변 개발 및 3기 신도시 공급 물량 확대 등이 포함됐다. 또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의 참여와 공공주택 기부채납을 전제로 재건축 단지의 용적률을 500%까지, 층수도 50층까지 각각 올릴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주기로 했다.정부의 정책 목표는 수도권에 공급을 늘려 집값을 안정화하는 것이다. 8·4 부동산 대책에는 공공기관의 참여로 장기 임대 주택과 무주택자, 신혼부부·청년들에게 공급하는 공공 분양 물량을 확보하는 대신 재건축 시행자인 조합에는 용적률과 층수 제한을 완화해주는 솔깃한 제의도 들어있다. 하지만 문제는 정부의 강력한 규제와 신규 주택 공급에도 집값 담합 등을 통해 부동산 거래 질서를 교란시킨 실거주자들이 지속해서 적발되고 있다는 점이다.실제로 경기도공정특별사법경찰단이 집값 담합 등을 통해 부동산 거래 질서를 교란시킨 80명을 적발했다. 실거주자끼리 급매로 시세보다 싸게 나온 정상매물을 담합해 허위매물로 신고하고 정상적인 중개행위를 방해하거나, 자격증이 없는데도 중개행위를 한 혐의다. 정부를 비롯해 각 지자체가 고위공직자의 다주택 보유를 제한하고 토지거래허가제 시행마저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불법행위가 자행되고 있는 셈이다.담합 사례는 주도면밀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이용해 집값을 담합하는가 하면 다자녀·장애인 특별공급을 이용한 아파트 부정청약 의혹과 권리확보서류를 통한 분양권 불법 전매 사례, 무자격·무등록 불법 중개 행위 등 수법도 다양했다. 특히 300여명이 참여한 온라인 오픈 채팅방 'A지역 실거주자 모임'은 정상매물 46건을 반복적으로 허위매물로 신고해 공인중개사의 영업 행위를 방해했고, 청약경쟁률이 높았던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위장 전입과 3기 신도시 등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부정허가행위까지 광범위하게 이뤄졌다.정부와 여당은 마지막 카드로 공급 대책까지 내놨다. 이제부터라도 지역에 투기 광풍과 집값 담합 등 시장교란 행위가 더는 나오지 않도록 철저한 근절 대책이 필요하다.

[사설]쓰레기매립지 사용종료를 위한 인천시의 고투

인천시가 2025년 수도권쓰레기매립지 사용연장 거부를 공식화했다. 최근 열린 수도권해안매립실무조정위원회에서 인천시는 공모를 통해 올해 말까지 입지 후보지를 확정하지 못할 경우 쓰레기매립지 연장 사용과 관련한 기존 4자 합의서의 단서조항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올해 말 최종 입지 후보지가 선정되더라도 2025년 쓰레기매립지 종료 시점까지 대체 매립지가 조성되지 않을 경우에도 기존 매립지의 사용을 종료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어떠한 경우에도 2025년 이후 수도권쓰레기매립지의 사용 연장은 없다는 점을 확고하게 밝힌 것이다. 시는 앞으로 진행될 대체매립지 공모 절차에 이 같은 내용을 명시할 것을 위원회에서 공식 요구했다.사실 전임 유정복 시장이 지난 2015년 당시 윤성규 환경부 장관과 박원순 서울시장, 그리고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맺은 4자 합의는 결정적인 흠결을 갖고 있었다. 당초 2016년 말이었던 쓰레기매립지 사용기한을 제3매립장 1공구 사용완료 시점까지로 연장한 것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그렇지만 연장 매립장의 사용이 끝날 때까지 대체 매립지가 확보되지 않을 경우 매립지 잔여 부지를 추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독소조항이 인천으로선 패착이었다. 기존 쓰레기매립지 사용을 영구화하려는 불순한 합의라는 지적과 항의가 빗발쳤다. 사용 연장의 반대급부였던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인천시 이관과 지방공사 설립 약속은 사실상 사문화됐다. 가장 중요한 합의였던 대체매립지 선정 추진은 관련 용역이 끝났음에도 관련 지역 주민 반발을 이유로 '밀봉' 조치된 상태다.수도권쓰레기매립지 사용연장 거부는 박남춘 인천시장이 던진 재선의 승부수로 보인다. 임기 후반기를 시작하면서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인천형 그린뉴딜 정책의 핵심이기도 하다. 하지만 넘어야할 산이 높고, 건너야할 강이 깊다. 쓰레기매립지의 사용 종료를 위해선 소각장의 현대화, 즉 증설이 급선무인데 당장 해당 지역의 주민단체와 같은 당 소속 국회의원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절대 전제인 인천만의 대체매립지 선정은 심각한 지역 내부의 갈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인한 서울시장직의 공백도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변수다. 차기 대권주자인 '사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선뜻 뜻을 같이 하겠다고 나서기 어려운 사안이다. 인천시민들이 인천시의 '고투'를 지지와 걱정 속에서 지켜보는 이유다.

[경인칼럼]아무도 다시 질문하지 않았다

[경인칼럼]아무도 다시 질문하지 않았다

복서 알리 복귀전 첫패배 기자 고약한 질문독설인터뷰 유명 팔라치·토머스 언론 전설얼마전 與 대표 욕설에 언론사 해명성기사'기자가 질문을 안하면 대통령도 왕이 된다'1971년 3월8일 미국 뉴욕 메디슨스퀘어 가든에서 세기의 복싱 대결이 펼쳐졌다. 챔피언 조 프레이저와 도전자 무하마드 알리의 헤비급 세계타이틀전. 4년 전 베트남전쟁 징집을 거부해 타이틀을 박탈당하고 시민권까지 제한받았던 알리에게 이날 시합이 갖는 의미는 각별했다. 3년이 넘는 긴 재판에서 마침내 무죄선고를 받은 뒤 치르는 복귀전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판정패. 생애 첫 패배이기도 했다. 영혼이 쏙 빠져나간 듯 탈진하고 상심한 상태로 라커룸으로 향하는 알리를 기자들이 뒤쫓았다. 그리곤 집요하게 묻는다. "이긴다 해놓고 실컷 두들겨 맞았군요. 어떻게 설명하시겠어요?" 고약하기 짝이 없는 질문이었지만 알리는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오리아나 팔라치는 19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전 세계 주요 권력자들을 인터뷰한 이탈리아 언론인이다. 상대를 꼼짝달싹 못하게 묶어버리는 질문과 독설로 유명했다. 1972년 키신저 당시 미 대통령 안보보좌관으로부터 "베트남 전쟁은 실패한 전쟁"이라는 놀라운 '자백'을 받아냈다. 1979년 이란혁명을 이끈 종교지도자 호메이니와의 인터뷰는 극도의 긴장 속에서 진행됐다. 6시간에 걸쳐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벌였는데 팔라치는 '현존하는 이란의 신'에게 "당신은 독재자가 아닙니까?"라며 대놓고 물었다. 리비아 최고권력자 카다피와의 인터뷰에선 "대령님이 하는 걸 봐선 스스로를 신으로 착각하는 줄 알았네요"라고 비틀었다. "가난한 국민들의 참상을 볼 때 어떤 느낌입니까?" 에티오피아 셀라시에 황제에게 날린 직격탄이다.지난 2013년 92세의 나이로 세상을 뜬 헬렌 토머스는 백악관 기자실의 '전설' 또는 '고정자산'으로 불렸다. 50년 긴 세월 동안 케네디부터 오바마까지 세계를 쥐락펴락하는 10명의 미국 대통령이 그녀의 까칠하고 배려라곤 없는 질문을 받아내야만 했다. "미스터 프레지던트, 베트남 전쟁을 끝낼 비책이 뭡니까?" (닉슨), "미국이 그라나다를 침공할 수 있는 권리가 도대체 뭡니까?" (레이건), "당신이 말을 에둘러 한다는 평판이 있는데 결정을 잘 못 내리기 때문입니까?" (클린턴), "그동안 정부가 밝힌 이라크전쟁의 원인은 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도대체 당신이 전쟁을 일으킨 진짜 이유가 뭡니까?" (아들 부시), "아프가니스탄에서 언제 철군할 겁니까? 왜 계속 죽이고 죽임을 당하고 있습니까?" (오바마).얼마 전 서울시장의 장례식장에서 어느 기자가 집권여당 대표에게 질문을 했다가 우리 정서상 가장 심한 욕설을 들었다. '기자는 쓰레기'라는 뜻의 단어가 이미 보통명사가 된 마당에 이보다 더한 치욕이 어디 있으랴마는 욕설을 내뱉은 당사자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공인 중의 한 명인 여당 대표인만큼 실로 충격적이었다. 그런데 더 아연실색케 한 것은 기자가 소속돼 있는 언론사의 태도다. "의도를 갖고 고인을 모욕하거나 공격하기 위한 질문은 아닌데 어제부터 여러 상황에 비춰 유족 측이나 당에서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언론에 누적된 감정이 그 질문을 계기로 촉발된 거 같은데 추모일색으로 흘러가는 건 문제가 아니냐고 기사를 썼으니 참고하시라"(미디어오늘, 7월10일)고 했단다. 언론이 언제부터 이렇게 너그러웠던가. 언제부터 이렇게 친절했던가.이 사건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는 언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또 정치적 지향이 어떠한가에 따라 다를 것이다. 기사에 달리는 댓글들이 입증한다. 언론과 정치가 놓여있는 오늘의 현실에서는 극단적 이분법도 유난스럽지 않다. 하지만 세상이 아무리 손가락질 해대도 언론이 꼭 해야 할 일이 있다. 똑바로 쳐다보고 제대로 질문하기다. 질문하지 않는 언론이야말로 '기레기'고 사회악이다. 대통령에게 뼈아픈 질문을 주저치 않는 헬렌 토머스에게 묻자 그녀는 이렇게 답했다. "기자에게 무례한 질문은 없다. 질문하지 않으면 대통령도 왕이 된다." 그날 언론이 '후레자식'이 된 현장의 영상을 보고 또 보면서 정말 걱정스러웠던 것은 이후 아무도 다시 질문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언론의 끝을 보는가 싶었다./이충환 언론학박사(경인교대 미디어 리터러시연구소)·객원논설위원이충환 언론학박사(경인교대 미디어 리터러시연구소)·객원논설위원

[발언대]당신의 안전한 `두 발`을 위해

[발언대]당신의 안전한 '두 발'을 위해

몇년 전 한 지구대에 근무할 당시 무단횡단을 하는 시민에게 "무단횡단하셨습니다. 범칙금 3만원입니다"라고 안내했다. 이내 "무단횡단도 범칙금을 내는 것이냐? 뭐 이런 걸로…."란 답이 돌아왔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전혀 모르는 듯한 모습이었고 심지어 경찰관이 맞은편에 있었음에도 태연하게 무단횡단을 하는 보행자도 심심찮게 보였다.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교통사고로 총 3천349명이 숨졌다. 보행 중 사망자가 1천302명(38.9%)으로 가장 많았고 이중 35%인 456명이 무단횡단으로 사망했다.사람들이 무단횡단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왜 무단횡단이 범법행위인지 모르는 것일까. "조금 더 빨리가기 위해서, 차가 알아서 피하겠지, 그동안 무단횡단해도 괜찮았으니까"란 안일한 생각의 습관이 누적돼 범법행위란 사실을 잊어버린 것은 아닐까?이와 관련, 대법원이 최근 의미심장한 판결을 내렸다. 야간에 검은색 옷을 입고 무단횡단한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한 운전자에게 무죄를 확정한 것이다. 법원도 운전자에게만 책임을 묻던 과거와 달리 무단횡단자의 과실을 크게 보고 있다.경찰은 보행자 안전을 위해 '안전속도 5030', '서다-보다-걷다', '사람이 보이면 일단 멈춤' 운동을 진행 중이다. 특히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는 교통사망사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보행자와 이륜차를 위해 '두 발, 두 바퀴가 안전한 경기'를 추진 중이다. 무단횡단 사망사고를 줄이는데 경찰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개개인의 성숙된 시민의식이 먼저 뒷받침돼야 한다. 시민 개개인이 교통법규를 준수한다면 무단횡단으로 인한 사망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무단횡단은 나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을 불행에 빠지게 하는 불법행위다. 더 이상 소중한 생명을 잃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박효진 안양동안경찰서·교통안전계 경사박효진 안양동안경찰서·교통안전계 경사

[수요광장]맛의 경험과 몸의 기억

[수요광장]맛의 경험과 몸의 기억

미각·후각은 어린시절과 깊은관계쓴맛·감칠맛 구수하고 아릿한 냄새백석의 '국수'에서도 기층문화 자리驛마다 후루룩 가락국수 눈에 선해그 순간 복원… 이래저래 먹고싶다인간의 감각 중에서 미각과 후각은 특별히 어린 시절과 깊은 관계에 놓인다. 그 감칠맛과 쓴맛, 그 구수하고 아릿한 냄새를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문학작품 속에 미각 충동과 경험이 서린 장면이 나오면 사람들은 으레 자신이 어린 시절에 겪었던 그 맛의 경험을 순간적으로 떠올릴 수밖에 없다. 백석의 시 가운데는 맛이나 먹을거리를 핵심 이미지로 삼아 노래한 작품이 제법 많다. 그 가운데 '국수'라는 유명한 작품이 있다.백석이 만주 살 때 쓴 이 작품은 1941년 4월 '문장' 폐간호에 실렸다. 백석은 같은 지면에 '흰 바람벽이 있어'를 통해 "하늘이 이 세상을 내일 적에 그가 가장 귀해하고 사랑하는 것들은 모두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그리고 언제나 넘치는 사랑과 슬픔 속에 살도록 만드신 것이다"라는 절창을 쏟아놓았고, '국수'를 통해서는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한 시간과 공간을 풍요로운 감각으로 재현함으로써 가장 인간다운 삶이 어떤 것인가를 물었다. 그 힘은 우리가 오랫동안 만들고 먹고 누려온 기층문화야말로 저 천하고 폭력적인 군국주의의 폭력에도 불구하고 이어져가야 한다는 믿음이었을 것이다.그런데 이 국수가 '냉면'이라는 점에 주목해보자. 밀가루가 아니라 메밀가루로 만든 '국수'는 평안도에서 집집마다 갖춘 국수틀로 빚었던 것인데, 거기에 "겨울밤 쩡 하니 닉은 동티미국"을 넣고 "얼얼한 댕추가루(고춧가루)"와 "싱싱한 산꿩의 고기"를 넣어 먹는 서북지역 특유의 국수는, 연전에 남북정상회담 때 화제가 되었던 '평양냉면'의 원조인 셈이다. 나는 이 평양냉면을 좋아한다. 여름이 되면 여기저기서 등장하는 '물냉', '비냉', '회냉'을 다 좋아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평양냉면의 부드럽고 수수하고 슴슴한 맛이 제일이다. 굳이 말하자면 담백한 맛인데, 백석은 그것을 '고담'과 '소박'이라고 표현했다. 예전에는 꿩고기가 얹히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그냥 쇠고기를 쓴다. 배도 넣고 동치미 무도 썰어 넣는다. 거기에 달걀 반쪽과 김치를 함께 먹으면 우리가 즐기는 '평양냉면'이 된다. '동국세시기'에도 냉면은 서북지역 것이 최고라고 적혀 있다는데 해방 전후에 월남한 분들에 의해 이 음식은 남쪽에 정착하게 된다.냉면 말고도 여름에 먹는 또 하나의 별미는 단연 콩국수다. 한여름 무더위를 날리는 데 콩국수만 한 서민 식품이 없다. 시원한 콩국에 오이를 썰어 넣고 얼음을 띄우면 냉면과 자웅을 겨루는 여름철 대표 음식이 된다. 그러고 보니 국수의 파생어가 정말 많다. '칼국수'나 '콩국수'에다가 '밀국수', '메밀국수', '쌀국수', '잔치국수', '냉국수', '비빔국수' 등이 떠오른다. 우리가 즐기는 '라면'은 '납면(拉麵)'에서 유래했는데 북한에서는 그 형태 때문에 '꼬부랑 국수'라 부른다고 한다.지금도 기억에 선한 것 하나만 더 이야기해보자. 기차를 타고 가다 잠시 내려 후루룩 먹고는(거의 마시는 수준!) 다시 기차를 타고 먼 거리를 가야 했던 '가락국수'를 아시는지? 특히 대전역 가락국수는 매우 유명했는데 역 승강장 간이식당에서 팔았다. 경부선과 호남선의 분기점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았다. 물론 경부선과 장항선의 분기점인 천안역, 중앙선과 태백선과 충북선이 분기하던 제천역, 경부선과 대구선의 분기점인 대구역에서도 가락국수는 다른 것과는 바꿀 수 없는 베스트 음식이었다. 여기서 '후루룩'이라는 의성어를 떠올려보자. 그 안에는 여러 의미가 들어 있을 것이다. 맛이 워낙 좋아 빨리 먹는다는 속도감도 있겠지만, 너무 양이 적어 빨리 먹을 수밖에 없었던 그 시절 가난이 서려 있기도 하다. 이처럼 맛의 경험과 몸의 기억은 선명하게 한 시절을 붙잡고 있고, 또 우리는 그 맛을 통과하면서 비로소 그때의 순간과 장면을 온전하게 복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래저래 '국수'가 먹고 싶은 날이다. 그 안에 이루 말할 수 없는 고담과 소박의 맛을 담은 '평양냉면'이든, 여름철 별미인 '콩국수'든, 베트남 브랜드를 달고 있는 '쌀국수'든, 아니면 그 옛날의 '가락국수'든./유성호 문학평론가·한양대 국문과 교수유성호 문학평론가·한양대 국문과 교수

[기고]왜, 의왕역이 GTX-C 노선에 포함되어야 하는가?

[기고]왜, 의왕역이 GTX-C 노선에 포함되어야 하는가?

국민 정책호응은 필요성 공감때문 GTX-C 의왕역도 이용증가율 최고표정속도 유지·기존시설 공용 경제성지역균형발전 거점역 등에 부합 주변 택지개발… 광역교통대책 필수정부는 지난 7월 대통령 주재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를 개최했다. 한국판 뉴딜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우리 경제 변화의 필요성에 따라 디지털 기반의 경제 혁신 가속화 및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추진하는 국가발전 전략으로, 많은 국민들이 한국판 뉴딜정책의 성공을 응원하고 있다.이러한 국민들의 호응은 정책의 목적과 필요성에 동감하기 때문일 것이다.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C노선 의왕역 정차도 마찬가지다. GTX를 구축하는 목적과 필요성에 의왕역 정차가 부합하는지를 판단할 일이다.GTX-C노선은 수도권 주민들을 위한 광역급행철도망을 구축해 교통 혼잡률 완화, 수도권 교통난 해소와 출·퇴근 등 이동시간 단축을 위해 주요 거점역을 30분대에 연결해 국민 삶의 질을 향상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김현미 건설교통부장관도 지난해 10월 '광역교통비전 2030 선포식'에서 '교통은 복지다. 그래서 문제는 다시, 속도다'라는 점을 강조했다.그렇다면, 의왕역이 속도 있는 GTX의 거점역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경제성과 기술적 측면, 그리고 지역균형발전의 면에서 GTX-C노선 완공예정인 2026년 기준으로 살펴보려 한다.먼저 경제성 측면을 살펴보자면, 의왕역은 승차기준으로 2015년 8천733명(일)에서 2019년 9천265명(일)으로 금정~수원구간 철도역 중 이용자 수 증가율이 가장 높다.특히 '2023년부터는 장안지구, 월암지구, 초평지구 등 의왕역 주변 7개 택지개발사업과 의왕테크노파크, 당수 1·2지구 등 4개 산업단지가 완료돼 1일 통행량이 18만명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또한, 의왕역의 기존 시설을 GTX 의왕역으로 활용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 '철도건설규칙'의 정거장 설치기준 충족 범위 내에서 기존 지상 승강장을 덕정 방면으로 115m 연장·신설과 경부선과의 환승편의를 위해 승강장 내 평면 환승게이트 설치로 신규 역사가 필요 없다.다음은 기술적인 측면을 살펴보자. GTX의 강점인 속도에서도 의왕역 정차 시 별도의 대피선 없이 기존 선로(경부선) 공용이 가능하여 GTX 사업의 기본방향인 표정속도 100㎞/h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GTX-C 노선 평균 역간 거리인 8㎞에 비해 금정~수원 간 거리는 14㎞로 길어 의왕역 정차로 인한 표정속도에 문제가 없다는 것도 확인됐다.마지막으로 지역균형발전 측면이다. 지역균형발전이라함은 지역 간 사회 경제적 제반 여건과 삶의 질이 일정수준의 균등성을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의왕시 의왕역(부곡)지역은 어떠한가?의왕역 부근에 위치한 의왕ICD(수출입 컨테이너기지)는 종합물류기지로 동양 최대규모인데 반해 부곡IC 입구 교차로는 교통혼잡시간 교통량이 시간당 3천700여 대로 출근길 교통혼잡 문제와 미세먼지 발생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이런 가운데 정부는 서민주거복지용 택지개발을 위해 의왕역 주변(반경 2㎞)에 신혼희망타운(9천명), 뉴스테이(8천명) 등 공공택지 분양(총면적 145만㎡, 2만7천명 입주)을 추진하면서도 광역교통 개선을 위한 교통대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에 따르면 5년간 반경 1㎞ 내 2개 이상 개발사업 추진 면적이 100만㎡ 초과 시 광역교통개선대책 수립이 의무화되고 있다는 점을 비추어 본다면, 정부도 이 지역의 택지개발에 따른 인구증가와 큰 폭으로 증가하는 교통량에 대한 광역교통대책을 반드시 내놓아야 할 것이다./윤미경 의왕시의회 의장윤미경 의왕시의회 의장

[참성단]논리와 억지

[참성단]논리와 억지

문재인 정부 들어 좌우 진영의 대립은 치유 불가능 수준으로 악화됐다. '새는 두 날개로 난다'는 좌우익 소통과 공존의 논리 대신, '새는 한 날개로도 날 수 있다'는 억지가 자연스러운 지경에 이르지 않았나 싶을 정도다.정치권의 논리 실종과 억지 만연이 심각하다. 맞는 말은 맞다고 하는 논리적인 대화가 이어져야 타협이 가능해지고 결론에 합의할 수 있는데, 작금의 정치는 비논리적 억지로 맞는 말도 틀렸다거나 불순하다고 낙인찍고 상대를 진영에 가두고는 끝내기 다반사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사례가 한도 끝도 없이 쏟아진다.윤석열 검찰총장이 최근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이라고 후배 검사들을 격려했다. 그의 정치적 입지 때문에 언론의 해석은 분분했지만, 말 자체는 맞는 말이다. 그런데 여당의 한 의원이 "윤 총장이 사실상 반정부 투쟁선언을 했다"고 맞받아쳤다. '민주주의 허울을 쓴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일'이 '반정부 투쟁선언'이라면, 현 정부가 그런 정부라는 얘기인지 아리송해진다. '맞는 말인데 뜬금 없다'는 반응 정도면 충분하지 않았을까.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은 그제 서울·부산 시장의 사건이 권력형 성범죄인지를 묻는 야당의원의 질문에 "수사 중인 사건의 죄명을 규정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그런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역시 수사 중인 검언유착 의혹을 "증거가 차고 넘친다"며 사실상 검언유착 범죄로 단정했다. 같은 정부의 장관들이 법리를 두고 다른 언행을 하니 법 집행의 논리가 무너진다.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서울·부산시장 후보를 공천하면 안된다는 맞는 말을 했다가 '동지'들의 비판에 발언을 번복해야 했다. 대표적인 진보 논객인 진중권이 절친인 조국 전 장관에게 등을 돌린 이유도 '조만대장경'의 앞장과 뒷장의 논리가 일관성을 상실한데 대한 실망과 좌절 때문일 것으로 짐작한다.정부 여당의 사례만 든건 국정운영의 최종 책임자여서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라면 논리가 정연한 맞는 말이면 정적의 말도 포용하고, 말도 안되는 억지면 동지의 말도 내쳐야 국정의 오류를 막을 수 있다. 억지는 결국 논리 앞에서 힘을 잃는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의원의 '5분 발언'이 각광받은 이유다. /윤인수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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