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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인천시의 'K-바이오' 드림 결실을 기대하며

인천광역시에 경사가 겹쳤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가 송도국제도시 11공구에 '바이오융합 산업기술단지' 지정을 승인한데 이어 15일에는 산업통상자원부와 보건복지부 공동사업인 '한국형 국립 바이오공정연구교육센터(NIBRT) 프로그램 운영' 공모에서 인천이 최종 선정된 것이다.세계 최고의 바이오 메카를 염원하는 인천시의 꿈이 한층 영글었다. 송도국제도시는 바이오 생산 세계최대(56만ℓ)의 도시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44만ℓ), 싱가포르(27만ℓ), 아일랜드 더블린코크(23만ℓ)가 뒤를 잇고 있다. 2018년 기준 국내 바이오의약품업체 12곳 중 7곳이 이곳에서 생산활동 중이다. 또한 바이오분야 우수 인재들을 공급하는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도 유치했다. 유럽과 미국에 이어 세계 3번째이자 아시아에서는 최초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2023년까지 생산시설 및 품질관리 신규인력 수요는 1만6천554명이나 인력공급은 연평균 2천17여명에 불과해 인력부족이 심각하다. 올해부터 2025년까지 6년간 1천398억원을 투입해서 연세대 송도캠퍼스에 센터를 마련하고 석사학위과정 등 매년 2천명을 양성할 계획인데 교육은 연세대가 전담한다.인천시는 산업전략을 바이오의약품에서 바이오헬스케어로 바꿔 바이오 융복합 분야의 다양한 산업 육성에 착수했다. '연구개발-임상-신뢰성 검증-생산'으로 이어지는 바이오헬스케어 밸류체인을 완성하고 바이오약품 생산능력도 101만ℓ로 확대해 총 17만명의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2025년까지 12조5천억원을 투입해서 세계 최대의 바이오헬스밸리를 조성하는 인천형 뉴딜사업도 확정했다. 2030년까지 송도국제도시에 세계최대 바이오 클러스터를 구축해 입주기업을 700곳으로 늘리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바이오헬스산업을 제2반도체와 같은 국가 핵심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으며 지난해 5월 홍남기 부총리는 정보통신기술(ICT)과 의료인력, 병원을 융합한 바이오헬스산업의 모델로 인천을 최적지로 지목했다.바이오산업의 질적 고도화는 임상실험과 연구개발을 위한 대형병원의 참여가 전제 조건인데 세브란스병원의 송도신도시 유치가 지지부진해 예단은 금물이다. 바이오 원자재의 98%가 수입인 터에 일본의 수출규제 및 첨단기술 보안, 특허강화 등 세계 신보호주의도 고민이다.

[사설]회의론 더 키운 경기도 국감

19~20일 이틀간 열린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가 마무리됐다. 행정안전위와 국토교통위 등 2개 상임위가 나섰다. 복수의 상임위 감사는 4년 만이다. 평가는 긍정보다 부정이 앞선다. 야당 의원들이 여권 유력 대선후보로 떠오른 이재명 지사에 대한 정치공세에 치중하면서 불필요한 논쟁을 불렀다. 코로나19로 파김치가 된 공무원들은 국감 준비에 다시 녹초가 됐다. 자료 제출 건수도 지난해의 2배나 됐다고 한다. 그런데 눈에 띄는 쟁점이나 정책 감사는 없었다는 평이다. 이 지사는 국감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정쟁만 부각하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해묵은 지자체 국감 무용론을 다시 꺼내 든 것이다.국감 첫날 행안위에서 야당 의원들은 도정이 아닌 정치 공세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은 이 지사를 베네수엘라의 우보 차베스 전 대통령에 비유해 설전을 벌였다. 토지보유세 증세와 국토보유세 신설 등 이 지사의 기본소득 자원 마련 방안에 대해 차베스와 관점이 비슷하다고 비판했다. 공직기강을 거론하다 이 지사의 개인사를 들먹이며 '직원들이 징계 결과를 얼마나 승복하겠느냐'고 했다. 이 지사와 참석 공무원들은 '이런 게 왜 도정과 관계가 있느냐'고 볼멘소리를 한다. 답변 기회가 잇따라 막히자 '말할 기회를 달라'고 읍소하기도 했다.이 지사는 SNS를 통해 국감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국회는 국정 감사 권한이 있을 뿐 지방정부의 자치사무에 대해서는 감사권한이 없다는 것이다. 지자체에 대한 국감은 국가위임사무에만 적용되는 게 맞다. 10년 넘게 이어진 논쟁거리다. 이 지사가 국감 당일 이런 주장을 한 배경에는 야당의 과한 정치 공세가 한몫 했다는 지적이다. 옵티머스와 관련한 이 지사의 해명에도 불구, 야당 의원들은 계속 의혹을 제기했다. 코로나 사태의 와중에 열린 국감이 정치 공세의 장으로 변질하면서 공직자들에게 피로감만 더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지자체에 대한 국정감사는 국가 위임사무를 살펴보고 점검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이 도정보다는 이 지사 개인에 초점을 맞추면서 정책 감사가 실종됐다는 평이다. 이 지사가 유력한 여권 정치인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국감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무용론이 나오고 심지어 피감기관장이 국감을 거부하겠다고 한다. 지자체에 대한 국감 회의론만 더 커지게 됐다.

[경제전망대]건강한 조직 만들기 변화공식

[경제전망대]건강한 조직 만들기 변화공식

설득력 있는 사례로 '공감대 형성'변화 촉발시키는 명확한 비전 제시특성맞는 전략·추진 메커니즘 확보구성원 참여 독려 망설임없이 실천업무·구조 재편성으로 혁신 굳혀야성공적인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근본적 차이는 '얼마나 건강한가?'이다. 현장에서 기업을 컨설팅하다 보면 능력이 부족하거나 해당 분야에 전문지식이 부족해서 문제인 경우는 거의 없다. 기업의 팀장급 이상이면 전문가 수준을 능가하는 실무능력과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 단, 그들에게 부족한 것은 조직의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필요한 건강한 조직문화다. 우리도 매년 건강검진을 통해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하여 장수국가가 되었듯이 조직 또한 건강도 점검으로 늘 건강한 조직문화를 유지해야 한다. 건강한 조직은 똑똑한 조직을 만들기 때문이다. 건강하고 똑똑한 조직은 잠재해 있는 조직의 모든 자원을 활용하여 조직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여기서 기업의 자원이라고 함은 다음의 4가지를 의미한다. 자본자원(capital resource), 인적자원(human resource), 기술자원(technology resource), 물적자원(material resource)이 그것이다. 건강한 조직은 목표달성을 위한 경영전략과 이를 실행하는 프로세스에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자원들을 집중과 선택으로 균형감 있게 잘 배분한다. 편식이 성장에 장애이듯이 기업도 성장통에 시달린다. 업력을 더해가며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나타나는 징후와 증상은 다음의 다섯 가지로 요약된다. 영양의 불균형, 사고의 장애, 시력감퇴, 관절염, 무기력증이다. 점검하고 늘 정상상태가 되도록 해야 할 관리 포인트다. 1. 영양의 불균형 증상은 핵심기능부서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기타 기능부서에의 투입자원이 줄어든다. 2. 사고의 장애 증상은 현안 회의가 빈번히 소집되어 전략을 논의할 시간이 없고, 비슷한 현안문제가 반복해서 발생한다. 3. 시력감퇴 증상은 경영진의 시장예측이 자주 빗나가며, 시장분석보고서가 경영진의 주관에 맞게 고쳐진다. 4. 관절염 증상은 기능 간 협업이 안 되고 서로 타 부서 탓만 하며 부서 간 이기주의가 증가한다. 5. 무기력증은 실패의 경험만 이야기하고 새롭게 추진하는 신사업이 없다. 요약하면 특정역량에만 투자가 집중되는 영양의 불균형, 전략부서의 기능마비로 현안과제에만 급급 하는 사고의 장애, 시장과 고객에 대한 예측력이 약화되는 시력감퇴, 기능부서 간 갈등과 조직이기주의가 증대되는 관절염, 건전한 실패의 소멸로 신사업이 없는 무기력증에 빠진다. 강조하지만 똑똑함보다는 건강한 조직이 위기극복에 더 건설적이며 생산적이다. 코로나19 이후를 준비하면서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직의 변화공식 4단계를 소개한다. 1. 변화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 2. 명확한 비전의 제시 3. 변화계획의 수립 4. 계획의 실천이다. 성공적 변화를 이끄는 공식이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변화의 필요성에 대한 설득력 있는 사례(조직 내부의 여러 경영정보와 구체적 데이터, 타사의 성공사례) 등으로 공감대를 형성한다. 변화를 결심하고 'Shared Need'를 창출하는 것이다. 두 번째 단계는 변화를 가능케 하고 변화를 촉발시키는 비전을 부여하는 것이다. 변화를 통하여 도달하고자 하는 비전을 명확히 한다. 세 번째 단계는 실행에 옮기는 변화계획의 수립이다. 자사의 특성에 맞는 잘 준비된 계획적 변화관리 전략과 변화추진 메커니즘을 확보한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수립된 변화계획을 망설임 없이 실천하는 것이다. 매번 그림만 그리고 용두사미가 되는 일이 없도록 구성원의 참여를 촉진하는 것이다. 제도적 뒷받침을 통한 변혁의 공식화와 가속화는 물론 업무와 조직구조의 재설계로 조직차원의 변화 굳히기가 필요하다. 진척도를 파악하고, 시스템을 구축하여 변화가 원점으로 되돌아가지 않도록 재결빙시켜야 한다. 막상 변화를 시작하면 초기에는 변화로 인해 진통을 겪으면서 일시적인 침체기를 맞게 된다. 점차 변화가 진행되면서 변혁과 전이단계를 거쳐 변화가 정착되고 안정을 되찾는 안정화와 발전단계로 이어진다. 그다음은 핵심프로세스, 가치관, 패러다임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2차적 변화를 이룰 수 있다. 성공적 변화관리의 핵심 성공요인은 관리자와 경영진이 솔선수범하는 스폰서십(Sponsorship)이 절대적이다. 톱(Top)의 강력한 의지 없는 경영혁신은 물거품이요, 구성원의 적극적 참여 없는 경영혁신은 뜬구름이다./이세광 콘테스타컨설팅 대표·한국조직문화연구소장이세광 콘테스타컨설팅 대표·한국조직문화연구소장

[참성단]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참성단]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2015년 한·일 지방지 세미나 참석차 일본 미야기현 센다이시를 찾았다. 수교 50주년을 맞은 한·일관계를 양국 지방지 시선으로 평가해보자는 세미나 주제가 신선했고, 2011년 일본 동북지방을 강타한 지진해일 피해 현장을 둘러볼 기회는 덤이었다. 일본 동북부 태평양 연안에서 발생한 지진과 쓰나미는 사망 1만9천691명, 실종 2천568명, 최대 25조엔의 재산피해를 남겼다. 당시 간 나오토 총리는 "사실상 일본 국토 20%를 잃어버린 것이나 다름없다"고 탄식했다.대재앙 4년 뒤 찾은 미야기현과 센다이시는 제방을 복구하는 토목공사가 한창이었다. 하지만 인명피해가 가장 컸던 만큼 피해의 흔적들이 곳곳에 숨어있었다. 쓰나미에 휩쓸린 한 학교의 벽시계는 악몽의 순간을 박제한 듯 사고 시간에 멈추었고, 사망자 대부분이 익사였다는 인솔자의 설명엔 30m가 넘는 쓰나미의 공포가 담겨있었다.생존자들의 고통도 심각했다. 동북지방 유력지인 카오쿠신포(河北新報)의 스즈키 모토오 편집국장은 동북지역 연안에서 생산한 수산물의 국제판로가 막혀 주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센다이시 주산물인 멍게는 한국의 수입제한 조치로 양식업계의 타격이 크다고 했다.동일본 대지진 이후 세계 각국이 일제히 일본 수산물 검역을 강화하거나 수입금지 조치를 했다. 쓰나미에 녹아내린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원자로 방사능 오염수가 바다로 유출된 탓이다. 후쿠시마 원전붕괴는 체르노빌과 맞먹는 최고 레벨의 원전참사다. 사태 초기 주민 40만명이 피난했고, 지금도 4만6천명이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는 원전난민 신세다. 아베 전 총리는 방사능 오염지역 농산물을 직접 시식하는 퍼포먼스로 방사능 안전을 강조했지만 일본 국민들도 믿지 않았다.그런 일본 정부가 그동안 모아두었던 후쿠시마 원전 방사성 오염수를 곧 태평양에 방류한다고 밝혀 국내외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 삼중수소 등 최악의 유해물질이 포함된 방사능폐기물을 바다에 버린다는 발상에 미야기현 지사가 반발하고 원희룡 제주지사는 국제소송 불사 의지를 밝혔다. 해양방류가 현실이 되면 한·일 양국은 물론 전 세계 수산업과 해양생태계는 직격탄을 맞는다. 동일본 대지진 때 세계는 일본에 구호와 복구의 손길을 내밀었다. 은혜를 이런 식으로 갚을 수 있는 건가. 지겹고 두려운 일본의 두 얼굴이다./윤인수 논설실장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학금사양:  사양자에게 거문고를 배우다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학금사양: 사양자에게 거문고를 배우다

공자는 예악에 매우 뛰어났다. 그렇게 되기까지는 학습의 여정이 있었다. 공자가 주나라의 노자와 위나라의 거백옥, 초나라의 노래자, 정나라의 자산, 노나라의 맹공작, 제나라의 안영을 사사했다는 기록이 있다. 각각의 장점을 찾아 배운 것이라 볼 수도 있다. 공자의 학습방법은 말 그대로 학습(學習)과 학문(學問)이다. 학(學)은 몰랐던 것을 배우는 것이고 습(習)은 익숙할 때까지 익히는 것이고 문(問)은 물어보는 것이니 알 때까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충분히 갖는 것이다. 공자는 그렇게 음악을 배워 나중에는 전공 악사들을 가르칠 정도까지 실력을 갖추게 되었다.공자 나이 29세에 사양자에게 거문고를 배우게 되었다. 열흘이 지나도 진도를 나아가지 않고 배운 곡만을 연습할 뿐이었다. 사양자가 충분히 익혔으니 진도를 나가도 되겠다고 해도 공자는 아직 그 수(數)를 알지 못하겠다고 하면서 진도를 나가지 않았고 얼마 지나 다시 진도를 나갈 것을 권유하자 아직 그 음악의 뜻이나 의미를 알지 못하겠다고 하며 진도를 나가지 않는다. 얼마 지나 또다시 권유를 하자 이번에는 아직 그 음악을 지은 사람을 알지 못하겠다고 답한다. 그러다가 얼마 후 공자는 이제야 그 사람을 알겠다고 하면서 음악의 작자에 대해 말한다. "깨끗하면서 검고 키가 크고 멀리 바라보는 것이 원대하고 사방의 모든 이들이 그에게 모여드는 것 같으니 이 곡을 문왕이 아니라면 누가 지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자 사양자가 놀라서 뒤로 물러나 공자에게 절을 하며 말한다. "참으로 성인이십니다. 제 스승에게 이 곡은 바로 문왕조라고 들었습니다." 공자의 음악공부법은 배우고 익히며 생각하는 방법이니 다른 공부에도 적용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데스크칼럼]공정위는 공정한가?,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데스크칼럼]공정위는 공정한가?,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본사와 '불합리 계약' 대리점주 간절한 호소공정위, 제대로 응답하고 있는지 되돌아봐야고통받는 을에 필요한건 法보호 확신과 믿음"영세 사업주에 공평·법 집행" 헛구호 안되길2013년 5월 남양유업 물량 밀어내기 갑질사태는 본사에 의한 '대리점 갑질'의 민낯을 대한민국에 낱낱이 드러낸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 사건 직후 '을의 눈물'에 공감하는 여론이 형성됐고, 후속 대책의 하나로 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다. 더불어민주당내 을지로위원회도 '을지키기 경제민주화 추진위원회'란 이름으로 그때 생겼다. 대기업을 상대로 노동·불공정거래 문제를 제기하는 당사자들을 대변해 사회적 공론화 및 중재를 주도했다.이후 2017년 5월 공정(公正)의 가치를 국정철학으로 내세운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다.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라는 문 정부의 캐치프레이즈를 어떤 방식으로 현실에서 구현할지에 대한 궁금증이 한껏 고조된 시점이었다.문재인 대통령은 재벌 저격수로 명성을 떨친 김상조 한성대 교수(현 청와대 정책실장)를 초대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임명함으로써 한국사회에 뿌리박힌 불공정 관행을 타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김상조 전 공정거래위원장도 취임사에서 '을의 눈물'을 이야기하며 발을 맞췄다.그는 "우리 사회가 공정위에 요구하는 것은 대규모 기업집단의 경제력 오남용을 막고, 하도급 중소기업, 가맹점주, 대리점사업자, 골목상권 등 '을의 눈물'을 닦아달라는 것"이라며 "공정위는 호소를 듣고, 피해를 구제하며, 재발 방지책을 마련할 책무가 있다"고 밝혔다.대리점 갑질 해결은 김상조 전 위원장의 주요 추진 과제 중 하나였다. 취임 2개월 만에 전 산업에 걸쳐 대대적인 본사-대리점 간 거래 실태조사에 나섰고, 이듬해에는 '대리점거래 불공정 관행 근절대책'을 직접 발표하기도 했다.그로부터 2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대리점 갑질문제는 도통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약자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던 김상조 전 위원장은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을의 눈물'은 현재 진행형이다.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공정위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다뤄졌던 '천재교육 총판(대리점) 갑질사건(2019년 10월8일자 1·3면 보도="천재교육 갑질 의혹, 공정위 철저한 규명을")'이다. 이는 천재교육 대리점주 십수명이 "본사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갑질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지난해 8월 공정위 측에 불공정거래행위 신고서를 접수한 사건이다.점주들은 '교사·연구용 교재 등 판촉비용 전가', '징벌적 페널티 부과', '반품 제한(20%)' 등의 시정을 요구했고, 본사는 점주들의 주장이 사실무근이라며 팽팽하게 맞섰다. 당시 국감에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김성원(동두천·연천) 의원은 조성욱 위원장에게 "천재교육 본사가 받고 있는 갑질 의혹을 공정위가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그러나 최초 불공정거래행위 신고서가 접수된 지 1년2개월여가 지난 현재까지 해당 사건과 관련한 처분이 나오지 않고 있다. 신고자에게도 진행 상황을 공유하지 않은 탓에 점주들은 안개가 자욱한 밤길을 걷는 듯한 불확실성에 하루하루 고통받고 있다. 막다른 길에 내몰린 상태에서 공정위에 건 마지막 희망조차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만 남았다.'을의 눈물'이 비단 천재교육 점주들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본사와 불합리한 계약관계에 놓여 있는 수많은 대리점주들의 간절한 호소에 공정위가 제대로 응답하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김상조 전 위원장으로부터 배턴을 이어받은 조성욱 위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공정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무겁게 받아들여 영세한 사업주에게도 공평하고 적극적으로 법이 집행된다는 확신을 드려야 한다"고 언급했다.그의 말처럼 고통 속에 있는 모든 '을'들에게 필요한 건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확신과 믿음'뿐이다. 이번 만큼은 헛구호가 되지 않기를 바라본다./이재규 정치부장이재규 정치부장

[노트북]라면화재 형제 사고 이후 남겨진 과제들

[노트북]라면화재 형제 사고 이후 남겨진 과제들

"옛날엔 그랬어도 지금은 세상이 바뀌었잖아요." 지난달 14일 발생한 인천 '라면 화재' 사고를 취재하기 위해 만났던 한 주민이 했던 말이다. 60대인 그는 "우리 땐 애들 낳아 놓으면 알아서 잘 컸다지만 지금은 아니지 않느냐"고 고개를 저었다. 그땐 혼자 애들이 집에 있으면 옆집에서 끼니도 해결해 주고 몇 시간씩 놀다가 부모가 오면 집으로 돌아가는 일이 잦았다고 한다. 이웃 얼굴조차 모르는 지금과는 새삼 다른 분위기였던 거다. 이웃들은 늘 단둘이 등하교를 하고 골목길에서 놀던 아이들을 눈여겨봤다고 한다. 밤늦게 엉엉 우는 아이들을 그냥 모른체 할 수 없었던 이유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3차례에 걸쳐 아이들이 방치되고 있다고 신고한 건 주민들이었다.하지만 요즘 세상엔 남 일에 관심 두는 이웃이 흔치 않을뿐더러, 관심을 둬도 '오지랖이 넓다'는 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우리 사회엔 '남의 집 일에 참견하는 건 미덕이 아니다'라는 통념이 자리 잡고 있다. 아동학대 역시 한 가정 내 문제로 치부하는 경향이 크다. '라면 화재' 형제처럼 한부모 가정이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으면 "양육자가 힘든 처지에 있으니 애들만 남겨 둘 수도 있지"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는 게 아동보호단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번 사고 이후 방임을 아동학대의 연장선에서 경각심을 갖고 봐야 한다는 사회적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이미 방임이 확인된 아이들을 지원하는 '사후' 대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번 사고 역시 위기를 알아챘던 주민들의 노력으로 기관에서 나섰으나 이처럼 주변 관심에 기대어 방임사례를 찾는 건 흔치 않다.한 아동복지학과 교수는 "방임 위험에 노출된 아이들을 어떻게 찾아낼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방임은 기관·사람에 따라 정의가 다르고 판단 기준도 구체적이지 않다. 눈에 띄지 않는 곳에 홀로 남겨진 아동은 셀 수 없이 많을 것이다. 지금까지 발표한 정책들이 '맹탕'에 그치지 않도록 위기 아동을 발굴하는 데 적극 힘써야 하는 이유다. /박현주 인천본사 사회부 기자 phj@kyeongin.com박현주 인천본사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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