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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토리] 에누리 없는 재밋거리 "아무거나 골라골라"

경인일보 발행일 2016-07-29 제11면

제일시장2

■ 의정부 제일시장… 골목마다 들어찬 맛집… 더위에 달아난 입맛 '유턴'

단일규모 전통시장으로는 전국에서 다섯손가락에 든다는 의정부제일시장.

의정부3동 중랑천 변에 서던 5일장이 6·25전쟁이 끝난 후 지금의 장소로 옮겨왔다.

규모와 전통, 어느 하나 빠질 것 없는 의정부제일시장. 이곳만의 특색있는 먹거리들은 삼복더위에 지친 방문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준비를 마쳤다.



의정부 전역에 흩어졌던 각종 포장마차들이 시장 중앙 십(十)자로에 모여 약 50여개 업소가 떡볶이·순대·튀김·국수 등 분식은 물론 시원한 냉면과 비빔밥, 김밥까지 지나는 이들의 눈길을 끈다.

분식타운 옆으로는 의정부제일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상점 20여곳이 모여있다.

6·25전쟁 이후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미군들이 의정부에 주둔하던 당시, 여러 루트를 통해 미군 부대에서 공급받은 각종 군용 식자재를 팔기 시작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은 소시지와 과자, 치즈, 주류 등 진귀한 먹거리들을 판매하고 있다.

30년째 이곳에서 장사 중인 정은이(53·여) 씨는 "20년 전만 해도 외국 식자재를 구하려면 여기에 오는 방법밖에 없었지만 요즘은 대형마트가 많아 장사가 예년 같지 않다"면서도 "나이 드신 분들에게는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좋은 장소"라고 자랑했다.

의정부제일시장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50년 가까이 장사를 해온 전 가게다. 안애임(54·여)씨가 물려받아 총 50년 가까이 영업 중인 '대일폐백'은 노릇한 전을 바로 구워내 고소한 맛을 자랑한다.

안 씨는 "이 골목에 전집 10여곳이 몰려 있다 보니 제사상 준비는 물론 고소한 전 맛을 좋아하는 손님들이 자주 찾는다"며 "우리 골목은 사계절 내내 고소한 기름냄새가 가시질 않는 곳"이라고 말했다.

의정부제일시장의 먹거리는 이것뿐만이 아니다. 시장 지붕을 벗어나면 10여곳의 통닭튀김가게가 모여있는 통닭거리가 나온다. 이곳은 의정부 시민들 사이에서는 이미 맛있고 값싼 것으로 유명하다. 또 시장을 500m정도 벗어나면 의정부하면 떠오르는 부대찌개 가게가 모인 부대찌개 골목도 있어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가 됐다. 의정부

포천5일장

■ 포천 5일장… 처음 모습 그대로 간직한 천막 행렬 '응답하라 1980년'

포천에는 아직 옛 장터의 향수가 물씬 나는 5일 장이 곳곳에 남아있다. 그중에서도 포천시 신읍동 포천대교 아래에 서는 '포천 5일장'은 강원도 철원까지 명성이 전해지고 있는 전통 장이다.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매월 끝자리 5와 0인 날이면 어김없이 장이 열린다. 뒤죽박죽 난장판처럼 보이지만 이곳은 1980년 장이 처음 열리던 때부터 형성돼 온 질서와 계통이 자리잡고 있다.

예를 들어 시장입구에서부터 양쪽으로 유기와 반상기, 채소, 어물, 약재, 먹거리, 잡화 등이 순서대로 배열돼 있다. 이 순서는 시장이 들어선 때부터 변함이 없다.

장이 설 때면 빨강·노랑·파랑 형형색색 천막이 길게 늘어선 시장 전경은 장관을 이룬다. 이 또한 놓칠 수 없는 볼거리 중 하나다. 아케이드도 없이 다리 밑에 서는 장이라 요즘 전통시장이 시설현대화로 잃어버린 '전통시장의 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1980년대 느낌 그대로.

타임머신 같은 포천5일장은 장이 서는 날이 주말과 겹치면 시민과 관광객이 뒤엉켜 발 디딜 팀이 없을 정도로 활력이 넘친다.

한때 이곳에 파는 물건을 믿을 수 없다는 불만이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곤 했지만 최근 들어 5일 장을 보전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바뀌면서 포천시에서 주기적으로 품질검사나 식품안전검사, 원산지 표시검사 등을 하고 있어 품질에 대한 의심과 불만은 많이 수그러들었다.

무엇보다 상인 스스로 장을 지키자는 의지가 강해 자정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은 농산물과 약재로 포천지역 생산품이 서서히 중국산 등 수입산을 밀어내는 추세라고 한다. 상인들은 "장을 찾는 손님들이 비싸더라도 국내산 특히 포천산을 찾고 있어 들여놓을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요즘에는 외국인 고객도 눈에 띄게 늘고 있는데 주로 포천·양주·동두천지역 외국인 근로자들이 단체로 찾아 고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보낼 물건을 대량으로 구매하고 있다. 그래서 잡화상이 예전과 달리 농산물과 먹거리 장터에 버금가는 호황을 누리는 점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파주 문산시장

■ 파주 문산자유시장… 청정 특산물 사면 DMZ땅굴관광은 '보너스'

"문산 자유시장에서 DMZ도 관광하고 질 좋은 파주 특산물도 구매하세요."

파주 문산 자유시장은 '1만원 이상 구매고객에게 무료 DMZ 땅굴관광권'을 제공하면서 도시민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자유시장 고객은 지난해 4월 이벤트가 시작된 지 1년여 만에 1만 명을 돌파하는 등 그동안 20% 가량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경의중앙선 완전 개통을 계기로 임진각·제3 땅굴 등 민통선 북방지역 안보관광객이 크게 증가하면서 시장을 찾는 관광객이 크게 늘어났다. 이들은 시장에서 장단콩과 된장, 손맛 깃든 반찬, 청정지역에서 자란 푸성귀, 친환경 한수위 쌀, 개성인삼 등 파주 특산품을 구매하면서 땅굴관광을 무료로 하게 되는 1석2조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다.

파주시는 이에 따라 자유시장을 찾는 고객들의 주차 편의를 위해 72억 원을 들여 125면 3층 철골 주차장을 새로 조성했다. 또 전문 강사를 초빙해 경영기법, 의식혁신 등 10주 40시간으로 짜여진 상인대학을 개설,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상인회도 내 가게 주변은 내 손으로 가꾸는 운동을 펼치며 시장 활성화에 적극적이다.

김진하 상인회장은 "DMZ 땅굴관광 서비스를 계기로 상인 간 협동심도 한층 돈독해졌고, 이렇게 다져진 협동심으로 상인대학까지 추진하고 있다"면서 "성공경험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DMZ 땅굴관광을 특화한 전국 최고의 전통시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양평시장내 문화 공연및 추억의 행사장

■ 양수리·양평·용문시장… 쇼핑중 마주하는 '복고' 옛 기억 새록새록

전국적인 불볕더위로 물가를 찾는 피서객들이라면 양평에 들러 한번은 양평의 전통시장을 찾을 만하다.

양평군에는 양수리, 양평, 용문시장 3개 전통시장이 있어 시장마다 제각각의 볼거리, 살 거리, 즐길 거리, 체험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근교와 가까운 양수리 시장은 오는 30일 문화관광형 시장육성사업으로 전통시장 아케이드 내 캐리커처, 솜사탕 체험, 딱지치기, 제기차기 등 추억의 체험 존을 마련해 두물머리, 세미원을 방문하는 어르신들을 동심 속으로 끌고 있다. 또 매주 토·일 오후에는 세미원의 전통 연잎 밥으로 속을 든든히 채운 뒤 시장을 방문해 문화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양평 시장은 1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만큼 수도권 최고의 전통시장을 만들기 위해 지역 주민들이 직접 참가할 수 있는 공연 및 행사가 주말과 끝자리가 3과 8인 장날에 맞춰 다양하게 제공한다.

양평군은 지난해 12월 양평시장 내 문화 공간센터를 마련해 매 주말 장날에는 전문 사회자가 문화 공연과 버스 킹을 진행하고 광장에는 신발 멀리 던지기, 야바위 체험, 종이비행기 날리기 등 체험 거리를 열어 어르신들에게는 추억을, 젊은 층과 연인에게는 복고적 체험 놀이와 콘텐츠 제공으로 방문객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사랑을 이어주고 있다.

용문산을 방문했다면 산나물로 유명한 용문시장도 꼭 들르길 바란다. 주말 장터의 경우 다양한 문화 예술 공연이 진행돼 질 좋은 산나물도 구하고 자녀들과 산행에서 더워진 몸을 식힐 수도 있다.

/정재훈기자·포천/최재훈기자·파주/이종태기자·양평/서인범기자 sib@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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