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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경기력 저해하는 음주행위, 최소한 제재 필요

공승배 발행일 2018-06-04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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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승배 인천본사 사회부기자
경찰이 지난 1일 넥센 히어로즈 소속 박동원(28), 조상우(24) 선수에 대해 준강간, 강간미수 등의 혐의를 적용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두 선수는 사건 발생일인 지난달 23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임의동행 요구에 '오늘은 경기가 있어 가기 어렵다'며 거절했다고 한다. 다음날 경기가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임의동행 요구를 거절할 만큼 경기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프로 선수들이 경기 전날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신 행위를 올바른 행동이라고 봐야 할지 의문이다. 프로야구는 명실상부한 국민 스포츠다. 프로 선수가 경기장을 찾는 팬들을 위해 최상의 컨디션으로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이 당연할 터. 하지만 두 선수가 보여준 모습은 최상의 컨디션을 준비하는 선수들이라고 보기 힘들었다. 이 때문에 두 선수는 범죄 여부를 떠나 경기 전날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셨다는 사실만으로도 야구팬들의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통상적으로 선수단은 원정 경기에 나설 때 합숙 생활을 한다. 경기가 끝난 후에는 자유 시간이 주어진다. 선수 개인의 자율에 맡긴다는 취지에서 음주 등에 대한 별도의 제재 규정은 만들어 놓지 않는다고 한다.

특히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넥센 담당 기자는 "넥센이 타 구단에 비해 음주 행위에 대해 상대적으로 더 관대한 편"이라고 말했다. '구단이 음주 행위에 대해 너무 손 놓고 있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었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지난 1월 정운찬 총재가 새로 취임한 이후 계속해서 '클린(CLEAN) 베이스볼'을 외치고 있다. 선수단의 부정과 일탈, 품위손상 행위를 없애 깨끗한 야구 문화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두 선수의 음주 행위는 결국 프로 선수의 품위 손상으로 이어졌다. 깨끗한 야구 문화를 추구하겠다는 KBO의 노력이 무색해졌다. 결국 KBO는 그 책임을 물어 사건 발생 당일, 두 선수를 구단 활동에 일절 참가하지 못하도록 참가활동정지 처분을 내렸다.

지난해 야구장을 찾은 시민만 무려 800만명이 넘는다. 프로 선수들에게는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야 할 의무가 있다. 경기력을 저해하는 음주 행위에 대한 최소한의 제재가 필요한 이유다.

/공승배 인천본사 사회부기자 ks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