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고장난 문으로 슬쩍 탑승 ‘구멍난 인천공항’

홍현기 발행일 2018-06-15 제12면

미국 승객, 검색없이 곧바로 환승
"무단통과 황당함 넘어 보안 심각"
테러 의도땐 대형사건 연결 우려
공항공사 "센서문제 재점검" 무마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국적의 환승객이 환승 보안검색, 여권·탑승권 확인 등을 받지 않은 채 항공기에 탑승해 항공보안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아시아나항공, 공항 상주기관 등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미국 국적 승객 A씨는 지난 11일 오후 6시55분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출발 예정이던 필리핀 마닐라행 아시아나항공 OZ703편에 보안검색과 항공권 확인 절차 없이 탑승했다.

도착층(2층) 항공기 연결 게이트가 고장 났기 때문에 이처럼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 굳게 닫혀 있어야 할 연결 게이트는 A씨가 밀자 쉽게 열렸다.

A씨는 항공기에 탑승해 자기 자리에 앉을 때까지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다.

A씨는 미국 시애틀에서 출발한 아시아나 OZ271편을 타고 이날 오후 5시 56분께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A씨가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필리핀 마닐라행 항공편으로 갈아타려면 2층 도착층에서 환승 검색을 받은 뒤 3층 출국장으로 이동해 항공사의 여권·탑승권 확인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그러나 A씨는 시애틀발 항공편에서 내린 뒤 자신이 탑승할 항공기로 연결되는 게이트의 문을 열고 곧바로 비행기에 탔다.

이 게이트는 출입 카드를 소지한 인천공항공사 또는 항공사 직원 등 특정인만 열 수 있는데, A씨는 쉽게 손으로 문을 열었다.

누구도 문이 고장 난 사실을 몰랐다. 항공사 관계자는 "절대 열려서는 안 되는 문이 열린 것"이라며 "이 문이 언제부터 고장났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만약 테러 의도가 있는 사람이 A씨처럼 항공기에 무단 탑승했다면 대형 사건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얘기다.

익명을 요구한 국적항공사 관계자는 "환승객이 스스로 문을 열고 항공기에 탑승했다는 것은 황당함 이상을 넘어 심각한 문제"라며 "항공기 무단 탑승이 가능할 정도로 항공기 연결문이 취약하다는 것은 인천공항 보안에 구멍이 뚫린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천공항공사는 이번 일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문이 마그네틱(자석) 부착 방식이라서 바람 때문에 덜 닫혔을 때도 센서에서 닫힌 것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힘을 어느 정도 주면 열린다"면서 "혹시라도 덜 닫히는 부분이 있는지 다시 점검하겠다"고 했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