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아트센터 인천' 먼저 기부채납해야

경인일보 발행일 2018-06-15 제23면

1천727석의 객석 규모는 국내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든다.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손 모양에서 설계의 영감을 얻은 독특한 외관은 일찍부터 관심을 모았다. 바다와 예술과 인간의 모습이 어우러진 콘서트홀의 정체성 등도 화제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안에 들어선 정통 콘서트홀 '아트센터 인천'은 이처럼 공연문화계와 인천시민들로부터 큰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정작 개관 테이프는 끊질 못하고 있다. 이 시설을 기부해야할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시행자인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와 기부를 받아야 할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하 인천경제청)이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NSIC는 지난 11일 기자회견문을 통해 기부채납이 지연되고 있는 원인을 인천경제청과 시공사인 포스코건설 탓으로 돌렸다. 인천경제청은 NSIC의 기부채납 지연은 중대한 협약위반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양측의 주장은 곳곳에서 첨예하게 대립된다. NSIC는 아트센터 인천의 건축주 및 기부자로서의 권리와 요구가 철저히 무시됐다고 주장한다. 사업 기간 내내 인천시 공무원으로부터 건축주의 권리가 침해당하고 법에 없는 부당한 지시와 압력 행사를 받았다고도 했다. 이에 맞서 인천경제청은 인천시 공무원이 어떠한 부당한 지시나 압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NSIC가 아트센터 인천을 볼모로 기부채납과 개관을 지연시키고 있어 시민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고 했다. 또 포스코건설과의 갈등을 아트센터 인천의 기부채납과 개관의 지연 이유로 삼을 수 없다고 반박한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3년이나 사업이 중단된 채 여전히 사업 정상화가 불투명한 사업시행자에 대해 지위를 계속해서 인정해야 할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민원과 항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사업시행자 지정 취소 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NSIC의 사업시행자 자격이 박탈될 경우 당장 예상되는 건 지루한 법적 공방전이다. 그렇게 되면 낙후된 인천 문화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아트센터 인천'의 개관은 그야말로 깊이도 모를 수렁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어쩌면 개관 테이프도 제대로 끊어보지 못한 채 기능을 상실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 최악의 상황을 염려한다면 인천경제청이 제시한 '선(先) 기부채납 후(後) 이견조정' 방안이 지금으로선 가장 현실적이다. NSIC가 이를 거부할 명분은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