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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호 특파원의 여기는 러시아]음지에서 활동하는 자원봉사자

강승호 발행일 2018-06-20 제17면

"재능기부 할 수 있어 뿌듯" 대가 없는 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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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2018러시아월드컵 한국과 스웨덴의 F조 1차전이 열리는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한국 기자들의 통역을 도와주고 있는 고려인 4세 박유리(왼쪽)씨와 마르따씨. 니즈니노브고로드/강승호 특파원 kangsh@kyeongin.com

고려인 4세 박유리씨 '해병대 지원'
팔에 한글 타투, 남다른 모국 사랑
마르따씨도 '수준급 한국어' 뽐내
한국 취재진 동행하며 통역 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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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을 줄 수 있어 보람됩니다"

국제 대회가 열리는 곳에는 항상 음지에서 대회 성공 개최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이 있다.

지난 2월 강원도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대회 성공 개최를 위해 혹한의 추위 속에서 든든히 역할을 다해 박수를 받았다.

이곳 러시아도 마찬가지다.

월드컵이 열리는 경기장 마다, 그리고 팬들이 월드컵 열기를 느끼기 위해 방문하는 팬페스트현장 마다 자원봉사자들이 헌신하고 있다.

18일 오후(현지시간) 한국과 스웨덴의 F조 1차전이 열린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노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만난 고려인 4세 박유리씨와 마르따씨는 한국 기자들의 통역을 도와주고 있다.

박 씨는 고려인 3세의 아버지와 부산이 고향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러시아와 한국, 2중국적을 가지고 있지만 지난해 해병대에 지원할 만큼 한국사랑이 남다르다.

그는 "해병대에 지원을 했지만 타투 때문에 떨어졌었다. 하지만 올해 다시 지원해 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박 씨의 타투에는 나라사랑에 대한 문양이 담겨 있다. 왼쪽 팔에는 러시아에 대한 타투를 새겼고 오른쪽 팔에는 경복궁과 모국(한글)이라는 글자 등이 새겨져 있다.

마르따씨는 몇 개월 전 시베리아에 있는 톰스크대학교에서 한국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연세대학교 어학당에서 한국말을 배워 이곳에서 통역 일을 맡게 됐다.

그는 "9개월 정도 어학당에서 공부를 했는데 아직 한국말이 능숙하지 못하다"고 말했지만 인터뷰 중 한국말을 너무 잘해 놀라게 했다.

이어 마르따씨는 "전공을 살리기 위해 평창에서도 자원봉사를 하려고 지원을 했었지만 안됐다. 그래서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 자원봉사자로 참가하게 된 게 더 기쁘다"고 말했다.

2주전에 이곳에 먼저 도착해 자원봉사를 준비하며 한국 통역을 맡은 박유리씨와 마르따씨는 한국 경기가 열리는 로스토브와 카잔으로 이동해 한국 취재진의 통역을 도울 예정이다.

박씨는 "좋은 기회니까 100% 도움을 드리고 싶다. 자원봉사자 유니폼 옷을 입고 있으면 뿌듯하다. 경기에 일부나마 기여하게 됐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고 마르따씨 역시 "원래 자원봉사하는 걸 좋아한다. 도움을 주는 보람을 느낄 수 있고 직접 재능을 기부할 수 있어서 뿌듯하다"고 전했다.

니즈니노브고로드/강승호 특파원 kangs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