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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도시를 살아 숨 쉬게 하는 생명선

남문희 발행일 2018-07-12 제23면

폭 20m넘는 544㎞의 다양한 도로 관리
교량·터널·지하차도 132개 시설물도 포함
정기적으로 정밀·안전진단·보수공사 실시
시민이 안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

남문희(종합건설본부장)
남문희 인천시 종합건설본부장
'사람, 차 따위가 잘 다닐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비교적 넓은 길'. 국어사전에 나오는 도로의 정의다. 흥미로운 것은 도로를 '그냥' 다닐 수 있는 길이 아닌 '잘' 다닐 수 있는 길이라고 표현한 점이다.

우스갯소리일 수도 있지만 '잘' 다닐 수 '없는' 길은 도로가 아니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적어도 사전적 의미로 한정해보면 그렇다.

도로는 도시의 얼굴이다. 여기저기 파손되고 차선조차 낡아 잘 보이지 않는 도로를 마주하게 되면 그 낯선 도시는 불완전하고 후진적인 이미지로 다가온다. 반면 깨끗하게 정비된 도로는 그 도시를 방문하거나 여행하는 사람 모두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고 그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삶의 질이 높게 인식되어 선망의 대상이 된다.

또한, 도로는 도시의 혈관이다. 도로는 사람이나 자동차만 이용하는 것은 아니다. 도로를 통하지 않으면 우리가 이용하기 어려운 시설들이 너무도 많다. 매일 사용하는 상·하수도, 전기, 가스, 통신 등의 시설이 혈관처럼 도로 지상·지하를 이용해 연결, 도시 전체를 움직이고 있다. 사람의 혈관이 막히면 각종 질환이 발생해 생명뿐만 아니라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듯 도시의 혈관인 도로에 문제가 생기면 그 지역은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기 어렵다.



요즘 포트홀, 싱크홀 같은 말이 자주 회자되고 있다. 포트홀은 도로 표면이 일부 파손 돼 작은 구멍이 생기는 것인데, 경미한 혈관질환으로 비유할 수 있다. 싱크홀은 상수도 같은 지하매설물의 파손, 지하수 유출 등으로 도로 아래에 큰 동공이 생겨 발생하는 것이다. 싱크홀은 심각한 혈관 질환으로 예후가 좋지 않고 회복도 더디다. 종합건설본부에서 땅속 시설물까지 모두 확인할 수는 없어 최대한 자주 도로를 순찰해 싱크홀이 일어나기 전에 발생하는 지반침하 등이 보이면 즉시 관련 기관에 누수검사 의뢰를 한다. 큰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할 수 있는 최선의 예방조치다.

얼굴이 먼저인가, 혈관이 먼저인가. 이렇듯 이분법적으로 놓고 판단하지는 않는다. 다만, 한정된 자원을 어느 곳에 우선 투입할 것인가는 끊임없이 고민하게 되는 부분이다.

우리의 핵심 목표는 '안전하고 쾌적한 도로환경 조성'이다. '안전'이라는 단어가 앞서 나오는 이유는 도로관리를 소홀히 할 경우 사고 발생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안전을 최고의 우선순위로 정한 것이다. 예산과 인력이 최우선 투입되어야 할 곳이 도로의 안전분야다.

1994년 10월 21일 오전 7시 서울 성동구 성수동과 강남구 압구정동을 연결하는 성수대교가 붕괴됐다. 49명이 한강으로 추락하고 그중 32명이 사망한 가슴 아픈 사고다. 또, 2010년 12월 13일 밤에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중동나들목 인근 교각 아래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도로 복원에 3개월이 소요되고 2천280여억원에 이르는 경제적 손실을 가져왔다고 한다. 불특정 다수의 국민들이 이용하는 도로시설물로 인해 발생하는 사고는 어떠한 사고보다도 더욱 큰 인적·물적 피해를 초래하게 된다.

종합건설본부에서는 폭 20m를 초과하는 약 544㎞의 비교적 넓은 도로를 관리하고 있으며, 그중에 교량, 터널, 지하차도 같은 시설물이 132개 포함 돼 있다. 성수대교와 비슷한 규모의 교량도 4개나 있다. 모두 안전등급 B이상으로 관리되고 있다. 또한 매년 2회 정기점검, 2년마다 정밀점검 그리고 5년마다 정밀 안전진단을 시행하고 있고, 점검 결과에 따른 보수보강공사도 매년 진행된다. 그리고 2021년까지 인천시의 모든 도로 교량에 대해 내진보강을 완료할 계획을 수립하고 단계적으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모든 시민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도로, 인천시의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는 도로, 시민과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도로를 만들기 위해 종합건설본부에서는 오늘도 도로유지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남문희 인천시 종합건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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