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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가평올레' 거울삼아 멀리보는 행정을

김민수 김민수 발행일 2018-07-10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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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지역사회부(가평) 차장
지난 10여 년 전 제주 올레길로부터 시작된 도보 여행이 전국을 강타하며 여행 지형을 흔들었다. 섬 전체가 관광자원으로 이국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관광도시 제주에서 잘 가꿔진 관광상품이 배제된 그저 평범한 제주 마을 안길을 걷는 여행이 이목을 끌면서 도보여행에 관심이 쏠렸다. 도보 여행지로 성공한 제주 올레길은 또 하나의 히트 관광상품으로 떠올랐다. 특히 제주발 도보여행 열풍은 빠르게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최근 여행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이런 추세 속에 전국 지자체는 앞다퉈 도보여행 코스 개발에 뛰어들었다. 남한산성길, 지리산 둘레길, 남해 지겟길, 무등산옛길 등이 대표적으로 알려졌다.

가평군도 지난 2010년 8월 '같은해 11월 개방을 목표로 1억5천만원의 사업비를 투입, 단순한 산책로를 뛰어넘는 생태·체험·건강·배움 등의 주제가 있는 올레길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2011년까지 5대(화악·명지·운악·축령·유명산) 명산 순례길 등 20개 코스를 조성할 방침'이라고 밝히며 호기롭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애초 계획됐던 20개 코스는 고사하고 최초 계획코스인 10개 코스 중 개방 여부를 떠나 입구에 안내판이 설치된 곳은 현재 8개 코스에 불과하다. 가평 올레로 명명한 명칭도 언제부터인가 둘레길로 불리고 있다. 이는 성공을 낙관했던 올레길 조성사업이 유명무실해졌다는 것을 방증한다. 코스 중 일부는 도보 여행에 적합하지 않은 자전거도로, 농로, 등산로 등이 포함되는가 하면 산이 많은 지역 특성상 관광객들의 많은 수가 등산객임을 고려하지 않는 등 사업이 정체·현실성을 잃은 채 모순된 기계적 행정 운용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이제라도 군은 미시적 사업 성과 여부에 얽매이지 말고 초심으로 돌아가 가평 올레길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지역 화두인 관광문화도시를 이루기 위한 거시적 행정을 펼쳐나가길 기대해 본다.

/김민수 지역사회부(가평) 차장 kms@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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