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마음에서 나오기 때문에 그 마음이 진실하다면 그 말에는 그 마음이 담겨있다. 그러므로 모든 성현들이 말을 중요하게 여겼다. 말은 마음에 담고 있는 말도 있고 입 밖으로 나온 말도 있다. 본질적으로는 동일하지만 입 밖으로 나온 말은 사회성을 띠기 때문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또 그 말을 하는 사람이 사회에 막강한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논어에는 그런 대표적인 사람을 임금으로 보았다. 지금으로 치면 국가의 정책을 만드는 일에 결정적 권한을 가진 사람들이다.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한 번 입 밖으로 의사를 표출하면 그것이 법이 되고 국민의 삶을 결정한다.
그런데 입 밖으로 나오지 않은 말도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 말은 결국 밖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입 밖으로 나오지 않은 말이란 결국 그 사람의 마음이요 의지요 생각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자는 정공(定公)의 '한 마디 말'에 관한 질문에 마음의 차원에서 대답을 하였다. 임금의 마음에 들어있는 한마디는 나라를 망하게도 하고 흥하게도 하는데 그것은 곧 마음이다. 나라를 흥하게 하는 한마디란 '위군난(爲君難)'이요 나라를 망치는 한마디는 '막여위(莫予違)'이다. 임금 노룻이 어려운 것이라는 뜻의 '위군난(爲君難)'은 국민을 생각하는 마음이고 내 말에 어기는 자들이 하나도 없다는 뜻의 '막여위(莫予違)'는 나만 생각하는 독재의 마음이다. '막여위(莫予違)'를 품고 정치하면 망하는 지름길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