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공연리뷰]인천시립교향악단 제375회 정기연주회 '쇼스타코비치'

김영준 발행일 2018-07-13 제12면

목관의 풍부한 색채 입힌 '자유로운 무대'

인천시립교향악단 정기연주회 (4)
지난 10일 인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제375회 인천시립교향악단의 공연 모습. /인천문화예술회관 제공

오보에·플루트 더한 '운명의 힘 서곡'
진지하고 생동감 있었던 강승민 협연
김경희 객원 지휘자·시향 '환상 호흡'
아첼레란도 통한 클라이맥스 돋보여


인천시립교향악단의 실질적 올해 상반기 마지막 정기연주회가 지난 10일 인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렸다.

국내 1호 여성 지휘자로 유명한 김경희 숙명여대 음대 학장이 객원 지휘한 제375회 정기연주회의 레퍼토리는 서곡을 제외한 협주곡과 교향곡을 20세기 러시아 작곡가 쇼스타코비치의 것으로 구성됐다.

포디엄의 김경희와 인천시향은 첫 곡인 베르디 '운명의 힘 서곡'에서 악기군의 적절한 밸런스와 장력을 바탕으로 곡을 전개했다. 오보에와 플루트 등 목관의 색채도 적절히 가미됐다.

명쾌한 바통 테크닉과 함께 왼손으로 풍부하게 표정을 부여하려는 지휘자의 의도를 인천시향도 적극적으로 따르며 작품의 성격을 잘 부각했다.

강승민이 협연하는 쇼스타코비치 '첼로협주곡 1번'이 이어졌다. 강승민은 국내외 음악계로부터 "20세기 음악의 해석과 연주에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때문에 이번 연주회를 앞두고 음악팬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작품 번호 107로, 1959년 작곡된 이 작품은 작곡가의 교향곡들과 작곡연대를 비교했을 때 교향곡 11번(Op 103)과 12번(Op 112) 사이에 위치한다.

쇼스타코비치는 교향곡 11번과 12번에서 각각 1905년 피의 일요일과 1917년 10월 혁명을 통해 20세기 초반 러시아 역사(제정 러시아 붕괴)를 다뤘다.

하지만 '첼로협주곡 1번'은 작곡자의 전기적 작품이다. 그만큼 더욱 자유롭고 음악적 기법과 악상도 다채롭다.

강승민의 첼로는 연주 내내 생동감 있고 진지했다. 1악장 이후 거의 쉬지 않고 연주해야 하는 이 작품에서 수시로 변하는 악상을 적절히 구현했다.

김경희와 인천시향도 훌륭한 조력자 역할을 했다.

인천시립교향악단 정기연주회 (4)
김경희 지휘자

1악장 첼로의 주제 제시에 반응하는 현악기군의 리듬과 강약이 적절했고 첼로와 호흡을 함께한 호른도 좋은 파트너 역할을 해주었다.

2악장에서 목관 주자들과 첼레스타는 적절한 음색을 입히며 애조띤 이 악장을 돋보이게 했다. 3악장 카덴차는 강승민의 기교가 마음껏 발휘된 장이었으며, 순환 구조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4악장에서도 협연자와 오케스트라 모두 집중력을 유지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어지는 청중의 커튼콜에 강승민는 생존해 있는 라트비아 작곡가인 바스크스의 '돌치시모'를 들려줬다.

이날 연주회의 메인인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 1악장에서 인천시향은 다소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내디뎠다. 제시부의 다소 느린 전개가 극적 클라이맥스를 감안한 것임을 고려하더라도 보다 적극적인 접근이 필요했다고 여겨진다.

스케르초 악장의 리듬감은 적절했으며 요소요소 목관의 수연이 덧입혀졌다. 느린 3악장에선 디테일에 치중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현의 세부 성부가 겹치지 않고 전달됐으며, 위대한 승리를 노래할 4악장과 대조적 측면에서도 적절했다. 4악장에선 아첼레란도를 통한 클라이맥스로 작품의 결말을 돋보이게 했다.

김경희와 인천시향은 앙코르 곡으로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마술 탄환 폴카'를 연주했다. 공석인 예술감독 자리를 메운 인천시향이 올 하반기 더욱 좋은 연주로 시민 앞에 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