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소상공인들 단체행동 선언 예사롭지 않다

경인일보 발행일 2018-07-13 제19면

12일 소상공인들이 정부의 최저임금 정책과 관련 사실상 대정부 투쟁을 선언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소상공인 모라토리엄(지불유예)' 운동을 선언하고 "내년도 최저임금과 관계없이 소상공인 사업장 사용주와 근로자 간의 자율합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는 최저임금 동결과 업종별 차등화를 요구하면서 공동휴업 등 단체행동을 예고했다.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정책 성과가 미미한 가운데 정책 부작용의 당사자인 소상공인들이 공개적인 저항을 선언한 것은 매우 의미심장한 징조다. 대통령의 높은 지지도를 동력으로 추진했던 소득주도성장정책은 경제주체와 전문가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당정이 일사불란하게 뒷받침해왔다. 최근 최저임금위원회가 사용자위원들이 읍소한 업종별 차등적용안을 공익위원들이 근로자위원들과 합세해 부결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근로자와 사용자의 이익을 조정해야 할 공익위원 전원이 근로자위원 편에 선 것이다.

문제는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화가 사용자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소상공인의 간절한 요청이었다는 점이다. 350만 소상공인의 현실은 절박하다. 동종업계 근로자보다 적은 사업수익 현상이 몇년간 이어지면서 폐업률이 창업률을 역전한 실정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가 연이어 최저임금 인상을 강행하자 소상공인들은 자구적 단체행동을 모색하기에 이른 것이다.

극단적인 소득주도성장론자들은 적정 최저임금 일자리를 늘려 영세자영업자들을 수용해 소상공인 과밀현상을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현실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최저임금 일자리가 줄고 있다. 그렇다고 체감상 3명에 1명꼴인 청년실업자도 수용하지 못하는 대기업, 중견기업에 최저임금 일자리를 늘리라고 할 수도 없다. 소득주도성장정책의 결과가 자영업자 파탄과 최저임금 일자리 축소, 기업 해외이전과 청년실업 대란 지속으로 고착될까 두렵다. 사정이 여기에 이르면 정부를 향한 반발이 소상공인에 머물지 않을 것이다.

한국은행은 이날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고 취업자 증가수 전망치도 올초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낮춰 조정했다. 경제침체 기조를 반영한 조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소상공인들이 범죄자가 되더라도 최저임금 정부안을 거부할 것을 선언했다. 이는 투쟁선언이기에 앞서 살려달라는 마지막 읍소에 가깝다. 정부가 어떻게 대처할 지 국민들이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