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대통령이 시동 건 혁신성장엔진, 꺼지면 큰일난다

경인일보 발행일 2018-08-10 제19면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정책 운영기조가 소득주도성장에서 혁신성장으로 급격하게 이동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 추진에 집중했다. 저소득 계층의 소득과 일자리를 늘려 소비를 증대하면 기업의 투자 및 생산이 확대돼 다시 소득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정책이었다. 하지만 정책 실현을 위한 수단의 강행에도 불구하고 정책 목표 자체는 미궁에 빠졌다. 실업난은 심화되고 지지층인 소상공인이 등을 돌리는 등 부작용만 심각하다.

문 대통령이 최근 혁신성장정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소득주도성장 엔진만으로는 부족한 경제성장 동력을 혁신성장 엔진을 가동해 보충하려는 결단으로 보인다. 지난 7일 은산분리 규제혁신 연설은 혁신성장 선포였다. 문 대통령은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혁신은 속도와 타이밍이 생명"이라고 강조했다. 소득주도성장 엔진의 정상작동을 위해서라도 혁신성장 엔진 가동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절박함이 보인다.

대통령 발언 다음날 삼성은 180조원 투자계획 발표로 호응했다. 정부와 전국 광역자치단체장들은 17개 시·도에 지역혁신협의회를 발족하고 지역 맞춤형 혁신성장을 주도하기로 했다. 대통령이 앞장서자 지지부진했던 혁신성장정책이 탄력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집권 2년차에 들어서 경제정책의 두 엔진을 가동했다. 그동안 소득주도성장에 치우쳐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선회비행만 했다면 이젠 혁신성장을 통해 한국경제성장의 직진성이 가능해 보여 다행이다.

그러나 혁신성장론을 향한 집권세력 내부와 진보진영의 거부감은 걱정이다. 진보진영은 그동안 분배 위주의 소득주도성장론을 지지해왔다. 반면에 대통령이 혁신성장의 출발점으로 강조한 은산분리 규제개혁에는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가 앞으로 추진할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완화 계획도 같은 시련에 직면할 것이다.

문 대통령의 리더십이 더욱 중요해졌다. 대통령은 7일 연설에서 '은산분리는 기본원칙이나 제도가 성장을 억제한다면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권내부와 지지세력을 향한 설득이었다. 대통령 혼자 할 일이 아니다. 여당과 내각과 청와대 참모의 조력이 필수적이다. 문 대통령이 어렵게 시동을 건 혁신성장 엔진을 꺼트리면 한국경제는 추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