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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인천시 악취민원 왜 끊이지 않는걸까

장연규 발행일 2018-09-17 제23면

장연규 인천환경운동연합 대기분과위원장
장연규 인천환경운동연합 대기분과 위원장
얼마전 인천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가 왔다.

악취로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는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문의하는 내용이었다.

악취 민원의 현장은 올해 2월부터 입주가 시작된 인천시 도화동의 새 아파트였는데, 뉴스테이 사업으로 화제가 되었던 곳이었다. 지속적인 악취 피해로 일부 주민은 병원 신세를 져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는 주민대책위원회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현장을 확인한 순간 문제의 심각성을 바로 느낄 수 있었다. 아파트와 불과 50m 정도 떨어진 곳에 주물주조 사업장이 위치해 있었고, 주변 공단 여기저기의 굴뚝에서 올라오는 연기를 볼 수 있었다.

곧바로 아파트 개발사업 환경영향평가 관련 자료를 살펴보니 관계기관 협의 내용은 주변 공단에서의 악취 피해를 우려하는 지적을 하고 있었지만, 사업 시행자인 인천도시공사가 내놓은 방안은 완충녹지지대 조성과 이동식 악취포집기 2기를 설치하는 것이었다. 두 가지 방안 모두 악취 피해를 저감할 수 있는 방안이 아님에도 협의 완료되어 사업이 진행된 것이다.



특히, 완충녹지지대 조성 규모를 보고 코웃음이 나왔다. 폭 10m도 안 되는 공간에 나무를 식재한 것으로 완충 녹지지대라고 설치한 것을 보고 이런 방안을 협의해준 관계기관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았다. 인천시는 악취를 유발하는 매립지, 발전소, 하수처리장 등의 환경기초시설과 공업지대가 산재해 있는 지역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도시가 확장되는 과정에서 주거지역을 개발할 때 주변에 공업지대나 환경기초시설 등이 위치한 부지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린다.

대표적인 예는 남동산업단지 주변을 개발한 연수동, 논현동, 소래논현동 일대의 택지개발사업, 서구의 수도권매립지 인근 청라신도시 개발사업 등이 있었다. 당연하게도 인접한 악취유발 시설로 인해 현재는 악취 민원뿐만 아니라 각종 화학물질에 대한 영향 지역이 되었고 환경피해 저감을 위한 노력에 많은 자원이 소모되고 있다.

이런 폐해를 계속적으로 겪으면서도 개발사업이 가져다주는 이권은 환경영향 우려를 불식시키고 환경영향평가를 졸속으로 만들기 때문에, 인천시는 개발사업 후에 악취 민원과 이로 인한 기존 시설 운영주체와 주민들의 갈등 문제를 반복해서 겪게 되는 것이다.

도시개발사업은 그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악취 민원 발생 등 환경문제가 우려되는 개발 사업은 환경영향평가 단계부터 실질적인 해법이 제시되었을 때에 개발이 허가되어야 하는 것이 상식이 아닐까? 이런 문제가 사전에 예방되고 사후에도 지속적인 환경 개선이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개발사업과 관련한 인천시 관계기관의 환경의식이 크게 제고되어야 한다.

인근 시흥과 안산시의 시화MTV 개발사업의 경우 개발 이익을 환경영향 저감을 위한 환경개선기금을 조성하여 대기환경개선기금 300억 조성 등의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인천시의 경우도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시행하였던 논현택지개발 사업에서 악취민원 저감을 위해 기금을 조성하여 남동산업단지 악취배출사업장의 악취 영향을 저감하기 위한 사업을 사업 완료 후에도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한 경험이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되고 있는 도화 뉴스테이 사업의 환경영향평가 협의 내용을 보면, 관계 기관들이 작금의 상황을 예상하고 있었다. 지속적이고 실효적인 환경개선 방안을 강구하여야 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이 문제의 결론은 곧 인천시의 환경의식을 의미하는 것이 될 것이다. 인천시는 이번 도화 뉴스테이 사태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서는 과거 LH 사례 등을 다시 한 번 짚어보고, 향후 개발사업 과정에서 환경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함은 물론이요 실효적이고 지속적인 해법을 제시하여 시민들의 쾌적한 정주환경을 보장하여야 할 것이다.

/장연규 인천환경운동연합 대기분과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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