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마장 소음·말똥 악취 더는 못참겠다"

이석철·이준석 발행일 2018-10-12 제3면

'마사회 영천 경마공원 건립 본격화'로 터지는 목소리

불법노점상·교통혼잡 등 민원속
과천시 레저세 마저 줄어들 상황
그동안 참아왔던 시민 불만 폭발
"이럴거면 공원자체를 이전해야"


한국마사회의 경북 영천 경마공원 건립 본격화 소식에 과천시와 시민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영천시는 지난 5일 과천시 마사회 본관 대회의실에서 실시설계 업체와 영천 경마공원의 기본 및 실시설계를 위한 계약 체결식을 열고 오는 2023년 1월에 경마공원을 개장하겠다고 밝혔다.

영천 경마공원 건립 본격화 소식에 가장 민감한 것은 과천시다.

시는 과천 경마공원이 문을 연 지난 1989년 9월부터 불법 노점상, 교통혼잡, 불법 주정차, 무허가 음식점, 쓰레기 발생, 소음, 악취 등에 대한 민원에 시달려 왔다.

이 밖에도 경주로가 얼지 않도록 뿌린 소금(연간 4천64t)이 인근 농지 및 양재천으로 모이는 소하천 12곳에 흘러들어 이 중 5곳이 농업용 또는 식용으로 사용할 수 없을 정도가 됐다.
여름철이면 말똥과 오·폐수에서 나오는 악취가 심해져 시는 가축방역과 오수처리를 위해 행정력을 동원하고 있다.

그럼에도 시가 경마공원의 뒤처리를 도맡아 하는 이유는 3천억원 가량 하는 과천시의 연간 세수입의 10%(300여억원)를 차지하고 있는 레저세 때문이다.

하지만 영천 경마공원이 문을 열면서 레저세 마저 줄어들 상황에 놓였고, 그동안 쌓인 불만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고 있다.

시 관계자는 "경마공원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지 않은 사회적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며 "레저세만 아니면 시가 경마공원을 안고 갈 이유가 전혀 없다"고 했다.

시민들의 불만도 만만치 않다. 경주가 있는 날이면 경마공원 진출입도로는 동시에 들고 나는 차량들로 평소보다 교통량이 3배 이상 늘어났고, 경마장 인근 광창마을 및 궁말마을 주민들은 최악의 교통대란을 매번 감수해야만 했다.

광창마을 주민 김모씨는 "그동안은 과천시 세수에 도움이 된다기에 참았지만 더 이상 불법주차, 불법 노점상, 주말 교통지옥 등을 참아야 할 이유를 못 찾겠다"며 "이럴 거면 차라리 경마공원 자체를 이전했으면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석철·이준석기자 lsc@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