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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개성공단 재개와 5·24 조치

양무진 발행일 2018-10-19 제19면

MB때 산물… 유엔안보리 대북제재와 무관
朴정부도 대북강경책 일관 공단가동 중단
한국당 10년자성은 뒷전 더 강한제재 요구
北비핵화 유도 남북·북미 선순환구도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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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최근 국정감사에서 5·24조치와 개성공단 문제가 주요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5·24조치는 천안함 사건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독자적인 대북제재 조치다. 대량살상무기 확산과 관련된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와 관계없다. 5·24조치는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지역 외 방북 불허, 개성공단지역 외 남북교역 중단, 개성공단을 포함한 대북 신규투자 불허, 북한 선박의 우리 해역 운항 전면 불허, 대북 지원사업의 원칙적 보류 등을 담고 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지역을 제외한 남북관계의 인적 물적 교류 전반을 중단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5·24조치에도 불구하고 천안함 사건을 해결하지 못했다. 연평도 포격사건 등 한반도 상황은 한국전쟁 후 최악이었다. 박근혜 정부도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지 못했다. 남북관계의 최후 보루인 개성공단마저 중단 시켰다. 북한의 비핵화는커녕 핵능력 고도화를 방조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남북화해협력정책과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대북강경정책의 비교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남북화해협력정책은 북한의 핵능력 완화를 포함한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에 기여했다. 대북강경정책은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를 막지 못했다. 도발과 제재의 악순환 속에서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에도 실패했다.



국정감사에서 보수정당인 자유한국당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더 강한 압박과 제제를 강조한다. 5·24조치 해제는 대북압박제재라는 국제공조에 역행하며 개성공단 재개는 한미공조의 균열을 야기한다고 주장한다. 북한의 비핵화도 이끌지 못하고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도 하지 못한 지난 10년의 자기 성찰은 보이지 않는다.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 속에서 미래를 열어나가는 역사발전의 몰이해를 그대로 보여준다.

역사발전을 지향하는 더불어 민주당과 정의당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대화와 협력을 강조한다. 5·24조치 내용 중에 유엔안보리 제재와 일치되는 부분들은 유지하되 그렇지 않은 영역들은 탄력적 해소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정책은 국민들의 지지와 협조가 추진동력의 근간이다. 집권 여당은 남남갈등 해소에 배가의 노력이 요구된다.

5·24조치는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와 연계된 '남북교역 중단 및 신규투자 불허'를 제외한 모든 분야가 유명무실해졌다. 남북교역 및 신규투자가 개성공단 재가동으로 인식될 우려가 있다 하더라도 이와 무관한 분야에 대해서는 현 상황에서도 수행이 가능하다.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시설물 점검 및 확인'을 위한 방북은 재산권 보호 차원의 요구이다. 5·24조치 및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와는 별개의 사안이다. 정부는 기업 자산에 대한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의무가 있다. 지속적인 자산점검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긍정적 검토가 요구된다.

개성공단사업은 김대중 정부 시기 사업에 합의하고 노무현 정부 시기 첫 생산품이 출시되었다. 남북화해협력정책의 상징성이 담겨있다. 개성공단사업이 진행될 때에는 북핵문제와 분리되었지만 중단·재개의 과정에는 연계되는 모습이다. 남과 북은 9월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 한다'는 점을 대내외에 천명했다. 조건은 비핵화의 진전이다. 북한의 비핵화 진전에 따라 두 사업이 재개되고, 두 사업의 재개를 통해 비핵화를 더욱 촉진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혹자는 북한의 비핵화와 남북관계의 속도조절을 요구한다. 미국의 대북정책 속도에 한국이 맞추라는 주장으로 읽힌다. 한반도 문제를 둘러싼 환경과 여건이 한국과 미국은 다르다. 남북 간에는 민족분단이지만 북미 간에는 분단이 성립되지 않는다. 남북 간에는 155마일을 경계선으로 해서 적대적으로 대치하고 있지만 북미간에는 1만㎞이상 떨어져 있다. 한국은 수출주도형 국가로서 한반도의 안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미국은 초강대국으로서 한반도의 안정 여부가 별 중요치 않다.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기 위해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선순환 구도가 중요하다. 선순환은 발전적 선순환을 의미한다. 평균 신장 150cm의 아동 사회에서 160cm의 아동에게 성장을 멈추게 해서는 안된다. 140cm의 아동이 빨리 성장하도록 환경과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설득력을 지닌다.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속도가 빠른지 늦는지 자기 검열이 요구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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