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유류세 인하 '액셀 밟은' 자영 주유소

이준석 발행일 2018-11-09 제7면

의무 없지만 '박리다매'로 판매
평균 휘발유값 1698원→1653원
사흘만에 경기지역 빠르게 하락
효과 체감 필요기간 줄어들 전망

"돈 조금 더 받자고 재고 소진될 때까지 기다렸다가는 손님 다 뺏길 판이에요. 그냥 가격 내리고 빨리 팔아 치우는 게 좋아요."

정부의 유류세 방침이 시행된 지 사흘째를 맞은 8일 수원시 권선구에 있는 한 자영 주유소의 업주 박모(45)씨의 말이다.

박씨는 유류세가 인하된 6일까지 유지하던 1천600원대 휘발유 가격을 다음날인 7일 1천497원으로 내렸다.

자영주유소는 유류세 인하 이전 확보한 재고 물량이 소진될때 까지 기름값을 내릴 의무는 없었지만 '박리다매'로 남아 있는 휘발유를 싸고 빠르게 팔자는 전략이었다.

이 전략이 들어 맞아 저장 탱크에 남아 있던 5만ℓ의 휘발유는 하루 만에 동이 났고, 인건비 등을 감안하면 비록 이날 수익은 사실상 '0원'을 기록했지만 '값싼 주유소'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성남시 중원구에 있는 A자영주유소도 유류세 인하 전날인 5일 ℓ당 1천590원에 판매하던 경유를 다음날 1천392원에 할인 판매했다.

이에 출근길부터 퇴근길까지 손님이 몰렸고, 재고를 당일 소진하고 인하된 유류세가 적용된 경유를 공급받게 됐다.

정부의 유류세 인하 방침이 시행된 지 사흘 만에 경기지역 평균 기름값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재고 소진 전부터 기름값을 내리고 있는 이 같은 자영주유소가 기름값 인하의 '견인차' 역할을 하면서다.

당초 정부는 자영주유소의 재고가 소진돼 소비자가 유류세 인하의 효과를 느끼는 데 최대 2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필요 기간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 도내 2천여개 자영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5일 1천698.28원에서 7일 1천653.17원으로 45.11원 떨어졌다. 경유 또한 1천503.95원에서 1천471.96원으로 31.99원 하락했다.

운전자 이모(32)씨는 "직영주유소는 원래부터 가격이 비싸 유류세 인하 효과를 못 느끼거나 집, 직장 주변에 없어서 고생이었다"며 "근데 집 주변에 값 싼 자영주유소가 생겨나 돈을 아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준석기자 ljs@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