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전선·가스 몰려있는 지하구도 '화재 무방비'

윤설아 발행일 2018-12-07 제3면

국회, 소방청 작년 특별조사 공개
인천 15곳 중 8곳 '소방 불량' 적발
소화기 압력 부족·탐지설비 미비
전반 실태점검·관련법 강화 목청

인천 지역 지하구의 소방 상태 불량률이 지난해 6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통신 재난'을 일으킨 KT 아현지사 통신구(지하구) 화재를 계기로 지하구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노웅래(민·마포갑)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전국 521개 지하구 중 282개를 대상으로 소방특별조사를 벌인 결과 16%인 45곳이 소방 상태 '불량'으로 지적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인천 지역은 전체 지하구 33곳 중 15곳을 조사한 결과 8곳이 '불량'으로 적발돼 현장에서 시정 조치 명령을 받았다. 적발 내용으로는 소화기 압력 부족, 자동화재탐지설비(화재예방경고설비) 미비 등이었다.

지하구에 대한 소방특별조사는 전체 대상 중 일부를 무작위 조사하는데, 조사 대상 수 대비 불량률이 60%로 경기 북부(60%) 지역과 함께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지난 2016년 6곳을 조사해 1곳을 적발(17%)한 것과 비교해도 크게 늘었다.

지하구란 전력·통신용 전선, 가스·냉난방용 배관 등을 집합 수용하기 위해 설치한 지하 인공구조물로, 사람이 점검이나 보수하기 위해 출입이 가능한 곳이다.

인천에는 통신 관리 지하구 3곳, 전선 관리 지하구 24곳, 가스·냉난방용 배관 관리 공동 지하구 6곳이 있다. 통신 지하구는 각 통신사가, 전선 지하구는 한국전력공사가, 공동구는 각 지자체가 관리하고 있다.

그나마도 소방법에 따라 지하구 길이가 500m 이상이거나 공동구의 경우 소방 점검을 받지만, 그 이하 지하구의 경우 실태조사도 제대로 돼 있지 않은 상황이라 화재 안전의 사각지대에 처해 있다.

지난달 화재가 발생한 KT아현지사 지하구는 500m 미만이라 연소방지시설 의무설치 대상이 아니어서 화재 당시 소화기 한 대만 비치돼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지하구 전반에 걸친 소방 실태 조사는 물론 소방 점검 대상을 지하구 길이 50m 이상으로 관련법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노웅래 위원장은 "지난해 불량 지하구가 급증한 것은 일부 지역에서 관리가 느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며 "소방특별조사 대상을 확대하고 불량사항 조치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국가 재난에 준하는 '통신 대란'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통신 지하구에 대한 정기적인 소방특별조사와 철저한 화재 예방,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