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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감정노동자보호법 시행 두달, 여전한 사각지대·2]미흡한 경기·인천 감정노동자 안전망

배재흥·공승배 발행일 2018-12-12 제7면

'여성, 위험수준 남성의 2배' 조사결과 외면하는 탁상정책

'경기도 기본계획' 성별특성 미반영
사후치유 중심, 현장요구와 엇박자
조례도 없는 인천 "내년 예산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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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내 감정노동자 중 '갑질'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비율은 남성에 비해 여성이 현저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성별 특성을 고려한 도의 맞춤형 정책은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다.

또한 인천시의 경우 서울 및 경기와 달리 감정노동자의 권리보호를 위한 조례 등 안전망 구축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11일 경기도와 인천시 등에 따르면 도내 감정노동자는 약 206만명으로 도 전체 취업자의 32%에 해당하는 규모고, 인천시는 자체 통계가 없어 정확한 수치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전체 취업자 중 31~41%를 감정노동자로 보는 고용노동부의 기준을 적용하면 약 49만~65만명 규모(10월 기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도는 이미 지난 2016년 9월 '경기도 감정노동자 보호 및 건전한 근로 문화 조성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제1차 기본계획(2018~2020년)을 수립한 도는 현재 이들의 권리보장 교육과 법률지원, 심리상담, 치유 프로그램 확대 등 폭넓은 지원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애초 도가 기본계획 수립을 위해 지난해 진행한 '경기도 감정노동자 고용현황 및 노동환경 실태조사' 결과는 해당 정책에 충분히 담기지 못했다.

1천796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 결과를 보면 '감정조절의 요구 및 규제' 영역에서 여성은 52.2%가 위험 수준인 반면, 남성은 29%에 그치는 등 대부분의 영역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월등하게 높은 위험 수준을 보였다.

이 때문에 실태조사 보고서도 여성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우선 추진하거나 성별 특성을 고려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제안을 하고 있지만, 도는 현재 법률상담, 심리상담 등 관련 프로그램에 참여한 여성과 남성의 비율을 측정하는 '성과관리'에 그치는 수준이다.

마찬가지로 감정노동자들의 요구사항과 도의 우선 추진 정책이 '엇박자'가 나기도 한다.

참여자들은 '악성고객에 대한 법적조치', '업무 중단·재량권 보장', '사회적 인식개선 활동' 순으로 우선순위를 정했지만, 도의 기본계획에는 감정노동자들의 사후 정신 치유 관련 정책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내년 2월 감정노동자들을 위한 권리보장 센터가 문을 연다. 센터를 중심으로 이들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와 달리 인천시는 감정노동자와 관련한 정책이 전무하다. 산하기관인 인천교통공사가 지난 9월 '임직원 정신건강관리 기본계획'을 세워 감정노동자 관리방안 관련 컨설팅을 의뢰하는 등의 자체노력이 유일하다.

인천시 관계자는 "내년에는 1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모든 노동자를 대상으로 스트레스 경감을 위한 지원프로그램과 온·오프라인 등으로 감정 관련 상담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재흥·공승배기자 jh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