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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시 "트럼프, 국정연설 연기하든지 서면으로 내든지…"

연합뉴스 입력 2019-01-17 09:26:10

"셧다운 여파로 경비 공백 우려"…최장 셧다운 사태 종결 압박

미국 민주당 서열 1위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신을 보내 오는 29일 의회에서 예정된 대통령 신년 국정연설을 연기하거나 서면으로 대신할 것을 요구했다.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을 둘러싼 양측의 대치로 역대 최장을 기록중인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으로 '경호 공백'이 우려된다는 이유를 댔으나, 사실상 조속히 사태를 해결하라고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오는 29일 국정연설 당일의 경비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하는 비밀경호국(SS)과 국토안보부가 (셧다운에 따른) 연방 공무원 일시 해고로 인해 차질을 빚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슬프게도 이러한 경비 우려를 고려할 때, 만약 이번 주에 연방정부가 다시 문을 열지 않는다면 앞으로 정부 업무 재개 이후에 적절한 날을 잡도록 함께 노력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은 "그렇지 않으면 예정된 29일에 서면으로 의회에 국정연설을 전달하는 것을 고려해 달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그는 예산안이 시한내 의회를 통과하지 않으면 연방정부가 즉시 가동이 중단되는 현행 예산시스템이 1977년 도입된 이후 셧다운 기간에 대통령 국정연설이 이뤄진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덧붙였다.

펠로시 의장은 서한을 트위터 계정에 공개하며 "오늘 트럼프 대통령에게 국정연설을 연방정부 업무 재개 이후로 연기하자고 제안했다"며 "국정연설 행사 경비를 주도하는 연방기관인 비밀경호국이 아무런 예산 지원 없이 운영된 게 벌써 26일째를 맞았다"고 지적했다.

미 대통령의 의회 국정연설은 상·하원 1인자인 하원의장과 상원 다수당 원내대표의 공동 초청 형식으로 이뤄지며, 연방 의사당에서 양원 의원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다.

특히 방송 프라임 타임인 동부시간 기준으로 오후 9시 시작되며, 주요 방송사를 통해 생중계되기 때문에 대통령이 국민에게 국정 비전과 어젠다를 강하게 설파할 기회의 장이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펠로시 의장의 제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프라임 타임 TV 연설에서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의 필요성을 주장할 기회를 주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방정부 셧다운이 26일째를 맞은 가운데 올해 예산에 장벽 건설비 57억 달러를 편성해 달라는 트럼프 대통령과 한 푼도 배정할 수 없는 민주당은 한 치의 양보 없이 여전히 대치하고 있다.

백악관은 펠로시 의장의 요구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으나, 담당 부처인 국토안보부는 "충분한 경비 준비가 돼 있다"고 반박했다.

커스텐 닐슨 장관은 트위터 계정에서 "국토안보부와 비밀경호국은 국정연설을 지원하고 안전을 확보할 준비가 충분히 돼 있다"고 밝혔다.

공화당은 펠로시 의장을 성토하며, 만약 그가 공식 초청을 취소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은 예정대로 의회에서 국정연설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공화당이 원내 다수였을 때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초대를 취소한 적이 없다"며 "펠로시 의장과 달리 우리는 결코 미국보다 정치를 우선시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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