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인터뷰]'랑 코리아' 주세페 김·구미꼬 김 부부, "우리 정체성 담긴 음악하고 싶어" 성악곡 내려놓은 성악가

강효선 발행일 2019-03-15 제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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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 코리아를 이끄는 구미꼬 김(왼쪽)-주세페 김 부부.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

서양음악 대신 인문·역사학 소재로 詩·위인의 삶 노래
안중근 의사 조력자 최재형 선생 다룬 뮤지컬 제작 눈길
27일 도전당서 '페치카' 공연… "교육적인 프로 만들것"


랑 코리아를 이끄는 성악가 부부 주세페 김(테너·남편)과 구미꼬 김(소프라노)은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주제를 노래한다. 기존의 성악곡을 버리고 유명 시인의 시를 노래하기도 하고, 위인의 삶을 전한다.

사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선택하는 것이 쉬웠던 건 아니다. 성공할 지, 실패할 지 알 수 없는 새로운 길을 걷는 건 큰 도전이었다.

도전의 끝은 보이지 않지만, 중간중간 맛보는 색다른 경험과 재미, 보람으로 인해 도전을 멈출 수가 없다고 말한다.

"보통 유학을 다녀오면 그 나라의 음악에 물들게 되죠. 저희 부부는 서양의 것이 아닌 한국적인 음악을 하고 싶었어요. 우리의 정체성이 담긴 음악을 원했죠. 사실 음악으로 돈을 버는 건 어려운 일이잖아요. 돈을 벌기 힘들다면 의미 있는 일이라도 하자고 판단했고, 도전을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반대했어요. 보통 남들과 다른 길을 간다고 하면 말리잖아요.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달렸습니다."

시작은 미약했다. 부부는 잘 알고 지내던 악단과 함께 랑 코리아를 꾸렸고, 이들과 함께 한국의 인문학, 역사학을 소재로 공연 내용을 만들었다.

점점 입소문이 나며 악극단으로 규모가 커졌고 이제는 오케스트라 뿐 아니라 노래와 연극을 하는 사람들까지 모여 다채로운 공연을 펼친다. 그렇게 앞만 보고 달리던 부부에게 다시 도전의 기회가 찾아왔다.

바로 뮤지컬 제작이다.

"보통 뮤지컬은 프로덕션이 제작하잖아요. 예술단체가 직접 작품을 만들면 어떨까 고민했어요. 어떻게 보면 무모한 도전이지만, 실패하더라도 상징성은 가질 수 있을 것 같았죠. 우리가 그동안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차근차근 작품을 제작했어요."

페치카
최재형 선생의 삶을 다룬 뮤지컬 '페치카'의 한 장면. /랑 코리아 제공

2017년부터 부부가 제작한 작품은 역시 부부다웠다. 보통 3·1 운동 관련 작품들은 유명한 독립운동가들을 다루기 마련인데, 부부는 방향을 틀어 숨은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을 조명했다.

"최재형 선생을 주목하게 된 것은 안중근 의사 어머님을 조사하면서부터예요. 안중근 의사 가족이 러시아로 망명했을 때, 이들을 보살펴 준 게 최재형 선생이었죠. 또, 안중근 의사 등 독립운동가들이 러시아에서 활동할 때 도와준 사람이기도 하죠. 이런 숨은 영웅들이 곳곳에 있었는데, 잘 알려지지 않은 게 너무 안타까웠어요. 그래서 숨은 영웅을 조명하기 위해 뮤지컬로 제작했습니다."

부부는 여러 차례 수정 끝에 지난달 뮤지컬 '페치카'를 완성해 서울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올렸고, 오는 27일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관객을 또 한 번 만난다.

마지막으로 부부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내년은 한러 수교 30주년이자 최재형 선생의 순국 100주년이기도 해요. 이를 알리기 위해 '페치카'가 더 많은 곳에서 공연됐으면 좋겠어요. 그러려면 사실 지원이 필요한데 어려운 상황이죠.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열심히 활동할 계획이에요. 앞으로도 한국적인 작품과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교육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관객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