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자치경찰제 앞둔 경찰의 참담한 자화상

경인일보 발행일 2019-03-15 제19면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 사태가 초대형 경찰비리 게이트로 확산되고 있다. 버닝썬 사태는 인기스타 승리의 성접대의혹, 정준영의 엽기적인 성추문 의혹 등으로 대중의 관심이 연예계 추문에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국가적 관점에서는 국가 공권력의 상징인 경찰의 비리 의혹 규명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해야 할 상황이 됐다.

버닝썬 사태로 드러난 경찰의 비리유착 의혹들은 하나같이 존재의 의미를 부정하는 엄청난 사안들이다. 버닝썬 폭행피해자를 가해자로 둔갑시켰다는 의혹은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또 다른 클럽 아레나의 폭행피해 사건은 관할 경찰조직이 1년 이상 미제사건으로 방치했지만, 미제사건전담팀이 2주만에 가해자를 찾아냈다. 아이돌 그룹 리더 최종훈의 음주운전 보도 무마의혹도 제기됐다. 이들의 SNS대화방에는 뒤를 봐준 '경찰총장'까지 등장했다. 이 모든 의혹들과 비리유착 경찰 실세의 존재가 사실로 밝혀진다면, 경찰 조직은 부패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1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접대 의혹과 관련 경찰이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의문을 제기했다. 이와는 별도로 경찰은 드루킹 수사 과정에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수사행태로 질타를 받았다. 이 사건은 특검에 넘어갔고 김경수 경남지사가 1심재판에서 법정구속 당했다. 경찰은 그동안 인사권을 가진 정권의 눈치를 보느라 권력형 사건에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여기에 버닝썬 사태로 조직 내부의 건강성을 의심받고 있다.

자치경찰제 실시를 앞두고 경찰 공권력의 정당성에 대한 국민적 회의가 고조되고 있다. 자치경찰제 도입에 따른 부작용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자치경찰과 지방정부 및 토호세력과의 유착 가능성이 대표적이다. 이미 정부는 대통령 공약이라며 자치경찰제 시행 로드맵을 밟아나가고 있다. 여당은 지난 11일 관련 법안을 발의했고, 정부는 5월까지 5개 광역자치단체를 선정해 올해 안에 자치경찰제를 시범실시한 후 2021년에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국가기관인 국민권익위가 경찰을 불신하고 있다. 버닝썬 관련 경찰비리 증거를 경찰 압수수색을 피해 대검찰청에 넘겨 수사를 의뢰했을 정도다. 경찰은 이번 사태와 관련 고위 책임자 전원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는 각오로 철저히 수사해 그 전모를 국민 앞에 완벽하게 공개해야 한다. 자치경찰제든 수사권조정이든 그 이후에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