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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스타트 UP'을 가다·39]휴대용 부피감소 디바이스 제작업체 '에어닷'

박성현 발행일 2019-04-16 제15면

압축된 짐만큼 줄어든 여행피로… '취업대신 창업' 젊은도전 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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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닷의 이승엽(왼쪽), 이동환(오른쪽) 공동대표. /에어닷 제공

다한증 심해 여행 다닐 때 많은 옷 준비 불편
이동환 대표, 공기업 그만두고 '창업의 길' 선택
같이 학사 과정 밟았던 이승엽 대표도 뜻 함께
중진공 창업사관학교 통해 홍보·회계 등 습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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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출장과 여행을 경험한 이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짐 정리 때문에 골머리를 앓은 적이 있을 것이다.

캐리어(여행용 가방)의 용량은 한정적인데 가져가야 할 옷가지는 넘쳐나고, 그렇다고 짐을 줄이자니 빼려던 물건이 꼭 필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짐 정리를 어렵게만 한다.

더욱이 해외로 나가면 돌아오는 길에 가족 및 직장 동료를 위한 선물까지 챙겨야 하는데, 캐리어에는 빈자리가 없어 고생하기 일쑤다.

실제 에어닷이 인천공항에서 여행객 200명을 대상으로 자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여행 짐의 부피 때문에 불편함을 경험한 비율은 항상(11%), 자주(33%), 때때로(42%), 드물게(9%), 거의 없음(5%)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짐 부피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있다는 것. 이런 공통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에어닷'의 이동환(34)·이승엽(34) 공동대표는 여행용 압축기를 창업 아이템으로 선정했다.

에어닷 제품
에어닷 여행용 압축기 기본 세트 구성. /에어닷 제공

다한증을 앓고 있는 이동환 대표는 여행을 다닐 때 남들보다 배 이상의 많은 옷을 준비했다고 한다.

다한증이란 체온을 조절하는 데 필요한 이상으로, 열이나 감정적인 자극에 반응해 비정상으로 많은 땀을 흘리는 질환이다.

정상적으로 체온이 올라가면 땀샘이 자극을 받아 피부에 땀을 분비하고, 이 땀이 증발하면서 체온을 감소시키게 된다.

이 같은 불편함 속에서 이동환 대표는 여행용 압축기 제작을 결심했다.

고려대학교 기계공학과 학사를 마치고 취업한 공기업도 그만두고 창업을 시작한 것이다. 때마침 같이 학사 과정을 밟은 이승엽 대표도 뜻을 함께 했다.

이들은 지난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창업의 길에 들어섰다. 가장 먼저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해 경험을 쌓는 데 주력했다. 당시 여행용 압축기와 비슷한 형태의 목재 시제품을 자체 제작하면서 큰 뜻을 품었다.

이어 이들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서 진행하는 청년창업사관학교를 통해 자금 지원과 마케팅, 홍보, 회계 등 각종 분야별 지식을 배워나갔다.

하지만 창업은 결코 이들을 쉽게 봐주지 않았다.

아르바이트로 생활비 벌어 3년여간 제작 몰두
시제품 제작 성공… 7월 중 크라우드펀딩 계획
외장배터리 사용·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 '장점'
"기술력으로 만든 부품 생산… 차별성 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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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대표는 전문적인 지식을 더 쌓기 위해 박사 과정을 준비했고, 창업과 학업을 동시에 병행해야만 했다.

더욱이 대표라고는 하나 별다른 수입이 없던 터라 아르바이트를 통해 생활비용을 벌기도 했다.

이들은 "낮에는 편의점, 음식점 등에서 일하고 저녁에는 제품 제작에 몰두해 최근 3년 여 동안 맘 편히 잠든 적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이들은 위기를 기회로 삼았고,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실제 작동하는 금형 시제품을 만들었다. 이들은 이런 시제품을 양산에 도전해 7월 중에 크라우드펀딩 런칭을 계획하고 있다.

이동환 대표는 "안정된 직장을 다니면서 평범하게 생활하는 삶을 택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나만의 아이템을 가지고 회사를 운영하는 게 목표였다"며 "물론 성공을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절실한 마음을 갖고서 최선을 다해 꼭 꿈을 이루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세계관광기구(UNWTO)의 통계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전 세계 관광산업은 매년 4.8% 이상의 평균 성장률을 기록해왔다.

국제관광객 수도 2012년 최초로 10억명을 돌파한 이래 2015년에는 전년대비 4.6% 증가한 11억8천600만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또한 2010년부터 해외출국자 수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2016년도 국민 해외관광객이 2천238만3천190명으로 전년 대비 15.9%나 증가해 여행수요의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바 있다.

이동환·이승엽 공동대표의 소비자 대상은 빠르게 늘고 있는 국내외 여행객이다.

에어닷의 여행용 압축기는 기계공학을 전공한 이들이 만든 제품답게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몇 가지 주요 특징이 있다.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시중에 판매되는 의류 및 침구 전용 압축팩은 별도의 기계 없이 청소기로 팩 안의 공기를 빨아들이는 구조다.

하지만 에어닷의 압축기는 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의 기계를 사용해 별다른 조건 없이 여행기간 동안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내장 배터리가 아닌 일반용 휴대폰 충전기 또는 외장 배터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해외여행 시 반드시 거쳐야 하는 수화물 검사도 무사 통과할 수 있다.

자체적 냉각 시스템도 탑재돼 있어 장시간 사용이 가능하고, 수명 또한 길다.

다만 제품 양산 전까지 풀어야 할 숙제도 남아 있다.

가로 40㎝, 50㎝의 비닐팩의 공기를 빼는 데 대략 3분의 시간이 걸린다. 1분 1초라도 아끼고 싶은 소비자의 심리를 고려할 때 시간 절약이 꼭 필요할 것이다.

판로 개척도 당장 직면하고 있는 과제다.

어느정도 규모와 경험을 갖춘 기업은 제품을 대량 생산해 가격 측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지만, 창업 초기의 에어닷은 여건상 대량 생산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에어닷이 당장 매장 및 온라인 판매가 아닌 비투비 판매 방식을 고집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승엽 대표는 "중견, 대기업처럼 제품을 대량 생산할 순 없지만 저가 부품이 아닌 나름대로의 기술력으로 만든 부품으로 제품을 생산해 에어닷만의 차별성을 둘 생각이다"며 "올해 박사 과정을 끝내 제품 제작에 몰두할 수 있는 만큼 양산 전까지 모든 문제를 해결해 가성비 좋은 제품을 만들어 내겠다"고 다짐했다.

이동환 대표는 "흔히들 여행 경험과 여행 짐은 반비례 한다고 한다. 아마도 여행 경험이 많을수록 꼭 필요한 짐과 불필요한 짐을 나눌 수 있는 기준이 명확해지기 때문에 최소한의 짐을 꾸릴 수 있는 노하우가 생기기 때문일 것"이라며 "하지만 여행 시 짐 정리 때문에 고민하는 일반인들은 여행용 압축기를 활용해 즐거운 여행을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준석기자 ljs@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