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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100억 투입·점검 병행… '악취·먼지없는 산책산단'

이진호 발행일 2019-05-28 제10면

인천서부산단관리공단, 오염개선 2년만에… 친환경단지 탈바꿈

서부산단
인천서부지방산업단지관리공단이 100억여원을 들여 산단 내 입주 업체들의 지붕과 벽면, 노후 소방·전기시설 등의 교체사업으로 쾌적한 산단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공업지역 고질적문제 해결이 먼저
박윤섭이사장 취임후 최우선 사업

매일 청소에 기업도 내일처럼 동참
이어 지붕·벽·도로·오염시설 정비
289건인 민원도 손꼽을 만큼 줄어
장학사업 등 지원까지… 주민 칭송


인천서부지방산업단지관리공단(이사장·박윤섭)이 추진하는 환경개선사업이 근로자와 인근 지역 주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악취와 먼지가 사라지면서 서부산단 산책 코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서부산단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기오염의 주범처럼 여겨져 왔다.

그러던 서부산단관리공단이 환경개선사업을 시작한 지 2년 만에 친환경 산업단지로 탈바꿈했다. 여기에는 서부지방산업관리공단 박윤섭(63) 이사장의 결단과 노력이 컸다.

산업단지 내 골목 쓰레기를 치우는 작은 일부터 시작해 100억여원 규모의 환경개선 사업을 추진하기까지의 과정과 산업단지 고도화를 꿈꾸는 서부산단의 미래 발전 계획을 살펴봤다.

박윤섭 이사장이 2017년 2월 취임하자마자 가장 먼저 시행한 사업은 환경개선이었다. 처음부터 많은 예산을 들이기보다는 무분별하게 설치된 불법 광고물을 철거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관리공단 직원들과 함께 하루 2차례씩 매일 점검하고 버려진 쓰레기와 폐기물을 거둬들였다.

이를 지켜본 입주 기업들도 동참하기 시작하면서 수개월만에 산단 주변이 말끔해졌다. 관리공단은 시범적으로 담장 40여m에 꽃나무와 곤충 그림을 그렸는데 근로자들과 주민들이 오가며 사진을 찍는 유명 포토존이 됐다.

근로자들과 주민들이 호응을 보이자 박윤섭 이사장은 "산단의 고질적인 환경 문제를 해결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한다.

대형 차량 운행으로 파손된 도로 포장공사를 시작으로 근로자들의 출·퇴근 편의를 위해 버스 정류장에 셸터와 조명등을 설치했다.

야간 조업을 고려해 노후 가로등과 보도블록을 교체하면서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산업단지가 쾌적한 환경으로 조성되면서 벌인 두 번째 사업은 차폐녹지 조성이다.

환경오염 요인의 이동을 막고, 주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조치였다. 박윤섭 이사장은 "지금은 차폐녹지에 바늘 하나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빼곡하게 녹지가 잘 조성돼 있다"고 했다.

박윤섭서부산단이사장
박윤섭 인천서부산단관리공단 이사장.

앞으로 산단고도화 준공업지 목표
첨단업종 유치 공해배출업체 교체


박윤섭 이사장은 산단 주변을 정비하면서 자신감을 얻고 본격적으로 환경개선에 팔을 걷었다.

 

지난해 3월 관리공단이 주도해 인근 주민들과 공동으로 '서부산단환경감시단'을 구성했다.

박 이사장은 "입주기업들이 자신들의 사업장을 주민과 함께 문제점을 살피겠다는 얘기에 우려와 불만도 적지 않았다"고 했다.

11명으로 출범한 환경감시단은 매주 화요일마다 서부산단에서 출발해 경서3거리, 공촌천, 청라지역 아파트를 돌며 악취나 먼지 발생 등을 점검했다.

감시단의 점검 결과는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감시단은 청라·검암·경서동 주민자치위원장과 지역 단체 등이 참여하는 '인천서부산업단지관리공단 환경지킴이'로 바꿨다.

박 이사장은 관리공단에 환경지킴이 사무실을 마련하고 매월 정기총회에서 환경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박윤섭 이사장의 노력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박 이사장은 올해 초 이사회를 열고 100억원 대의 관리공단 자산 매각을 결정했다.

산단 내 입주 업체들의 지붕과 벽면, 노후 소방·전기시설 등을 바꾸는 사업비를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회원사들도 1억원이 넘는 집진시설을 자발적으로 설치했다.

공장들의 지붕 대부분은 유리석면이 섞인 슬레이트였다. 근로자들의 작업 환경도 안전하지 못했다. 1991년 산업단지가 조성되면서 30여 년 가까이 바꾸지 않았던 슬레이트 지붕을 자연 채광이 들어오는 패널로 바꾸고 파란색과 주황색으로 칠하고 난 뒤에는 산단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박 이사장은 "공단 자산을 매각해 환경 개선 비용으로 쓰는 결정은 쉽지 않았다"며 "회원사들의 도움이 없었으면 해내지 못할 일이었다"고 했다.

관리공단은 인천시와 MOU를 체결하고 각각 1억5천만원 씩 부담해 3억원을 들여 산업단지에 벽화와 회원사들의 제품을 디자인해 공장 벽면에 그리는 환경개선사업을 벌였다.

산업단지가 지붕, 벽면, 도로, 대기 오염 시설까지 입체적으로 정비되면서 주민들의 민원도 크게 줄었다. 2017년 289건에 이르던 민원이 지난해에는 68건으로 줄었고 올해는 손에 꼽을 정도로 줄었다고 한다.

서부산단의 변화는 공장의 외형과 환경시설뿐만이 아니다. 지역 주민과의 상생 방식도 크게 달라졌다. 장학사업 규모를 늘리고, 인근 경로당과 자생단체 지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서부산단의 변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본 대한노인회서구지회 조재길 회장은 "몇 년 전만 해도 주물단지로 불리던 서부산단이 서구에서 제일 지저분한 지역이었다"며 "박 이사장의 노력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이렇게 깨끗하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조 회장은 "관리공단 직원 모두가 진심으로 지역 주민들을 위해 봉사하고 노인들에게도 성심성의껏 잘 대해 주고 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박윤섭 이사장은 "서부산업단지를 공업지역에서 준공업지역으로 변경하는 것이 앞으로 목표"라고 했다.

준공업지역으로 변경되면 공해 물질 배출기준도 강화되고 더 많은 환경 규제를 받는다. 박 이사장은 "규제가 강화됨에도 준공업지역으로 변경하려는 것은 서부산업단지를 고도화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서부산단은 인천공항과 가깝고 제2외곽순환도로 청라IC, 쓰레기 수송도로, 공항고속도를 이용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이 크다.

앞으로 산단 인근에 아파트와 대형 유통센터가 들어서게 되는데 환경만 정비한다고 해서 산업단지의 효율성을 높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박 이사장은 "서부산단 지역을 준공업지역으로 변경하면 인근 LG전자캠퍼스 등과 연계한 첨단기술력을 갖춘 다양한 업종이 들어올 수 있다"며 "공장을 개량한 문화·체육시설 등 근로자와 주민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공해 배출 업체를 첨단 기술력을 갖춘 업체로 교체해 첨단산업단지로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provinc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