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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양주(양파소주)의 추억

남창현 발행일 2019-06-13 제23면

솔페산 성분 혈관내벽 강화 '혈압강하' 도움
세계 4대 장수식품으로 껍질에도 영양 가득
이른더위 생산량 증가 가격폭락 '천덕꾸러기'
소비운동 참여 '건강 챙기고… 농민도 돕고'

남창현 농협 경기지역본부 본부장
남창현 농협 경기지역본부 본부장
"여기 양주 한 병 주세요!" 20여년 전 근무하던 영업점 직원들과 퇴근 후 저녁식사를 하면서 자주 했던 주문이다. 여기서 양주란 소주에 양파를 썰어 넣어 만든 양파소주의 줄임말로 숙취와 피로회복에 도움을 준다. 또한 달콤하고 시원한 양파의 맛과 향이 쓰디쓴 소주의 맛과 잘 어울려 애주가들에게 꽤나 인기가 있었다.

최근에는 알코올 도수가 높아 상대적으로 부담스러운 소주 대신 양파를 활용한 와인과 양파주스 제조법이 온라인과 SNS 등을 통해 입소문을 타고 있다고 한다.

양파는 무더위로 소변이 농축되고 배뇨가 시원치 않은 여름철 이뇨작용에 도움을 주며 고혈압에도 탁월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차이나패러독스(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는 중국인이 역설적으로 심장질환에 잘 걸리지 않는 현상)의 주요인으로 양파가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이는 양파에 들어 있는 솔페산이라는 성분이 혈관의 내벽을 강화시켜 주고 혈압 강하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또 양파에 함유돼있는 휘발성 성분이 근육의 피로감을 회복시키기 때문에 냉방병으로 근육이 뭉쳐 아플 때도 효과적이다. 무더운 여름철 차가운 에어컨 바람에 장시간 노출되면 혈관 위축 및 혈류량이 감소하게 되는데, 이때에도 양파는 혈전을 용해하고 혈액순환을 개선하는데 뛰어난 효과를 발휘한다.

올리브·요거트·양배추와 함께 세계 4대 장수식품 중 하나로 꼽히는 양파는 날로 먹어도 좋지만, 굽거나 튀겨도 그 효능이 거의 변하지 않는 채소이다.

특히 알맹이는 물론이고 껍질에도 영양이 가득하다. 양파껍질에는 항알레르기 기능과 면역체계를 강화하는 항산화 물질(퀘르세틴)이 다량으로 함유돼 있어, 면역력 증진과 다이어트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이러한 효능이 알려지면서 껍질까지 모두 담아낸 양파즙이나 양파껍질차를 찾는 사람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땅속의 진주' 혹은 '둥근 불로초'라 불릴 정도로 뛰어난 효능을 자랑하는 양파가 요즘 농촌의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고 있다.

최근 따뜻한 날씨로 인해 최적의 생육환경이 조성되면서 급격한 생산량 증가로 평년 대비 25% 이상 가격이 폭락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본격적인 출하가 시작되는 6월 이후에는 더욱 큰 폭의 가격 하락이 예상되어, 양파 재배 농가의 고충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자 경기농협은 최근 양파소비 붐 조성을 통한 소비확대 추진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직거래장터를 개설하여 특판 행사를 추진하고, 관내 전 계통기관 임직원과 함께 양파 팔아주기 캠페인을 전사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풍년(豊年)이 들어도 풍년가를 부르지 못하고 오히려 가격이 떨어지는 '풍년의 역설'로 많은 양파 농가들의 주름이 늘고 있다. 현대인이 많이 겪는 동맥경화·고혈압·고지혈증 등 성인병 예방에 탁월한 효능이 있는 양파 소비는 우리의 건강을 지킴과 동시에 가격폭락으로 시름에 빠져 있는 양파 재배농가도 도울 수 있는 일거양득(一擧兩得)의 효과가 있다.

오늘 퇴근길에는 가까운 마트에 들러 나와 가족의 건강을 위해 양파 한 망을 구입하고, 과음하지 않는 선에서 가까운 지인들과 오랜만에 '양주(양파소주)'의 추억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남창현 농협 경기지역본부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