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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리뷰]전곡선사박물관 '전곡 발굴 40주년 기념전 E1979S2019'
강효선 발행일 2019-06-07 제12면
20만년을 거슬러 인류 진화를 마주하다
전곡선사박물관 상설 전시장.

역사적 주먹도끼 발견 이후 17차례 조사 과정 쉽고 재미있게 풀어
사바나·구석기시대 다양한 조형물·시간여행 여권만들기 등 인기


1978년 4월 미공군 소속 그렉보웬은 한탄강에서 범상치 않은 자갈돌을 발견한다.

아시아 지역의 인류 진화가 서양보다 느리다고 생각한 기존의 학설을 뒤집은 '역사적인 발견'이었다. 그렉보웬의 범상치 않은 눈썰미에 띈 돌멩이 소식은 당시 서울대 박물관장이던 김원용 교수에게 전해졌다.

김 교수는 정영화 영남대 교수와 5월 지표조사를 진행했고, 이듬해인 1979년 3월 21일 본격적으로 1차 발굴을 시작한다.

이는 가장 발전된 구석기 도구인 아슐리안형 주먹도끼를 사용했다는 역사가 동아시아에서 최초로 확인된 순간이었다.

올해는 전곡리 주먹도끼가 발견된 지 40주년을 맞는 해다.

이에 맞춰 전곡선사박물관은 그동안 전곡리에서 이뤄진 주먹도끼 발견 과정과 40년 동안 17차례 걸쳐 진행한 발굴 조사 역사를 한 눈에 살펴보는 전시 '전곡 발굴 40주년 기념전 E1979S2019'를 마련했다.

20만년 전 인류와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의 시간을 뛰어넘은 조우가 이뤄지는 공간으로 말이다.

전곡선사박물관(관장 이한용)은 오는 9월 15일까지 전곡리 주먹도끼 발견 4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 '전곡 발굴 40주년 기념전'을 개최한다. 사진은 전시장 모습.

큰 규모는 아니지만, 박물관 한 편에 마련한 전시는 꽤 알차다. 가족 단위로 많이 찾는 곳인 만큼 역사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는 데 집중했다.

주먹도끼 발견 과정을 짧게 소개하고, 여기에 일러스트와 사진, 영상, 그동안 발견한 주먹도끼 등을 배치했다. 어린아이에게는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소재일 수도 있지만, 곳곳에 배치된 다양한 콘텐츠에 집중하고 역사를 공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발견과 발굴의 과정에서 그치지 않고 문화로까지 이어지는 과정도 담았다.

주먹도끼 발굴 직후 사적으로 지정된 지역의 보존과 지역민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 고민했던 이야기들을 담아냈는데, 연천 지역의 유명 축제인 '구석기 축제'가 바로 이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다.

짧은 전시가 끝나면, 상설 전시 관람과 박물관 체험을 추천한다. 박물관 상설 전시장에서 펼쳐지는 전시에서는 사바나의 최초 인류, 인류의 진화, 구석기 시대의 장례 문화, 동굴 벽화 등 다양한 역사를 접할 수 있다.

이 전시장의 가장 큰 매력은 풍성한 볼거리다. 실제 사바나를 옮겨놓은 듯한 느낌의 조형물과 그 안에 담긴 여러 동물, 유인원부터 현재 인간의 모습을 표현한 조형물까지 아이부터 어른까지 사로잡는 다양한 콘텐츠는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매력적이다.

박물관 내 인기 체험인 '시간여행 여권 만들기'는 구석기 인류의 모습으로 돌아가 보는 프로그램인데, 각 진화 단계별 인류와 합성된 모습은 색다른 재미를 안긴다.

또 '미스터리 박물관' 등은 숨겨진 힌트를 찾아 수수께끼 상자를 여는 프로그램으로 가족 단위 뿐만 아니라 친구, 연인에게도 인기가 좋다.

이번 전시는 오는 9월 15일까지 이어지며 자세한 내용은 전곡선사박물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글·사진/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