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 뉴스홈

인천

위기의 인천 소금밭… 백령 염전도 사라지나

박경호 발행일 2019-06-12 제1면

2013년10월22일백령도 염전,종합운동장,담수호 기획팀외주촬영03
지난 2013년 10월 촬영한 백령도 염전에 소금을 만들기 위한 바닷물이 차 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소금을 생산했던 염전은 2017년 가을부터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옹진군 제공

수문 모래 쌓여 물 못끌어와 중단
천일염전 나머지 2곳도 고령화…
해마다 생산량 줄어 명맥만 이어
"수로 정비 등 유지방안 찾아야"

'국내 천일염전의 시발지' 인천에서 몇 안 남은 천일염전인 백령도 염전의 명맥이 끊길 위기에 처했다.

인천 옹진군 백령면 남포리에서 장두신(73)씨가 운영하는 백령염전(6만6천456㎡)은 2017년 가을부터 천일염 생산을 중단한 채 메말라 있다.

1971년 조성된 백령염전은 장씨가 1981년 인수해 한때 1년에 20㎏짜리 소금 9천여포를 생산했지만, 염전 저수지에 바닷물을 끌어오는 수문에 모래가 쌓여 막히면서 염전에 물을 대기가 어려워졌다.

올봄에도 2차례나 수문을 열어보려 시도하다가 실패했다고 한다. 염전 운영인력이라고는 장씨와 아내, 40대 아들 등 3명만 남았다.

장씨는 "수문에 쌓인 모래만 퍼내면 어떻게 해서든 소금을 생산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공사할 엄두가 나질 않는다"며 "옹진군이나 백령면에 도와달라고 요청해봤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인천에 남은 천일염전은 백령염전, 옹진군 북도면 시도염전(15만1천753㎡), 중구 을왕동 동양염전(32만8천760㎡) 등 3곳뿐이다.

강화 새우젓에 쓰인 소금을 만들었던 강화 삼산염전(삼량염전·240만㎡)은 2006년 문을 닫았다. 나머지 시도염전과 동양염전도 생산인력이 고령화했고, 새로 일할 사람을 찾지 못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지역 천일염 생산량은 2016년 1천20t, 2017년 820t, 2018년 775t으로 해가 갈수록 줄고 있다.

시도염전을 운영하는 강성식(78)씨는 "몇 년 전까지 대여섯명이 일했는데,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지금은 나를 포함해 두 사람만 일한다"며 "20㎏짜리 천일염 2만포를 만들던 것이 지금은 1만포로 줄었다"고 말했다.

동양염전 관리인 천덕기(53)씨도 "70대 직원 4명이 일하면서 수익을 내기보다는 염전을 유지하는 수준에만 그치고 있다"고 했다.

바닷물을 말려 소금을 얻는 '천일제염' 방식은 1907년 인천 주안염전이 처음이었다. 1933년 주안, 남동, 소래 등 3개 염전에서 난 천일염은 전국 생산량의 절반인 15만t을 차지할 정도였다.

일제가 경인철도와 수인선을 통해 소금을 서울로 실어나르거나 일본으로 수탈하기 수월한 지리적 위치 때문이었다. 1950년대 이후에도 옹진군과 영종도, 용유도, 강화도 일대에 천일염전이 번성했다가 대부분 사라졌다.

홍남곤 옹진군의회 의원은 "백령염전의 상징성을 고려해 수로시설을 정비하는 등 염전을 유지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옹진군 관계자는 "생산자의 고령화 등으로 천일염 생산이 원활하지 못하다고 파악하고 있다"며 "인수해 운영할 단체가 있으면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통해 지속할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