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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赤水사태' 재난… 상수도본부 말년 간부들 '누수'

윤설아 발행일 2019-06-12 제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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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 /연합뉴스=연합뉴스TV 제공


5급이상 30명 중 14명 이달말 명예퇴직·공로연수 '빈자리'
시의회 산업위 '안일한 대처' 질타… 수습까지 퇴직 연기


재난 수준의 인천 서구 '적수(赤水) 사태'를 해결해야 할 인천시상수도사업본부 간부 직원 절반 이상이 이달 말 명예퇴직과 공로연수 등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학업'에 뜻이 없는 상수도사업본부 간부 공무원들의 안일한 대응이 적수사태를 키운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11일 인천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는 서구 지역을 중점으로 벌어진 적수 사태에 대한 상수도사업본부의 초기 대응, 사고 수습 과정 등을 강하게 질타했다.

이날 산업위는 상수도사업본부 4급(부장·사업소장) 이상 간부 15명 중 6명이 명예퇴직이나 공로연수를 앞두고 있으며, 이 중에서도 중책을 맡고 있는 시 상수도사업본부장(3급)과 급수부장(4급)이 동시에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바람에 문제가 커진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상수도사업본부는 5급(실무팀장) 역시 15명 중 8명이 명예퇴직이나 공로연수를 앞두고 있어 전체 간부 30명 중 14명이 이달 말 자리를 비운다.

임동주(민·서구 4) 의원은 "상수도본부만큼은 전문가들이 상주해 있는 것이 중요한데, (퇴직이) 얼마 안 남은 직원들이 있다 보니까 '나 몰라라', '그만두니까', '얼마 안 남았다'는 식으로 일을 대처한 것으로 보인다"며 "본부장이 혼자 사고를 수습하는 건 아니지만 다 얼마 안 남았다고 생각하면 '매뉴얼'대로 처리가 되겠느냐"고 질타했다.

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김승지 상수도사업본부장은 5월 초 명예퇴직을 신청해 지난 10일 명예퇴직을 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적수 사태'가 발생하자 시는 본부장의 인사 심의를 보류했다. 이달 말을 끝으로 명예퇴직을 신청한 급수부장의 인사 심의도 잠정 보류됐다.

김승지 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이날 상임위에서 "어제(10일) 명예퇴직을 하기로 했는데 연기했다. 명예퇴직은 사태가 수습될 때까지 연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간 상수도사업본부 간부 자리에 퇴직을 앞둔 고참들을 배치하는 바람에 조직의 전문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역시 지난 10일 '상수도 혁신 기구 구성'을 요구하는 논평을 내고 "상수도사업본부장 자리는 퇴직을 앞둔 전문성 없는 인사가 잠시 머물다 가는 곳으로 인식돼 왔던 게 증명되는 순간이다. 자연스레 수장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졌고, 조직·예산 우선 순위에서도 밀리다 보니 애초 제 역할을 기대하기가 어려웠다"며 "상수도사업본부의 인적·조직적 쇄신대책 등이 담긴 '물 관리' 개혁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시의회는 '적수 사태'에 대한 초기 대응이 미흡했고, 원인과 피해 대책을 시민들에게 바로 알리지 않은 점 등을 지적했다. 또한 서구지역 피해에만 치우쳐 있어 영종지역 피해에 소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