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 뉴스홈

사설

[사설]뒷북에 여론수렴도 외면하는 국토부 버스 행정

경인일보 발행일 2019-06-12 제23면

국토부가 11일 노선버스 근로시간 단축 긴급대응 조직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을 신설해 '긴급 대응반'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긴급대응반의 임무는 ▲노사,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조체계 구축 ▲각종 협상·파업 등 상황 총괄대응 및 비상수송대책 마련 ▲근로형태, 노선운영 방식 등 실태조사 및 통계현황 관리 ▲운수종사자 인력 매칭, 지자체 인력양성사업 점검 등이다.

국토부가 긴급대응반을 설치하는 호들갑을 떨고 나선 이유는 주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른 진짜 버스대란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봉합된 1차 버스파업 위기는 준공영제 실시 사업장 버스노조의 임금인상 요구가 본질이었다. 대부분 광역단체가 이를 수용했고, 경기도 또한 버스요금 인상을 통해 임금인상을 약속하면서 사태를 진정시켰다. 하지만 준공영제에서 제외된 300인 이상 일반 버스사업장은 대책 없이 7월 1일부터 주52시간 근무제를 실시하게 됨으로써 2차 버스파업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주52시간 근무제를 받쳐 줄 운전기사 충원 문제가 가장 큰 문제다. 300인 이상 버스사업장이 주52시간 근무제를 지키려면 전국적으로 7천343명을, 경기도에서만 2천250~3천862명의 운전기사를 충원해야 한다. 이를 충원하지 못하면 사업장은 불법을 저지르게 되니 운행노선을 폐지하거나 단축할 수밖에 없다. 운전기사들은 근무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 인하를 막기 위해 파업을 불사할 각오다. 현재로선 단기간에 운전인력 충원이 불가능한 실정이니 사태는 1차 파업위기 보다 심각하다.

주52시간 근무제 도입이 확정된 1년 전부터 모두 예견된 상황이다. 그런데 정책시행 20여일을 앞두고 긴급대응반이라니, 면피성 뒷북행정이라는 비판은 당연하다. 웃기는 건 긴급대응반의 첫번째 임무로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조체계 구축을 강조해 놓고, 수원시가 11일 개최한 '버스문제 해법을 위한 대토론회'의 참석을 거부한 점이다. 덩달아 경기도도 토론회 불참을 결정했다. 버스문제 해법에 대한 기초단체의 여론을 수렴하기 위해 국토부 관계자가 경기도 관계자를 졸라서라도 함께 참석해야 할 긴급 상황 아닌가. 긴급대응반을 급조하는 호들갑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이런 식이라면 2차 버스파업 위기 또한 애꿎은 국민이 맨 몸으로 겪어내야 할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