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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빨래방 찾고, 학교는 대체급식 '전쟁통 같은 일상'

김태양 발행일 2019-06-13 제8면

인천 서구 '赤水 사태' 2주째… 지역주민·학생들 커지는 피해

서구 적수 현상 고통속의 주민들14
12일 오후 인천시 서구 당하동의 한 다세대주택 가정집 냉장고에 상수도사업본부, 인천 미추홀 콜센터, 서구청의 전화번호가 적혀있다. 당하동은 붉은 수돗물 민원이 처음으로 접수된 곳으로 문제 발생 2주가 지났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실정이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정수기 필터 하루만지나면 교체
조리·샤워 등 생수만 수백통 써
'적합' 판정후 수질 더 붉어지자
초등생들은 밥 아닌 '떡 간식'도


인천 서구지역의 붉은 수돗물 사태가 시작된 지 2주가 다 되도록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어 주민과 학생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12일 오후께 찾은 서구 당하동의 한 다세대주택에 사는 김선우(47·여)씨의 가정집. 안방 화장실 수도꼭지에 물티슈를 감싸고 10분간 물을 틀어 놓은 후 확인해 보니 물티슈 겉면이 갈색으로 변해 있었다.

교체기간이 3개월이라는 필터는 하루 정도가 지나면 색이 완전히 변해버려 날마다 교체하고 있다. 빨래는 세탁기에 필터를 설치해 하고 있지만, 피부에 닿는 흰옷, 속옷 등은 웬만하면 김포에 있는 빨래방을 이용해 세탁하고 있다.

서구 당하동은 붉은 수돗물이 나온다는 민원이 처음으로 접수된 곳이다. 문제가 발생한 지 2주가 다 되도록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김씨는 "음식조리, 샤워, 양치할 때에는 생수를 쓰고 있는데, 일주일간 사용한 생수만 해도 벌써 150통이 넘는다"며 "하루빨리 수돗물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같은 날 점심시간 서구의 한 A초등학교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학생들은 교실에서 밥이 아닌 '회오리감자'와 떡, 아이스크림 등을 먹고 있었다.

A초등학교는 지난 4일부터 대체급식을 시작했다. 3일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적합' 판정을 내렸는데, 이후 수돗물이 더 붉어지면서 취한 조치였다. A초등학교처럼 붉은 수돗물 피해학교는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A초등학교 관계자는 "시간이 꽤 흘렀는데 상황이 좋아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아 답답하다"며 "정상화가 가능한지, 이 지역의 문제인지,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인지 지금은 아무것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붉은 수돗물 사태 이후 환경부 등이 포함된 정부 합동 조사반은 지난 7일부터 시료채취분석 등을 통해 적수 발생 원인과 수질 분석 등을 하고 있다. 하지만 조사결과 발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일정이 나오지 않고 있다.

붉은 수돗물 사태 이후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는 주민 입장에서는 수돗물 정상화에 대한 불신만 커지고 있다.

서구 연희동 주민 김모(33·여)씨는 "하루 2번 물티슈를 이용해 확인할 때마다 변한 게 없는데 수돗물은 정상적으로 공급되고 있다고 하니 그동안 우리가 사용한 물이 이렇게 지저분했던 건가 불신까지 든다"며 "지금 상태라면 이물질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없다면 정부 합동조사 결과가 나와도 신뢰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주민 불안감 등을 해소하기 위해 최대한 빨리 조사를 완료해 결과를 발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