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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체납車도 지원하는 '노후경유 조기폐차 보조금'

김준석 발행일 2019-06-13 제1면

자동차세 남아있어도 오히려 돈 받고 처리 가능 '구조적 허점'
환경부 지침은 의무아냐… 예산 급증한 道, 명확한 규정 필요

미세먼지를 줄이고자 정부와 지자체가 시행하고 있는 '노후 경유차 조기폐차 보조사업'이 지방세 등 세금을 체납한 차주에게도 보조금을 지원할 수 있는 구조여서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환경부에 따르면 정부는 '대기관리권역(가평·연천·양평 제외 경기도 28개 시·군 및 서울·인천 일부)' 지자체를 대상으로 노후 경유차 조기폐차 보조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원대상은 배출가스 5등급 경유자동차와 2년 이상 대기관리권역에 등록된 동시에 2005년 12월 31일 이전 제작된 도로용 건설기계(덤프트럭, 콘크리트 트럭 등) 등이다.

보조금(국비 50·도비 7.5·시비 42.5%)은 보험개발원이 차종·연식을 고려해 산정한 차량 기준가액에 따라 지급하는데 3.5t 미만은 최대 165만원, 3.5t 이상 경유 자동차와 도로용 건설기계는 3천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도의 경우 2015년 219억2천500만원이었던 조기폐차 보조금 실적이 지난해 652억9천246만원으로 3배 가량 증가한 데다, 올해는 추경 예정금액까지 포함할 경우 총 예산이 2천59억여원에 달해 4년 만에 10배 가까이 규모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세 등 지방세 체납액이 남아 있는 차주에 대해서도 보조금 지급이 가능한 구조여서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일반 폐차'는 체납액이 처리되지 않으면 말소가 불가한 반면 '차령(차량 연식)초과 폐차 방식'은 '압류·저당권자'의 권리행사가 없고 차령이 11년 이상일 경우 체납액과 관계없이 폐차 진행이 가능해 보조금 지급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식이 오래된 경유차라는 이유로 체납 청산이 되지 않았음에도 오히려 폐차가 가능해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구조적 허점을 안고 있는 셈이다.

실제 도내 한 지자체는 지난 2017년 한 해 동안 약 329만원의 체납액이 남아 있는 17대 차령초과 폐차를 대상으로 조기폐차 보조금 2천497만여원을 지급하기도 했다.

환경부는 올해부터 관련 업무지침에 체납 차량에 대해선 보조금을 제한할 수 있다는 내용을 추가했으나 의무사항이 아니다 보니 여전히 도내 시·군마다 지급대상은 제각각인 실정이다.

윤상호 한국지방세연구원 연구위원은 "조기폐차 보조제도와 차령초과 폐차제도가 개별 운영돼 일부 체납 차량에 국비 보조금이 지급되고 있어 명확한 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체납 차량에 보조금을 제한할 수 있다는 내용을 업무지침에 추가했으나 지자체 간 이견이 있어 의무사항으로 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