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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닥터헬기 학교운동장 이·착륙 허용 환영한다

경인일보 발행일 2019-06-19 제23면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 아주대학교병원은 18일 '응급의료전용헬기 이·착륙장 구축협약'을 체결했다. 경기도 내 학교운동장과 공공청사를 응급의료전용헬기 이·착륙장으로 개방하는 것이 협약의 핵심이다. 이에 따라 일명 닥터헬기로 불리는 응급의료전용헬기의 도내 이·착륙장이 588곳에서 2천420곳으로 획기적으로 확대됐다. 중증외상환자 이송을 위한 항공망이 훨씬 촘촘해졌다. 목숨이 경각에 달린 중증외상환자들을 골든타임내에 수술대에 올릴 수 있는 확률이 높아졌다. 그만큼 살릴 수 있는 생명이 늘어날 것이다. 단 한 명을 살릴 수만 있어도 가치있는 일이니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의 결단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중증외상환자 구급시스템이 권역별외상센터로 구체화된 건 2012년 석해균 선장 사건이 계기가 됐다. 10년이 안됐다. 하지만 전문병원의 설립에도 불구하고 병원 운영은 현재도 많은 난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외상센터에서 운영하는 닥터헬기에 대한 소음 민원만큼 우리 사회의 생명경시 풍조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례도 없다.

중증외상환자 응급의료체계 구축에 앞장 서 온 이국종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은 전문의 부족, 병원 경영진의 압박보다 주민들의 닥터헬기 소음민원과 이에 대처하는 행정당국의 태도에 더욱 분노하는 모습을 보였다. 소음 민원을 제기하는 민원인에게 헬기 기장 전화번호를 알려주며 직접 해결하라는 공무원이나, 경기북부권역외상센터 닥터헬기 민원소음에 대해 시설 폐지 운운한 정부기관도 있었다.

국민의 생명보다 민원 해결이 먼저인 영혼 없는 공무원들의 행태는 정부의 생명경시 행정이 초래한 참사다. 교통사고와 화재사고 등 인명피해 현장에서 중증환자를 전문병원에 신속하게 이송하는 일은 국가와 사회의 의무다. 민원이 발생하면 국민을 설득할 일이고, 생명을 살리기 위한 행정은 법제화해야 한다.

이번에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이 아주대병원과 맺은 협약은 생명을 살리는 일에 불편을 감수하는 민주사회 시민의 상식을 다시금 생각해 볼 기회가 될 것이다. 학생들은 학교운동장에 이착륙하는 닥터헬기를 목격하면서 생명존중의 의미를 자각할 것이다. 그래도 민원은 발생할 수 있다. 뜻 밖의 사고로 헬기 조종사나 운영기관이 곤경에 처할 수도 있다. 응급의료헬기의 이·착륙장을 법정 공간으로 지정하고 이에따른 피해를 정부가 부담하는 법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