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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도시 학생이 농어촌특별전형으로 대학 간다니

경인일보 발행일 2019-07-12 제19면

한국 대학입시 전형은 난해하기 짝이 없다. 수많은 전형 방식이 파생된 명분은 다양한 인재 선발이다. 학생과 학부모는 각 전형의 공정성을 신뢰하고 난수표 같은 대입전형에 매달리고 있다. 만일 전형의 공정성이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이 발생한다. 그런데 공정성이 무너진 대입전형이 있다. 농어촌특별전형이다.

농어촌특별전형은 도시지역에 비해 교육환경이 열악한 농어촌 고교생들에게 입시 특전을 주는 제도로 도입된지 20년이 넘었다. 각 대학이 입학 정원의 4% 내에서 정원외로 선발한다. 하지만 읍·면 지역 고교 재학생으로 한정한 획일적인 전형 조건 때문에 수 많은 문제점을 양산했다. 특별전형을 노린 위장전입과 전학이 만연했다. 주민들의 성화에 시달려 동(洞)으로 변경해야 할 읍, 면을 기형적으로 유지하는 시가 한 두곳이 아니다.

수도권은 농어촌특별전형의 부조리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곳이다. 서울에 인접해 사실상 도시화된 김포 고촌읍과 남양주 화도, 와부읍내 고교는 특별전형 대상이다. 이들 지역에서는 특별전형 혜택을 아파트 분양광고 첫머리에 올릴 정도다. 화성시 남양읍은 시 승격에 따라 동으로 변경됐지만, 주민 반발로 읍으로 원위치 됐다. 읍·면 단위의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 중인 수도권의 현실이 특별전형 도입 취지를 흔들고 있는 것이다.

농어촌특별전형 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혜택의 대상인 농어촌 학생들이 정작 제도에 의해 제외되고 있는 점이다. 지역에 고교가 없거나 부족해 도시로 학교배정을 받은 농어촌 학생들은 전형에서 제외된다. 옹진군 북도면 학생들은 지역에 중·고교가 없어 인천시 중구 학교를 다니는 바람에 전형 대상이 아니다. 화성시 봉담읍 학생들은 지역내 고교 정원이 부족해 수원 학교를 배정받았다고 전형에서 제외된다. 특별전형 자격이 복불복이 된 것이다.

농어촌특별전형의 부조리 현상이 전국 도처에서 발생한 지 오래됐다. 이 제도를 이용해 편법으로 대학에 진학하거나, 제도의 대상임에도 제외된 학생들의 수가 엄청나다는 얘기다. 농어촌 학생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받도록 하자는 제안이 수없이 제기됐다. 하나 같이 타당한 제안들이다. 그런데 교육부와 대학당국만 이를 모른 척 깔아뭉갠 세월이 20년 이상이다. 공정성이 흔들리고 제도의 취지도 묘연해진 농어촌특별전형을 방관하는 교육부의 배짱 행정이 목불인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