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 뉴스홈

경제

"쿠팡, 甲 위치에서 꼼수 임대차 계약"

김환기·김영래 발행일 2019-07-19 제1면

1면 쿠팡 이천센터
전자상거래 대표기업 중 하나인 쿠팡이 도내 중소업체를 상대로 다년간 계약을 내세워 '꼼수'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도 1년 만에 계약을 해지, 시설투자까지 하며 쿠팡 물류센터를 유치한 임대업체가 피해를 떠안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18일 쿠팡이 사용하던 컨베이어벨트 등 시설을 떠넘기고 철수한 이천시 마장면 물류창고와 이천에서 철수 후 이전한 고양FC물류센터(작은 사진).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고양FC 물류센터 이전 숨기고
장기임대 한다더니 1년 후 종료
시설비 투자등 12억원 상당 손해"
이천 소재 업체 '공정위'에 제소
쿠팡 "구두 약속은 없었다" 반박

'쿠팡'이 '고양 FC(9만8천여㎡) 물류센터(이하 고양FC)' 가동에 앞서 입주가 결정된 이천 소재 물류센터의 영업지속과 입주시기를 맞추기 위해 도내 중소업체를 상대로 다년간 계약을 내세운 '꼼수'임대차 계약을 체결, 막대한 피해를 떠안겼다는 주장이 나왔다.

쿠팡측의 장기임차 약속을 믿고 시설비 등 수억원을 투자했지만, 계약종료로 인해 투자금을 비롯해 원상복구 비용 등 총 12억원 상당의 금전적 손해를 떠안게 됐다는 주장이다.

e커머스(전자상거래)대표 기업이자 '한국의 아마존'이라 불리는 쿠팡은 일본 IT업계인 소프트뱅크로부터 2조2천억원대의 투자(지분매각)를 받은 뒤 고양FC를 건립하면서 업계 선두주자로 우뚝 섰다.

도내 임대업체인 삼우물류(이하 삼우)는 쿠팡이 고양FC 입점을 사전에 계획하고도 이를 숨긴 뒤 장기계약을 빌미로 '갑'의 위치에서 계약을 체결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18일 삼우측 주장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양 기업은 이천시 마장면 표교리 소재 3센터 물류창고 2동(1만4천여㎡규모)을 월 임대료 1억3천300여만원에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통상 물류창고 계약 시 5년에서 10년 계약이 이뤄지나 삼우는 쿠팡과 1년 계약(지난 15일 계약종료)을 체결한다.

쿠팡측이 외국계 기업 등 내부 사정으로 1년 단위 계약을 요구,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이 삼우측 주장이다.

양측의 분쟁은 삼우가 쿠팡과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면서 앞선 계약자가 설치한 컨베이어 장치를 원상복구가 아닌 매입하면서 발생한다.

삼우는 쿠팡측이 기 임대업체가 설치한 컨베이어 시설 이용을 요구, 기존 임대업체로부터 2억5천만원을 들여 매입한 뒤 월 400만원에 쿠팡에 임대를 내줬다. 그러나 당초 쿠팡은 지난 3월 계약서를 근거로 계약 종료를 통보했다.

결국 삼우는 연간 컨베이어 임대료 4천800만원을 받기 위해 2억5천만원을 들여 매입한 꼴이 됐다.

삼우 관계자는 "장기 임대를 구두 약속해 수억원을 투자했지만, 쿠팡측은 계약서를 빌미로 계약종료를 통보했다"며 "고양FC로 이전되는 사실을 숨기고 영업지속을 위해 꼼수 계약을 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쿠팡은 소규모 물류센터 계약 시 통상 1년간 계약을 체결한다. 해당 계약 건의 경우 계약서상 갱신거절권을 제한하는 규정만 존재한다"며 "다년 계약에 대한 구두 약속은 없었고 임대료를 지불, 문제는 없다"고 반박했다.

/김환기·김영래기자 yr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