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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광복절, 마을 한복판서 '개고기 파티'

오경택 발행일 2019-08-23 제8면

양평 개고기 복축제 규탄 집회
전국 50개 시민단체가 연대한 '개·고양이 도살금지 시민연대' 회원들이 22일 오전 양평군 서종면사무소 앞에서 '개고기 복축제' 규탄 집회를 갖고 있다. 양평/오경택기자 0719oh@kyeongin.com

양평 정배2리 전통행사 '복 축제'
공무원·전직 군수 등 참여 파장
동물단체 "공개장소서 끔찍행위"
이장 "닭요리 등 여러음식 차려"


양평군 서종면의 한 마을에서 지난 광복절 가정에서 키우던 개를 도살해 마을 한복판에서 '복 축제'를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민들과 시민단체의 규탄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다.

특히 이날 복 축제에는 면사무소 직원들과 전직 군수 등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이에 대한 파장이 커지고 있다.

22일 양평군과 동물보호단체 등에 따르면 서종면 정배2리 주민들은 지난 15일 광복절을 맞아 '복 축제'를 열었다.

마을 주민들은 오래전부터 매년 광복절 복 축제를 열고 출향 향우회 회원 등을 초청, 마을 대동행사를 치러왔으며 면사무소 직원 등도 이 자리에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마을회관에서 부녀회원들이 닭볶음탕 등의 음식을 장만하고 회관 앞 도로에서는 솥을 내걸고 도살한 개고기를 끓여 마을잔치를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군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복 축제가 끝난 지 1주일이 넘도록 이를 규탄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또 동물보호단체에서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이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동물보호단체는 성명서에서 "물 맑은 양평, 아름다운 풍경으로 유명한 청정지역 양평군의 이면에 잔인함을 숨긴 채 개의 핏물로 상수원을 오염시켜 왔다"며 "마을의 공개된 장소에서 키우던 개를 끔찍하게 도살해 축제를 벌이고 관계 공무원은 이를 계도하고 단속하기는커녕 오히려 이에 동조하고 합세해 지역 이름에 먹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고기 파티'를 즉각 중단하고 동조·협조한 공무원들을 철저하게 조사하라"며 "양평군은 관할 지역의 동물학대 행위를 전수 조사해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불법 개 도살 행위를 전면 중단토록 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박우갑 정배2리 이장은 "마을 복 축제는 매년 광복절에 열어 온 마을 전통 대동축제로, 복 축제에는 어린아이를 포함해 모든 마을주민과 출향 향우회 회원 등 130여명이 참가했다"며 "음식은 개고기뿐만 아니라 닭볶음탕 등 여러 가지를 장만했다"고 말했다.

또 "면사무소 직원들이 참석한 것은 매년 복 축제가 열리는 것을 알고 민관 교류 차원에서 인사차 찾아온 것"이라며 "마을 복 축제로 파문이 확산되는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전국 50개 시민단체가 연대한 '개·고양이 도살금지 시민연대(총괄본부장·박운선)'는 22일 오전 양평군 서종면사무소 앞에서 '개고기 복 축제' 규탄집회를 갖고 복 축제에 참석한 공무원 조사와 가축 불법도살 금지·재발방지 약속 등을 촉구하며 전국적으로 양평관광 불매운동 등을 벌여나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에는 강상길 양평경찰서장 등 경찰 20여명이 나와 만일의 사태에 대비, 도로 교통통제를 했다.

양평/오경택기자 0719o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