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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상]꽃섬이 된 자라섬

김성기 발행일 2019-10-01 제23면

남도에 백일홍 꽃밭 조성 비밀정원 대변신
산책로 따라 500m… 다채로운 색감 '장관'
북한강 강바람에 실려온 꽃향기 '감성자극'
쉼·사색이 필요할 때… 추억쌓는데 '제격'


김성기 가평군수
김성기 가평군수
자라섬은 동·서·중·남도 등 4개 섬으로 이뤄졌으며 면적은 66만1천㎡로 인근 남이섬의 1.5배다. 1943년부터 중국인들이 농사를 짓고 살아 '중국 섬'으로 불렸다는 설 속에 1986년 현재의 이름이 붙여졌다.

이후 자라섬은 모래 채취 등의 영향으로 비가 많이 내릴 때마다 물에 잠겼으며, 이 때문에 개발에서 소외되고 주민들조차 섬으로 인식하지 않았다.

그러나 북한강 수계 댐들의 홍수 조절로 자라섬은 물에 잠기지 않게 됐으며 2004년 제1회 국제 재즈페스티벌을 시작으로 가평 관광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그간 축제와 캠핑의 섬으로만 알고 있는 자라섬 깊숙한 곳에 비밀의 정원이 만들어지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파릇파릇한 새싹뿐이었던 자라섬의 남도가 지금은 발 디딜 틈 하나 없는 백일홍 꽃밭으로 대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봄 노란 유채꽃으로 뒤덮인 남도의 모습이 참으로 화제인 가운데 4개월이 지난 지금 같은 자리에 새로운 꽃이 만개하면서 또 다른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에 가장 아름다우면서 대중적인 꽃, 바로 백일홍이다.

100일 동안 붉게 피는 꽃이라 하여 이름이 붙여진 백일홍이 만개하면서 밋밋했던 자라섬에 새로운 활력이 불고 있다. 다채로운 색감이 인상적인 백일홍 꽃밭은 자라섬 남도의 산책로를 따라 약 500m 구간에 조성됐다. 끝없이 펼쳐진 꽃밭 중간마다 사람이 들어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남도로 더욱 깊이 들어갈수록 백일홍의 다양한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알록달록한 꽃밭 건너편에는 노란색 백일홍으로 뒤덮인 꽃밭이 조성되어 마치 봄날 제주도의 유채꽃밭을 연상케 한다.

백일홍은 꽃의 특성상 오랜 기간 피고 지는 꽃으로 9월 중순까지 만개한 백일홍을 만나볼 수 있다. 10월부터는 백일홍을 대신하여 자라섬 남도의 상징과도 같은 구절초가 한가득 피어날 예정이다.

사시사철 아름다운 꽃들이 넘쳐나는 자라섬 남도, 하지만 남도는 그 자체로도 매우 아름다운 섬이다. 끝없이 이어진 산책로를 그저 걷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풍경을 마주할 수 있고 운이 좋으면 자라섬에서 뛰어노는 토끼들도 발견할 수 있다.

남도 최남단에는 북한강물이 잔잔히 부딪히는 모래밭이 자연적으로 조성되어 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북한강의 탁 트인 풍경이 가슴을 뻥 뚫리게 하는가 하면 이따금 남이섬을 드나드는 배의 경적 소리가 해안가에 온 듯한 느낌도 든다.

자라섬 남도에는 새로운 꽃들이 또 피어나기 시작했다. 자라섬 가장 안쪽에 있는 곳인 남도는 아직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지 않은 장소다. 시기별로 온갖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꽃 섬으로 명성을 떨칠 것으로 기대된다.

자라섬 남도는 캠핑장이 자리하고 있는 서도와 각종 대형공연이 펼쳐지는 중도를 지나 섬 깊숙한 곳으로 걷고 걷다 보면 남도를 알려주는 표지판이 나온다.

자라섬 입구부터 도보로 약 15~20분 정도가 소요되며 각종 소음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기 때문에 한적한 분위기에서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장소이자 북한강 한가운데 떠 있는 남도, 이따금 불어오는 강바람에 실려오는 꽃향기를 맡을 수 있다.

'자라섬'은 여러 가지 모습을 담고 있다.

쉼이 필요할 때, 조용히 사색이 필요할 때. 가평역과 가깝지만 들어서는 순간 다른 세상이 펼쳐지는 느낌이 드는 가평 자라섬의 숨겨진 명소에서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보길 기대해 본다.

/김성기 가평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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