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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상점 광고로 도배된 게시판… 지역소식 SNS, 돈벌이에만 좋아요

이준석 이준석 기자 발행일 2019-09-17 제9면

가입자 수만명 보유한 그룹운영자
"전단지 100배 효과" 홍보에 치중
결제도 현금만 강요… '탈세'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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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수원에서 반려견을 잃어버린 김모(23)씨는 지인을 동원해 거주지 근처를 샅샅이 뒤졌지만 끝내 찾지 못했다.

김씨는 고민 끝에 수원시 내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는 SNS 그룹(사회관계망서비스 단체방)에 도움을 요청하기로 하고 강아지 사진과 잃어버린 위치 등을 전달했다.

하지만 해당 그룹의 운영자는 "전단지의 100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너스레를 떨며 정보료 명목으로 5만원을 요구했다. 결국 김씨는 강아지를 꼭 찾고 싶다는 생각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돈을 지불했다.

이처럼 지역 소식을 공유하기 위한 취지로 만들어진 지역 관련 SNS 그룹이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6일 5만여 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평택의 한 SNS 그룹을 살펴본 결과, 최근 올라온 10개의 게시물 모두가 지역 내 음식점을 홍보하기 위한 광고 글로 채워졌다. 다른 게시물들도 지역 내 소식보다는 음식점, 의류판매점, 술집 등을 홍보하는 글이 더 큰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이들 대부분은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고 현금(계좌이체) 결제만 고집하고 있어 탈세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현금 영수증은 커녕 카드 결제조차 불가한 것.

실제로 기자가 SNS 그룹 운영자에게 홍보에 대해 문의하자 곧바로 "한 달에 20만원"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카드 결제 또는 현금 영수증 발행에 대해서는 "안 된다"고 딱 잘랐다.

안양시 관련 SNS 그룹에도 홍보를 문의하니 "얼마까지 생각하느냐"며 오히려 가격 흥정을 유도하기까지 했다. 또 다른 SNS 그룹과 마찬가지로 수수료 결제는 현금으로만 가능하다고 알렸다.

성남·안양·용인·고양·의정부·구리·하남·남양주 등 다른 지자체도 지역마다 SNS 그룹이 운영되고 있지만, 지역 내 정보 교류를 위한 목적보다는 특정 점포를 홍보하는 기능이 더 활발했다.

이에 대해 홍보업체 관계자는 "SNS는 신문과 방송 등의 기존의 매체를 대신하는 홍보의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그룹의 가입자 수는 곧 수익으로 직결된다"며 "가입자가 많은 SNS 그룹 운영자의 경우 한 달에 수천만원의 이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영업을 위한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고 광고 수수료만 챙기고 있어 세무 조사 등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준석기자 ljs@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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