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가기

[김영준의 재밌는 클래식·(40)왈츠]80회째 오스트리아 새해를 여는 '흥'

김영준 김영준 기자 발행일 2020-01-03 제1면

빈 필하모닉 신년 음악회 장식
정치서 국민 관심 돌리던 역할

2020010201000124700005941


 

 

 


올해 첫날도 어김없이 오스트리아 빈은 왈츠의 열기로 휩싸였다.

누구나 알고 공감하면서 즐길 수 있는 대표 클래식 이벤트인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WPO) 신년 음악회'가 지난 1일 오전 11시(현지시간) 빈 무지크페라인 황금홀에서 열렸다.

레퍼토리는 요한 슈트라우스 1세와 2세, 요제프 슈트라우스 등이 작곡한 왈츠와 폴카 등으로 구성됐다. 지휘는 라트비아 출신의 안드리스 넬슨스가 맡았다.



41세의 넬슨스는 보스턴 심포니와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는 세계 최정상급의 지휘자이다. 우리나라에선 같은 날 오후 7시 전국의 메가박스 상영관에서 생중계됐다.

'WPO 신년 음악회'의 시초는 1939년 12월 31일 정오에 열린 '요한 슈트라우스의 음악회'이다.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클레멘스 클라우스가 지휘하는 WPO는 요한 슈트라우스의 작품들로 레퍼토리를 꾸몄다.

오페레타 '박쥐' 서곡을 비롯해 '아침의 꽃잎', '황제',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등의 왈츠로 구성됐다.

이듬해에도 송년 음악회로 개최된 이 음악회는 이튿날인 1941년 1월 1일 오전에 같은 프로그램으로 공연됐다. 이때부터 'WPO 신년 음악회'로 자리잡았다. 해마다 첫 날에 거르지 않고 개최된 '신년 음악회'는 올해로 80회째를 맞았다.

'신년 음악회'는 빈의 전통에 기반한 왈츠의 흥겨운 멜로디를 새해 선물로 선사해 더 많은 음악팬과 가까워지려는 의도에서 시작됐다.

또한 제2차 세계대전의 고난 속에서 국민에게 음악을 통한 위안을 주고 복잡해진 정치 문제로부터 국민의 관심을 돌리려는 의도도 있었다고 한다.

빈의 왈츠는 이전에도 국민의 정치적 무관심을 조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1800년을 전후해 유럽을 지배했던 프랑스 혁명의 정신이 유독 오스트리아에는 폭넓게 전파되지 못했다.

왈츠의 매력에 빠져 무도회장을 찾으며 분위기에 취해 있는 국민으로 인해 다른 유럽 국가들에서 이뤄졌던 왕정 타도 물결이 오스트리아는 비켜갔다는 것이다.

이젠 이런 역사를 기억하며 '신년 음악회'를 즐기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수억 명의 음악팬들은 세계로 전송되는 고화질 화면을 통해 음악적 볼거리와 들을거리를 취하고 있다.

올해 '신년 음악회'에선 공연 전과 휴식 시간 등에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100주년'과 '베토벤 탄생 250주년'에 맞춘 홍보 영상이 상영됐다. 클래식 음악의 열기가 1년 내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 키워드

경인 WIDE

디지털스페셜

디지털 스페셜

동영상·데이터 시각화 중심의 색다른 뉴스

더 많은 경기·인천 소식이 궁금하다면?

SNS에서도 경인일보를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