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의 시가 총액이 1년도 안된 사이에 절반 이하로 쪼그라들었다. 중동 시장 위축 등 해외시장에서 고전을 겪고 있는데 국내 안방 시장에서도 스포츠유틸리티(SUV) 경쟁에 치여 이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1일 쌍용차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주당 2천135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3천199억원으로 9개월 전 8천억원 대비 반토막 이상 났다.
쌍용차 주가 하락은 지난해 실적이 악화한 데다가 불투명한 미래 전망이 부각된 탓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2016년 반짝 이익을 낸 이후 11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손실이 2천억원에 육박했고 4분기에도 상당규모의 적자가 예상된다.
실제로 쌍용차는 지난해 13만5천235대 판매하면서 2018년 대비 5.6% 감소했다. 내수 판매는 10만7천789대로 1.2% 줄었고, 반제품조립(CKD)을 포함한 수출도 2만7천446대로 19.7% 급감했다.
2011년 마힌드라에 인수된 후 티볼리와 코란도, G4 렉스턴도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연이은 신차 출시로 인한 감가상각비 증가와 경쟁 심화에 따른 영업비용 증가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실적을 견인했던 해외시장에서 좀처럼 활로를 뚫지 못하고 있다. 이란은 미국의 경제 제재로, 서유럽은 환경 규제로 주력인 디젤차가 팔리지 않고 있다. CKD를 생산하는 공장이 있는 러시아(블라디보스토크)도 판매가 계속 줄고 있다.
내수 시장은 현대·기아차 등이 잇따라 SUV 신차를 내놓으면서 경쟁력을 잃고 있다.
/김종호·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