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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그늘 쌍용차 그리고 평택·(3·끝)결국 문제는 '일자리']일자리 잃은 도시, 군산의 풍경

공지영·신지영·김준석 공지영·신지영·김준석 기자 발행일 2020-02-14 제2면

폐쇄된 공장… 서민의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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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전북수출 29.3% GM공장… 4년만에 6.4%로 추락
노동자 떠나자 상권 침체 전국 지가상승률 꼴찌
전기차 생산거점 조성 활로 모색


2년 전, 전라북도 군산에 있던 한국GM 자동차공장이 문을 닫았다. 그로 인해 군산은 많은 것을 잃었다. 전북지역의 수출효자 노릇을 해왔던 군산은 이제 옛말이 됐다.

2012년 35억달러를 달성하며 전북지역 수출의 29.3%를 차지했던 군산의 GM공장 수출액은 2016년 4억달러까지 떨어져 6.4%에 그쳤다.

 

지역 내 총생산 규모도 2012년 4조8천억원에서 2016년 1조원 규모로 줄어들었고, 공장이 문을 닫은 지금은 이마저도 사라졌다. → 표 참조

무엇보다 가장 심각한 건 지역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고용인원이 1만명 넘게 줄면서 1만2천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군산을 떠났다. 2011년만 해도 3천600명 이상이었던 GM공장 고용인원이 2017년 약 2천명으로 줄고, 이듬해엔 공장이 폐쇄되며 대부분 지역을 등졌다.



이 때문에 지역 내 170여개 자동차·부품 협력업체들도 휴폐업을 피하지 못해 100여개로 감소했다. 이에 따른 고용인원도 1만명에서 4분의 1수준까지 감소했다. 지역의 서민경제를 책임지던 수많은 공장 노동자가 떠나자 그 고통은 군산 시민들의 몫으로 돌아왔다.

지난 달 28일, 군산을 직접 찾았다. 지역경제가 침체된 모습은 도시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었다. 자동차 부품 등 GM 협력업체가 입주한 군산2국가산업단지는 문을 닫아 텅 빈 공장과 건물이 즐비했다. 

 

근로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오식도동 식당가에는 점포마다 '임대문의'를 걸어두었고 아예 영업을 그만 둔 곳들도 눈에 띄었다.

해장국집을 운영하는 A씨는 "점심에도 얼마 안 되지만 저녁은 손님이 거의 없고 회식예약도 지난해부터 전혀 없다"며 "현대 조선소에 이어 GM군산공장까지 문을 닫으면서 지역상권에 타격이 너무 크다"고 안타까워했다.

다세대주택이 몰려있는 원룸촌도 '임대'를 알리는 현수막이 건물 벽마다 펄럭거리고 있었다.

 

넓은 면적의 아파트 단지가 많아 GM공장 직원들이 주로 거주했다는 군산 나운동의 아파트 단지들도 공장 폐쇄 이후 빈집이 늘어난 상태다.

나운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산업단지와 인접한 소룡동과 달리 면적이 큰 아파트가 많은 나운동에 GM공장 직원들이 많이 살았다"며 "그런데 공장이 문을 닫고 지역을 떠나면서 부동산에 매물로 나온 집이 많은데 땅값이 뚝 떨어져 잘 나가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월 군산은 전국에서 지가상승률 꼴찌를 기록했다. 처음 겪는 일이었다. GM공장이 문을 닫은 지 2년, 일자리를 잃은 도시의 절망이 가득했다.

이를 벗어나기 위해 '군산형 일자리'가 계획됐다. 기존 GM공장을 전기차 생산거점으로 새롭게 조성해 일자리를 다시 만들겠다는 것이다.

군산형 일자리는 '광주형 일자리'로 이미 주목받은 정부의 상생형 일자리 정책이다. 군산시와 전라북도가 한국노총·민주노총 등과 함께 협력해 새 일자리를 만들면 정부가 복지·금융 등의 지원을 한다.

이에 따라 현재 중견 자동차기업 (주)명신을 소유한 MS그룹이 GM공장을 매입해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설비를 전기차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더불어 MS그룹 외에도 총 5개 자동차·부품업체가 2022년까지 4천122억원을 투자해 전기 승용차·버스·트럭·카트 등 총 17만여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들은 향후 2년간 중국 전기차 바이톤의 위탁생산과 자체생산 플랫폼 구축을 위한 연구개발로 자생력을 키운 다음, 2023년부터는 자체 전기차 모델을 생산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같은 정책을 통해 군산은 당장 내년에 900개의 일자리가 새로 창출된다. 또 2022년까지 최종 1천900명이 채용될 예정이다.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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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팀

글: 공지영차장, 신지영, 김준석기자
사진: 임열수부장, 김금보기자
편집: 안광열차장, 장주석, 연주훈기자
그래픽: 박성현, 성옥희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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