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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이달말 비우는 구월농산물시장 '슬럼화' 그림자

김민재 발행일 2020-02-18 제1면

구월동농산물도매시장4
이달 말 이전을 앞두고 있으나 앞으로의 개발계획이 없어 슬럼화가 예상되고 있는 17일 인천시 남동구 구월농산물도매시장.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부지·건물 소유권 넘겨받는 롯데
복합시설 조성 백지화 '원점 구상'
지구단위 변경 입안 연내 불투명


롯데가 추진하는 인천 구월동 농산물도매시장 부지 복합개발사업이 지연되면서 인천 핵심 상권의 알짜배기 땅이 당분간 빈 채로 방치될 전망이다. 롯데가 수익 극대화를 위해 사업 밑그림을 다시 그리는 작업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인천 구월동 농산물도매시장 부지(5만8천663㎡)와 건물 소유권은 도매시장이 남촌동으로 이전하는 이달 말 인천시에서 롯데로 이전된다.

지난 2015년 인천시와 롯데는 3천56억원에 부지매매계약을 맺었고, 잔금 1천244억원을 치르면 소유권 이전이 완료된다.

롯데는 매매계약을 체결할 당시 농산물도매시장 부지에 쇼핑과 문화, 주거가 결합한 복합시설을 조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사실상 백지상태에서 개발 계획을 다시 구상하고 있다.

유통 사업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개편되고 있고, 주거와 문화 트렌드가 급변하고 있어 5년 전 계획은 말 그대로 '계획'일 뿐이라는 게 롯데 측의 설명이다.

롯데는 현재 외부 전문업체에 개발 계획 구상을 맡긴 상황으로 개발 착수를 위한 첫 단계인 지구단위계획 변경 입안 제안 시기도 올해 안에 이뤄질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사업을 주관하는 롯데쇼핑 관계자는 "규모가 큰 부지이고 유통환경이 변화하다 보니까 주거와 문화, 백화점의 구성비와 테마를 어떻게 할지 고려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롯데월드몰(잠실)의 경우도 콘셉트가 수십, 수백 번이나 바뀐 끝에 완성됐고, 수익성 부분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계획 없이 실행하기는 어렵다는 얘기이지, 롯데가 부지를 매각하고 떠날 계획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롯데가 소유권 이전 시기에 맞춰 개발 계획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해당 부지는 당분간 빈 채로 방치돼 슬럼화가 우려되고 있다. 이 곳은 인천터미널과 백화점, 로데오거리, 선수촌 상업지역 등 인천 핵심 상권에 둘러싸인 곳이다. 대규모 부지와 폐건물이 도심 흉물이 될 처지다.

인천시는 도매시장이 남촌동으로 이전하면 해당 부지를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해 관리할 방침이다. 롯데가 장기간 개발 계획을 제시하지 않고 부지 내 필요한 곳만 골라서 부분 개발하지 않도록 구역 전체를 한꺼번에 개발하도록 묶어놓는 일종의 안전장치다.

인천시 관계자는 "아직 롯데로부터 계획이 들어온 게 전혀 없어 개발 시기와 내용에 대해서 아는 바 없다"고 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