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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이대론 쓰레기에 묻힌다·(1)가까워지는 대란]쓰레기 역습, 더 이상 '묻고' 갈 수는 없다

이원근·이준석·공승배 이원근·이준석·공승배 기자 발행일 2020-03-12 제1면

매립 한계에 부딪힌 땅덩이
인류는 지구 상에 존재하는 생명체 중 유일하게 환경을 위협하는 쓰레기라는 존재도 만들어 내고 있다. 쓰레기 처리의 대표적인 방법은 흙으로 덮는 매립이지만 눈앞에서 치우는 임시방편일 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사진은 11일 오후 수도권매립지 3-1공구를 소행성모양으로 촬영해 지구 상에 숨어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는 쓰레기들을 표현했다. /기획취재팀

플라스틱등 폐기물은 쌓여가고
대체부지 준비만 10년 필요한데
인천 반입종료 5년 밖에 안남아


우리는 24시간 쉬지 않고 쓰레기를 만든다. 물건의 생산과 소비는 쓰레기를 만들어 낸다는 뜻이다.

24시간 배달되는 택배, 용기와 포장재는 뜯는 순간 쓰레기가 된다. 필요한 물건이었다가도 쓰레기가 되는 데 1초도 걸리지 않는 것들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다.

우리는 매일 밤사이 치워지는 쓰레기를 너무 쉽게 생각한다. 

 

휴지통에 들어가는 순간, 마치 사라진 것처럼 보인다. 쓸모없는 쓰레기라고 여기니 어떻게 처리되는지 관심도 없다.



쓰레기 처리 방법은 세 가지뿐이다. 흙으로 묻어버리거나, 태우거나, 다시 쓰거나.

요즘 쓰레기는 자연상태에서 썩는 것보다 썩지 않는 비닐이나 플라스틱 재질이 더 많다. 물병, 문구, 옷, 볼펜, 도구 등 생활에 밀접한 제품들이다.

이 중에서도 플라스틱 쓰레기는 우리 눈앞에서만 사라졌을 뿐 지구 상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흙 속에 묻혀 있거나, 보이지 않는 곳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거나, 바다 어딘가에서 떠돌아다니거나 여전히 지구 상에 남아 있다. 그중 일부만이 불에 태워져 에너지로 쓰이거나 다른 제품으로 재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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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매립지 3-1 공구 생활폐기물 매립구역에서 잘못된 분리배출로 인해 음식물 찌꺼기가 섞인 쓰레기가 매립되고 있고 이를 먹기 위해 주변을 배회하는 갈매기들이 뒤엉켜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아파트와 주택가에서 쓰레기가 치워지지 않는다는 상상을 해본 적이 있는가. 

 

하루, 이틀은 어찌 견딜 수 있겠지만, 사흘이 넘어가고 일주일이 지나면 끔찍한 일이 벌어진다. 음식물이나 화학물질로 오염된 쓰레기가 상하기 시작하면 고약한 냄새부터 나기 시작한다. 

 

부패가 심해질수록 쓰레기에서 증식하는 유해성 세균(박테리아)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새로운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인류는 자신들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쓰레기를 마구 쏟아내고 있다.

 

극지방의 빙하가 녹고, 지구 온난화와 기상이변 등 기후변화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쓰레기를 생산하고 뒤처리를 하지 못해서다.

1992년부터 2018년까지 총 1억4천900만t의 쓰레기 매립이 완료된 수도권매립지 1, 2 매립장은 축구장 717개 면적에 달한다. 

 

지금의 속도대로 쓰레기를 배출한다면 20~30년 후쯤이면 세계 최대 규모인 인천 서구 수도권쓰레기매립지 같은 대규모 매립지가 얼마나 더 필요할지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다.

인천시는 지난해 7월 자체 매립지 조성 계획을 내놓으면서 2025년부터 수도권매립지 반입 종료를 선언했다. 2천500여만 수도권 시민의 쓰레기통 역할을 더는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대체 매립지를 조성하려면 준비 기간만 10년 정도 걸린다. 반입 종료는 이제 5년 남았다. 쓰레기 대란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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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팀

글: 이원근, 이준석, 공승배기자
사진: 강승호차장, 조재현기자
편집: 안광열차장, 장주석, 연주훈기자
그래픽: 박성현, 성옥희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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