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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이대론 쓰레기에 묻힌다·(1)가까워지는 대란]2025년 종료 앞둔 수도권 매립지

이원근·이준석·공승배 이원근·이준석·공승배 기자 발행일 2020-03-12 제2면

사람은 나면 서울로… 폐기물은 나오면 인천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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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폐기물법 따라 매립지 종료 '확고'
한해에 50만여t 쓰레기 처리할 곳 없어져
64개 기초단체 공문… 각자해결 대책 요청

# 인천시 종료 의지 확고, 발생지 처리 원칙 지켜야


지난달 19일 인천시는 수도권 매립지로 폐기물을 반입하는 64개 기초지자체에 공문을 보내 2025년 수도권 매립지 3-1 매립장 반입을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인천시의 의지는 확고하다. 2025년 이후 수도권 매립지 운영은 불가하며 폐기물은 발생지 처리 원칙에 따라 지자체가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천시는 공문에서 "환경부와 3개 시·도는 수도권 매립지의 사용 최소화 노력을 전제로 지난 2015년 3-1 매립장을 추가 사용하기로 했다"며 "그럼에도 4자 합의 이후 4년 7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대체 매립지 조성은 지연되고 있고, 친환경 매립 방식 도입에 대한 합의 이행과 대체 매립지를 친환경 매립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에 대한 이행 담보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했다.



인천시는 3-1 매립장 사용을 끝으로 매립지 운영을 종료하고 폐기물관리법 제4조의 규정에 따라 폐기물 발생지 처리 원칙에 따른 수도권 매립지 종료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각 지자체에 요청했다. 

 

아울러 친환경 매립 방식 도입을 위해 생활폐기물 직매립을 금지하고, 건설·사업장 폐기물 매립량도 감축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했다.

# 수도권 매립지 운영 중단, 쓰레기 대란 불 보듯


2025년 매립지 운영이 당장 종료될 경우 서울과 경기 지역 지자체들의 쓰레기 대란은 불 보듯 뻔하다. 수도권 지역에 매립(2019년 기준)하는 53만9천800t 규모의 생활폐기물을 처리할 곳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당장 25개 지자체 모두가 생활폐기물을 수도권 매립지로 반입하는 서울시는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내 폐기물 처리시설은 인천, 경기 지역과 비교했을 때 턱없이 부족하다.

현재 서울시는 총 5곳의 소각 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며 가동 용량은 2018년 기준 일 평균 2천898t이다.

 

생활폐기물 발생량이 같은 해 기준 일 평균 8천586t임을 감안했을 때 재활용을 제외하고 일 평균 839.9t을 매립 해야 한다. 특히 서울시 금천구는 별도 폐기물을 소각하지 않고 전량 수도권매립지로 생활폐기물을 보내고 있다.

인구당 소각시설 현황을 보면 인천시(9개 소각시설)는 32만명 당 1곳, 경기도는 50만명 당 1곳, 서울시는 194만명 당 1곳이다. 1일 평균 소각용량도 서울시가 1인당 297g으로 인천시 297g과 같지만, 경기도 383g에 비하면 100g 가까운 차이를 보인다.

경기도도 총 26개 소각 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매립지를 이용하는 지자체가 계속 늘어나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경기지역 지자체들의 수도권 매립지 이용이 늘어나게 된 것은 택지개발에 따른 인구 증가, 소각 시설 노후화에 따른 소각장 성능 감소, 소각시설 보수공사 등 다양하다.

소각장 용량은 하루 50t이지만 시설 노후화로 소각 규모가 하루 40t 정도인 안성시는 소각 후 남는 생활폐기물 처리를 위해 지난 2017년부터 매립지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이천시와 광주시, 하남시, 양주시, 양평군 등은 공동으로 하루 300t 규모의 광역소각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보수 공사 등으로 폐기물 처리가 어려울 경우를 대비해 지난 2018년부터 수도권 매립지에 생활폐기물을 일정 부분 반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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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매일 발생량 0.85㎏ 달하는 서울시
소각시설 5곳 불과… 매립량은 인천 '3배'
운영 시작이후 전체 반입물량 55.9% 차지

# 1인당 생활폐기물, 서울시 최다

수도권에서 종량제 봉투에 넣어 처리하는 생활폐기물은 최근 10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09년 수도권 생활폐기물 발생량은 하루 평균 2만73.7t에서 2018년 2만433.3t으로 359.6t 늘었다. 시·도 별로 보면 2018년 기준 생활폐기물 발생량은 경기도가 9천861.3t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시 8천586.9t, 인천시 1천985.1t 순이었다.

생활폐기물 총량에서는 경기도가 총인구에 비례한 1일 평균 생활폐기물 양이 3개 광역 지자체 중 가장 많다. 총인구에서 쓰레기 발생량을 나눈 1인당 생활폐기물 발생량은 오히려 서울시가 경기도보다 더 많다.

 

2018년 기준 경기도 인구는 1천349만3천700명, 서울시는 1천4만9천600명으로 경기도 인구가 344만4천명이 더 많다.

 

2018년 1인당 생활 폐기물 발생량은 서울의 경우 하루 평균 0.85㎏인 반면 경기도는 0.73㎏을 나타냈다. 인천시는 0.65㎏으로 가장 적었다.

수도권 기초 지자체별로도 1인당 생활폐기물 발생량이 많은 지역은 서울시다. 

 

서울시 중구는 1인당 2.71㎏의 생활폐기물이 발생해 1인당 생활폐기물이 가장 많았고 종로구 2.07㎏, 마포구는 1.13㎏이 발생해 뒤를 이었다. 

 

경기도는 연천군이 1.12㎏을 기록해 1인당 생활폐기물이 가장 많이 발생했고, 다음으로 과천시(0.94㎏), 의정부시(0.92㎏) 순으로 집계됐다. 

 

인천시는 서울시와 경기도보다 1인당 발생량이 가장 적다. 2018년 인천시의 1인당 생활폐기물 발생량은 0.65㎏였으며 기초 지자체별로는 중구 1.06㎏, 옹진군 0.87㎏ 순으로 조사됐다.

경기지역도 인구수 늘고 소각시설 노후화
반입등록 시군 16 → 24곳… 대책마련 시급

# 수도권매립지 반입량도 서울시 최다


수도권 매립지 운영이 시작된 1992년부터 2018년까지 매립지에 매립된 전체 폐기물은 약 1억4천943만450t이었다. 이중 서울시가 절반이 넘는 8천359만8천270t(55.9%)의 쓰레기를 매립지에 묻었다. 

 

경기도가 4천160만1천49t(27.9%)으로 뒤를 이었고 인천시는 2천419만9천567t(16.2%)으로 가장 적었다. 서울시가 인천시의 3배, 경기도의 2배 많은 양의 폐기물을 지금까지 수도권매립지에 버린 것이다.

수도권매립지에 매립된 생활폐기물 역시 최근 5년간 통계를 보더라도 서울시가 가장 많았다. 

 

서울시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매립한 총 생활폐기물은 143만6천577t. 경기도와 인천시는 같은 기간 각각 116만9천243t과 44만7천551t을 기록했다. 

 

서울이 인천보다 3배가 넘는 생활폐기물을 매립지에 버렸다. 연간 매립량은 서울시가 2019년 기준 34만6천429t으로 2015년 24만5천482t보다 10만947t(42.1%) 증가했다. 

 

경기도는 2015년 16만1천708t에서 2019년 31만3천86t으로 15만1천378t(93.6%)이나 늘었다. 인천시의 생활폐기물 수도권 매립지 반입량은 2015년 5만7천871t에서 2019년 12만6천604t으로 2배 이상 증가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경기 지역에 인구가 늘고 소각 시설이 부족해지면서 도내 지자체들의 수도권매립지 반입량이 늘었다. 2015년 수도권 매립지에 생활폐기물을 반입 등록한 경기 지역 지자체는 16곳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24곳으로 확대됐다. 

 

2017년 들어서는 안산시(3만3천257t), 시흥시(3만3천239t), 평택시(3만2천753t)가 생활폐기물 수도권 매립지 반입량 1∼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평택시가 4만1천306t으로 매립지에 반입하는 기초지자체 중 가장 많은 반입량을 나타냈고, 고양시(3만7천287t), 부천시(3만6천774t)가 뒤를 이었다.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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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팀
글: 이원근, 이준석, 공승배기자
사진: 강승호차장, 조재현기자
편집: 안광열차장, 장주석, 연주훈기자
그래픽: 박성현, 성옥희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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